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B. 헝거게임]
『김한빈의정석』
*암호닉
지원아
매력넘치는
우현동자
기맘빈과김밥
보리차
콩듀
밤비
쿠쿠
뿌리부터햫기가동동나네
맘비니
밥이마시쪙
bobb_y
후은
뿌요
부침푸
찌푸
뜟
내꺼인듯내꺼아닌내꺼같은한빈
주네야
손가락근육
너에게로가는걸음
"아가들아, 오늘 너희가 묶고있는 시설주변에 사람들이 너무많아서 내일 아침 일찍 스폰서들 체크 하기로 했어."
귀찮은 거 하나 덜었다며 김진환은 헤 하고 웃어보였다.
캐피톨의 마지막 밤은 어느덧 절정을 찍고있었고, 앨리스 리는 피부미용에 좋지않다며 돌아간 후였다.
김 동혁과 김 진환은 같이 나갈 모양이였다. 나는 계속해서 자꾸만, 김한빈의 말이 귓가에 맴돌아 미칠 지경이였다.
하지만 굳이 티를 내지않았다. 김 진환과 김 동혁에게 해를 주고싶지않았다.
김동혁은 아련한 웃음을 지으며 수고했다는 의미로 어깨를 툭툭 쳐줬다. 김 진환 또한 오늘 하루 정신이없었다며 마른세수를 해댔다.
10시 30분이라는 시계를 한번 힐긋 보고 김지원의 방을 자연스럽게 흘려보았다.
"내일 긴장하지말자. 할 수 있어."
"네, 고마워요."
"그렇게 펑펑 울면 잘도 누가 데려가겠다, 아가야."
김진환은 약간 웃음을 띄운 얼굴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가라는 호칭은 이제 익숙해서 나도 김지원도 그닥 뭐라고하진 않았다.
오히려 편안해지는 기분. 김진환은 담배 한 개피만 피고 돌아가겠다며 하얀색 필터를 흔들흔들 흔들었다.
화장실에 갔다온 김 동혁은 김 진환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리더니, 이런거는 좀 밖에서 피라며 구박을 해댔다.
자연스럽게 둘은 티격태격하며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멀어져갔고 덜컹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나서야 비로소 침묵이 찾아왔다.
"..."
짙은 어둠이 깔렸지만 겨우 켜져있는 전등 하나 때문에 은은히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김지원은 자고있는지 아무런 소리도 내지않았다. 심지어 부스럭 거리는 소리조차도 들리지않았다.
잠시 앉아서 전등을 의미없이 응시했다. 밝은 불빛이 끊임없이 내 눈에 쏘아졌고, 나 또한 피할 생각없이 하염없게도 쳐다봤다.
헝거게임에서 이겨야하는 이유가 캐피톨에 와서야 생겼다고.
사람 감정 우습게 안다며, 숨기려고해도 자꾸 티가나는 걸 어쩌자는 행동. 그리고 내가 자신을 '바꿔'놨다는 말.
이겨서 반드시 날 살려내겠다는 무리수적인 그의 말이...
난 그 안에서 김 한빈의 모습을 자꾸만 되뇌이고 있었다.
김 한빈은 그렇게 내게 처절하게 말하고나서야 아차 싶었는지, 표정을 미묘하게 폈다가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후회는 없어보였다. 김 한빈의 당찬 고백에 나는 추락하는 기분이 저절로 들어서 눈 앞이 까마득해졌다.
지금 당장 결정내리라는 말은 아니야. 나 또한 너 말 듣고싶진않다.
그래도 자신의 기분을 알아주길 원했다고 덧붙이는 그의 말에 심장이 빠르게 쿵쾅거렸다.
불안하게 요동치는 파동, 그리고 피어오르는 잔잔한 수면 아래의 은밀한 폭동.
김 한빈은 나에게 무엇을 전해주고 싶었는지, 그리고 짧은 기간이지만 본심을 드러냈다는 것을 톡톡히 상세시켜주었다.
"이제 알아주길."
김한빈은 그렇게 마지막 말을 하고서 유유히 자리를 뜨려는 모양인지, 발걸음을 돌렸다.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김한빈이 뒤를 돌아봤다. 얼굴보면 쌍욕이 나올 것 같았고, 눈에서 불안함을 내포해줄 것 같아서 일부러 고개를 떨궜다.
이 말을 해도 너는 나한테 좋아한다고 말할수 있을까.
뭐냐고 되묻는 그의 말에 잠시 움찔하다가 기어코 힘을 내 입을 열어 말했다.
너, 내가 12구역에 남자친구 있는 거 알았어?
"알았냐고?"
김 한빈은 다시 웃어보였다.
왜 나는 너가 자꾸 웃을때마다 소름이 끼칠까.
싫어하는 거라고, 그건 아니다. 내가 여기와서 유일하게 김지원 외로 호감이 갔던 인물인만큼 쉽사리 싫어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걷잡을 수 없는 그의 행동선과 감정선, 무엇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대충 찍어도 답은 나오는 김 한빈이기에.
하지만 방송에서 그런 일을 저지르고 나왔으니 조금은 치밀했고 내가예상하지 못했으며, 날 엿먹였으니까 몸이 오한드는것 마냥 떨릴 뿐이지.
"상관없어, 안 중요하니까 귀로 흘려들었을 뿐이지."
그의 대답에 '아, 얘는 정말 온마이 웨이구나'싶었다.
듣고싶은건 듣고 안듣고싶은건 안듣는 쿨한 성격이구나.
조금은 부러워졌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괘씸했다.
"그래도 들었을 거 아냐, 넌 왜 내 배려를 안 해줘?"
나름 당돌하게 물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이 가관이여서 기가 풀렸다.
할 수만있다면 김 한빈과 처음만났을 때로 돌아가서 차라리 그때 죽어버릴껄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고싶은 건 해야지, 그게 굳이 필요해?"
"뭐?"
"미안한데, 나 이제 이기적이게 행동할거라서."
김 한빈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대꾸했다.
와, 너 진짜 한 대칠뻔했다. 내 말에 김한빈은 비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칠 수 있을까. 만약에 쳤다고해도 나는 안 피할껀데.
김 지원한테 맞았다고 하면 끝아니냐? 김 한빈은 오싹하게 웃으며 목을 손으로 긋는 시늉을 했다.
"너는 왜,"
"..."
"왜 이렇게 변한 거 같지, 느낌이."
내 말에 김한빈은 얼굴을 조금씩 굳혀가며 빠른걸음으로 사라졌다.
그냥 느끼는대로 말했을 뿐이다. 정말... 처음봤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김 한빈이 변했다고 느꼈는가.
거기까지 생각을 하자 정말 불필요한 생각을 한 것 같았다.
뻑뻑해진 눈가를 쓸고 고개를 도리도리 흔든 후에야 비로소 졸린 정신이 어느정도 가신기분에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어느덧 시간은 11시 30분 전후를 가르키고있었다. 김 진환이 엄포를 해놓은 듯이, 아침일찍 스폰서들에게 보여주는 기회가 있을터라고.
그니까 컨디션 잘 조절해놓으라는 말에 대답은 했건만 지금 내 정신상태에서 잘 조절하기는 힘들었다.
하루동안 많은 일들이 지나가서 진짜 꿈이였으면 하는 바람이 뭉게뭉게 떠돌고있었다.
내 방을 지나가는 과정에서 김지원의 방이 바로 맞은편에 있었기에 눈만 조금 돌려도 김지원의 방 내부가 보였다.
자고 있을까.
발걸음을 옮기며 왠만하면 좋은 쪽으로 생각하라는 누군가의 노래가 감돌아서 인상을 찌푸렸다.
그 생각이 들자 나는 김지원의 침실로 눈을 돌렸다.
김지원은 침대에 누워있지않았다.
차가운 창틀에 누워서 찌그러진 푸와 함께 캐피톨을 쳐다보고있었다.
그 모습이 몇 일전의 나같아서 아무말없이 지켜보고있었다.
"그렇게 쳐다보고 있을꺼면 이리 와."
김지원이 머리를 쓸어넘기며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알고있었구나. 인식했음에도 나는 움찔하고 크게 놀라버렸다. 김지원은 낮은 허밍으로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상관없다는 그의 태도에 갈까말까 고민했다. 아까의 어색함이 조금이나마 남아있었다.
그런거는 신경안쓴다며 특별히 몸을 일으켜주겠다는 개소리를 하는 바람에 묘한 긴장감이 탁, 풀려버렸다.
찌그러진 푸를 집어들고 자신의 다리위에 올려놓는다. 창틀 옆으로 바짝 붙여서 몸을 기대는 그의 행동.
천천히 다가오는 내 모습을 힐끔 쳐다보던 김지원은 약간의 귀찮음이 드러나있었다.
단단한 유리 바깥으로 비춰지는 캐피톨의 풍경에 나 또한 창틀에 앉아서 하염없이 내려다봤다.
요란스럽게 돌아다니는 자동차 무리들, 그리고 시끌벅적한 잔치들과 가족들이 돌아다니는 모습들.
나, 그리고 어쩌면 김지원이 바라고있는 모습들이 캐피톨에서는 당연하게 이루어지고있었다.
이야, 저거봐라. 저거 얼마짜린거 같아? 10만원 넘어보인다, 그치.
와 저기 커플들 키스했어. 대박. 내가 살다살다 남 연애하는 건 봤어도 애정행각은 못봤는데.
아이고, 애가 넘어졌네. 우는거보니까 한창 울나이다.
"..."
"우리가 캐피톨에서 태어났다면, 저런건 당연한거겠지."
김지원의 말에 나도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내일부터 언제 끝날지 모르는 헝거게임이 시작된다.
이제 정말, 어쩌면 둘밖에 남지않은 상황에서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고 총을 겨누는 유혈사태가 발생해도 이상하지않으니까.
짜증이 솟구쳤고, 허탈했고, 내가 이태껏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지못하고 죽어야한다는 사실이 허무맹랑해서 울고싶었다.
하지만 눈물은 나오지않으니 어쩌라는 걸까.
미안해.
김지원은 뜬금없이 사과를 건넸다.
왜- 라고 묻기전에 착착 머릿속에서 정리되는 그와 관련된 방송들.
내가 기절까지 할 정도였으니 그도 심히 당황스러웠나보다.
김 한빈은 내가 기절한 걸 모르니까.
"그렇게 까지 충격을 받을 줄 몰랐어."
"..."
"송윤형이랑 너랑, 사귄다는 건 안지 얼마 안됐거든."
너가 쓰러진 걸 내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나서야 깨달았어.
아, 내가 잘못했구나.
엉뚱한 너에게 불똥이 튄 것같아서 상당히 ... 뭐라해야될까.
사죄하고싶은 마음이 드는건 처음이야.
그냥 듣기만 해.
"어쩌면, 아니 오늘이 마지막 날인만큼."
"..."
"...내가...아니, 우리 둘 밖에 없는 공간이니까 이렇게 말하는거야."
"..."
"어디에도 가지마, 지금만큼은."
나는 김지원을 힐긋 쳐다보고 나도 아무말 하지않았다.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입을 꾹 다물고 김지원이 다시 입을 열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내 의도를 알아챈 듯이 그는 빠르게 입을 다시 움직였다.
푸를 만지작 거리면서 약간은 건들건들한 움직임으로 시선이 가게 만들면서.
나는, 너가 날 기억하지 못한 다는거에 너가 진짜 원망스러워.
근데 나는 너가...
좋아서 그것도 눈감게 돼.
바라보기만해서 그랬던걸까, 나는 너한테 크게 기대했던 것도 많이 수그러들어서 이젠 남는것도 없는 것같아.
이제 정말 너에게 바라는 거 하나 없는데 말이야...
"너한테 부탁하고싶어."
"..."
"이거 하나만 알아주면 안돼?"
김지원은 나를 천천히 껴안았다.
소중한 거를 다룬다는 것마냥 부서질까봐 두려워하는 사람처럼.
내 팔이 무색하게 같이 둘러버린 그의 팔.
그래도 부들부들 떨리는 그의 등이 왠지모르게 안쓰러워서 팔을 간신히 들어냈다.
"뭘 그렇게...떨어."
"..."
내 말에 더 세게 껴안는 그의 태도.
김지원은 두려워 하고있었다.
그의 체취와 숨소리, 그리고 규칙적이게 뱉는 호흡. 경련이 간혹 일어나는 그의 팔.
내 귓가에서 맴도는 그의 볼과 입술이 뜨겁게 스쳐지나갔다.
뭘 말하려는 듯이 움찔거리는 그의 입은 간지럽기도 했으나 들뜨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나와 김지원은 서로를 껴안고 멍 하니 있었다.
고개를 그의 어깨에 파묻자 흠칫하더니 몸에서 힘을 빼내는 그의 행동.
"있잖아..."
"응."
"..."
"..."
"나, 진짜 힘들었어."
"..."
"2년동안, 정말정말 힘들었어."
"그래..."
"..."
"..."
"그래서 더 미안해..."
"김동혁이든, 김진환이든, 김한빈이든, 송윤형이든 상관없는데..."
"..."
"내가, 내가 진심인것만 알아줘. 난 다르다는 걸."
그리고 김지원은 내 손을 꽉 잡았다.
[11구역, 한빈. 출전.]
뿌연 안개가 짙게 깔린 지하 공간. 넓디 넓은 곳에서 옹기종기모인 스폰서들 앞에서 우리의 능력을 보여주는 이른 아침.
하나 둘씩 각 구역의 철창을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점차 다가오는 순서에 손에 땀을 쥐게했다.
이윽고 들려오는 우리 바로앞의 구역, 11구역.
김한빈의 출전 소식에 고개를 돌려 11구역 쪽의 철창을 쳐다봤다.
그러자 김지원이 기다렸다는 듯이 내 눈을 자신의 손바닥으로 막았다.
이거 치우라고 하자, 그럴수없다며 억지를 부려대는 통에 짜증을냈더니.
"김한빈 보면 뭐가 달라져, 헝거게임 시작되면 지겹도록 볼텐데."
"그 전에 니 얼굴을 지겹도록 볼 거같은데."
"난 예외고, 김한빈은 김한빈."
그러면서 해맑게 웃어대는데 할말이 없어서 그저 가만히 있었다.
너 보니까 작전같은거 없어보이는데 하나 알려줄까.
뭔데?
나는 일단 사람형상을 만들고 죽이는 시늉을 할꺼야.
응.
나는 대충 먹혀들어갈테지.
그걸 어떻게알아?
소 대장앞에서 시범을 보였어. 내가 또 그리는건 존나 잘그려. 인형을 사람으로 그린다음에 바로가지고와서 죽이는 시늉을 격하게 보였단 말이지.
...
깜짝놀라더라. 아무튼 이게 아니라, 한 쪽에 목표물 맞추는 곳이 분명 있을거란 말이지.
없으면 만들어야 돼?
응. 지금 스폰서들이 지루해 하고있는게 여기까지 보인다.
...
능력껏 해. 진짜로, 너가 스폰서가 정말로 필요하다면. 근데 12구역이니까 필요하면 더 좋겠지.
"...12구역, 마지막 입니다."
이윽고 찾아온 내 차례. 김지원 말대로 지루했는지 왁자지껄 떠들며 만찬을 즐기던 스폰서들에게 크게 소리쳤다.
그들은 무안했는지 서로의 눈치를 보며 자리에 앉았고, 경기장 주변에 넓게 퍼져있으면서도 붙어있는 다른 구역 아이들 중 김지원을 발견했다.
김지원의 말대로 목표물인 사과를 향해 총구를 들어보였다.
김지원과 눈을 맞추자 눈을 찡긋하고 재빠르게 표정을 바꾼다.
그래, 트레이닝 실에서도 했었던 사과.
그리고 지금 들고있는 총 또한 그때 들었던 총과 무거운 그립감이 같다.
사과를 맞추면 스폰서들의 반응이 어떨지 사실상 궁금하기도 했다.
탕-
"...뭐야..."
내 모습을 지켜보던 스폰서들 중 한 명이 말했다.
다시 한번 총을 쐈다.
탕. 거리는 소리가 분명히 내 귀에 꽂혔다.
하지만...
왜 사과는 터지지않았지? 왜, 그 주변에 구멍 두개가 뚫린거지?
김지원을 쳐다봤다.
너 뭐하는거야? 빨리 맞춰!
입모양으로 속삭이는 그의 모습에 혼란스러운 얼굴로 사과와 총을 번갈아쳐다봤다.
아니, 말도안돼. 분명히 잘했었는데.
눈을 멍청하게 깜빡이고있는데 주변에서 큭큭거리며 비웃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1구역과 다른 대부분의 구역 대표자들이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손가락질을 하고있었다.
역시 총이 아직 익숙해지지가 않아서인가.
당황스러웠고, 뭔가의 서운함과 배신감이 한꺼번에 밀려들어왔다.
더군다나 다시 시끄러워진 스폰서석들.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다시 만찬을 즐기러 음식가까이 붙어가고있었다.
다시가서 나를 또박또박말해도 그들은 날 봐주지 않을것이다.
12구역이니까 예상했던 결과로군.
보이지않는 그들의 속마음이 어디선가 들리는 듯해서 분했다.
이를 악물고 총을 세게 쥐었다.
기회는 한 번뿐이다.
그들의 시선을 한번끌 수 있는 방법.
총을 믿고 내 실력을 믿어야 된다는 건 알고있지만 이번 것은 꼭 맞춰야했다.
총구를 들었다.
탕 하고 거세게 나아가는 총알, 그리고 순식간에 꽂힌,
그들 중 중심에 있던 한 명의 유리잔에 꽂힌 총알.
그리고 순식간에 쨍그랑이라는 거친 소리를 내며 깨어진 유리잔.
잔해들이 모두 바닥에 떨어지자 담아내고있던 액체가 거추장스럽게 흘러나왔다.
그 사람의 소매와 손에 잔뜩 묻어버린 액체,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친 그 사람.
"..."
모두의 시선이 내게 꽂혔다.
끝까지 그들의 시선을 하나하나 쳐다보고 나서 총구를 다시 떨어뜨렸다.
"여기까지..."
"..."
"...입니다. 12구역이였습니다."
* 사진 출처는 텀블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