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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너/강남] 노크 노크(Knock Knock) 03 | 인스티즈

 

 

 


03





' 승훈씨는 좋겠어요 - '







볼멘소리를 하는 태현에 승훈은 부지런히 무언갈 휘갈겨적던 손을 멈추고선, 카운터에서 일어나 태현이 엎드려 있는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 부러워요, 정말 ― 푸흐으.  〃






귀엽지않은 복장을 하고선, 귀여운 얼굴로 하소연하는 태현을 보며 승훈이 작게 웃었다.





〃 태현씨가 날 부러워 할 만한게 뭐가 있을까 -? 〃





' 다, 다 부러워요 …. '

들릴듯 말듯하게 대답을 한 태현의 눈썹이 축쳐지면서 더욱 울상인 표정으로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 땅 꺼지겠어요, 태현씨. '




 

 그 모양새를 지켜보던 승훈이 태현에게 잠시만 기다리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사라졌다.




 



태현은 멀어지는 승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강팀장과의 첫대면을 떠올렸다. 지금 생각해도 오금이 저릴정도였다.





그 때, 그렇게 덜렁거리지만 않았어도.

아니, 진작에 강팀장인걸 알아채고 아부만 잘 떨었더라면.

그냥, 애초에 진우형과 그 날 마주치지만 않았었더라면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태현이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애초부터 잘했더라도 강팀장이 자신에게 정상적으로 대해줄거란 확실한 보장이 없기때문이였다.



 

그래도 억울할 정도로 확신할 수 있는건, 강팀장은 자신앞에서는 다른사람에 비해 1000배정도 이상한 사람처럼 군다는 것이였다.





 


〃 짜잔 ― 〃




태현이 앉아있는 테이블에 우드트레이를 내려놓은 승훈이 우스꽝스러운 소릴내며 태현의 맞은편에 앉았다.

생각에 빠져있느라 ,승훈이 다가오고 있다는것도 눈치채지못한 태현이 조금 놀란듯 눈을 크게떠보였다.





〃 뭘 그렇게 곰곰히 생각해요. 〃






와아 ―




 

〃 승훈씨, 이게 다 뭐에요? 〃




 

단골손님한테 드리는 선물이에요. 태현씨, 기운 좀 내라구요.흐흐.

정말요?

빨리 먹어봐요. 예쁘기도 예쁜데, 제가 만들어서 맛도 있을껄요?






승훈의 가는 눈이 곡선을 그리며 포크를 태현에게 내밀었다.



〃 와, 나 진짜 대박 감동이에요 … 〃


 



태현이 살짝 글썽거리는 눈으로 승훈을 바라보자, 이 정도로 감동먹으면 민망하다면서 승훈이 코를 찡긋거렸다.


 


망고크레이프에요. 원래 우리카페는 초코크레이프만 판매하는데, 그전부터 망고로 만들어볼까 생각했었거든요.

마침 태현씨 이거 먹으면 좋아할거 같아서 만들어봤어요. 색감도 예쁘죠?


 


노란 망고와 노릇하게 익은 팬케이크가 승훈의 말대로 정말 예쁘게 어우러져있었다. 빨리 먹고싶어진 태현이 승훈에게 건내받은 포크로 크레이프를 입에 겨우 들어갈정도로 크게 한 입 했다.


 



어때요?






승훈이 망고크레이프와 같이 자신과 태현의 몫으로 가져온 얼그레이 밀크티를 한 모금 들이키며 물었다.

야무지게 끝까지 씹어서 삼킨 태현이 덥석 승훈의 손을 두손으로 잡았다.


 



〃 승훈씨. 〃

〃 네? 〃

〃 나랑 결혼해요. 〃






나한테 시집올래요? 아님, 장가올래요?

푸하 ― 태현씨 정말 !



 


승훈이 생각지도 못한 태현의 반응에 들고있던 찻잔을 내려놓고선 어깨까지 들썩거리며 웃었다. 태현씨, 진짜 엉뚱해요. 그게 매력이지만.







나, 진지했는데 ‥.

입에 포크를 앙,하고 물고있던 태현이 힘없이 찻잔을 들었다.  살짝 달아오른 승훈의 귓볼을 눈치채지 못한채.



 



그렇게 한 참 아무말 없이 태현은 크레이프 먹기에 집중하고, 승훈은 카운터에서 연습장을 챙겨와서 무언갈 열심히 적어내려갔다.

그러다 문득, 승훈이 테이블을 탁 소리나게 두드렸다.






〃 내가 맞추어 볼까요?〃

〃 응? 〃




 

어떤거요?

태현씨가 울상인 이유!





〃 알 수없음. 〃

〃 …? 〃

〃 맞죠? 〃


 



태현이 그게 무슨 자다 봉창두드리는 소리냐는 표정으로 승훈을 바라보았다.

승훈씨, 지금 한국말 하고있는거 맞죠? 

태현이 되물었다.




 

〃 아니, 그 ‥ 태현씨한테 메신저 오는사람 이름이요. 〃

〃 아 , 그 말이였구나. 근데 그걸 어떻게 ‥.〃

〃 연락하는거 몇 번 봤어요. 엿보려고 한건 아닌데, 기분 나쁘다면 미안해요. 〃

〃 아뇨, 전혀 상관없어요. 〃

 〃그냥, 태현씨가 늘 그 사람한테 연락오면 울상짓거나 짜증나 보였거든요. 〃






태현의 꽤나 멍한 표정으로 승훈을 바라보았다. 내가 남이 알아볼정도로  티나게 행동했구나 ‥.

 





〃 물론, 제가 타고난 눈치가 있어서 때려 맞춘거니까. 심각해 하지말아요. 〃





태현의 속마음을 읽은것마냥 말을 건낸 승훈이 능글맞게 웃어보였다.





〃 그리고. 〃





승훈의 남자다운 손이 태현의 입가에 닿았다 떨어졌다.





〃 이렇게 귀여우면, 좀 위험해요. 태현씨. 〃



 


승훈의 손 마디엔 크레이프위에 올라갔던 하얀생크림이 묻어있었다.

태현의 하얀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창피함과 동시에 기분좋게 간질거리는 작은 떨림이 태현의 가슴께에 퍼졌다.




그래서 내가 좋다는거야, 싫다는거야.

딱 잘라서 싫다곤 안하면서 능글맞게 구는 승훈이 태현은 조금 얄밉게도 느껴졌다.











 

승훈과 태현이 카페사장과 손님의 관계이상이 될 수 있었던것도 다 승훈 때문이였다.





〃 어서오세 ‥ 어? 안녕하세요. 〃

〃 아, 네 ‥. 〃




 

인상이 제법 차가운 태현을 친화력 좋은 승훈은 서스럼없이 살갑게 굴었다.



 


〃 모카라떼 드실거죠? 〃

〃 …네. 〃

〃 결제 도와드릴게요.〃




 

점심시간에 머리를 식힐 한적한 카페를 찾다가, 회사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지만 꽤 나 분위기 좋아보이는 카페여서 들락거리기 시작한지 3주 째였다. 맛은 그닥 기대하지 않았는데 놀랍게도 왠만한 대형프렌차이즈랑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맛도 좋았으며,




 

〃 자리에 앉아계시면, 가져다 드릴게요. 〃



 


귀여운 인상의 사장이 살짝 마음에 들었던 것도 계속 들리게 된 이유중 하나였다.


 


그 날은 태현이 강팀장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업무실수로 인해서 김대리에게 멘탈이 심하게 깨진날이였다.

한마디로 그냥 제정신이 아닌 날이였다.



 

〃 주문하신 모카라떼. 〃

〃 아, 감사합 ‥ 〃

〃 티라미수 나왔습니다. 〃



 

트레이에 있던 찻잔과 접시를 옮기고 돌아서려는 승훈을 태현이 다급하게 붙잡았다.






〃 저, 이거 안시켰는데 ‥〃

〃 서비스에요. 〃

〃 네? 〃


 


오늘따라 더 예쁘셔서 드리는 거에요.





〃 게이에요? 〃





헙! 하고 자신의 입을 손으로 가린 태현이 뭉개지는 발음으로 ' 죄송해요, 못들은걸로 쳐주세요.' 바로 사과를 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태현은 자신이 생각해봐도 제정신이 아닌걸 넘어서서 살짝 미쳐있던거 같기도 했다.



그리고,





〃 네. 〃

〃 예? 〃

〃 게인데요. 〃





승훈도 정상은 아니였다.





〃 그럼 그쪽은요? 〃





되묻는 승훈에게 태현은 무슨 용기였었는지, 승훈의 두눈을 마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 자주와요. 〃

〃 지금 작업거는거? 〃

〃 글쎄요. 〃



 


승훈이 트레이를 태현이 앉아있는 테이블에 비스듬히 올리고선 태현을 내려다보았다.

나른한 두 시선이 허공에서 얽혔다.





〃 그 쪽, 이름이 뭐에요. 〃

〃 지금 작업 거는거에요? 〃

〃 네. 〃



 



태현의 당돌한 대답에 승훈이 활짝 웃어보였다. 이승훈이에요.




〃 제 이름은 … 〃

〃 태현씨. 〃

〃 …. 〃

〃 신용카드에 적힌이름 봤어요. 〃






전 예전부터 작업걸고 있었어요, 태현씨.





그 날 이후로 승훈과 태현은 둘 다 진심인지 장난인지 모를 썸씽을 유지하고있었다.

물론 태현은 자신의 진심이 더 클 것이라 생각하며 억울해했다.








* * *









〃 근데 '알 수 없음' 은 어떤사람이에요? 〃

〃 아, 그때 이야기 한다는게 깜빡했네요. 〃

〃 숨겨둔 애인인가? 태현씨한테 집착해요? 〃





승훈에 말에 태현이 질색했다. 그런 끔찍한 말 하지마세요, 승훈씨.





〃 직장상사에요. 뭐, 제가 승훈씨 부럽다는것도. 이런 상사없어서 부럽다는거였어요. 〃

〃 하하, 직장상사분이셨구나. 근데 이름은 왜 그렇게 저장해둔거에요? 〃



 


그냥, 그 사람은.

이름을 보는것만으로도 화가나요.

사실 마음 같아서 차단해버리고 싶을 정도에요.



 


〃 태현씨가 그렇게 싫어하는 사람이라니, 궁금하네 ― 〃

〃 궁금해 할 필요도 없어요. 무튼, 잘 먹었어요. 승훈씨. 〃


 


승훈씨, 진짜 나랑 살림차려요.어쩜 요리를 이렇게 잘해요?





승훈이 깨끗하게 비어진 접시를 보며 태현에게 뭐라 한마디 건내려는데 손님이 들어온 듯 청아하게 울리는 풍경 종소리에 반사적으로

' 어서오세요.' 를 외쳤다.




  


 

우드트레이에 빈 접시를 재빨리 올린 후 손님을 맞이하기위해 뒤로 돌아선 승훈이 ' 어? ' 하며, 들고있던 트레이를 다시 테이블에 올려 놓고선 허겁지겁 손님에게 뛰어갔다.



 

개업기념으로 놓아진 큰 화분때문에 태현의 자리에선 그 손님이 보이질 않았다. 아는 사람인가? 태현이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 어머! 저 분 … 〃






승훈이 의아한 얼굴로 여자와 태현을 번갈아 보았다. 태현이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테스트2팀의 유일한 여자대리님이신 박대리님이셨다.

태현이 엉거주춤 앉지도 않고 서있자 박대리는 곤란한 표정으로 옆을 돌아보았다. 그러고보니 박대리옆에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혹시나 회사사람인지 확인하기위해 박대리에게 가까이 다가가던 태현이 황급히 걸음을 멈추었다.





〃 남태현씨? 〃





박대리가 황급히 얽혀있던 팔짱을 풀었다. 


 



〃 뭐야, 너 태현씨랑 아는사이야? 〃

〃 뭐야. 〃

〃 뭐가?〃

〃 넌 어떻게 아는사이야? 〃


 

승훈이 궁금하다는듯 발을 동동거리며 질문을 한 사람은,

박대리 옆에 서있던 사람은,

알 수 없음의 주인공인 강승윤 팀장이였다.









@@


와, 새벽4시에 분량조절 못하고 썼네요 @.@

승훈X태현 픽인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금까지 세리영업영상보고와서인지 자꾸 쓰고싶어지더라구요.

그래도 강남이짱짱이죠, 빨리 승윤이랑 태현이 그리고 나름 주인공인데 짤막하게 등장한 민호 이야기 적고싶네요 ( 미안ㅠㅠㅠㅠㅠ)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모두 메리 크리스꺼져마스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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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크리스꺼져마스 ㅋㅋㅋ 재밌어요 잘 읽구 가요!
9년 전
윈태현
감사합니다 ;-)!!!
9년 전
독자2
어머 둘이 이미 썸관계네여ㅜㅜ누구하나 고백하면 사귈..승윤아 힘내!! 휘어잡아버려!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윈태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강팀장 좀 더 화이팅해야겠네유ㅠㅠㅠ ㅎㅎ
9년 전
독자3
자까님 저 통감자요 캬캬 놐놐 이 글도 너무 재밌어요 ㅠㅠ 글 여러개 같이 쓰시는 작가님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네요 ... ㅠㅠ
이제 어떻게 강남으로 잘 흘러갈지 너무 궁금해요 !!! 작가님 글은 짱 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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