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루나틱에스카ll조회 2744l
이 글은 7년 전 (2017/4/25) 게시물이에요

퇴계이황의 성교육 | 인스티즈

퇴계이황의 성교육 | 인스티즈

선조 임금은 벼슬에서 물러나 시골에 은거해 있던 퇴계 이황을 다시 불렀다. 이 유명한 지식인이 입궐할 무렵, 궁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많은 관리들이 성리학에 대해 가르침을 얻고자 그를 남문 밖의 한적한 곳으로 모셨다. 퇴계에게 수많은 현학적인 질문이 쏟아질 때였다. 얼굴이 희고 뺨이 붉은 소년 하나가 다가와 공손히 고개를 숙여 절을 하고는 말했다. “듣자 하니 선생께서는 독서를 많이 하셔서 모르시는 바가 없다고 하시기에 평소에 궁금하게 여기던 것을 여쭤보고자 무례를 무릅쓰고 찾아왔습니다. 아무쪼록 배우고 싶은 마음을 물리치지 말아주소서.” 퇴계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요. 그대가 알고 싶은 것이 무엇입니까?” 




“예. 우리 말에 여자의 아래에 있는 소문(小門)을 보지라 하고 남자의 양경(陽莖)을 자지라 하니 그것은 무슨 까닭이 있어서 그렇게 부르는 것입니까?” 




곁에 있던 백관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퇴계는 얼굴빛을 온화하게 하고는 자세를 바로한 뒤에 천천히 대답을 했다. 




“그 러니까, 여자의 소문은 걸어다닐 때 감추어지는 것이라고 해서 ‘보장지(步藏之)’라고 하는데 발음하기 쉽도록 감출 장(藏)이 빠지고 보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자의 양경은 앉아 있을 때에 감추어지는 것이라고 해서 ‘좌장지(坐藏之)’라고 부르던 것이 변하여 좌지가 되고 다시 자지로 된 것입니다.” 




“예.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여자의 보지를 씹이라 하고 남자의 자지를 이라고 하는 건 또 무슨 까닭입니까?” 




몇몇 관리들은 낯뜨거운 질문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면서 자리를 뜨고 몇몇은 소년에게로 다가가 그를 끌어내려 했다. 그러자 퇴계는 손을 저어 제지하더니, 다시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을 이었다. 




“여 자는 음기를 지녀서 축축할 습(濕) 자의 발음을 따라 ‘습’이라 한 것인데, 우리 말은 된소리를 내는 것이 많아 씁이 되고 다시 편하게 말하느라 씹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남자는 양기를 지녀 마를 조(燥)의 음을 따 ‘조’라고 한 것인데 이것 역시 발음의 뒤를 세워 강조하느라 이 된 것입니다.” 




소 년은 그제서야 고개를 다시 숙인 뒤 물러나며 말했다. “예. 말씀을 들으니 이치를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그때 소년의 거동을 살피던 벼슬아치들이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뉘 집 자식인지는 모르나 어린 아이가 어른들 앞에서 저런 무엄하고 천한 질문을 하는 것을 보니 필경 버린 자식임에 틀림없을 거외다.” 




그러자 퇴계는 결연하고 묵직한 음성으로 그들에게 말했다. 

“어 찌 그렇게 단정을 하십니까? 세상의 학문이란 가장 근본적이고 가까이 있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부모에게서 태어날 때 자지와 보지를 몸의 일부분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고 당연히 그것의 명칭에 대해 궁금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에 이름을 붙이는 일을 어찌 상스럽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음과 양이 서로 비속한 마음과 어지러운 관계로 서로 합하여 세상의 윤리와 기강을 흔들어놓는 거기에 상스러움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 말을 쉽게 입에 올리지 않는 까닭은 자칫 우리가 범하기 쉬운 천박한 행동과 욕망을 경계하고자 하는 것이지, 저 소년같이 순수한 마음으로 진상을 알고자 하는 것을 억압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음양의 근본과 이치를 탐구하는 저 마음이야 말로 우리가 궁구하는 성리학의 근본을 성찰하려는 진지한 뜻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마 저 소년은 장차 세상 음양의 조화를 잘 살펴 변화에 맞게 세상을 이끌어갈 지도자가 될 것입니다.” 




그 소년은 백사 이항복이었다.


추천

이런 글은 어떠세요?

 
백사 이항복
해학으로 절망의 시대를, 청빈으로 재상의 길을 걸은 오성대감

7년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정보·기타 무조건 잡고잔다vs무시하고 잔다144 김밍굴05.10 19:5872362 0
유머·감동 한국은 남녀혼성모임만 가면 성적긴장감이 너무 강해서 불편했다. twitter237 꾸쭈꾸쭈05.10 23:1381417 39
유머·감동 아이돌로 조회수의 맛을 알아버린 해군 유튜브163 김채원05.10 17:2990861 42
유머·감동 결혼식에 못온다는 찐친 2명78 한 편의 너05.10 23:0052160 5
이슈·소식 오늘 대한민국 라면역사 바꾼 불닭볶음면ㄷㄷㄷ.jpg89 VVVVVV05.10 21:2757299 11
꽤나 킹받는 메가커피 부채 맠맠잉 10:56 2677 0
[단독] 한지민 '천국보다 아름다운' 주연…김석윤 감독과 세번째 만남 311103_return 10:41 244 0
너무나도 특별한 천사냐옹이��‍⬛🍀 구조된 아기고양이 "루기”, 가족이 되어주세요! .. 311324_return 10:40 506 1
지구 니들 혼자 쓰냐고 욕고있는 해외 유튜버4 NCT 지 성 10:40 5422 4
피임약 부작용의 이상한 점9 네가 꽃이 되었 10:40 5224 3
이탈리아인이 읽은 눈물을 마시는 새 후기글1 션국이네 메르 10:40 2884 0
변우석 외국인팬의 주접ㅋㅋㅋㅋㅋ1 950107 10:40 968 0
햄스터에게 멸치를 줬더니.jpg 뭐야 너 10:40 1089 0
야생 고양이와 집 고양이의 다른 점.gif 똥카 10:40 768 0
워토우 맛없기로 유명한 베이징 판다들 반응20 배진영(a.k.a발 9:55 10759 12
차 타고 장거리갈때 요즘애들과 예전애들 차이.gif16 널 사랑해 영 9:40 12331 9
오늘 대학 축제에서 '예뻤어'를 부르던 영케이가 느낀점 탐크류즈 9:39 1239 1
똑같이 돈 없는 집이어도 이 여부에 따라 분위기 확 갈림.real6 까까까 9:39 11180 4
여시들이 볼땐 이게 같은 고양이야??? 배진영(a.k.a발 9:39 1208 0
선업튀 본 사람들은 놀랄수도 있는 선재친구 백인혁 본체의 평소 목소리1 308679_return 9:39 581 0
고기집 알바하는 망곰이3 우물밖 여고 8:53 4032 3
매뉴얼대로만 일하는 알바생 308624_return 8:50 3543 0
송해가 행사장 세팅하는 공무원 야단친 이유13 308679_return 8:48 18445 21
너무 추웠던 고양이.gif10 판콜에이 8:23 9915 5
준방 세 얼간이 비비의주인 8:09 938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