웃긴게 애인이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가기 딱 한달전에,
애인이 3년 가까이 사는 내내 공실이던 윗집에 왠 무당이 이사를 온거야
요즘엔 무당들이 신당을 집에 차려놓고 집에서 손님받잖아
위에 손님들도 들락거리고 방울소리 들릴때도 있고 엘베 타러 가면 거기까지 향냄새 내려오고 그랬는데
애인이나 나나 그런거 안 믿어서 그냥 시끄럽네정도였지 찝찝하다거나 그런 생각은 못했어
근데 내가 보통 금토일월 애인집에서 반동거하듯이 지내는데 그 무당이 이사오고 나서 2주정도? 내가 대학원 과제때문에 너무 바빠서 애인 집을 못 갔어
그러다가 2주만에 가서 밤에 같이 자는데,
애인 안방 안에 드레스룸처럼 이어진 방이 하나 더 있고 (문은 없음) 거기에 화장대랑 화장실이 있어
그리고 그 화장대 바로 옆에 베란다가 있거든?
자다가 새벽에 그 드레스룸 쪽에서 왠 노랫소리가 들리는거야
여자가 흥얼흥얼거리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이때 나는 완전히 잠에서 깬 상태긴 했지만 아까 그건 꿈이었나? 잠결에 잘못 들었나 싶어서 누워있었어
근데 점점 소리가 커지면서 이젠 중간중간 남자 목소리도 섞여들리고 사람들 목소리가 점점 많아지고 깔깔 웃고 너무 시끄러운거야
나는 잠결에 우리가 티비를 켜놨나보다 생각하고 (드레스룸 들어가기 바로 전에 우리가 안방침대에서 누워서 보는 큰 티비가 있음)
그쪽으로 걸어가려고 일어났는데,
티비가 꺼져있는거야.
너무 놀라서 일단은 가보려고 드레스룸 쪽으로 걸어가려고 한발 떼는데 애인이 갑자기
“ㅇㅇ아 거기 가지마 그거 티비소리 아니야. 가지마 이리와” 이러는거야
언제부터 깨있었는지 모르겠는데 나랑 같은걸 듣고 깬거같았거든
근데 애인 반응이 너무..지금 이 일이 처음이 아닌거 같은거지
그땐 너무 무서워서 뭐 물어보지도 못하고 다시 기어들어가서 꼭 안겨서 잤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그거 뭐야 하니까
자기도 뭔지 정확히 모르겠는데 그 무당 오고나서부터 밤마다 시끄러운 소리에 깼다고
근데 엘베에서 마주치니까 그 무당이
“미안해요 새벽에 좀 시끄럽죠? 우리 신령님이 아직 여기 터에 뿌리를 탁 못 내려서. 어? 근데 잠잠해질때쯤엔 여기를 떠나시네? 잘됐어요 거기 가면 아주 잘될거에요“ 이러더랰ㅋㅋㅋㅋ
애인은 뭔 말인지도 모르겠고 알고싶지도 않고 무당이 신기하게 맞춘것처럼 어차피 한달뒤에 이사가니까 그런갑다 하고 잘 잤대ㅋㅋㅋ
내가 저일을 겪었을땐 이미 이사가 일주일 남은 상황이었거든
여튼 이사온 신축 아파트에서는 아무 일도 없고ㅋㅋㅋ
너무 넓고 좋아서 둘다 잘 자고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