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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롤로롤롤ll조회 1650l
이 글은 4년 전 (2019/12/19) 게시물이에요


저보다 좋은 며느리 들이라고 했어요남자 쪽 집안 사정이 많이 좋지 않아 배려한답시고
지원 없이 저희가 모은 돈으로 결혼하고, 
식장 대관비나 신혼여행 경비 등등은 
다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이야기가 다 오갔는데, 
점점 남자 쪽에서 요구하는게 많아지고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가 자꾸 나오더라구요.


예단은 좀 해야되지 않냐, 
결혼하면 주말에 시골 내려와서 일 좀 도와라, 
너네 맞벌이는 꼭 해라 
근데 애는 무조건 빨리 낳아야 된다, 
하지만 애는 절대 못 봐주니 너네 알아서 키워라, 
아들 아침은 꼭 챙겨줘라
(아침 고등학생 때부터 안 먹었다고 함), 


너 만나고 아들 살 찌는 것 같으니 관리 잘 해라
(원래 통통한 체질이었음),
 강아지 갖다버려라(남자친구가 선물한 강아지), 
여자는 출가외인이니 결혼하고 친정과 교류는 줄여라 등등




가만히 있었더니 가마니인 줄 아셨나... 
결국 시어머니 될 뻔한 분께 말씀드렸어요.


저는 이 사람에게 너무나도 부족한 사람이라 생각되어서 
결혼 못 하겠습니다.
어머님 기대치를 모두 충족하는 며느리 꼭 얻으시길 바랄게요.


아주 정중하게 말씀드렸는데, 처음에는 별 신경 안 쓰더군요.


근데 제가 남자에게 이별을 고하고 
남자 식구들 전화 모두 차단하니까 
그제서야 사태가 심각한 걸 깨달았는지 
어제 저녁에 제가 사는 집 앞에 
남자 부모님이 찾아오셨더라구요.


저한테 사과는커녕 
오히려 뭐라뭐라 하길래, 
끝까지 예의바르게 
'제가 부족해서 그래요. 
어르신들 집안에 저같이 부족한 사람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저랑 비슷한 사람과 결혼할게요.'
 라고 말하고 들어와 버렸습니다.


별 볼일 없는 집안에서 저리 나오니 
오히려 웃음만 나오더라구요. 
아들 가진 집안은 다 똑같나...라는 생각도 들고...


부모님께 결혼 안한다고,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었다고 말씀드리니까 
오히려 잘했다고 하시네요.

+

많은 분들이 댓글 주셨네요.


커뮤니티에 이런 글 쓰는게 
혹시나 내 얼굴에 침 뱉는 행동이 아닐까...
고민하다가 올린 글이었는데 
생각외로 잘했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하기도 하고 얼떨떨하네요. 






사실 저 남자 집안에 정 떨어진 일이 저거 뿐만이 아니었어요. 
사귀는 초반에 남친 월급 280, 저 200 이었고
 둘 다 중소기업 다녔는데 
제 월급이 적다고 남자 집안에서 많이 무시했었어요. 
심지어 제가 다니는 회사는 사람 수도 적은데 
제대로 된 회사겠냐며 말하는 것도 들었구요. 
그리고 결혼 반대를 하셨어요...


남친보다 제 학력이 조금 더 높았는데, 
저보고 '학교 좋은데 나오면 뭐하냐. 돈도 많이 못 버는데. 
쟤네 부모님도 참 속상하시겠다.' 이러시더라구요.


저 말 듣고 너무 속이 상하더군요.
 물론 제 능력이 그것 밖에 되질 않아서 
돈 얼마 못 버는 거지만, 
대놓고 저렇게 말하는 남친 집안이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직장 끝나고 바로 독서실 가서 새벽 2시까지 공부했고, 
중앙공기업에 합격했습니다. 
학교 졸업하고 얼마 동안 공무원 시험 준비했었는데 
그 기본기가 나름 잘 적용됐던 거 같아요.
이 공기업 특성상 신입은 도심과 많이 떨어진 
한적한 시로 배치되는데, 
올해 초에 발령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남친과 조금씩 멀어졌어요. 


근데 웃기게도...
제가 공기업에 합격했다는 말을 남친이 자기 집에 전했나봐요. 
그 때부터 갑자기 결혼 빨리해라고 
성화를 부리시는데 어이가 없더군요. 
그러면서 절대 직장 관두지 말라고 하시는데 
참 사람들이 쉽게 변하나 싶어 회의감도 많이 들었고... 
그랬네요.


어제 저녁에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시고모란 분이시더군요. 
대뜸 저에게 하시는 말씀이 
'직장 좋은데 옮겼다고 남편될 사람 그렇게 팽 버리냐. 
니 속 뻔히 보인다.'라고 하시더라구요.ㅎㅎ 
뭐...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그냥 '제가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계속 이렇게만 말하고 끊고 차단했어요.


참...이런 일 이후로 사람이 싫어지고, 
친구들에게도 부끄러워서 하소연도 못 하고,
 사실 저는 댓글들처럼 후련하지가 않아요. 
오히려 요즘엔 잠도 잘 못 잡니다.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려본 건데 
다들 잘 했다고 하시니 그래도 조금은 위로가 되네요.


지금 휴가 써서 부산 내려왔어요.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있는데 경치 정말 좋네요.
모두들 더운데 건강 챙기시고 좋은 일만 생기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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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거르셨네요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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