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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 A동 기숙사장의 은밀한 매력 上

 

 

 

 

 

 

우현이 같이 방을 쓰게 될 사람은 불편하게도 한 학년 위의 선배였다.
방배정이라는게 제비뽑기로 된다는데 우현은 사정상 늦게 입학했기 때문에 남는 방이 그 방하나 뿐이였고,
그 당시에는 그 방에 귀신이 나온대도 상관이 없을 정도로 우현은 절박했었다.

하지만 사람이 나갈 때 다르고 들어갈 때 다르다고 막상 닥치니 막막한 상황에 문 앞에 선 우현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별 수 없지 않은가..

우현이 문에 노크를 하려고 손을 들자 달칵하고 노크하려던 문이 열렸다.

 

" 어?  니가 이방이야? "

 

자신의 키와 비슷하고, 장난끼 많게 생긴 사람이 나타났고, 우현이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아.. 네. 안녕하세요. 남우현이라고 합니다. "

 

" 안녕. 나는 김윤환이라고 해. 니 룸메는.. 어이 김성규! 니 룸메왔다!! "

 

방안으로 크게 외치는 윤환덕에 깜짝 놀란 우현이 작게 어깨를 흠칫 했다.

아? 내 룸메는 이 사람이 아니야?

우현이 고개를 갸웃하는데 큰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졌는지 갑자기 여기저기 한꺼번에 동시에 문이 열렸고,
열린문에선 사람들의 얼굴만이 빼꼼이 나와서 자신을 지켜보았다.

 

뭐.. 뭐야...;;

 

우현이 식은땀을 흘리며 주변을 보았다. 알수 없는 애매한 눈초리였다. 뭘까..이.. 시선의 의미는... 

 

" 어이!! 성규야아!! "

 

" 아 거참! 알았어. 좀!! 내 룸멘데 왜 니가 난리야!! "

 

이내 짜증가득 섞인 목소리를 내는 자신의 룸메가 될 사람이 나오자 일제히 문이 소리 없이 닫혔다.
하지만 모두들 방문에 붙어 귀를 쫑끗하고 기울이는 것 같았다. 우현이 공포에 가득찬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입학하려고 무던히도 애썼지만.... 사실 위험한 학교였던 걸까..

우현이 별의별 무서운 상상을 다하며 얼릉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 안녕하세요. 남우현이라고 해요. "

 

" 어. 안녕.나는 김성규..야. 김윤환 . 넌 이제 니 방으로 좀 꺼져. "

 

우현이 고개를 들지못하고 쫓겨나는 윤환을 보았다. 윤환은 키득키득 웃으며 우현의 어깨를 토닥이고는 팔랑팔랑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 언제까지 그러고 있으려고.. 들어와. "

 

성규가 우현의 짐을 뺏어 들어갔고, 그제서야 고개를 든 우현은 성규의 뒷모습이 첫모습이 되었고, 부랴부랴 성규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A동 기숙사장의 은밀한 매력

 

 

 


그렇게 같은 방이 된지 1년이 훌쩍 넘어 파릇파릇 새싹새싹한 고등학교 1학년이였던 우현도 2학년이 되었고, 자신의 룸메는 히스테리의 초절정이라 불리는
고삼이 되었다.
그 1년이 아무 사고없이 평온했다 하면 아니였지만, 우현이 초반에 느꼈던 시선의 의미와 왜 이 방뿐인가에 대한 미스테리는 충분히 풀릴 수 있었다.

 

처음 본 성규의 첫인상은 평범했다.
작고 길게 짖어진 눈은 웃으면 사라져서 꼭 새끼여우가 웃는 모양새였다. 유난히 하얀 피부탓인지 입술이 돋보이게 빨갰다. 정말 하얀 우유같았다.
마른몸에 키도 저보다 조금 더 컸고, 털털한 성격이여서 저에게 굳이 많은 제제와 잔소리는 없었다.
잔소리와 제제가 늘어난 것은 도리어 굴러들어온 돌인 우현이였다.

 

계속 혼자 방을 썼던 탓인지 자기 멋대로 이긴 했다.
몸도 약해서 책상위에는 책들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영양제가 있었는데 그걸 또 성규가 부지런히 우현에게 나눠주어서 1년동안 잔병치레는 없었던 것 같았다.

 

" 근데.. 왜 선배는 혼자 계속 방을 섰어요? "

 

" 귀신나와서. "

 

" .....뻥치지 마요."

 

" 너 지금... 정색한거냐? 쫄은거야? 큽..풉.. 크..푸하하하학하하학 "

 

" 아니에요!!!"

 

" 쫄았 푸하하하학하하학핳"

 

고개까지 뒤로 젖혀 호탕하게 웃어버리는 성규의 모습에 우현이 뭐라 변명도 못하고 빨간 얼굴을 손부채질로 식혔다.

아닌데..에이씨.. 무..무..무섭지..않아.. 에이씨..

핸드폰의 알람이 정각 10시를 알리자 박장대소하던 성규가 금새 웃음을 멈추고는 탁상시계를 보았다.
에이씨 하고 자리에서 점호표를 들고 일어난 성규였다.

 

" 갔다올께. "

 

" 예예... 다녀오세요.. "

 

" 아... 귀찮아.. "

 

귀찮음이 온몸에 드러나듯 맥아리 없는 몸짓과 질질끄는 발걸음으로 방밖으로 향하는 성규를 우현이 손을 흔들어 배웅했다.

처음부터 믿기지 않았지만 성규는 이 A동 기숙사의 기숙사장이였기 때문에 10시면 돌아다니면서 점호를 하는데
신기하게도 성규가 기숙사장이 되면서 한번도 점호시간에 사람이 비었던 적이 없었다.
한마디로 A동 점호는 그야말로 퍽펙트였다.

우현도 그 당시는 이유를 몰랐지만 일년이 지난 지금은 알게 되었다. 기숙사생 모두 성규를 보기 위해 10시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성규가 점호를 돌면 한시간이나 두시간 뒤에나 오기 때문에 그 사이에 우현은 성규가 어질러 놓은 것들을 치우거나 공부를 하며 방을 지켰다.

 

" 다녀왔다아... 아.. 완전 피곤해. 쩔어."

 

성규가 점호표가 든 어깨를 돌리며 들어오자 공부를 하던 우현이 고개를 들어 성규를 보곤 어서오세요 선배 하고 작게 말했다.
그러면 성규가 생글생글 웃으며 방안에 들어와서는

 

" 룸메가 있으니까 좋다! 반겨주는 사람도 있고!" 하고는 생글생글 웃으며 공부하는 우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러면 갑자기 심장이 쿵쾅쿵쾅거리는게 가슴이 선덕선덕 설레여왔다.
갑자기 달아오르는 얼굴을 감추려 고개를 도리돌리 돌리며 심장을 콩콩 쳤다.

우현이 그런 쌩쇼를 하든 말든 성규는 취침준비를 했다.

 

" 우현아 자자~"

 

" 예?!"

 

" 잉? 왜 그래 놀라. 자야될 시간이야. "

 

" 아.. "

 

우현이 콩닥콩닥 뛰는 제 가슴을 한 손으로 꾸욱 눌러 잠재우고는 아무렇지 않게 책상의 스탠드 조명을 끄고 책상을 정리하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이미 성규는 침대에 반듯이 누워있었다.

 

" 불 끌께요. "

 

" 응. "

 

성규가 고개를 끄덕였다.
불을 끄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하얀 가로등불빛에 의지해서 자신의 침대로 가서 누우니 갑자기 성규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 우현이였다.

 

" 선배."

 

" 응?"

 

" 진짜 귀신나와요? "

 

" 응. "

 

" 네? 진짜요? "

 

" 왜? 무서워? "

 

" 아니에요!"

 

" 아님아닌거지 왜 소릴 지르고 그래."

 

" 선배가 지금 저 놀릴려고 폼 잡았잖아요."

 

" 아니거등."

 

" 본 적있어요? "

 

" 어.. 응. 왜? 귀신체험담 들려주랴? "

 

" 아니요. "

 

우현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우현의 베게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성규가 푸슬 웃었다. 성규의 웃음소리에 우현이 고개를 돌리자 웃고있는 성규와 눈이 마주쳤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과 어둠에 익숙해진 눈은 옆침대에 누워있는 성규가 잘 보였다.
미묘한 거리에서, 누워서 마라보고 있자니 뭔가 오묘했다. 성규가 자신을 향해 웃고있는 것 같았다.
성규가 상체를 일으켜 제 침대의 이불을 걷었다.

 

" 무서우면.. 같이 잘래? "

 

놀리는 말투가 아니였다.

 

우현이 자신의 이불을 꼭 잡은 채로 상체를 일으켰다. 눈은 여전히 웃고 있는 성규를 향하고 있었다. 하얀 불빛이 성규에게 부딪혀서 은은히 빛이 났다.
꼭 저를 유혹하는 것 같았다. 우현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성규가 그걸 본 모양인지 푸후흡 웃으며 제 옆을 팡팡쳤다. '이리와.. 같이자자'

 

평소에도 나긋나긋하고 다정한 미성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오늘따라 자신의 심장을 더 설레게 만들었다.
우현이 뭔가에 이끌린듯이 침대에서 내려와 성규의 침대로 올라갔다.
혼자 자기에는 넓었으나 둘이 자기엔 조금 좁았지만 우현은 성규의 옆에 누웠다.
우현이 눕자 성규가 자리를 잡고 누웠다.

 

숨소리가 들릴 정도의 가까움, 따듯한 체온이 느껴질 만큼의 거리.

 

심장이 쿵쿵거리는 소리까지 들릴 것 같았다.

 

심장이 미친듯이 쿵쿵쿵 뛰는데도 성규의 옆은 편안함마저 느껴졌다.

 

이상한 밤이였다.

 

 

그 날 이후에도 우현이 무섭다 같이 자달라하면 서슴없이 제 침대를 내어주거나 우현의 침대로 건너가는 성규였다.
더 해진게 있다면 괜찮다 괜찮다 자신을 토닥여주는 성규의 손이 있었다.

 

그리고,

 

" 자 받아라. "

 

" 이게 뭐에요? 왠 인형? 저 주는 거에요? "

 

" 선배가 2박3일 수학여행 가거등. 너 혼자 자야해요. 무서우면 안고자. "

 

성규가 키득키득 웃으며 안겨준것은 새하얀 토끼인형이였다. 우현이 토끼인형을 멍하니 바라보고있자 성규가 습관마냥 우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성규를 닮은 토끼인형을 득탬했지만, 성규와 함께 잘때는 찬밥신세가 되어 홀로 남은 침대를 지키고 있는 토끼인형이 있었다.

 

 

 


A동 기숙사장의 은밀한 매력

 

 

 


우현이 낯을 심하게 가리는 편도 아니고 붙임성도 좋기에 룸메인 성규와 친해진 만큼 A동 기숙사 사람들과도 제법 친해졌다.

 

" 그 방은 어때? 잘 지내고 있어? "

 

" 그 방이 뭐 달라요? 다른방이랑??? "

 

우현은 정말 궁금했다. 처음 왔을 때부터 느낀거긴 하지만... 이 선배들 뭔가 수상해.. 

 

"  기숙사장 방이라서 방도 좀 더 넓고, 침대도 더 넓어."

 

" 아 진짜요? 좋은거네요. "

 

" 그래그래. 게다가 성규랑도 같이 쓰잖아. "

 

.......네?

그건 무슨 메리뜨죠? 근데 저 질문있어요. 선배들.. 침대가 더 넓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침대 써보셨나요?
네??

 

" 이런이런.. "

 

" 아직 1학년이라서 모르는 건가.. "

 

" 넌 곧 빠지게 될꺼야. 흐규흐규"

 

..........저희 방에.. 혹시 구멍이라도 있나요? 아님 성규선배가 구멍인가요? 그런데 왜 우시나요?..

 

" 근데. 왜 그 좋은 방을 성규선배 혼자 썼어요?? "

 

" 그야.. "

 

" 그러니까.. "

 

" 그것이.. "

 

왜 제 눈을 피하시는 거죠? 다들 네??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사색이 되기도 하는 것이!!!!!!


...


설마.. 진짜로... 그 방에.. 귀..귀...

 

" 귀신이다. "

 

" 으아아아아악!!!!"

 

우현이 제 뒤에서 들려오는 스산한 말에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나 우현에게 말을 걸던 선배들도 악 소리를 내는 바람에 기숙사 식당에 작은 소란이 있었다.
키들키들 거리는 웃음소리에 벌렁벌렁거리는 심장을 달래며 우현이 뒤를 돌아보자 제어깨에 손을 올리곤 웃음을 참고 있는 성규가 보였다.

아 정말.. 이 선배.. 나 놀리는거 진짜 좋아해. 정말!!

우현이 볼을 부풀리며 심통난 표정으로 성규를 노려보았다.

 

" 크..큽... 아.. 미안. 많이 놀랐어?? 득음하는 줄 알았네.. 선배들 괜찮아요? "

 

성규가 미소를 지으며 선배들을 둘러보자 선배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선배들을 보았다.

아.. 뭐지? .. 이 핑크빛도는기운들은?.. 왜 성규선배 눈도 못마주치고 수줍게 도망가요? 네?
왜 도망가냐고요!!!

 

" 아 그만 놀려요. 심장 떨어질뻔 했네."

 

" 알았어 알았어. "

 

" 밥 먹었어요? "

 

" 이제 먹으려구 "

 

" 여기서 먹어요. "

 

" 알았어 기다려. "

 

기다리라는 성규의 말에 들고있던 수저를 놓고 얌전히 기다리던 우현이 주변에서 쏟아지는 알수 없는 시선에 움찔했다.
이내 급식을 퍼온 성규가 우현의 맞은 편에 앉았다. 기다리고 있는 우현을 보고 성규가 또 살풋 미소지었다.

 

" 기다리라고 해서 안먹고 기다리는 거야? "

 

" 네? "

 

" 기특해기특해기특해."

 

성규가 우현의 머리를 쓰담쓰담해주자, 아까 진정 시켜던 심장이 또 콩닥콩닥 뛰어온다.
왠지 눈도 못마주치고 수줍어했던 선배들의 마음을 알것 같기도 한 우현이였다.

 

" 밥 맛있게 먹어. "

 

" 네. 많이 드세요."

 

라고 했지만..

 

 

" 왠 답지 않게 편식이예요?!!! "

" 나 콩나물 싫다고!!! "

" 콩나물이 얼마나 몸에 좋은데!! 먹어요!! "

" 으익!! 싫어!!! "

 

 

기숙사장님은 편식쟁이였다.

 

 

 


A동 기숙사장의 은밀한 매력

 

 

 


아침부터 온 몸에 선크림을 치덕치덕 바르는 성규를 침대위에 앉아서 멍하니 보던 우현이였다.
선크림 한통을 다 쓸 예정인가보다..

성규는 첫인상때도 하얀우유같다고 느꼈지만 같이 생활하면서 알게된 것이 있는데 보이지 않는 속살이 더 뽀얗다는 거였다.
그러니까 저렇게 선크림을 치덕치덕 바르는 드러난 부분이 그나마 덜 하얗다는 거다.

저렇게 선크림을 바르니 자외선도 기겁하고 도망갈 것 같기도 했다.

 

" 선배.. 왜 그렇게 많이 발라요? "

 

" 태양이 싫어!"

 

우현이 태양인듯 노려보며 앙칼지게 애기하는 성규의 모습에 우현이 움찔했다. 태양이 조금 불쌍하다고 느껴진 우현이였다.
이건 싫어를 넘어 혐오수준인 것 같다.

언제 노려봤다는지 생글생글 웃으면서 침대위에 걸터앉아 있는 우현에게 다가와서는 선크림을 우현의 얼굴에도 발라주었다.
이런 뜨끔없는 스킨쉽도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됐지만 날이 갈수록 미쳐날뛰는 심장이다. 에휴..
성규가 볼 양쪽에 콕콕 찍어준 크림을 두 손으로 바르는 우현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얼굴에 다 바르니 이제는 손과 팔에는 직접 선크림을 문질러 준다. 제 피부와 비교되게 하얗고 긴 손가락이 제 팔과 손을 스쳐갔다.
손가락 사이사이에도 꼼꼼히도 바르는 탓에 본의 아니게 손에 깍지가 껴졌다.

 

"내가 자외선에 민감해서.. 알레르기 같은게 있거든.. 햇빛 많이 받으면 안되는데.. 오늘 체육이 있어서.. 아 정말 싫다. "

 

우현은 그저 성규의 손길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햇빛 알레르기라? 그런것도 있구나..................
.........어?....... 호..혹시 배..뱀파이...어?............. 는 아니겠지.

 

어느새 제 몸에선 성규의 로션향과 똑같은 향이 났고, 그것은 하루종일 우현을 설레게 했다.
교실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와서 성규의 로션향이 날때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처럼 정신이 없었다.


체육이 있다는 성규의 말에 가끔씩 창밖을 내다보며 운동장을 살피던 우현이였다.
점심먹고 졸리울 5교시에 태양이 아주 정중앙에 떵떵 거리며 떠잇는 그 시간에 성규의 반이 체육수업을 했다.
태양 싫어하는 사람인데 태양이 떵떵거리는 이시간에 수업이라니.. 정말 더 싫겠다.

 

괜히 걱정되는 마음에 우현이 수업시간이라는 것도 잊고 두리번두리번 성규를 찾았다. 그리곤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학교교정에 있는 나무그늘에 피해있는 성규탓이였다.

 

오만상을 다 찌푸리며 그늘에 딱 붙어있는 성규를 보자니 자신이 그 그늘이 되고 싶을 정도였다.
멀리서 보는 성규는 새끼손가락 만해서 귀여웠다.

 

새끼손가락만한 성규를 상상하니 웃음이 터져나왔다. 책상앞으로 작은 성규가 총총총 걸어나갔다.
우현의 손가락이 작은 성규를 총총총 따라갔다.
아.. 귀여워..

 

우현의 머리속에 성규의 생각이 하루종일 몸에서 나던 로션향처럼 떠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중증인것 같다.

 

 

 

 

A동 기숙사장의 은밀한 매력

 

 

 

 

우현은 성규가 공부하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다.
그래도 이 학교는 기숙사제인 만큼 나름 명문이기도 했고, 우현도 시험을 쳐서 간신히 합격한 학교였다. 그것도 후보였고, 그래서 기숙사방도 겨우 구했고, 남아있는 기숙사방이 기숙사장의 방뿐이였고,
그래서 지금 기숙사장인 성규와 함께 지내고 있는거였다.

 

결론은 우현은 피나는 노력을 거듭해서 들어온 학교였고,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공부하는 것이 몸에 습관처럼 베어있기도 했다.

우현이 책상에서 공부하고 있으면, 성규는 침대위에서 음악을 들으며 숙제나 수행평가등만을 하고는 그대로 침대위에서 이것저것 어지르며 놀았다. 우현의 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첫 중간고사가 다가왔고, 우현역시 평소에 조금씩 공부를 했다하더라도 처음 치는 중간고사니 더욱더 잘 치고 싶었기에 공부를 했다.


그런데...


자신의 룸메는 12시만 되면 자자고 졸라댔다.

 

" 선배.. 선배는 시험공부 안해요? "

 

" 해. "

 

................언제?!! 어디서?!! 어떻게?!!

 

" 학교에서 해. "

 

" 학교에선 저도 하거등요? "

 

" 어.. 그럴것 같아. "

 

성규가 잠에 취해서 헤실헤실 웃었다.
그게 또 귀엽고, 그 말이 제 칭찬이라는 사실에 우현이 또 마음이 약해져서 자려고 불을 끄려 했지만.

 

...... 그래도 안되요. 시험이 1주일 남았다구요.. ㅠㅠ

 

" 같이 공부해요? 네?? "

 

" 같이?? "

 

우현이 굳은 결심을 한듯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반짝반짝 빛나는눈으로 성규를 보았다.

 

" 네 같이요!! 혼자 공부하면 무섭단 말이에요."

 

"푸하하핳하하핳"

 

...... 아.. 이 선배.. 이러다 날 겁쟁이로 알겠네.

성규가 배를 잡고 웃다가 찔끔 나온 눈물을 검지손가락으로 훔쳤다.

 

" 게다가 나는 코피쏟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선배가 옆에서 자고 있어봐요. 엄청 얄밉지.."

 

우현의 투정에 성규가 침대에서 내려와서는 우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 이 선배.. 이거 습관이야... 정말.. 선덕거리네..

 

" 그럼 1시까지만 하고 자야되."

 

" 알았어요."

 

" 늦게 자면 낼 수업시간에 졸게되고, 졸게되면 다 소용이 없어."

 

" 아아..알았어요."

 

성규의 잔소리에 우현이 고개를 끄덕끄덕하고는 책상에 앉는 성규를 보고는 다시 열공모드에 돌입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보니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성규였다..

 

공부나 같이 하자고 했더니.. 정말..

 

우현이 피식 웃고는 잠을 자는 성규를 보았다. 감은 눈이 웃을 때의 눈같다. 조용한데 새근새근하고 애기들이 내는 숨소리가 날것 같다.
이런 표현은 좀.. 좀.... 부끄럽지만.. 천사같기는 하다.

생각하고 보니 부끄러워져서 책상에 머리를 박은 우현이였다. 콩하고 소리가 났는데도 성규는 잘만 잤다.
우현이 고개만 돌려 옆에서 자는 성규를 보았다.

 

그러고보니 성규는 자는 시간이 정해져있었다.
12시 땡하면 무슨 마법에라도 걸린 사람처럼 쓰러져서 잠이 든다. 기숙사장 일 때문에 12시 땡인거 같다. 어쩌면 기숙사장만 아니였으면 아홉시 땡하고 새나라의 어린이인냥 잘것 같았다.
그걸 또 생각하니 풉하고 웃음이 나오는 우현이였다.
아무래도 기본적 체력이 약하다보니 12시이후로 눈 떠있으면 방전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주제에 저랑 같이 1시까지 공부해준다 했나보다.

 

그래도 처음 볼 때는 고집도 쎄보였는데... 자신에게 마음을 써준다는게 기뻐서 이번은 용서해주기로 한 우현이였다.
우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성규가 잠들어 있는 책상으로 갔다.

 

" 선배.."

 

" ......응?..."

 

" 침대에서 편하게 자요. "

 

어깨를 잡고 살살 흔드니 푸스스 고개를 들어 눈도 안뜨고 우현의 말소리가 들리는 곳을 보는 성규다.
침대에서 자란 말에 비틀비틀 책상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눈도 안뜨고 비틀비틀 침대로 가는 성규다.
넘어질까 지켜보는 우현의 손만 애가 타서 성규를 따라갔다.

 

안절부절 성규를 따라가던 손이 결국은 방전이 다되서 풀썩 쓰러지는 성규의 몸을 받쳐서 안았다.

 

술취한 사람마냥 잠에 취해 몸을 못가누는 성규가 제 품에 안기자 그제야 넘어져서 다칠까 조마조마하던 마음이 안심이 도었다.
저가 이렇게 걱정하는 건 알기나 아는 건지 자신의 품에 쓰러진 성규는 세상모르게 푸욱 잠이 들었다.
결 좋은 머리카락이 자신의 가슴팍에 흐트러졌다. 꽃향기가 나는 샴프향이 은은하게 후각을 자극했다. 
분명 저랑 같은 샴프인데 어째서 성규에게서 나는 향들은 이다지도 좋은지 모르겠다. 성규향수가 있으면 당장이라도 구매하고 싶은 우현이였다.

 

품에 안긴 몸이 생각대로 몰캉몰캉하고 부드러웠다. 꼭 하얀게 찰쌉떡 같다고 생각은 했는데... 물면 달콤한 맛이라도 날것 같았다.

 

아.... 내가 무슨 생각이람... 우현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어서 침대에 편하게 재우고 이왕 이렇게 공부가 파탄이 난거 일찍 자고 싶은데.... 품에 계속 안고 싶게 만드는 몸이였다.
눈은 어느새 성규의 하얀 티 사이로 보이는 쇄골부위의 가슴쪽으로 향했다. 이 선배 남잔데... 가슴도 없는데...... 이 아래가 궁금하냐.. 왜...

 

심장이 폭발할 것 처럼 뛰어댔다. 이러다가 자신의 심장소리에 성규가 깰 것 같았다. 뜨거워져오는 몸에 성규가 덥다고 깰것 같았다.
머리 속에는 종과 싸이렌이 동시에 울렸다.

 

링딩동 에에에에에에에에엥 링딩동 리딩동 리디디딩딩딩 에에에에에에엥

 

이러다가 정말 큰일나겠네에!!!!

 

우현이 성규를 안고 벌떡 일어났다. 조금 마르긴 했어도 남자인지라 조금은 무거웠던 성규를 침대위에 눕히고 하얀 살덩이 어디하나 보이지 않게 이불로 꼭꼭 싸매었다.

우현이 이렇게 미쳐가고 있는걸 아는지 모르느지 성규는 쿨쿨 잘만 자고 있었다. 그런 성규가 조금은 얄미워져오는 우현이였다.

 

하얀 피부와는 대조적이게 혈색이 좋은 붉은 빛을 내는 입술이 살짝 벌어져 가는 숨을 내쉬고 있었다.
우현이 손을 들어 반짝반짝 빛이 나는 듯한... 새콤하고 달콤한 체리맛이 날것 같은 작은 입술에 갖다되었다.
꾹 누른 손 끝에 말랑말랑하고 보드라운 감촉이 느껴졌다. 성규의 숨이 우현의 손끝을 간지럽혔다.
성규의 뒤척임에 우현이 깜짝 놀라서 숙였던 허리를 일으켰고, 성규에게서 한 걸음 물러났다.

 

아...... 미쳤다. 남우현.


자신이 무슨짓을 하고, 무슨 생각을 했었던건지 모르겠다. 머리속이 하얗다.
그리고는 책상위에 올려둔 공부할 것들을 바리바리 품에 안고는 도망쳤다.

 

새하얗고 빨간, 몰랑몰랑하고, 부드러운 , 새콤하고 달콤한 성규가 잠든 기숙사 방에서..

 

 

<A동 기숙사장의 은밀한 매력 上>

 

-----------------------------------

난 널 유횩하는 거란족이다 ㅋㅋㅋㅋㅋㅋ 야이 짜샤.. ㅋㅋㅋㅋㅋ남자답게 이성적이구나. ㅇㅇ ㅠㅠㅠ ㅋㅋ사릉한다 ㅋㅋㅋ
여러분!!! 순수터지는 순둥이 남우현입니다.ㅋㅋㅋㅋㅇㅇ 그냥.. 나무는 귀엽잖아여... 오해하지 말아여. 현성맞음요.  

김성규 잠이 옴? 니 앞에 어린양이 있는데 구원안해줌? ㅋㅋ ㅠㅠ ㅋㅋㅋ  근데.. 제목이 너무 그렇죠? 네.. 내용도 심심 돋네여.

그럼 안뇽! 밑에 있는 플러스는 안읽어도 상관이 없음이에요 ㅋㅋ 제가 포기못하는 야동이니까여.ㅇ<-<..핥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써주시는 분들! 신알신해주시는분들!암호닉정해주시는 분들 다 감사해요.♥뿅

------------------------------------------

+)

 

잠시 쉬러나온 동우가 책을 품에 꼭 안은 같은반 친구의 우현의 모습에 반가워서 환하게 웃었다.

" 어? 공부하러 온거야? "

동우가 폴짤폴짝 뛰어서 우현의 앞에 섰다. 고개를 푹 쑥인 우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우가 고개를 숙이고는 우현의 얼굴을 보자 새빨간게 꼭 딸기같았다.

" 열나? 얼굴이 빨개. "

" 어? 응? 아..아니. "

펄펄펄 열이 나는 것 같은 우현의 얼굴이 동우가 걱정스럽게 두 손을 우현의 뺨에 가져다 되니 뜨거운 열기가 확 전해져 왔다.

" 뜨겁다!! 뜨거워~ 공부하지 말고 방에 돌아가. 쉬어어. "

......... 방?... 무슨방.?? 기숙사방? ... 성규선배가있는 그 방?

오.지쟈스으...그방에서 도망쳐나왔거등?!!

우현이 고개를 도리도리도리도리 세차게 저어 동우의 손을 떨쳐내었다.

" 고..공부할꺼야."

" 으음.. 열나는데? "

" 지..지금은 아니야."

우현이 품에 안은 책들을 잡은 손에 힘을 꽉 주곤 자습실로 향했다. 자습실로 사라지는 우현을 보는 동우가 눈을 빛냈다.
세상에 이렇게 학구열에 불타는 학우가 있다니... 감동이야..

우현이 들어가고 나서 얼마안있어 다시 자습실 문이 조용히 열리고 안경을 쓴 호원이 나왔다.
동우가 환하게 웃었다. 바보같이 헤실헤실 웃고있는 동우를 발견한 호원이 피식 웃으며 동우의 곁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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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이건 뭐야 이 선덕선덕하고 콩닥두근간질간질거리는건 뭐야 우어어어어 현성이미디ㅓ무ㅠㅠㅠㅠㅠㅠㅠ모티에서 절 이렇게 숨지게 만드시면 어찌하십니카가머어버ㅜㅠㅠㅠㅠ 겁나 좋은 팬픽입니다. 은밀한 매력??? ㅋ 은밀은 무슨 대놓고 매력입니다 오오ㅓ어어ㅏ아오 김성규 겁나 귀염터지는데 남우현 이자식 안절부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게 더 미치겠고 좋네요 간만에 팬픽으로 당충전한 이느낌 아 너무 좋다 정말 어쩌면 좋을까요 작가님의 단편 앞으로 눈여겨 보아야겠습니다 신알신 때리고 물러갑니다. 저는 달간으로 기억해쥬시떼
11년 전
독자2
헐좋다...꿀꿀로기억해줘요...아..진짜좋다..ㅋㅋㄱㅋㅋㄱㅋㅋㅋㄱㅋㄱㄱㄱ ㄱㄱㄱ좋더
11년 전
독자3
ㅠㅠ 그대 저 감성 이에요 ㅠㅠ 와 이런좋은글을누가썼나했더만 그대셨군요 ㅠㅠ 다음화 기다리고있을게요 ㅠㅠ와 진짜 어떻게 기다리지 ㅠㅠ 그대 빨리돌아와요 ㅠㅠ 기다릴게요
11년 전
독자4
왘 ㅋㅋㅋ진짜 내스탈이닼ㅋㅋㅋㅋㅋ왘ㅋㅋ진짴ㅋㅋㅋ엄청느드!!!!!!!!!!!! 어서ㅠㅠㅠㅠ어서ㅠㅠㅠ담편을 가져와요퓨ㅠㅠ아ㅏㅏㅏ김성규ㅠㅠㅠ나도 물우보고싶당 솜사탕 맛날꺼가태ㅠㅠ아ㅏㅏ작가님 사랑해여 몸조심하셔서 설레는 글 써줘욯하하핳ㅎㅎㄹ리리리리라라라라라앙ㄹ하핳ㅎㅎㄹ러루루ㅠㅠㅠㅠㅍㅍㅍ
11년 전
독자5
어머....이런 선덕선덕한 글은 먼가여ㅠㅠㅠㅠㅠㅠ 진짜 남우현 왜이렇게 귀여븤ㅋㅋㅋㅋㅋㅋ아 근데 성규만 보면 부끄러워서 오징어가되는 기숙사생들...왜그러는지 알것같지만 궁금함ㅋㅋㅋㅋ아잌 달달해 신알신하고 담편에도 올게용 전 앙팡이라고 기억ㄱ해주시떼.....
11년 전
독자6
열찌에요! 헐 완전 조으다..♥ 순둥이 우현이도 좋고 성규 으흐흫 내꺼해라 성규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가님 글 너무 잘쓰는거 아니에요? 사랑해요 진짜♥3♥ 중편하편 빨리 보고싶어요ㅠㅠ 내사랑 현성이들 우쮸쭈~
11년 전
독자7
헐 전왜이걸지금봣을까요가아니라 하편을보고와서늦은것뿐이에요..아직안읽었어요...이거읽고읽으러갈거에요...그거에도덧글달테니까겁나사랑해줘요 진심 남우현캐좋으다달달좋으당병자규오마이병자규ㅠㅠㅠㅠㅠ
11년 전
비회원160.76
한글로 된 글을 읽는거 처음인데 너무너무 좋아요ㅠㅠ!!! 완전 귀여워서 (좀 부끄러웠지만...진짜) 지하철에서 혼자 미친듯이 웃었어욬ㅋㅋ...
저... 중국어로 번역하고 싶은데 허락해 주실 수 있으세요? 번역이 끝나면 먼저 보여 드리겠습니다o(//-//*)o
•ω• 제 팬 사이트에서 추천해도 되면 출처표기도 꼭 제대로 하겠으며 주소를 다시 드리겠습니다~ [하트하트]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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