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장미빛연인들' 44회에서 백장미(한선화 분)가 딸 박초롱(이고은 분)을 찾아가 눈물로 모정을 고백하는 장면은 보는 이의 가슴까지 아프게 했다. 이어 3월 21일 방송된 '장미빛연인들' 45회에서 백장미는 아버지 백만종(정보석 분) 악행에 대해 전국민 앞에 고백했다. 딸로서 쉽지않은 선택이었기에 그 모습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마음도 편치 않았을 터. 하지만 창백한 얼굴로 '철 든 엄마'를 연기한 한선화 덕택에 백만종의 비정함이 더욱 부각됐다. 지켜보는 박차돌(이장우 분)의 눈빛도 좀 더 애절해졌다.
걸그룹 시크릿 멤버인 한선화 연기가 빛을 발할 시점이다. 이번 작품 '장미빛 연인들'을 계기로 한선화는 연기자로 한 걸음 더 발돋움했다. 곧 연기자 한선화라는 타이틀도 거머쥘 수 있을 듯하다. 처음 연기에 막 도전했을 당시 휩싸였던 '연기력 논란'도 다행히 슬슬 잦아드는 추세다. 물론 아직도 배우라는 수식에 딱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선화는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은 신인 배우의 입장이란 점에서 많은 기대를 하게 된다.
뒤늦게 자신이 낳은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된 백장미. 이후 백장미는 그 아이를 놓지 못하고 차돌에게 '한 번만 데리고 있게 해달라'고 떼를 썼다. 그런 까닭에 한동안 시청자들 사이에서 '밉상'으로 인식됐다. 철없는 부잣집 아가씨가 벌인 대담한 도피가 차돌과 초롱에게 얼마나 상처가 됐을지 생각하면 시청자 입장에서 울분을 터뜨릴만도 했다. 하지만 점차 아이와 남편을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철이 들어가는 백장미에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박수를 보낼 수 있게 됐다.
철 없는 아가씨 역할이 가장 잘 어울렸던 한선화가 변했다. 극 중후반에 접어들며 아이에 대해 애정을 느끼고 책임감을 갖게 되는 과정을 연기하며 훌쩍 자란 것이다. '장미빛 연인들'을 통해 한선화에게 가수 이외의 꿈을 펼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 아닐까. 현재 걸그룹 출신으로 주연급에 올라선 배우들 대다수가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는 등 고충을 겪었다. 게다가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면 '잘해도 본전'이라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한선화 또한 이 과정을 통해 연기자로서 발돋움할 계기를 얻게 됐다.
비록 드라마 중후반에 접어들며 이야기가 '막장'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대본이 아쉽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조차 한선화는 충실히 맡은 배역을 연기했다. 걸그룹 시크릿 멤버 한선화 대신 백장미로 살아가고 있는 연기자 한선화의 행보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뉴스엔 박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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