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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 TARGET 01 | 인스티즈


[EXO] TARGET 01 | 인스티즈


[EXO] TARGET 01 | 인스티즈






TARGET 01

-TARGET POINT-










술을 꽤 마신 오세훈은 거칠 것 없었다. 그 많은 잔들을 들이켰지만 술을 마신건지 그저 음료수를 마신건지 차를 모는 그는 매우 침착했다. 자정이 넘은 도로를 달리는 차안에서 우린 아무말 없이 그저 앞만 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일까, 내가 그의 관심을 받기 위해 다가온 여자가 아닌 걸 눈치 챈 것은 분명했다 그렇지만 그는 내가 누군지, 내가 무엇을 위해 접근했는지 예측할 수 없는 꽤나 큰 위험요소를 안고 갔다. 오 분쯤 달렸을까 그가 내 손을 잡아왔다.


“그쪽은 무모한거야 아님 무식한거야.”


신호에 잠시 멈춘 차안에서 내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 내 손을 만지작 거리던 오세훈은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웃었다. 지금 이 상황이 아주 재미있다는 듯 마치 어릴 적 보던 만화영화에서 멍청한 악당이 주인공 손에 붙잡혀 말 그대로 진짜 멍청하게 죗값을 받는 장면을 본 어린아이처럼 웃어댔다.


“둘 다라고 하면 마음에 드는 대답이야?”

그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멈추고는 대답했다.

“아니, 언제부터 알아챘어. 수면제?”


신호가 바뀌고 그는 핸들에 손을 올리고는 손끝을 매만졌다. 그러다 이내 인상을 쓰고 말을 꺼냈다


“그 같잖은 향수. 도대체 누가 만든거야. 내가 여태껏 만들었던 향수 미들 노트만 뽑아서 무식하게 블랜딩 한거 같은데 

순서도 엉망 비율도 엉망, 싸이클로메치콘에도 아니고 정제수에 블랜딩 하니까 향기가 다 따로 놀잖아.”


특수과에서 만들어준 향수가 자기 향수를 망쳐놨다는 기분이 든건지 따박 따박 말을 이어나갔다. 

자존심이 상했다. 처음부터 알고있었으면서 그는 나의 행동을 즐겼다.


“그런데 왜 향기가 좋다느니 칭찬을 한거야, 놀아난 것 같아서 기분 나빠.”


“난 그 말도 안되는 향기 말고 진짜 그쪽 향기, 하마터면 모를 뻔 했잖아.”


하마터면 모를 뻔 했잖아. 했잖아- 여섯 살 어린아이를 달래는 말투였다. 차는 벌써 K호텔 입구에 다다랐다. 나의 진짜 향기, 그는 내 향기가 마음에 들었다.

차 앞에는 비싸 보이는 차가 들어오자 서로 발렛파킹을 하려는 직원들이 모여들었다.


“그래서 배수지 그 여자 말고 내 향기를 추출하려고?”


내 말을 들은 오세훈은 차를 멈추고 키를 뺐다


“나를 좀 아시나봐.”


차 앞에서는 자기들끼리 눈치보랴 우리 눈치보랴 안절부절 못하는 직원들이 서 있었고 차안 그와 나는 마주 보고 있었다.


“오세훈. 나이 31살, 강산기업 계열 H 향수 조향사, 가족 없음, 애인 수시로 바뀜, 집은 강남, 작업장은 하얏트 호텔 30층 VIP 룸, 그리고 5년간 일어난 20대 여성 살인 사건 용의자 .

아니 이젠 범인 인가, 뭐 이정도면 좀이 아니라 많이 아는 것 같은데.”


“감동인데, 나한테 관심이 꽤 많아보여서.”

그의 신상정보를 줄줄이 말하는 거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되려 장난스럽게 받아치며 자신의 안전벨트를 푸르고 차에서 내렸다. 나는 그저 가만히 그의 움직임을 주시했고 그는 차 앞을 지나 조수석 문을 열었다.


“이정도면 심하게 무모한거야. 나를 그쪽 호텔방에서 죽이기라도 할거야?”


“말했잖아. 난 그쪽한테 묶일 자신 있다니까.”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그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자 그는 웃음을 짓더니 직접 내 안전벨트를 푸르곤 손을 잡아 이끌었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키를 발렛파킹 요원에게 던졌다. 오세훈에게 이끌려가던 나는 힘을 줘 손을 뿌리쳤다


“지금 너 나랑 자고 싶구나.”


“알면 좀 순순히 좀 따라오지. 나 지금 급한데.”


그를 노려보고 있자 그는 내 어깨를 감쌌다. 아니 거의 안았다고 봐야할 것 같았다.

일이 참 징그럽게도 꼬였다. 뭐 어쩌겠어 여기까지 왔는데 안 잡을 수도 없고. 묶여준다는데 내 두손으로 직접 묶어줄 수밖에. 힘을 조금 풀어 발걸음을 옮기니 나를 이끄는 오세훈의 발걸음은 급했다. 엘리베이터 앞으로 다가간 그는 여유 넘치던 표정과 다르게 모든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러댔다. 빈틈이 넘쳐났다. 아니, 보란듯 나에게 빈틈을 보여줬다. 다섯 개의 엘리베이터 정 가운에 선 우린 마치 서로를 탐하고 싶어 안달 난 연인 같아 보였다. 제일 빠르게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그는 벽으로 나를 몰았다. 강물에 있는 물고기를 그물로 몰기위해 급한 듯 조심스럽게 혹여 도망갈까 고기와 기 싸움을 하는 것과 같이.


“여기서 키스하면 뺨 때릴거예요?”


조금이라도 더 다가온다면 서로의 입술이 닿을 거리였다.


“내가 키스한다고 뺨 때릴 것 같은 여자 같아요?”


가까이 다가온 그를 마주보고 대답하자 나를 내려다 봐 처져 보이는 그의 눈이 잔뜩 접혔다.


“아니, 더한 것도 할 것 같아.”


“응, 뺨이 아니라 그쪽 턱뼈를 날려 버릴거야.”


살벌하네. 하며 살짝 돌아 내 옆에 나란히 섰다. 맞은편 거울은 나와 오세훈 모두를 비추었지만 각자의 시야엔 자신이 아닌 옆에 있는 서로가 있었다.


“당신이랑 섹스하려면 내 목숨은 누구에게 바쳐야 하는 거야? 당신? 아님 당신하고 섹스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나의 살인?”


살인, 그가 직접 입 밖으로 꺼냈다 친히 나의 라는 말까지 붙여서 그의 음성은 온전히 속옷에 달린 녹음기에 녹음되었다. 고마워라, 이렇게도 빨리 자신의 죄를 인정해줘서. 증거물이 알아서 내 손으로 들어왔다 아마 다른 증거물들 또한 지금 이 순간 동료들의 손으로 속속히 들어갈 것이다.


“섹스? 미안한데 난 혼전순결 주의라.”


내 말이 끝나자마자 엘리베이터는 멈춰 섰고 그가 나의 허리에 손을 감았다.


“혼전 순결 좋지, 그럼 오늘은 내가 당신 남편 할게.”


참 멍청한 논리였다. 그리고 능글스러웠다 오세훈에게서 변백현과 박찬열이 보였다. 

시발. 남잔 다 똑같아, 어른들 말은 틀린게 하나도 없어. 경찰이건 살인자건 남잔 남자야.


그리고 호텔방 문 앞 이였다. 오세훈은 호텔 프론트에서 받은 카드를 꺼냈다.


“혼전순결이란 말 취소. 그쪽 말 듣고 내가 얼마나 멍청한 말 꺼냈는지 깨달았어.”


“혼전순결 아니란 건 더 좋고.”

문을 열고 그는 레이디 퍼스트, 라며 물러섰다.

방 문 앞부터 사치스럽고 사치스러운 VIP스위트 룸이었다. 온갖 고상한 가구들로 꽉 채워져 있었고 창가엔 서울의 야경이 고스란히 박혀있었다.


“우리가 클럽에서 나와서 지금 여기까지 몇 분이 지났을까.”

오세훈은 겉옷을 벗어 쇼파에 던지고 창가에 서있던 나에게 다가왔다


“이십분 정도.”


“그래, 이십분.”


창문 유리에 비친 오세훈은 옷 매무새를 매만지다 내 말에 내 뒤로 가까이 다가왔다.


“곧 있으면 이 방으로 누가 쳐 들어오거나 그쪽이 날 죽인다는 뜻인가.”


“아마.”


“그럼 빨리 시작해야겠네.”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나를 안아 올렸다. 마른 몸이였지만 체격은 매우 컸다. 수영선수라고 해도 믿을정도에 넓은 어깨였다. 그의 허리에 내 다리를 둘렀다. 그러자 그의 손은 내 허벅지로 올라왔다 빨리 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였다. 매우 부드러웠고 조심스러웠다 시간이 넘쳐 흐르는 사람 처럼 행동했다


“당신이 나를 범하면 뒷 통수에 총알이 박힐지도 몰라.”


입술을 맞추려 반쯤 벌어진 오세훈의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그러자 그는 소리나게 내 손가락에 입술을 맞쳐왔다.


“그 정도는 이미 상상해봤어.”


입맞춤은 포기 한건지 그 대신 나와의 끈질긴 눈 맞춤을 계속 하였다. 그리고 어느새 난 넓고 푹신한 최고급 침대위로 쓰러졌다. 내 두 손목은 그의 한손에 붙잡혔다 나를 내려다 보던 그는 이내 넥타이를 풀더니 손목이 아닌 나의 눈을 가렸다. 그가 아니라 내가 묶였다. 눈은 캄캄해졌고 나의 몸선을 훑는 오세훈의 손이 느껴졌다.


“달아, 그쪽 향기. 향수로 만들면 매출1위는 거뜬하겠어.”


그러다 나의 목에 그의 입술이 닿았다. 아니, 입술만이 아니었다.

그의 혀가 생경스러웠다. 드레스가 어깨 밑으로 반쯤은 내려갔고 가슴팍에 차가운 공기가 돌았다.


“지금 도를 넘은 것 같은데.”


이제 슬슬 움직여야할 타이밍이다. 눈이 보이지 않아도 그의 두 손의 위치는 훤히 보였다. 그래서 나의 옷을 끌어내리려는 오세훈의 손을 잡았다.


“이제와서 이러면 나 안달나지, 조금만 더 순종적이면 안되는거야?”



“순종은 지랄, 손 머리 위로 올려.”



“거봐, 더했다간 머리에 총 맞아.”


오세훈의 손을 놓고 눈을 가리고 있던 넥타이를 풀렀다. 환한 빛이 몰려 들어왔다. 빛의 적응하려 눈을 이리저리 굴리니 먼저 머리에 손을 올리고 나를 내려다보는 오세훈이 보였고 그 뒤엔 오세훈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박찬열이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창밖 야경을 구경하고 있는 변백현이 보였다. 상식적으로 긴장감 넘치고 죽음과 삶이 왔다 갔다 하는 순간이지만 우린 웃고 있었다. 마치 재밌는 게임이라도 하는 것 마냥 나도, 내 위에 있는 오세훈도, 야경을 구경하는 변백현도 아, 박찬열은 아니였다 잔뜩 성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오세훈이 이상한 행동을 했다간 총질을 해버릴 기세였다.


“일어나.”


박찬열의 단호한 말투에 오세훈은 표정을 굳히고는 내 위에서 일어나 박찬열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오세훈을 노려보던 찬열은 오세훈에게 수갑을 채웠다. 틈 한 곳 없이 야무지게도 채웠다.


“당신은 5명의 여자를 살해한 혐의로 형법 제 250조 1항에 따라 사형, 무기징역 5년 이상의 징역.. 아이 시발, 때려쳐”


찬열은 말을 더 꺼냈다간 순순히 팔목을 내밀고 있는 오세훈의 침착함에 열받아 총질을 해댈 것 같아서 (뭐, 미란다 원칙이니 뭐니 철저히 지키지도 않았고) 백현에게 오세훈을 넘겼다. 그리고 침대 위에 누워 있는 팀장을 쳐다봤다. 한 쪽 어깨 훤히 드러내고 있었고 얼핏 속옷도 보였다. 누가 봐도 자극적인 장면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피곤한 듯 눈을 깜박거리며 자신과 마주하고 있었다.


“여기서 뭐하는 건데.”


찬열은 단호한 목소리였지만 손길을 그렇지 않았다. 내려간 드레스의 어깨끈을 다정하게 올려주었다.


“뭐하긴 일하는 중이지.”


“그래, 일. 근데 뭐 하는 건데 지금”


“내가 뭘 했는데.”


“그걸 말이라고 해 지금?”


나를 일으키던 찬열은 내말에 조금은 화난 감정을 실은 말투로 대답했다.


“말다툼은 호텔 나가서 하시죠 오분 남았어.”


오세훈을 이끌고 나간 백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침대 옆에 널부러진 구두를 손에 들고 올라간 치마를 내리고 룸을 나가려 찬열을 지나치자 덥석 내 손목을 잡았다.


“너 총도 무전도 없었어 어쩌려고 무모,,”


“왔잖아.”


“..뭐?”


“너랑 변백현이 왔잖아. 그럼 된거 아니야?”


“.......”


“아직 우리 임무중이야. 우선 나가자 오분 아니, 사분 남았어.”


잡힌 손목을 빼내고 말하자 위에서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재촉하는 백현의 말이 들려와 등을 돌려 나가려고 하자 내 어깨에 조금은 무거운 겉옷이 걸쳐졌다.


“...밖에 춥다.”


귀엽긴.


내가 걸치자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박찬열의 코트 끝자락을 보고 있자 찬열이 내 손을 깍지껴 잡고는 호텔 복도로 이끌었다.


“삼분 오십칠초 남았어.”


아무도 없는 호텔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지나서 직원용 엘리베이터에 다다르니 백현이 입을 댓발 내밀고 있었다.


“존-나 빨리들 오시네.”


나와 찬열이 타자 백현이그제서야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던 손을 때곤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댔다.

그 맞은편엔 수갑을 찬 오세훈이 있었다. 수갑은 처음 차보는 것인지 신기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차보니 기분은 썩 좋지 않은지 입을 꾹 다물고 길게 늘여뜨렸다. 그러다 그를 쳐다보는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의 시선이 찬열이 잡고 있는 내손으로 내려 갔고 자연스레 찬열에게 그 시선이 옮겨갔다.


“촌스럽긴.”


나지막하게 툭 내뱉었다. 침묵을 지키며 바뀌는 숫자만 보고 있던 우리는 모두 그 소리를 들었다.


“뭐?”


“아니 그쪽 향수 취향.”


날렵한 턱으로 찬열을 가르켰다. 지금 상황이 그에겐 아무렇지 않은지 위축된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뭐라는 거야 개코 새끼가.”


“칭찬인데 그거 나한테.”


“이 새끼가!!”


뻔뻔한 오세훈의 태도에 화가 난 찬열이 오세훈 멱살을 잡고 거칠게 벽으로 몰았다. 벽에 강하게 부딪혀서 큰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약하게 흔들렸다.


“그만해, 그만해 오빠.”


내 말에 찬열은 오세훈을 잔뜩 노려보다 긴 한숨을 내쉬며 내 옆으로 돌아왔다. 엘리베이터는 아직 이십여층 이었고 시발 이라고 낮게 찬열의 욕하는 소리만 들려왔다.


“지금 개코니 뭐니 할 상황이 아니야. 59..58...미치겠네.”


시계만 쳐다보던 백현이 손끝을 물어 뜯다 내 손에 들린 구두를 쳐다보곤 가져가더니 자신이 신던 구두를 벗고 한눈에 봐도 작아 보이는 내 구두에 발을 우겨넣었다.


“지금 뭐해?”


“이래봬도 경찰인데 지금은 어쩔 수 없다.”


구두를 신고 절뚝거리며 엘리베이터 구석으로 가 위에 덜려있던 CCTV에 매만졌다. 그러다 주머니에서 칼을 빼서는 뒤에 연결된 전선들을 잘라버렸다.


“뭐, 이정도면 기물 파손 아니지? 깔끔하잖아.”


나를 향해 웃어 보이며 끊어진 CCTV를 찬열에게 넘겼다.


“뭐 어쩌라고.”


“니가 들어, 손 크잖아.”


웃음이 나왔다

몇초 전까지만 해도 욕하던 찬열은 어느새 자기 손에 들린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며 와 이거 비싸 보이는데 들키면 우리 월급 다 까이겠다. 라고 중얼거렸고 백현은 방정맞게 구두를 벗겨내더니 여자들은 이런거 어떻게 신고 다니는거야? 존경 한다 존경. 하며 혀를 차며 나에게 구두를 건넸다 그리고 오세훈은 그저 나와 그 둘을 번갈아가며 바라보기만 했다.


“몇분 지났어?”


“일분.”


엘리베이터는 어느새 한 층을 남겨두었고 우리는 긴장하며 문만 바라보았다.


“아무도 없길 기도 하자. 이번 건 잘못됐다가는 나 신용불량자 될지도 몰라.”


“또 시계 질렀냐.”


“응. 그니까 기도해 새끼야.”


“미친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이 무서운 변백현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주차장에는 호송할 차와 몇몇의 동료들이 보였다.


“아싸, 신상 지를 수 있겠다.”


“미친놈”

“미친놈”


동시에 그것도 같은 욕을 한 우리를 변백현이 살짝 째려보다 오세훈을 끌고는 호송차로 다가갔다.


“난 편하게 이거 타고 갈테 니까 할 말 많은 둘은 저거 끌고 와.”


“조사실은 구했어?”


“응 우리집.”


“니네 집?”


“응”


자랑스럽게도 말했다. 지네 집이라니.


“잘했네.”


뭐라는거야 박찬열 이 또라이는


“간만에 니가 끓인 라면이나 먹어야 겠다.”


콜. (사실 변백현의 라면은 기가 막힌다.)



이 상황을 즐기는 것 같았던 오세훈도 우리의 대화가 이해되지 않았는지 멍하니 서 있다 자신을 차안으로 미는 백현의 손길에 호송차에 올라탔다.

차문이 닫히고 출발하자 오세훈이 변백현을 쳐다보았다.


“그쪽 집이 어딘데?”


“우리 집? 신촌”


긴 손가락으로 창문을 두드리던 백현의 대답은 너무나 해맑아 세훈은 어이가 없었다.


“나 조사하러 가는 거 아니야?”


“맞지.”


“그럼 경찰청이나 경찰서 아님 작은 지구대라도 가야하는 거 아니야?”


“그치."

오세훈은 자기 옆자리에 앉아서 꼬박꼬박 대답하는 백현이 미친 새끼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쪽 경찰은 맞아?”


“응”


“아...시발”


세훈은 말이 통하지 않아서 답답했다. 나지막하게 욕을 내뱉자 백현이 오세훈을 바라봤다. 무척 신나는 얼굴을 하고 대답했다.


“우리가 경찰이긴 한데, 법이니 절차니 신경 안 쓰는 편이라. 팀장 이라는 빽이 있거든.”




호송차가 빠져나가고 나와 박찬열만 남아있었다.


“가자 나 발 시려워.”


맨발로 여기까지 와서 그런지 발끝이 새빨개졌다. 내 말에 박찬열도 내 발을 보자 크게 놀랐고 내 손에 들린 구두를 가져가고는 갑자기 나를 안아들었다.


“뭐하냐.”


“조용히 해 지금 니 발 엄청 빨가니깐.”


재빠르게 차 조수석 문을 열고 나를 태웠고 자기도 추운지 손에 입김을 불며 운전석에 올라탔다.


“김검한테 연락 아직 안했지?”


“응, 아직”


“다행이네.”


차의 시동이 켜졌다. 일이 잔뜩 꼬여버려서 머리가 어지러웠다. 시트에 몸을 맡기고는 눈을 감았다. 그런데 찬열이 차를 출발시키지는 않았다.


“왜 출발 안해.”


눈을 감은채로 말을 건넸는데 아무말도 하지 않아 눈을 뜨고 바라보자 박찬열은 핸들에 머리를 기대고 나를 쳐다보았다.


“그 새끼랑 키스했어?”


“뭐?”


삑-

갑자기 차 뒤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경호원 네명이 차로 뛰어오고있었다.


“오빠!!”


“시발, 꽉 잡아.”


갑자기 출발한 차에 반동으로 앞으로 쓰러질 뻔했지만 찬열이 팔을 뻗어 내 어깨를 감쌌다.

출입구 막아!! 뒤에서 쫓아오는 다급한 무전소리가 들렸고 찬열은 출입구로 빠르게 차를 몰았다. 출구가 눈 앞에 보였을땐 이미 주차장 차단기가 내려오고 있었다.


“기물 파손 벌금 얼마였지.”


“700만원 이하.”


“돈 나가겠구만.”


차단기가 거의 다 내려왔지만 우리를 태운 차는 속력을 더 냈다.


“이번엔 진짜 꽉 잡아.”


찬열의 말을 끝으로 우리의 차는 차단기를 밀어버리고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빠르게 도로를 탔고 다른 차들 사이로 숨어 들었다.


짜증이 났다. 이렇게 심하게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가 감을 잃었나봐”


내 말에 찬열은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강력2팀은 오개월 걸렸어, 너는 삼일이고. 이정도면 훌륭 한거야.”


“그야 다들 무서웠겠지 진짜 오세훈 잡아버리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그니까, 넌 잘했다고.”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아까 마신 칵테일의 술기운이 이제야 올라오는 것 같았다.

차는 변백현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고 시간은 1시 30분이였다.


“맞다. 대답.”


“무슨 대답?”

고개를 살짝 들어 찬열을 쳐다보자 코를 찡긋거리며 물어왔다.


“그 개코 새끼랑 키스했어?”


“CCTV로 봤을 거 아니야.”


오세훈과 나는 CCTV 맞은편에 서 있었다. 카메라 각도로 보면 우린 누가 봐도 입맞춤한 거리였고 자세였다. 그런데도 박찬열은 나에게 물었다. 키스했어?


“그니까 물어보는거야.”


“.....”


나는 그저 말없이 박찬열을 쳐다보았다.


“했어?”


“.......”


“응?”


“.......”


“정말?”


“...안했어.”


내가 대답을 해주자 앞만 보고 운전하던 찬열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나를 쳐다보았다.


“진짜 안했어?”


“응.”


“아, 그래. 그렇구나.”


어색하게 대답을 하고는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옆에서 본 찬열의 입꼬리는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고 눈가에 조금씩 주름이 잡혀졌다.


“그게 그렇게 궁금했어?”


내 말을 끝으로 차는 어느새 변백현 집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기 위해 안전벨트를 푸르려 손을 벨트 클립 위에 올렸는데 그 위에 박찬열이 자신의 손을 포개고는 내 앞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너 지금 나 갖고 노는거지”


그 큰 눈을 가늘게 뜨고는 나를 얄밉게 쳐다보았다.


“아닌데.”


내가 단호하게 말하자 찬열이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내 얼굴에 입바람을 불었다.


“ 그럼 나 좀 갖고 놀아줘, 팀장아.”



작까님의 말씀

망글똥글 같은 이기분은 뭘까요.

ㅠㅠㅠㅠ그래도 봐주시는 분은 있으시겠죠?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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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진짜 이런글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암호닉 받으시면 암호닉 신청하고싶어여! 열이 욕할때 왜이리섹시한지.. ㅇ<-< 다음편도 기대할게요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엑셀자격증소지자
그런거 어떻게해여...하하하 신청하세요 기억하고있을게요ㅋㅋㅋㅋㅋ저의 첫 암호닉은 그럼 독자님으로
9년 전
독자3
[비염] 으로 신청할게요!!! 신알신하고갑니다ㅠㅜㅜ!♥♥♥♥
9년 전
독자2
찬열이 귀요밐ㅋㅋㅋㅋㄱ담편 기대되네요!
9년 전
엑셀자격증소지자
감사합니당 담편도 빠르게올려야겠네요
9년 전
독자4
오세훈 뭔 생각인지 모르겠다..ㅋㅋ쨋든 좋아요~♡
9년 전
엑셀자격증소지자
저도 독자님이 좋아요 물결하트
9년 전
독자5
아진짜...ㅠㅠㅠㅠ완전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엑셀자격증소지자
ㅠㅠㅠㅠㅠㅠㅠ 고맙슴다 더 재밌게 써서 가져올게요
9년 전
독자6
엌ㅋ큐ㅠㅠㅠㅠㅠ세훈이잡혀야하는게맞는건데 조금 아쉽네옄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7
핰..대박이다ㅠㅠㅠㅠ도대체오세훈무슨생각인거야..
8년 전
독자8
아진짜재밌다글분위기걍완전제취향이예여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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