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열이는 되게 출장을 꽤 가는 편이야. 대부분 1박 2일이나 2박 3일, 길게 가면 3일 정도?
나랑 사귀고 나서는 대부분 그랬던 것 같음ㅋㅋㅋㅋㅋ
그 덕에 자주 만나서 데이트 할 수 있었지 ㅇㅇ
데이트는 대부분 서로 피곤하지만 자기도 피곤한데 항상 데릴러 와 주는 건데... 우리 부모님 뺨치게 지극 정성ㅋㅋㅋ
하여튼 출장은 항상 그렇게 갔다 왔었는데 어느 날은 갑자기 출장이 14일씩이나 잡혀버린 거야.
"14일? 길긴 길게 가네."
"...안 섭섭해? 14일이나 못 보는데?"
"에이ㅋㅋㅋㅋㅋ 시간 후딱 가."
출장가기 한 달 전에 말해 준 거라서 금방 가겠거니~ 해서 찬열이가 아쉬워 하는 입장이었는데
시간은 흘러흘러 출장 가기 전날이 되니까... 내가 더 섭섭해짐ㅋㅋㅋ큐ㅠㅠㅠㅠㅠ
게다가 또 가는 날은 주말이 시작되는 토요일... 날짜를 잡아도 그지 같이 잡았음ㅠㅠㅠㅠㅠㅠㅠ
평일은 피곤해서 제대로 데이트도 못 하고 헤어지는 게 일상인데! 주말에 많이 봐둬야 하는데! (찡찡)
전화나 문자로 계속 서로 보고 싶다, 아쉽다 이러니까 더 보고 싶어지더라...
그래서 홧김에 짐 몇 개 싸들고 찬열이 집으로 갔음ㅋㅋㅋ
"오느라 힘들었지. 내가 데리러 간다니까."
"지하철 몇 번 타면 금방인데 뭘."
"그래도 밤길이잖아."
"아유ㅋㅋㅋ 왜이리 걱정이 많아ㅋㅋㅋㅋㅋㅋ 우리 아빠야? 걱정 인형 하나 사서 걔한테 걱정 다 맡겨!"
"그런 것도 있어?"
...일밖에 모르는 미개인 남자친구... 티비 안 보냐... 광고 안 보냐...
ㅋㅋㅋㅋㅋㅋ암튼 저녁 8시쯤에 가서 둘 다 밥도 제대로 안 먹어가지고 치킨 시켜서 먹음ㅋㅋㅋ
치킨은 당연히 치맥이지만 맥주는 내일 찬열이 힘들어 할까 봐 내가 진짜 꾹 참고 안 먹었어...
나란 사람에게 박수를...
먹은 거 다 정리한 후에 찬열이 짐 싸는 거 도와주는 거 자처함.
아니 얘가 가기 바로 직전인데도 짐을 안 쌌다는 겈ㅋㅋㅋㅋㅋㅋ 준비성이 눈꼽 만큼은 있으려나ㅋㅋㅋ
찬열이는 자기 캐리어 가지고 온다고 다락방으로 가고 나는 드레스룸으로 먼저 감.
참 볼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넓다...... 드레스룸이 내 조그만 오피스텔만함......
정장이나 넥타이가 널부러져 있었긴 했는데 그래도 깔끔한 편임ㅋㅋㅋㅋ 은 가정부 아주머니 덕택이겠지.
옷걸이에 재킷 걸어두고 바지 정리해주고 있으니까 우당쾅쾅 소리내면서 캐리어 두 개 가져 옴ㅋㅋㅋ
"뭔 일 났어? 캐리어 가지고 오는데 집 부시겠다ㅋㅋㅋㅋ"
"캐리어 하나가 잘 안 굴러가네. 하나 새로 사야하나 봐."
"이거는 같이 산 거 아니야? 산 지 별로 안 됐잖아. 겉은 완전 새 건데."
"캐리어는 바퀴 안 굴러가면 끝이지. 가서 하나 사야겠네."
"아니 뭐... 그러든지 ㅇㅅㅇ..."
그쪽이야 뭐... 캐리어 열 개든 백 개든 사시겠지...
내가 비아냥 거리면서 깝치듯이 고개 흔드니까 자기 웃기지 말라면서 내 머리 쓰다듬음ㅋㅋㅋㅋ...
...내 머리 개털인 건 언제 알아줄 건데... 바퀴가 문제가 아닌데... 속으로 곱씹곸ㅋㅋ
"뭐 가져갈 거야? 캐나다 엄청 춥지 않아?"
"그러겠지."
"가면 밖에 오래 있어? 계속 돌아다니나?"
"회사 안에만 있을 거 같은데, 몰라."
"일단 폴라티랑 정장이랑 편안한 거... 아 맞다 너 가서 샤워도 해야 하잖아. 샤워 도구 챙겼어?"
"귀찮아... 나중에 가서 살래."
"^^... 낭비의 아이콘 납셨네."
"ㅋㅋㅋㅋㅋㅋ그거 되게 엄마 같은 부인 같아."
누가 보면 내가 출장 가는 줄 알겠엌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막 이거 챙기랴 저거 담으랴 바삐 움직이는데, 찬열이는 굼뜬 벌레마냥...
드레스룸에 작은 쇼파 하나가 있거든? 거실에 두는 쇼파처럼 생긴 거.
그 작은 곳에 누워서는 얼굴이랑 다리는 밖으로 축 쳐지게 있음ㅋㅋㅋㅋ 보는데 목 디스크 올 거 같더랔ㅋㅋㅋ
"너 내일 가는데 왜 이렇게 대책이 없어...!"
"내일 아침에 싸도 안 늦어. 나 항상 그랬는데?"
"하루 이틀이 아니라 14일 동안 가는 거야!!! 챙길 게 얼마나 많은데!"
"네가 다 챙겨주고 있네 뭘."
"ㅋ... 나중에 빼먹은 거 있으면 어쩔래, 엉?"
"사야지. 거기 널린 게 상점이더만."
"...그래라..."
해탈의 경지에 오름....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셔츠 안 구겨지게 잘 개서 여러 개 넣고, 따뜻한 옷 많이 넣어주고 닫았어.
하도 챙긴 게 없으니 캐리어 하나면 충분함ㅋㅋㅋㅋ
먹고 짐 싸고 씻고 보니까 열한 시... 이제 진짜 완전 가기 전 날인 게 너무 싫더라ㅋㅋ큐ㅠㅠㅠㅠ
나는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고 아쉬워 죽겠는데 얘는 뭐가 좋은지
영화나 보다 자자는 말이나 하고ㅠㅠㅠㅠㅠㅠ 혼자 토라져서 그냥 잘 거야! 하고 침실로 가니까
헤실헤실 웃으면서 같이 침실로 들어왔음. 넌씨눈 같은 놈...ㅠㅠㅠㅠ
"진짜 박찬열 너무해."
"뭐가?"
뭐가? 너 지금 뭐가라고 했냐? 궁금한 만큼 맞고 싶냐? 라고 할 뻔.
팔 배게 하고 있는 상태에서 내가 미워가지고 명치 쿡쿡 찌르니까
찬열이는 내 옆구리를 쿡쿡.... 진짜 못 당하겠네 ㅎ...
"나만 이렇게 아쉬워? 한달 전에 나처럼 아쉬워하던 박찬열 어디 갔대?"
"여기 있네. 네 팔배게 해주는 사람."
"왜 아무렇지도 않냐고...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귀여워."
말이 안 통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답답해ㅠㅠㅠㅠㅠㅠ
진짜 섭섭하고 삐쳐서 내가 확 등을 돌렸거든? 엿이나 먹어라!!! 라는 마음으로.
근데 내 등에 바로 찬열이 가슴이 닿게 딱 붙어서 1차 설렘... 그 상태로 꼭 안아 줘서 2차 설렘...
"붙지 마 이 나쁜 놈아."
"ㅋㅋㅋㅋ자꾸 귀엽게 굴면 더 붙고 싶은데?"
"......괜히 왔어...ㅠㅠㅠ"
서러운 마음에 내가 찬열이랑 떼려고 했는데, 내가 하려는 행동을 알아챘는지
더 꽉 안아버려서 아무것도 못하고 잡혀버림ㅋㅋㅋ
"나도 되게 아쉬워, OO아."
"......그게 아쉬운 사람 태도야?"
"자꾸 입으로 아쉽다, 가기 싫다 하면 진짜 가기 싫어져서 안 갈 것 같아서 그래."
"......"
"너 가게 끝나면 피곤하니까 데리러 가야 하는데, 데이트도 하고 너 맛있는 것도 먹여야 하고."
"......"
"혹시라도 너 예뻐서 쫓아다니는 남자들 차단해야 하는데."
"......"
"한두 번 가보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가기 싫은 건 처음이다."
나긋나긋하면서도 아쉬운 목소리로 말하면서 끌어안아주니까, 나도 모르게 풀려서는
다시 뒤돌아서 찬열이한테 앵김ㅋㅋㅋ큐ㅠㅠㅠㅠ 가지 마 박찬열ㅠㅠㅠㅠ
내가 찬열이 옷자락 잡고 있었는데, 자기 혼자 빵터져선 애기 같다고 망언을...
25살 애기 봤습니까... 이렇게 큰 우량아 어디 없어요...
"열네밤만 자고 일어나면 오빠 있을 거니까 애기는 걱정 말고 있어야 돼?"
"오빠와 애기래... 나 진짜 소름 돋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애기짓 하는데 누가 나보다 나이 많은 줄 알아."
"몰라. 잘 거야."
자꾸 애기 애기 하니까 부끄러워서ㅋㅋㅋㅋㅋㅋㅋ 숨는다고 이불 속으로 숨었는데
그게 나른해지는데 취지가 되서 그대로 폴 인 슬립...zZzZ
*
설레는 밤은 지나가고, 안 오길 바랬던 출장 날이 와버림...
내 집도 아닌데 꿀잠 자다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듣고 깸.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로 눈만 뜨고 있다가
벽 천장이 우리 집이랑 다른 걸 보고 찬열이 집인 걸 알았어ㅋㅋㅋㅋㅋ
옆에 없길래 준비중이구나 ㅇㅇ 하고 거실로 나갔는데도 애가 없어... 주방에도 없고...
한 순간 겁 먹어서 설마 나한테 말 안 하고 갔나???????????? 하는 실망감에 빠질 무렵,
드레스룸에서 소리나는 거 듣고 쿵쾅거리면서 드레스룸 들어갔어.
내가 아침부터 놀라가지고 짜증나서 문 열어재꼈는데
바지 버클을 채우려는 놀란 얼굴의 찬열이가 있었음ㅋㅋㅋ
"왜 안 깨웠어!!!!!!!!!!!"
"아, 야, OO아, 나 옷 갈아입고 있..."
"간 줄 알았잖아 멍청아!!!"
나도 버클 안 채워진 게 보여서 보기 좀 그런지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옷방에 자리 잡고 있던 쿠션 하나 던지고 문 닫고 나옴ㅋㅋㅋㅋ 에잇 괘씸하다ㅋ
찬열이랑 같이 나가야 되니까 일단 씻어야 할 것 같아서 세수하고 머리만 감고 나오는데
화장실 문 여니까 바로 애가 서있어서 진짜 심쿵함... 심장 꺼지는 줄...ㅋㅋㅋㅋ
머리 다 말리고, 이제 가져온 화장품 찬열이 화장대에 진열하는데 뭐가 이렇게 많냐면서 구경함ㅋㅋㅋㅋ
당연히 하는 과정 보여주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ㅇㅇ 결혼하기 전까지는 비밀 ㅇㅇ 아마 그 후에도...
내가 민망해서 나가 있으라 하고 문도 잠가버렸음ㅋㅋㅋㅋ
후에는 평소에는 1시간 정도 걸리던 화장을 스피드하게 20분만에 다 하고 나옴.
"안 해도 예뻐."
"...한 거랑 안 한 거랑 차이가 얼마나 큰데!"
"둘 다 예쁘니까 얼른 와서 밥이나 먹어."
아침부터 사람 심장에 왜 무리를 주는지...ㅋㅋㅋㅋㅋㅋ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밥이나 입에 넣었음ㅋㅋㅋ
반찬이 꽤 많아서 처음엔 찬열이가 한 줄 알고 네가 했냐면서 자리에 앉았는데
무심하게 가정부 아주머니가 해 줬다면서 밥 뜬 거 나한테 줌ㅋㅋㅋ... 머쓱해랔ㅋㅋ
짐 부랴부랴 챙겨서 결국 공항까지 왔어...
정신 없을 것 같아서 나는 그냥 앉아있었고 찬열이 혼자 확인하면서 짐 부치고 막 그러는데
이 때 진짜로 간다는 게 실감났음...ㅠㅠㅠㅠㅠㅠㅠ
있지도 않은 아들을 보내는 것처럼 걱정되고 슬프고ㅠㅠㅠㅠㅠㅠ
이제 찬열이 가야 할 시간이 와서 초조하게 있으니 마지막까지 체크 다 하고 온 찬열이가 왔음.
"왜 너네 회사는 토요일부터 출장을 보내? ㅠㅠㅠㅠㅠ 재수 없어라!!!"
"그러게. 이런 건 처음이다."
"짜증나ㅠㅠㅠㅠ 보고 싶으면 어떡해 찬열아ㅠㅠㅠㅠ"
내가 찡찡 대면서 찬열이 옷깃 잡고 그러니까
머리부터 볼까지 쓰다듬고 꼭 안고 그랬음.
...이민을 가는 것도 아니고 2주만 잠깐 갔다오는 건데도 그렇게 아쉽더라고.
이제 정말로 보내야 할 시간이 오고, 여권 체크하기만 하면 게이트로 가는 그 시점이 됨...
"잘 갔다 와 박찬열."
"알았어. 꼭 비서 차 타고 가야 돼?"
"...불편하고 어색한데..."
"비서랑 말할 생각 있어? 그냥 조용히 타고 가."
자기 가고 난 다음이 그렇게 걱정 된다면서 출장 같이 안 가는 비서님을 오라고 한 거임ㅋ큐ㅠㅠㅠㅠㅠ
쓸데없이 착해ㅠㅠㅠㅠㅠㅠ 버스나 택시타고 가도 되는데... 진짜 불편해 죽을 것 같은데ㅋㅋㅋㅋㅋㅋ... 하...
"14일이나 갔다 오는데 남는 것도 없이 오면 나 너네 회사에 불 지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았어."
"외국 여자가 부비부비해도 받아주지 마. 진짜 이게 팩트야. 딴 여자한테 흔들리지 마!!!!!!!!"
"너 말고 여자가 어딨어."
"....ㅎㅎ"
"너야말로 밥 잘 먹고, 추운데 밖에 오래 있지 말고. 제일 중요한 남자 조심하고."
"에휴... 클럽이나 가야지~♬"
"뭐?"
ㅋㅋㅋㅋㅋㅋ장난치면서 놀리니까 찬열이 정색 장난 아니게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농담이라고, 나한테는 남자란 아빠랑 너밖에 없다고 하고 이제 진짜 보냈어.
잘 가!!! 하면서 뒷모습 보는데 진짜 참 아련하더라. 군대 보내는 기분.
시차는 안 맞지만 최대한 연락 많이 하자고 약속도 했고, 이제 정말 갔으니 응원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최대한 후련하게 여권 체크하는 언니한테 가는 찬열이 보는데
얘가 갑자기 뒤돌더니 나한테 뛰어와서는
"맞다."
"...왜. 뭐 두고 온 거 있어?"
"비타민 충전하는거 잊어버렸어."
그런 다음에, 지금까지 했던 뽀뽀 중에서 제일 오래하고 진하게ㅋㅋㅋ 아주 찍어누르다시피 뽀뽀함ㅋㅋㅋㅋ
그런 다음에는 둘 다 웃으면서 헤어졌어. 보고 싶을 거야 내 새끼... 이러면섴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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