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준회의 덕후일지 2013년 가을의 어느 날이였다. 날씨가 참 맑은 날이였다. 높고 푸르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사람의 기분을 들뜨게 하는 그런 날이였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저마다 하나씩 그들만의 행복을 가진듯 보였다. 사탕을 물고 엄마손을 잡고 걸어가믄 어린아이들, 학교가 막 끝난 중학생들, 야자를 빼고 시내로 나온 고등학생들. 모두가 행복해보였다. 아, 단 한사람만 빼고.
준회는 열받았고, 기분이 구렸으며, 빡쳐있었다. 이번이 세번째 이별이였다. 처음에는 좋다고 따라다니던 준회의 그녀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준회에게 이별을 고했다. 준회는 이해할 수 없었다. 사랑한다고 했으면 쭉 사랑해야지, 왜 떠나는걸까. 그녀들은 준회의 무심함이 좋다고 했으면서, 헤어질때는 꼭 그 무심함을 이유로 들었다. 넌 너무 무심해. 우리, 사귀는 사이가 맞긴 한거니? 혹은 넌 나를 사랑하긴 했어? 이런 말이 그녀들이 준회를 떠나가면서 했던 말이였다. 피도 눈물도 없게 생긴 준회지만, 준회도 사람이였고, 그는 의외로 감정에 민감한 사람이였다. 세번째 이별을 겪은 준회는 결심했다. 다시는 사랑하지 않으리라.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바라지 않으리라. 혼자 살다간 수많은 위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굳세어라 구준회! .... 하지만 준회는 외로웠다. 주위를 둘러본 준회는 자신이 혼자라는걸 실감했다. 맑은 가을하늘은 혼자 걷기엔 지나치게 맑았고. 준회는 시내를 걷다가 걷다가 분수대 앞에서 푹 주저앉았다.
"...니가 없는 거리에는...내가 할일이 없어서." 마냥 걷다 걷다보면. 추억을 가끔 마주치지...떠오르는 너의 모습... 준회는 슬펐다. 시내에는 전 여자친구들과의 추억이 너무나도 많아서, 그건 준회가 헤쳐나가기엔 무척 버거웠다. 준회는 가까스로 휴대폰을 꺼내서 생각나는 아무 번호나 눌렀다. 누르고 마서야 알았다. 그건 가장 친한 친구. 김한빈의 번호였다. [여보세요. 왜] "김한빈이냐.... 나 구준횐대... 나.. 힘들다" [또 차였고만. 힘내라. 나좀바빠서.] 뚜...뚜...뚜... 준회는 '그래 내가 김한빈에게 뭘 기대한거지?'라고 생각하며 오랜 친구중 또다른 한명, 김지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김지원." [야 구준회 너 또 차였대매????이번이 몇번째임??? 캐불쌍. 힘내라~~~] 뚜..뚜...뚜... 모든 인간관계가 다 부질없음을 느끼는 준회였다. . . . 결국 준회는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 준회는 냉장고에 있는 술을 꺼내 닥치는 대로 마셨다. 그러나 기분은 나아지지 않있다. 흔히 알코올은 사람을 개같이 만든다고 하는데, 그건 준회에게도 예외는 아니였다. 준회는 TV를 틀어놓고선 TV와 대화를 시작했다.
"뭐 티비에 다 저러케 생긴 사람만 나오는고햐....흥...양현석? 쟤는 모야...완전 별루다.." 준회는 점점 혀가꼬였고, 발음이 불분명해졌으며. 술주정이 심해졌다
"어어어어어 이제다시...사랑안해...말하는난 너와가튼! 짜람!" 어어어 진쨔 사랑 안한다. 정말루. 주네 사랑 안함. 준회는 숟가락을 붇잡고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응?????째는 모지?????" 준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저런 초절정 섹시 프리티는 누구란 말이냐. 준회는 순간 전여친들의 얼굴을 싹 잊어버렸다.분명 그들도 제법 미녀였는데 말이다.
"팀비...김도녁???후...예...예쁘긴 하네!" 준회는 맥주캔을 바닥에 툭 떨어뜨리며 말했다. ' 그래도 예쁜애들이 막상 매력은 별로 없지않나?' 준회는 중얼거리며 냉장고에 남은 맥주캔을 찾으러 일어섰다.아니, 일어서려고 했다.
윈. 후 이즈 넥스트를 보면서 준회는 깨달았다. "지금은 아마 중세시대일거야...나는...너의...농노.." 말을 마친 준회는 티비를 끌어안으려고 노력하며 술기운에 의지해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준회가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한것은 컴퓨터 켜기였다. 윈 김동혁 win 김동혁 b팀 김동혁 b팀 막내 team b 동혁 준회는 네이x,다x,네x트,구x등 포털사이트를 차례로 이잡듯이 뒤졌다. 하지만 포토그래퍼 준회가 보기에 포털사이트의 자료들은 형편없었다. 저화질따위를 저장할 수는 없었다. 준회는 일단 네이버 지식인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ID:야마삐쪽 제가 아이돌을 처음 좋아하게 되었는데. 고화질은 어디에서 받나요? 내공 100겁니다. 내공 냠냠 신고합니다. 〈답변>:파랑 짹짹이에 가입해보세요 일단 준회는 지식인이 알려준것처럼 파랑 짹짹이에 가입하게 되었다. 수많은 계정을 팔로우하면서 준회는 짤줍을 했다. 준회의 엔드라이브는 어느 새 동혁의 사진과 움짤들로 가득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준회는 뭔가 찜찜했다. 무언가를 잊고있는거 같은 느낌이였다.
"아...뭐지..." 뭘까. 이 2%부족한 느낌은. 준회는 와이지샵에서 팀비 굿즈를 쓸어담으며 생각했다. 입덕 10일차 되는 날이였다. 준회는 이제 매 윈방송때마다 캡쳐를 하며 보정을 했다. 소소하게 티스토리 홈을 파서 캡쳐한것을 올였더니, 방문자수가 꽤 되었다. 홈 이름은 김동혁닷컴. 그리고 준회는 마침내 알아차렸다. 직찍. 직찍이없어. 준회가 중고딩시절, 이제는 삼촌이되버린, 아이돌 오빠들의 격렬한 빠순이였던 준회의 누나는 아빠의 dsrl을 항상 가지고 다니며 오빠들을 담아왔다. 누나는 준회에게 말했다. 준회야. 남는건 직찍이야. 내 생눈은 오빠들의 리즈를 담을 수 없어. 그땐 누나가 참 병'신 같다고 생각했지만. 준회는 알았다.누나가 옳았다는것을. 김동혁의 리즈를 남길 수 있는건. 카메라 뿐이야. 이것이 캡쳐홈 김동혁닷컴이 직찍 탑시드인 홈 김동혁 닷컴으로 진화하게된. 계기였다. ........ 덕후 준회의 입덕계기를 써보고싶어서 무작정 번외를 써봤어요.....하하하하....♡♡♡♡......10편을 기다리시는 분들끼 ㅇ로의 번외를 건네드립니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