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중-
질투는 나의 힘 I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저녁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이 되고
수많은 광고 매체에서 카피 문구로 사용되었을 만큼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단 6글자는
영향력이 큰...짧지만 강한 명문인 것 같긔
불안했던 20대 시절
이 시의 전반적으로 자조적이고 우울한 감성이
제 마음을 아주 그냥 후벼팠었긔...
30대인 지금도 종종 시집을 꺼내 읽어보는 시인데
볼 때마다 마지막 구절은 새삼 좋네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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