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도] 맞춤법고자 변백현 X 그냥 도경수

 

 

 

 

 

 

"경수야, 깹썽."

"...나 진짜 지친다."

"왜 그래, 도경수. 내가 싫어?"

"그만하자."

"경...경수야!!!! 얌마!!!!"

 

 

경수는 마시던 음료 병을 들고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깹... 뭐? 깹썽? 무슨 말 같지도 않은 걸 배워와서 지랄이야, 지랄이. 못 믿겠지만 경수와 백현은 연인 사이였다. 사이 였다고. 방금 쫑났어. 경수는 다 먹지 못한 음료수 뚜껑을 열어 벌컥벌컥 마셨다. 매번 이런 식이다. 장난치고, 받아주다가, 장난이 심해지고, 화나고, 열받고, 싸우고, 끝은 결국 깹썽. 진심을 담은 사과를 했다면 이런 사태까지는 안벌어졌을 거다. 도랏맨. 오늘은 따끈한 물과 어제 새로 산 복숭아향 바디워시로 샤워를 하고, 시원한 우유 한 잔 마시고 잠들어야지- 하고 계획을 세우며 집에 온 경수는 절망했다. 백현이 집 안에 떡하니 앉아서 오징어 땅콩을 쳐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야. 너 왜 여기에."

"왜 카톡을 안 보냐. 집 와있겠다고 했잖아."

"당장 나가. 안 나가? 어?"

 

 

경수가 백현의 팔을 잡아끌며 말했다. 백현은 아, 경수야. 왜 그랭- 하며 앙탈을 부렸다. 경수는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하기 시작했다. 경수는 입술을 꾹 깨물며 아직도 바닥에 늘어져있는 백현을 쳐다보았다. 백현은 경스야아앙. 하며 여전히 오징어 땅콩을 우적우적 씹어먹고 있었고 말이다. 억울했다. 뭐든지 장난으로 넘기는 그 행동이 짜증났다. 경수는 가까스로 울먹임을 삼키고 문을 향해 손가락을 폈다.

 

 

"...나가."

"야, 경수야. 까놓고 말해서 우리가 이렇게 금방 끝날 사이냐? 어?"

"그럼 처음부터 잘하던가, 이 씨발놈아!!!!!!!!!!!!!!"

"야, 내가 못해준게 뭔데!!!!!!!"

"그럼 잘해준게 뭐 있냐!!!!!!!!!!"

 

 

경수가 백현이 먹던 오징어 땅콩 봉지를 집어던졌다. 데구르르, 동그란 갈색 과자들이 경수의 집 바닥을 굴렀다. 그리 넓지않은 집 안에는 고요함만이 맴돌았다. 경수는 다시 입술을 깨물었다. 저런 것도 남자친구라고 뒀구나, 내가.

 

 

"생각해보니까 잘해준게 없네."

"..."

"깹썽. 나 갈께."

 

 

백현은 바닥을 구르는 오징어 땅콩을 하나하나 주워 봉지에 집어놓곤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사뿐사뿐 걷는 폼이 너무나도 얄미웠다. 쿵. 무거운 문이 닫히고, 경수는 울음을 터뜨렸다. 변백현 개새끼야아... 바닥에 놓인 곽휴지로 눈가를 벅벅 문질렀다. 어떻게 가란다고 그냥 갈 쑤가 이써. 킁. 경수는 입술을 삐죽이며 화장실 불을 켰다. 씻고 잠이나 자야지. 경수는 계획대로 따끈한 물 더하기 복숭아향 바디워시로 샤워를 했다. 둘의 조화는 엄청났어용. 경수는 커다란 수건으로 몸을 닦으며 종알거렸다. 양치까지 다 하고 밖에 나오니 시간은 12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잠온다. 눈을 부비던 경수는 갑자기 백현의 생각에 우울해졌다.

 

 

"...내가 너무 심했나."

 

 

경수는 카톡을 켰다. 눈은 벌써 추억에 젖을 준비를 하고 있었고. 백현에게 온 카톡이 12통 정도 되었다. 경수는 조심스럽게 카톡 대화방을 터치했다. 그리고...

 

 

 

[백현이]

: 경수야

[백현이]

: 먼 기분 안조은일 잇엇던거야?

[백현이]

: 이러케 끈내지는 안을거 알아

[백현이]

: 너네집 가잇을게

[백현이]

: 빨리와

[백현이]

: 오징어 땅콩 발견헷다

[백현이]

: 먹어도 돼냐?

[백현이]

: ㅋㅋ답장 업으면 먹어뻐린다?

[백현이]

: 왜 아직도 답장이 업냐

[백현이]

: 됬어 나 오징어 땅콩 봉지 뜻엇다

[백현이]

: ㅋㅋㅋ맛잇네

[백현이]

: 껩송! 빨리와!

 

 

 

경수는 카톡 대화방을 나가버렸다. 다시는 이런 맞춤법 고자와 만나지 않으리.

 

 

 

 

<며칠 후 새벽 2시 30분>

 

 

 

징. 지잉. 지잉. 지이이이이잉. 징징.

 

 

"아 씨발..."

 

 

경수는 힘겹게 눈을 떴다. 푹 잠들었는데 망할 진동소리 때문에 깨버렸다. 보나 안보나 변백현이다. 경수는 손을 꾸물꾸물 움직여 전화를 받았다.

 

 

"왜, 이 새끼야..."

[경수야...]

"어..."

[카톡좀 봐... 꺼러헗엏ㅇ러럴꾸엥뀨엏엏컿커껗어큐ㅠ...]

"알았으니까 좀 끊어..."

 

 

경수는 카톡을 켰다. 갑자기 밝아진 시야때문에 인상을 찡그리곤 스크롤바를 천천히 내렸다. 변백현. 5통. 경수는 대화방을 터치했다.

 

 

[변백현]

: 경수야...

[변백현]

: 나 술 조금 마셧다...

[변백현]

: 인셍이란 쓴 거엿어...

[변백현]

: 물론 사랑도...

[변백현]

: 조은 사람 만나서 잘 살아라...

[변백현]

: 아니다 나랑 사겨

[변백현]

: 경수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변백현]

: 나에게 한 번만 더 귀해를 줘...

[변백현]

: 나 너 못 잇겟어...

 

 

미쳤나봐. 경수는 휴대폰을 껐다. 정말 정말 다시 태어나도 얘 같은 새끼는 만나고 싶지 않다. 맞춤법 고쳐줬던것도 한 두번이지. 변백현이 맞춤법 맞게 쓰는 날보다 도경수가 죽는 날이 더 빨리 올 거라 생각하며, 경수는 잠이 들었다.

 

 

 

-끗-

 

 

 

 

 

[독자1]

이게 무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이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귀여워서 봐줌요 ㅎㅎ 둘 다 귀엽네... 주변에 저런 남자애 있으면 바로 죽빵일 텐데... ㅎㅎ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른 건 다 이해해도 귀해에서 인상 조금 찌푸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백현아... 귀해가 뭐야... 어?

[독자3]

ㅎ...백현아 미안해^^..나라도 못참겠다...^^.....잘살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