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나가보는 예비군에 잔뜩 신난 전정국(23세)와 예비군 햇수로 2년차인, 정국과 중고등 동문 절친한 친구 김태형 (23세) "와, 야 나 이거 처음이야 처음. 존나 신나." "이 새낀 진짜 종특인가? 군대 갈 때도 신난다고 하더니.” "나만 신나 나만?" "어, 니만 신나 니만." 태형은 옆에서 잔뜩 신난 정국의 머리통을 한 대 내려친다. 이 새끼는 진짜 미친 것 같다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제정신은 아니야. 어쩌다 내가 이런 새끼랑 친구가 돼서 이 고생인지. 태형은 잦은 탈색으로 상한 앞머리를 두어번 넘기더니 모자를 푹 눌러쓴다. 그래도 올해부터는 핸드폰 가능해서 좋긴 하다 이거다. 정국은 잔뜩 기대에 차있다 아직도. "야 근데 태형아 나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뭔데." 태형은 인스타 스타다. 뻬곡히 쌓인 예쁜 여성들로부터 온 디엠들을 훑어 보며 건조하게 대답한다. 이번엔 또 뭐가 신나서 저렇게 말하는 거야. 진짜 옆에 있다 보면 느낄 수 있겠지만 정말 애 같은 구석이 있다니까. 태형은 예비군 가는 것만으로 심통이 났는데 그와는 정반대로 하이텐션인 정국이 정신없이 그지없다. "아니 군화 없으면 닥터마틴 신어도 돼?"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저기 봐. 저거 닥터마틴 8홀 아니냐?" 정국의 손끝으로 시선을 돌린 태형은 경악하고야 말았다. 그러니까 진짜 정말 닥터마틴 8홀을 신고 있다. 이런 미친... 어떤 또라이인지 몰라도 개재밌는 새끼다. 태형은 어이없음에 비식비식 삐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야 야 개미쳤다 진짜 개또라이야. 예비군에 닥터마틴 신는사람이 어딨어.” "와, 저 형님 완전 힙하다” 정국은 감탄한다. 태형은 인스타 스토리에 재빨리 닥터마틴 남을 업로드한다. 나 저 형님이랑 친해질래! 순진한 정국의 감탄사 같은 문장들이 모조리 녹음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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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 예비군 6년차, 이제 그만할 때도 된 것 같은데 또 나오란다. 망할 국방부. 난 이제 간이 썩어들어 20살 같이 창창하지 않단 말이야. 수류탄을 던지고 난 후 폭발에 몸이 날아갈 정도로 아스라졌다고. 찌푸려지는 미간을 참을 수도 없는데 더 어이가 없는 건, 자취를 시작하게 되면서 군화를 분실했다는 것이다. 아,,, 좆됐다 진짜. 막연한 한숨이 뿜어져 나온다. 민윤기 병신 새끼 어디다 둔 거야 대체. 초록색 개구리 군복만 손에 쥔 채 한숨을 내뿜었다. "아... 염병하겠네." 그럴 즈음 눈에 들어오는 건 군화와 똑닮은 닥터마틴 8홀.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는 건 아니지만 서리라도 해봐야지 그치. 응... 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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