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처음 만났을 때
사랑한다
이 말은 너무 작았다
같이 살자
이 말은 너무 흔했다
그래서 너를 두곤
목숨을 내걸었다
목숨의 처음과 끝
천국에서 지옥까지 가고 싶었다
맨 발로 너와 함께 타오르고 싶었다
죽고싶었다
- 목숨의 노래 / 문정희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 농담 中 / 이문재
사랑해
처음부터 그랬었고
지금도 난 그래
- 안녕 中 / 원태연
당신이 책상 정리를 하다 미쳐 버리지 못한
내 편지를 휴지통에 넣을 때
나는 그 옛날 내가 보낸 편지의 어느 잘못된 점을 지적하며
머리 속으로라도 다시 고쳐쓰고 있었고
당신이 생일 며칠 전 친하게 지내던 친구에게
무슨 선물이 필요해라고 얘기했을 때
나는 너무나 건내주고 싶었던 선물 앞에서
당신과 너무나 어울릴 거라 생각하며
준비해논 돈을 만지작 거리며 망설이고 있었고
- 이연 中 / 원태연
다시 그댈 만나는 새 봄이 오면
그 긴 잠을 깰 수 있을까
내 목소리, 내 숨소리, 내 향기까지도
잊지 마요, 잊지 말아줘요
- 물망초 中 / 박새별
캐시, 창문을 건너온 햇빛에
그림자가 내 뒷모습을 붙잡곤 울고 있소
순간의 공간으로 도피하는, 외로운 경멸
당신이 아무도 모르게 아름다웠으면 좋겠소
한 가지 색의 무지개가
이 언덕의 백야를 적실 때,
기억은 당신의 머리카락처럼 흘러갈 거요
- 폭풍이 끝난 히스클리프 中 / 이이체
별과 별 사이는
얼마나 먼 것이랴
그대와 나 사이,
붙잡을 수 없는 그 거리는
또 얼마나 아득한 것이랴
바라볼 수는 있지만
가까이 갈 수는 없다
그 간격 속에 빠져 죽고싶다
- 간격 / 이정하
너를 만난 날부터
그리움이 생겼다
외로움 뿐이던 삶에
사랑이란 이름이, 따뜻한 시선이
찾아 들어와
마음에 둥지를 틀었다
나의 눈동자가 너를 향하여
초점을 잡았다
혼자만으론 어이할 수 없었던
고독의 시간들이 사랑을 나누는
시간들이 되었다
너는 내 마음의 유리창을 두드렸다
나는 열고 말았다
- 사랑의 시작 / 용혜원
다들 알고 있었대 우린 왜 몰랐을까
시간이 흐르고 왜 이제야 알게 된 거야
상처가 난 두려워서 겁이 났는지
아무 말도 못하고 난 그냥 돌아섰어
그땐, 그땐 왜 몰랐었는지
우리가 사랑했었다는 걸
그땐, 그땐 왜 몰랐었는지
너도 날 사랑했단 걸
- 그땐 왜 몰랐었는지 中 / 헤르쯔 아날로그
사랑은 아름다울 필요가 있다.
나에게 있어 그를 지루하게 느끼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이다.
그의 존재는 언제나 나를 긴장시키고
나를 신선하게 살아나게 한다.
때때로 인간이 나이 들어 죽는다는 걸 생각하면 나는 견딜 수가 없다.
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버림 받은 지옥이다.
'그는 나의 신이다.'
그가 신이 되어야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신은 죽지 않는다.
영원히 나에게 그는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 中 / 신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