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월은 구찬성이 자기를 보내고 난 뒤 귀안 닫고 본인 인생 살길 바랐잖아 당장에 몇 개월 반 년 일 년 길게는 더 오랜 시간 구찬성이 장만월을 잊지 못하고 귀안을 열어둔 채 함께 하던 시간을 그리워하며 계속해서 사랑할 순 있지 그래도 사람이 살아가며 “만약” 이라는 가정을 배제할 순 없음 구찬성이 만약 먼 훗날 자기가 다른 사람을 만나 또다시 사랑을 하고 가정까지 꾸릴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했다면? 과연 귀안 닫는 약을 유나에게 줬을까? 혹시라도 찾아올지 모를 순간을 위해 그 약을 보관하고 있었겠지 다른 사람을 사랑할지도 모른다는 여지를 품고 있었다면 언제든 귀안 닫을 수 있게끔 약을 보관했을 거야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됐는데 여전히 귀안이 열린 상태로 귀신 보는 삶을 사는 건 말이 안 되거든 귀안 닫는 약을 유나한테 준 시점도 눈여겨 보아야 할 게 만월이 떠난 지 얼마 채 되지 않았을 때 순간의 감정으로 홧김에 택한 선택이 아니라 함께 보냈던 찬란한 여름 지나 가을 가고 그토록 바라던 겨울이 되고서야 마침내 귀안 닫는 약을 유나한테 건네는데 절대 얕고 짧게 생각하고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 아니라는 거지 오랜 숙고 끝에 더 이상 재고 따질 것 없이 귀안 닫는 약을 유나에게 준 장면에서 구찬성의 굳건한 마음과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어 구찬성으로 살아가는 이번 생에는 평생 장만월을 사랑하고 그리워할 것이란 구찬성의 그 마음을 언젠가 4마고가 만월에게 경고하듯 말한 적 있지 구찬성이 장만월을 곱게 보냄으로 인해 책임져야 할 대가가 있을 거라고 명줄도 길게 태어난 구찬성이 긴긴 시간 견뎌야 할 책임이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닌가 싶다 그리움 외로움 마지막으로 닿지 않는 사랑을 홀로 품고 살아가는 것 근데 이게 또 재밌는 게 구찬성이 치르게끔 신이 정해놓은 절차이거나 반드시 거쳐야 할 업보가 아니라 오로지 구찬성의 선택이라는 점... 1마고는 끊임없이 찬성이를 테스트하며 모든 갈림길마다 그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기회를 줬잖아 귀안 닫는 것을 거부한 것 역시 강요가 아닌 구찬성 본인 의지로 택한 결정이라는 점 역시 너무 좋더라 누가 뭐래도 구찬성은 능동적이고 역동적이고 나약하지 않은 인물이었어 홀로 남겨진 구찬성에게 너무 잔혹한 현실이지만 그 어떤 시련도 명이 다하는 날까지 홀로 견디고 감내하기를 스스로 자처한 이유가 찬성의 마음 깊이 뿌리 내린 만월을 향한 진심어린 사랑이라 해석될 수 있는 점도 쏙 마음에 들어 처음엔 100% 만족스러운 엔딩이 아니라 아쉬운 맘이 너무 컸는데 자기 전에 곰곰이 홀로 남은 찬성이를 생각하다 문득 이런 마음은 아니었을까 싶어서 주절주절 긴 글 쓰고 간다 다들 만찬이들 몽상통화로라도 만나길 바라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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