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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5년 전 (2018/11/13)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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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스크린도어 다 설치됐어…이제 편히 쉬어"

 

6년 전 지하철역서 아내 잃은 윤병소 경감… 사고현장 다시 찾아


지하철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게 된 계기 | 인스티즈

 

지하철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게 된 계기 | 인스티즈



 

"여보, 해 넘기기 前 스크린도어 다 설치됐어… 이제 편히 쉬어"



30일 오후 서울 지하철 4호선 회현역. 당고개 방면으로 운행하는 지하철 승강장에 검은색 코트를 입은 사내가 서 있었다.

열 칸짜리 지하철이 멈춰 서자 전동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가 동시에 열렸다. 쏟아져 나오는 승객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사내가 나직이 혼잣말했다.

"여보, 당신도 알고 있지? 서울 지하철에 스크린도어가 다 설치됐다고 하네. 잘됐지?"

2009년의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265개역(코레일 제외)의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가 정식으로 마무리된다.

마포경찰서 생활안전계장인 윤병소(54) 경감은 이날 한 시간 가까이 승강장에 머물며 스크린도어가 열리고 닫히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가 선 자리는 단순한 지하철 승강장이 아니었다. 2남1녀를 키우며 오순도순 살아가던 부인이 목숨을 잃은 가슴 아픈 곳이다.

2003년 6월 26일 오전 10시 7분, 윤 경감의 부인 안상란(당시 42세)씨는 회현역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대문시장에서 부인복 매장을 꾸리던 안씨는 밤샘 장사를 마치고 동대문 평화시장으로 원단을 끊으러 가던 길이었다.

사고는 순식간이었다. 전동차가 역 구내로 들어오는 순간, 정신질환자인 노숙자 이모(55·수감 중)씨가 안씨를 뒤에서 거칠게 밀었다.

떼밀린 안씨가 선로 위로 떨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열차가 안씨를 덮쳤다.


윤 경감은 당시 종로3가역 지하철경찰대의 형사반장이었다.

야간 당직근무를 선 윤 경감은 지하철을 타고 경기도 일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전화로 비보(悲報)를 들었다.

"아내가 사고를 당했으니 남대문경찰서로 오라고. 자세한 건 서(署)에 오면 얘기해 주겠다고…." 믿을 수 없었다.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찾았다. 부인의 주검을 본 사내는 실성한 듯 울부짖었다.

안씨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그는 "나중에 갈 곳 없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살 것"이라며 "돈 많이 벌어놓아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남편과 모처럼 일산 호수공원을 산책할 때면 "나 좀 업어달라"던 애교 만점의 부인이었다.

장사로 바쁜 와중에도 식사 때마다 청국장찌개를 기가 막히게 끓여내곤 했다. 남대문시장 옷가게의 상호(商號)를 막내 이름을 따서 '윤덕우네'로 정한 아이 엄마였다.

윤 경감은 부인의 장례를 치른 뒤 '더 이상 억울한 인명 피해가 없도록 스크린도어를 설치해 달라'는 탄원서를 서울메트로에 냈다.

'스크린도어 같은 안전시설이 없으면 지하철역에서 나의 아내처럼 어처구니없이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기고문을 언론사에 보냈다.

"먼저 저세상으로 떠난 아내를 위해 경찰 남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스크린도어를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을 확산시켜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었습니다."

재판 끝에 안씨를 숨지게 한 노숙자 이모씨에게는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윤 경감은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2년 반을 기다린 끝에 2005년 12월 서울메트로가 2억3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추락방지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승객의 안전을 배려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것이었다.

윤 경감이 충남 보령경찰서 웅천지구대장으로 근무하던 2005년 10월 '서울메트로가 지하철 2호선 사당역에 처음으로 스크린도어를 설치해 가동을 시작했다.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뉴스를 접했다. 윤 경감은 "하늘에 있는 아내가 내려준 선물"이라고 했다.

그 이후로 다른 지하철역에서도 스크린도어 공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7월에는 "올해 안에 1~8호선 265개 전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겠다"는 서울시의 발표가 나왔다.

윤 경감은 그 소식이 알려진 7월 9일 신문기사를 오려 가슴에 품고 부인이 잠든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납골당을 찾았다.

"여보, 신문 봤어? 당신은 고통스럽게 갔지만, 그게 아주 헛된 일은 아니었나 봐."

윤 경감은 충남 서천군의 선영에 부인을 추모하는 작은 비석 하나를 세울 계획이다. 새겨 넣을 추모의 글은 미리 써 두었다.

'갑작스러운 사고, 준비 없는 헤어짐. 슬픔의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소.

부부는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만남. 당신이 떠났지만 하늘은 무너지지 않았고 땅도 꺼지지 않았소. 다만 내 마음만 무너져 내렸소."


바삐 타고 내리는 승객들 사이에서 부인이 숨진 자리를 바라보던 윤 경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덕우 엄마, 이젠 편히 쉬어. 애들 걱정 그만하고…."

옛날 기사지만 밑에 게시물 보고 생각나서 퍼왔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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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맘에 안 드네요..12년이라뇨...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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