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레스토랑에서 일한다고 했지ㅋㅋㅋ 조리학과를 나왔지만 반올림해서 1년째 다니는 중인데 아직도 서빙만 ^^...
그래도 요즘은 틈틈히 가게 주방 가서 디저트 만들고, 고기 굽고함ㅋㅋㅋ 뿌듯
이날도 어김없이 출근한 다음 불 같은 점심 시간을 맞이했을 때야.
진짜 식당에서 일해본 경험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진~짜, 정신 빠지게 바쁘거든ㅋㅋㅋㅋ큐ㅠ
내가 뭘 주문 받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주문서에 체크 휘갈기고, 물 갖다주고 하랴 똑같이 바쁜 날이었음.
좀 고급 레스토랑이라서 입구에서 대기 타다 손님 들어오면 테이블로 안내를 해야하는데
오늘 한 명이 빠져서 틈틈히 했어야 했음ㅠㅠㅠ 근데 그게 막내인 나ㅠㅠㅠㅠㅠ
점심도 못 먹고 심신이 지친 채로 입구 옆에 서있는데
얇은 유리문 너머로 계단서부터 시끌벅적한 남자 손님들이 우르르 오는 게 느껴짐ㅋㅋㅋㅋㅋㅋㅋㅋ
젊은 손님들이구나 하고 문 열리자마자 인사하고 손님 수 체크하면서 물었음.
"손님 총 몇 명... 이세..."
"일곱 명이요."
"ㅎ... 허..."
뭔데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박찬열이 여기 있는 건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치미 딱 떼고 일곱 명이요, 하는데 진짜 어이가 없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만나서 반가워서 말이 안 나왔음ㅋㅋ
일단 본분을 잊으면 안 되니까 다시 정신 차림. 지금만큼은 난 여친이 아니라 직원이다 ㅇㅇ
"인원이 많으시니까 홀보다는 룸이 어떠시겠어요?"
"아무렴요. 여자친구가 추천해 주시는데."
"^^... 조용히 하시고 이 쪽으로 오세요."
어금니 꽉 깨물고 안내하면서 메뉴판 들고 앞장 서서 감ㅋㅋ
뒤로 따라오는 박찬열 큭큭대는 소리가 들리긴 했는데
다행히 찬열이 친구 분들은 못 들으셨는지 자기들끼리 장난치느라 바쁜 것 같았음ㅋㅋㅋㅋㅋ
룸에 안내하고 메뉴판 내려 놓고 주문하시면 벨 눌러 달라고 하고 나왔어.
계속 헛웃음만 나오고ㅋㅋㅋㅋ 왜 왔냐고 물어 보고 싶지만 여긴 직장이고... 휴대폰은 탈의실에 있고...
곧 휴대폰 가지러 탈의실 갈 생각도 못하게 다시 바빠졌지.
계속 손님들 안내하고, 이리 저리 조깅하면서 주문 받고 있는데
같이 일하는 오빠가 갑자기 나를 부르는 거야. 사적인 얘긴 줄 알고 조금 이따 얘기하자고 한 후에
손님들이 메뉴 고르신 거 체크하고 있는데
오빠가 체크판 뺏음... 난희요.
"여긴 내가 할 테니까 너 빨리 12번 룸으로 가."
"네? 왜요?"
"거기 손님이 너한테 부탁하던데?"
"헐? 나 뭐 잘못했... 아... 네 오빠."
하여튼 징글징글한 사람 같으니라고 ^^...
12번 룸은 예상대로 찬열이와 친구들 방이었어ㅋㅋㅋㅋㅋㅋㅋ vip도 아니고 참낰ㅋㅋㅋ
오빠가 가기 전에 머리 삐져나온 거 정리하라고 해서 재빨리 쪼여 맨 후에 12번 룸 노크하고 들어감.
"주문하시겠어요 ^^?"
"너네 뭐 먹을 거야."
찬열이가 친구들한테 물으니까 친구 분들이 하라는 주문은 안 하고 계속 나 보고 힐끔힐끔 거리는 거...
쪼매 당황스러워서 손님...? 이러니까 그 중에 한 명이
"찬열이 여친이시죠?"
라고 해서 겁나 놀람ㅋㅋㅋㅋ 알고 있었는지, 그새 찬열이가 말했는지...
그렇다고 어색하게 웃으면서 대답하니까 다들 환호성을ㅋㅋㅋㅋ 밖에 시끄러울까 봐 은근 슬쩍 룸 도어 닫음.
"안녕하세요~ 저희 박찬열 친구들이에요!"
"아 ㅎ... 안녕하세요."
"꼭 여길 와야 된다고 해서 왔더니, 이유가 있었구먼ㅋㅋㅋ"
"형수님 미인이십니다!!!"
"뭐 이 새끼야?"
처음으로 찬열이 욕하는 거 들어봄...ㅋㅋㅋㅋㅋㅋ 진심이 묻어나와서 두 번 놀람.
새끼라닠ㅋㅋㅋㅋㅋ... 나도 앞으로 잘 수그려야겠군...
암튼 여차저차해서 주문 다 받고 이제 나가려는데 찬열이가 다시 불러서
네 손님 *^^* 하고 직원용 웃음 지어주니까 왜 그렇게 웃냐면서 지 혼자 빵터짐ㅋㅋㅋ;
"여기 주문이나 부를 땐 OOO 씨가 계속 와주세요."
"어우 미친..."
"설마..."
"보고 싶으니까."
"...미친놈."
"밥도 먹고 돈도 벌고 연애도 하고. 좋은 거 아닙니까?"
"...박찬열 진짜 왜 저래."
찬열이가 뭔 말 했는지 알겠지...? 박찬열의 버터 백 개 바른 말에 친구분들이 계속 욕하다가
보다 못해 마지막에 내가 핀잔 주니까 친구분들도 막 웃으시곸ㅋㅋㅋㅋ
웃을 분위기가 아니고 이럴 때가 아닌 나는 급히 나와서 주방 가서 주문한 거 외치고 다시 서빙 받으러 다님.
그리고... 그 후에 찬열이 네는 진짜 내가 다 갔어. 정말 소소하게, 아주 자잘한 것들도 모두.
나이프가 바닥으로 떨어졌네~ 물을 다 마셔서 새 물통을 갖다달라네~ 음료수 더 갖다달라네~
제일 현욕 나올 것 같은 게, 보고 싶어서 불러 봤네... ㅋ... 바쁜데 뭐 하는 거야 죽을라고...
초반에는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걍 내 할 일 해갔는데
12번 룸 갔다온 직원 언니 오빠들이 내가 가야 된다면서
다들 나한테 하는 말이
"여기 직원 OOO 씨 불러주세요."
한 남자 손님이 저렇게 말해서 다들 퇴장했다고...
결국엔 셰프님이랑 팀장님도 아셔서 나한테는 12번 룸 대기 타라 그러고 다른 데는 서빙 못 하고 있었음. ㅂㄷㅂㄷ
머리 위 천장에 달려있는 스피커에서 벨 누른 음이 나고, 또 확인해 보니까 12번... 그놈의 12번...
또 이번엔 어떤 걸 시켰을지 생각하면서 노크하고 들어감.
"저희 후르츠 젤라또 일곱 개요."
"네 알겠습니다."
웬일로 좀 제대로 된 걸 시키나? 의아했음ㅋㅋㅋ
얼른 주방 가서 후르트 젤라또 다섯 개 오더! 하고 말했는데, 셰프님이 인원이 부족하다면서 나보고 만들라는 거야.
나야 셰프의 노예니까 잽싸게 들어왔지...
근데 곰곰히 생각하니까 내가 찬열이한테 뭘 만들어주는 게 처음이더라고. 이때부터 갑자기 좀 떨림ㅋㅋㅋ
솔직히 걍 아이스크림 쌓고 과일 올리고 좀 장식하면 다인 거였지만,
처음으로 뭘 만들어 준다는 걸 의미 부여 시키니까 긴장이 됨ㅋㅋㅋㅋㅋㅋ
원래 허니 시럽 두 번 뿌리는 건데 특별히 네 번씩 뿌려주고 찬열이 거에는 받고 두 번 더 뿌려줌ㅋㅋㅋ
비밀스러운 내 노고를 알아 줘야 할 텐데... 계속 벨 장난이나 치고 앉았고...
쟁반에 일곱 개를 담고 가려는데 이게 무게가 은근 있어서ㅋㅋㅋㅋ 방황하던 아까 그 직원 오빠 불러서 나눠서 가져갔어.
노크하고 딱 들어갔는데 진짜 시끄럽 ^^...!
오빠가 먼저 테이블에 놓은 다음에 내가 뒤 이어서 테이블에 깔았는데
이 오빠도 내가 힘든 게 보였나 봐... 하루종일 12번에 끌려다니니...
고생 많다는 눈빛으로 내 어깨 두 번 툭툭 두드려주고 감ㅋㅋㅋ큐ㅠ 두 번으로는 절대 부족한데ㅎ
"후르츠 젤라또 일곱 개 나왔습니다~"
"야 맛있겠다 빨리 먹잨ㅋㅋ"
"형수님이 가져다 주신 거니까 더 맛있겠죠?"
"ㅎㅎ... 제가 직접 만든 거니까 더 맛있게 드셔주세요."
"오오~~~~"
"와~~ 능력있다~~!"
비행기 태워주는 게 부끄러워서 찬열이 반응도 못 보고 걍 나옴ㅋㅋㅋㅋ
맛있게 먹었을까 걱정도 좀 되려는 차에 다시 바빠져서 다시 서빙하고 주방 몇 번 들락날락거림.
눈코 뜰 새 없이 일하고, 드디어 늦은 점심 먹고
한 10분 정도 시간이 남았길래 탈의실 가서 휴대폰 꺼냄. 당연히 찬열이한테 한 소리 하려고 ㅎㅋㅋㅋㅋ
화면을 켰는데 이미 찬열이한테 몇 통 와있어서 눌러보니까 찡한 메시지들이...
- 너 너무 바쁘게 한 것 같아서 미안해.
- 그래도 너 보니까 되게 예쁘더라. 근데 심하게 예뻤어, 짜증나게. 일하는데 왜 그렇게 화장을 해?
- 젤라또 맛있었어. 누가 만들어서 그런지 달달해.
- 끝나고 전화해. 데리러 갈게.
(감동) (찡) (눈물)
그래도 자기가 잘못한 건 아는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몇 번씩 되돌려 보면서 감동 먹다가 답장도 못하고 나와야 됐어서 아쉬웠음.
이제 곧 저녁 타임이나 다시 준비하고 있는데, 아까 그 오빠가 종이컵 커피 건내주면서 나한테 왔음.
"아까 계속 너 부르던 손님, 남자친구 맞지?"
"ㅎㅎ... 네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그럴 것 같았다. 아까 어깨 몇 번 토닥여줬다고 눈빛으로 나 죽일 기세던데?"
"헐 이놈 자식... 오빠 죄송해요!"
"아니야ㅋㅋㅋ 근데 꽤 가격 나왔는데 혼자 다 계산하더라."
"오빠가 계산대 있었어요?"
"어. 능력 좋은 남친 뒀네~"
"ㅋㅋㅋㅋ왜 그래옄ㅋㅋㅋㅋㅋ"
이 오빠가 한 번 말 트면 진짜 웃긴 사람이라 한참 웃으려고 했는데
팀장이 다시 일 시작하재서 다시 앞치마 매고 일하러 감...
*
참 바빴던 하루가 지나가고, 그토록 기다리던 퇴근 시간이 옴.
옷 갈아입을 때 찬열이한테 문자 보내놓고 옷 갈아입고 나오니까 익숙한 차가 레스토랑 앞에 서있음ㅋㅋㅋㅋ LTE!
직원들이랑 인사하고 내가 쫄래쫄래 뛰어가니까
자동차 앞유리로 박찬열 겁나 웃는 게 보임ㅋㅋㅋ 뭐 때문에 웃는 거지... 내가 웃겨서 웃는 건가...?
"수고했어."
"아 피곤해~ 누구 때문에 더 피곤해."
"ㅋㅋㅋ 이리 와."
타자마자 내가 뒤로 뻗어서 투정부리니까 꼭 안아서 이마에 뽀뽀해 주는데
오늘 쌓였던 온갖 피로가 풀리는 기분... 녹아요 녹아ㅠㅠㅠㅠㅠㅠ
계속 토닥임 받고 있다 이러다 진짜 잠 올 것 같아서 눈 부릅 뜨고 조수속 헤드 쿠션에 기댐.
"어떻게 우리 가게 올 생각을 다 했어?"
"그냥 너 보고 싶어서. 근데 너무 고생 시킨 거 같다."
"ㄴㄴㅋㅋㅋ 셰프님이랑 팀장님이 너네 룸만 가래서 나름 여유로웠어.
근데 친구분들한테 인사 제대로 못했네."
"걔넨 신경 꺼. 근데 아까 걔가 셰프야?"
"어떻게 신경을 껔ㅋㅋㅋ 근데 누구?"
"우리 룸으로 들어왔던 남자. 계산도 해 줬었는데."
"누구지... 아~ 그 오빤 그냥 같이 일하는 오빠."
"...오빠?"
ㅋㅋ... 질투 시작하셨죠...
그렇다고 고개 끄덕이니까 지 혼자 뾰루퉁해져서는
자기 헤드쿠션에 기대고는 혼자 막 중얼거림ㅋㅋㅋㅋㅋㅋㅋ
"내가 2년만 일찍 태어났어도 오빤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라고 찬열아?"
"몰라. 피곤하니까 빨리 데려다 줄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든짘ㅋㅋㅋㅋㅋㅋ"
연하가 꿈 꾸는 하극상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쥬금!
찬열이가 운전할 때는 아무 말 없이 하는 스타일이라 그냥 찬열이 운전하는 옆태만 보고 있었는데
진짜 일찍 도착해버려서 너무 아쉬웠음...
더 있고 싶지만 찬열이도 내일 외근 쌓였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렸어.
"들어가자마자 씻고 전화해."
"알겠... 나 전화요금 다 썼어."
"왜?"
"왜긴 왜야, 너랑 전화하느라 다 썼지!"
힘들게 힘들게 34요금제로 살아가는 나란 성인으로선...☆
항상 나 데려다 줬을 때 하는 말이 집에 가면 전화하라고 하는 거거든ㅋㅋㅋ
맨날 내가 했다가 이번 달 반도 못 넘긴 채로 다 써버림ㅋㅋ큐ㅠㅠㅠㅠㅠㅠ
내가 10시쯤에 전화하라고 하니까 대답 안 하고 가만히 있길래 알겠냐면서 되물었음.
"우리도 커플 요금제 할까?"
"뭐?"
"커플끼리는 막 몇 백 분 씩 무료로 주고 그런대."
"ㄴㄴ 안 돼. 비싸잖아 대신."
"내가 내면 되지."
"네가 왜 내? 내가 쓰는 건데."
"어차피 나랑 가족들한테만 쓸 거 잖아."
"ㅋ... 나도 친구 있어!!!!!!!"
"소리 지르지 말고 얼른 들어가 ㅋㅋㅋ"
꾸에에엑 소리 지르니까 입에 말고 볼에 뽀뽀 한 번 해주고 쿨하게 떠남ㅋㅋㅋㅋㅋ
우리한테 먼저 가~ 니가 먼저 가~ 이런 건 없어섴ㅋㅋ
나도 뽀뽀 받은 볼 만지작 거리면서 집 들어갔음.
그리고 박찬열의 성화에 결국 커플 요금제로 바꾼 건 안 비밀... 개고집 황소고집...
저랑 커플 요금제 하실 분 괌@@@@@@@@
아 맞다 그리고 저
춰럭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과분한 것 같아요 정말 사랑해요 독자님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
계란찜 러블리 스누피 호빵맨 스피커 알매 기화 유휘 요거트 라니 제인 사과잼 벤츠남 체리 박도비 |
암호닉 신청은 ex [현실거지] 이렇게 해주세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