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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킥 전체글ll조회 2088l 1

 

 

 

[전정국X박지민] 시혁고 노답국민 01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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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X 박지민]시혁고 노답국민 01

 

 

 

이불킥

 

 

 

--------------

 

 

 

부제:

내꺼

 

 

 

0.

"정국아"

"미친, 소름돋게 와 그리부르노"

 

 

 

억양 자체가 따듯한 편은 아니라 자칫 다투는 것처럼 들리는게 부산 말투야. 특히나 고2인 둘은 티격태격할 때가 많아 지금 지민이 정국이 이름만 부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게다가 애교 부리듯 두 손을 모아 제 턱 아래에 갖다 대고 눈을 올려 한껏 귀여운 표정으로 정국이를 보는 지민이 덕에 정국이 괜스레 불안해 인상을 찌푸리고 지민이를 의심에 눈초리로 바라봐. 지민이도 더는 못 해먹겠는지 미간을 작게 찌푸리고 바로 모았던 손을 풀어 팔짱을 껴. 원래 평소에 덤덤한 표정으로 돌아와 조금 거만하게 정국이 책상 위에 놓인 학습지를 보고 턱짓해.

 

 

 

"내 학습지 좀 빌리도"

"와"

"수행평가 때 낼라꼬, 잠깐이면 된다"

 

 

 

다음 과학시간에 수행평가로 학습지 검사를 해. 지민이 공부를 안 하는 건 아니지만 빈칸을 채우기 귀찮아해 학습지를 받는 족족 서랍에 넣어 나중에 낙서를 할 때 꺼내거나 껌을 다 씹어 감싸는 종이 정도로만 여겼는데 그래도 수행평가가 중요한 건 아는지 학습지를 급하게 준비하려 해. 참고로 둘은 같은 반. 남이 들었으면 애인 점수가 깍이든 말든 신경 안 쓰는 뭔 저런 몰상식한 놈이 있나 싶겠지만 정국이 매번 학습지를 두 장씩 받아 공부하는 걸 지민이 알아 이리 당당히 빌려달라는 거야. 정국이 사실 공부보다 수행평가 준비를 안 하는 지민을 위해 지민이 몫까지 하다는 건 지민만 모르지. 정국이 준비했다는 듯이 파일에 가지런히 정리된 학습지를 건네줘.

 

 

"니 또 준비 안했나?"

"그카니까, 되도 않는 애교를 부려쌋지, 빙시야"

"하는 척이라도 해라, 좀"

"은다, 귀찮다"

 

 

 

잔소리처럼 들리는 정국의 말에 지민이 귀찮다며 손을 휘저어. 뭐라 더 말하려는 정국에 미간을 작게 찌푸리고 한쪽 눈을 찡그려 귀를 파며 '우대서 개가 짖노' 하고 복도로 나가. 나가는 지민을 밉지 않게 노려본 정국이 챙겨놓길 잘했다는 생각에 웃어. 좀 지나서 쉬는 시간이 끝났다는 종이 치고 애들과 웃으며 반에 들어온 지민이 자리에 앉아. 곧이어 과학교사가 들어와 번호순에 따라 서서 검사 맞기를 기다리고 차례가 된 지민이 학습지를 건네고 아차 싶어 해.

 

정국의 이름이 적혀있으면 어쩌지 싶어 과학교사에 눈치를 살피는데 잘했다며 칭찬까지 들어 그냥 슬쩍 웃고 받아서 바로 이름 란을 확인해. 박지민. 정국의 글씨체로 제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확인해 지민이 오 센스쟁이. 중얼거리고 만족스럽다는 듯 웃어. 번호라 이제야 줄을 서서 검사를 기다리는 정국과 눈을 마주쳐 제 책상 자리에 앉아서 눈 한쪽을 찡긋거리고 입술을 내밀어 뽀뽀하는 시늉을 해. 그에 정국이 슬쩍 웃고 딴청 피우는 척하다 한 손을 슬그머니 들어 작은 손하트를 보내.

 

 

 

"내 이기 입는다!"

 

 

 

체육시간이 돼서야 체육복을 안 챙겼음을 늦게 알아챈 지민이 웃으며 체육복을 갈아입으려는 정국의 체육복을 낚아채 제 친구들과 반을 뛰어나가. 윗도리를 벗으려던 자세 그대로 정국이 지민이 나간 뒤 문을 바라보다 빨리 나가라는 주번의 말에 윗도리를 내리고 느릿하게 신발을 챙겨 운동장으로 나가. '체육복 안 입은 놈들 운동장 열 바퀴 뛰라!' 얄짤없는 체육교사의 말에 체육복이 아닌 교복을 입은 애들이 투덜대고 정국을 포함한 네 명이 운동장을 뛰어. 멀리서 보이는 지민이 좀 큰 정국의 옷 입고 제 친구들과 얘기하며 웃어젖히고 있어.

 

 

"내 이기 먹는다!"

 

 

 

가정 시간 가정교실에서 조별로 쿠키를 만들었어. 정국이 완성 시킨 쿠키를 그릇에 담자 만들지는 않고 제 친구와 재료만 먹어대던 지민이 정국이 만든 것을 보고 냉큼 정국이쪽으로 가 반이상을 반강제로 가져가 몇 개는 입에 넣고 우물대. 정국이 말릴세도 없이 먹어대는 지민에 정국이 한쪽 눈썹을 올리고 어이없이 보자 지민이 눈까지 접어가며 예쁘게 웃고 정국이 엉덩이를 토닥이여 담엔 더 맛나게 하래이. 하고 제 친구들 사이로 쏙 가버려.

 

 

 

"내 이기 가진다!"

 

 

 

영어시간 때 대답을 잘해 정국이 교사에게 받은 샤프를 지민이 노리고 있다가 수업시간이 끝나서 정국의 자리로 가 지민이 정국이 앞자리에서 한참을 만지작 되며 보다 말해. 정국이 갖고 싶나? 하고 지민을 보자 지민이 어, 내도. 하며 장화 신은 고양이마냥 불쌍한 척 애교를 부려 정국이 빵 터지듯 웃음소리를 내고 가지라며 지민에게 줘. 아싸! 하며 활짝 웃고 지민이 강아지 우쭈쭈 하듯 정국의 턱을 손끝으로 쓰담고 다시 복도로 나가 제 친구들과 시끌벅적 떠들어대. 지민의 웃음소리에  정국이 피식 웃어 책상에 올려두고 풀고 있던 문제에 시선을 주고 연필로 끄적이며 마저 풀어.

 

남준이와 폰 게임을 하며 자신의 폰이 안 좋아진 거라고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 지민이 나가는 것을 보고 태형이 정국에게 빠르게 달려가 헤드록을 걸어 정국이 켁 소리를 내며 상체가 급격히 앞으로 쏠려 책상이 덜컹거려. 떨어트릴뻔한 연필을 꽉 쥐고 정국이 태형임을 확인해 팔꿈치로 태형이 가슴팍을 쳐. 하지 마라. 저를 인상 찌푸리며 보는 정국에도 태형은 신경 쓰지 않고 지민이 나간 앞문을 보다 바싹 붙어있는 정국이를 보고 감탄하며 말해.

 

 

"박지민이 칼만 안들었지 순 날강도다,날강도"

"닥치라"

 

 

 

태형이 웃으며 자신의 핸드폰으로 정국의 배를 찌르는 시늉을 해. 정국이 지민이 흉보는 태형에 미간을 더 찌푸려 제 어깨에 팔을 두른 태형의 얼굴을 밀어 입을 조용히 시켜. 다시 문제집에 시선을 두며 귀찮은 티 팍팍 내는 정국에 굴하지 않고 계속 귀찮게 하려는 듯 태형이 정국의 앞자리에 앉아. 문제집 위에 손을 올려 손으로 춤을 추고 성악가 마냥 노래를 부르며 계속 장난을 치자 짜증 난 정국이 태형이 정강이를 발로 차. 맞은 곳이 아파 의자에 눕듯 앉아 발을 동동 구르는 태형을 두고 이어폰을 껴 문제집에 집중해.

 

그래도 의지의 태형이 포기 않고 맞은 곳을 연신 문지르며 계속 말을 걸어 정국이 웅얼거리게 들리는 말에 기계적으로 대답만 해. 귀찮나? 어. 말 들리나? 어. 말 안 들리믄서 걍 귀찮아 어 만하는 기가? 어. 올 니 집에 놀러 가도 되나? 어. 태형이 만족스러운 웃음으로 자리에 일어나 다시 남준이한테 가. 뒤에서 보고 있던 남준이 책상을 치며 웃고 징하다. 말하자 칭찬으로 자체 필터링 한 태형이 남준이와 하이파이브를 해. 이어폰에 흘러나오는 노랫소리를 따라 흥얼거린 정국은 아무것도 모른 채 수월하게 문제를 풀어나가.

 

 

 

 

 

 

 

1.

 

 

 

"아따, 살아있네!"

"살아있네!"

 

 

 

정국이네 집에서 정국이 끓여준 4인분의 라면을 정국, 지민, 태형, 남준 넷이서 후딱 해치워 만족한 태형이 거실 소파에 널 부려져 누워 외치며 말하고 지민이 그런 태형이 위에 올라가 눕고 웃으며 태형이를 따라 해. 지민이는 원래 제 집 드나들듯 자주 왔는데 왜 왔는지 모를 태형과 남준이를 보고 정국이 작게 인상 써. 남준이 까지는 그렇다 치고 태형을 불청객 보듯 본 정국이 작게 한숨을 쉬고 다 먹은 라면이나 치워. 남준이 반찬통을 냉장고에 다 넣고 살 거지까지 하려 하자 정국이 됐다고 먼저 가있으라 말해. 그에 같이 해서 빨리 해치우자고 남준이 옆에서 거들어줘. 지민과 둘이 있을 때 늘 자신만 치워왔기에 도움의 손길이 어색한 정국이 머쩍게 웃어.

 

나란히 설거지를 해 평소보다 빨리 설거지가 끝나 정국이 먹을 거 들고 가겠다며 남준이를 먼저 보내. 남준이 거실 쪽을 보는데 태형과 지민이 없어 정국이 제 방으로가 보라 해서잘 듣는 남준이 정국이 방을 찾아 문을 열어. 지민이는 어느새 옷을 갈아입었는지 정국이 옷으로 보이는 조금 큰 반팔 티를 입은 채 정국이 침대에 누워 웃으며 핸드폰을 보고 있어. 태형은 그 아래에 앉아 폰으로 게임을 하고 처음으로 정국이네 놀러 온 터라 태형이 왜 침대에 안 눕고 있는지 몰라 남준이 눈치를 보며 일단 태형의 옆에 앉고 남준이 들어온 것을 보고 지민이 웹툰을 추천해 지민이 폰으로 같이 봐. 등장하는 애마다 아, 내끼다.라며 무한한 애정을 보내는 지민에 남준이 지민이 몰래 고개를 돌려 웃어.

 

얼마 안돼서 정국이 과자와 주스를 들고 와 다 같이 나눠먹어. 과자 부스러기를 방바닥에 흘려먹는 태형의 뒤통수를 찰지게 친 정국이 인상을 찌푸리며 치우라 하고 태형이 신데렐라 노래를 부르며 바닥에 가루를 손으로 쓸어 모아 엄지로 꾹 눌러 쓰레기통에 넣고 손을 털어. 남준이 주스를 마시며 지민이 쪽을 보는데 지민이도 폰에 집중하느라 침대 이불보에 과자 부스러기를 흘렸어. 지민이도 뒤통수를 맞을까 싶어 남준이 치워주려던 찰나에 정국이 지민이 옆으로가 침대에 걸터앉고 지민이 흘린 과자 부스러기를 아무 말 없이 털어. 너무 극과 극인 정국이 반응에 약간 의아한 표정으로 남준이 정국이를 보고 있자 남준이 표정을 본 태형이 말해.

 

 

 

"이 시상에서 전정국이 옷 막 입고, 전정국이 침대에 막 누워, 전정국이가 준 과자 막 흘리쌋는 아는 지삐 없을기다"

"입 닥치라"

"그뿐이가, 개인플레이가 확실한 놈이 박지민이 자한테만 저런다 흐미, 내 저걸 불버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입을 조용히 시킬래도 계속 신세한탄하듯 오버스럽게 말하는 태형이에 태형이 등을 정국이 발로 힘 있게 누르며 시끄럽다. 해. 태형의 말에 지민이 폰을 보다 말고 과자 부스러기를 흘린 걸 몰랐는지 고개를 숙여, 제 바로 아래 과자 부스러기가 있나 없나 봐. 지민이 깔끔한 이불보에 다시 고개를 들어 정국이를 보며 내 흘렸나? 물어. 그에 정국이 어린애 다루는 마냥 지민이 입가에 묻은 과자 가루를 때 주고 볼을 약하게 꼬집어 웃으며 괘안타. 말해. 토 하는 시늉을 하고 저건 편파가 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고 태형이 곡소리 하듯 뭐라 말하다 정국이에게 튀통수를 한대 더 맞고서야 울먹거리는 척하며 곡소리를 멈추고 리듬게임을 켜.

 

방탄이들 영상을 보며 웃어대는 지민이와 그 옆에 찰싹 달라붙어 웃는 지민이 따라 웃는 정국이와 게임에 집중하며 틀릴 때마다 허공에 발길질하는 태형이와 그런 셋을 보며 심심할 틈 없는 남준이까지 꽤나 조화로워서 또래들처럼 시끌벅적해. 지민이 표정에 따라 같이 바뀌는 정국이를 구경하고 나서 게임 하는 태형이를 구경하던 남준이 자신도 게임을 할까 싶어 폰을 들어 화면을 켜. 폰 화면에는 남준이 키우는 강아지 사진으로 되어있어. 그걸 본 지민이 방탄의 무대 짤을 줍하고 냉큼 남준이 어깨에 고개를 갖다 대고서 강아지 사진을 보며 부럽다는 듯이 말해.

 

열라 귀엽대이 누구 강새이고? 우리 집 갠데, 점점 나 닮아가서 고민이야. 푸하, 참말로 고민이것네. 근데 뭐 어쩌겠냐, 내 새낀데 내가 잘 키워야지. 강아지 사진인 핸드폰 액정을 손으로 누르며 남준이 진지한 척 미간까지 찌푸리고 말하자 지민이 자식 걱정하는 아빠 같은 남준에 말에 웃겨 침대에 고개를 박고 소리내 웃다가 고개를 들고 입을 가리며 계속 웃어. 또 사진 없나? 있어, 기다려 보이소. 남준이 강아지 자랑에 신나 흥얼거리고 지민이 다시 남준이의 어깨에 턱을 올려 보여주는 사진을 봐. 꽤나 다정스러운 둘에 정국이 미간을 찌푸리고 잘 보고 있던 남준이 핸드폰을 뺏어 들어.

 

 

 

"이름이 머꼬?"

"몬이"

"참말로 몬싱긴 이름이네"

"니보다 몇 천배는 낫거든"

 

 

 

제 물음에 남준이 대답해줘 강아지 사진을 확대하고 정국이 장난스레 웃으며 말하자 지민이 남준이 폰을 낚아채 정국을 밉지 않게 노려보며 말해. 리듬게임을 하고 있던 태형이 강새이하믄 박지민이 아이가. 웃으며 놀리듯 말하다 지민에게 퍽소리 나게 팔뚝을 맞아 인상을 찌푸리며 투정 부리듯 웅얼거려. 내는 말도 몬하나. 폰을 남준이에게 돌려주고 지민이 자신의 폰 갤러리에 들어가 사진을 보여줘. 방탄이들이 키우는 강아지 사진을 보여주며 방탄이와 강이지가 같이 찍은 사진이 나올 때 잔뜩 웃으며 아가 내끼들이다. 하며 혼자 앓으며 말해. 남준이 적당히 호응해주며 같이 사진을 보고 정국이 삐진애마냥 입술을 대발 내밀며 지민을 노려보고 있다 태형이 갑작스레 지르는 소리에 놀라 셋이 놀라 토끼눈으로 태형이를 봐.

 

 

 

"드디어 깼다!! 역시 내 폰이다!!!"

 

 

 

아까 전 학교에서 폰이 안 좋다고 푸념할 때는 언제고 게임을 다 깼는지 태형이 폴짝 거리며 두 팔을 위로 뻗어. 마구 신 나해 하는 태형을 보고 정국이 팔뚝을 발로 밀며 놀란 가슴에 짜증을 내고 태형이 그대로 몸이 쓰러져 앉은 채로 방바닥에 누워도 기쁜지 자신의 핸드폰에 뽀뽀를 해 잔뜩 웃으며 혼자 기쁨에 허공에 발을 굴러. 그렇게 좋냐며 지민이 물어 태형이 '당연하제 니로 따지믄 방탄 아들 일등한 기분이다!' 해 괜히 설렌 지민이 같이 완전 와따네 내끼들! 를 외치며 둘이 앓아. 남준이 둘이 하는 행동이 웃겨 축하한다고 말하며 박수를 쳐. 가만히 있는 정국은 둘을 보고 혀를 차고 지민이를 보고 말을 아껴. 태형은 여전히 한껏 자신의 폰을 예뻐해. 내끼 최고다!

 

 

 

 

 

 

 

2.

시간이 좀 지나 PC방에 오라는 친구들 성화에 못 이겨 태형이 먼저 나가 정국, 지민, 남준이 셋이 컴퓨터를 켜 서든어택을 하고 있었어. 몇 분 안돼 지민이 잠에 못 이겨 먼저 정국이 침대 위에 누워 잠들었고 정국이 차례라 게임 하는 것을 옆에서 구경하던 남준이 지민이 잠든 것을 보고 이불을 덮어줘. 그 모습에 정국이 게임을 하다 말고 물어. 박지민이 자나? 응 코까지 곤다. 작게 드르렁거리는 소리에 남준이 귀엽다는 듯 웃으며 말해 정국이 잠깐 표정을 굳이다 바로 풀어 자는 지민이 얼굴을 한번 보고 바람 빠진 웃음을 지어. 정국이 게임을 꺼 기지개를 펴고 의자에서 일어나.

 

 

 

"늦었다 집에 안가나"

"이제 가야지"

"처음온거니까 내 버스정류장까지 대려다주께"

"오 완전 땡큐"

 

 

 

잠자고 있는 지민이를 집에 두고 둘이 나가. 몇 번이나 문이 제대로 잠긴 것을 확인한 정국이 가자고 턱짓을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 건물 밖을 나오니 이미 밤으로 변해 어두워 대신 가로등 불빛이 반짝거려.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는데 쌀쌀한 바람이 불어 가까운 거리라 다행이라 남준이 생각해. 또 밤낮 기온 차가 커져 밤에 더 추워진다는 아침 뉴스를 이제야 떠올려 늦은 후회를 하고 옷 틈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에 몸을 웅크리고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조용히 걷기만 하는 이 적막함에 남준이 할만한 대화 주제를 생각하다 엊그제 술집에서 다투던 정국과 지민이 떠올라 고개만 돌려 가만히 걷고 있던 정국이를 봐. 뭔가 심각한 정국이의 표정에 잠깐의 의문을 가지다 눈이 마주치면서 바로 표정을 풀어 와. 하고 정국이 평소처럼 말해 남준이 물어보려고 했던 거나 물어봐.
 

 

 

"술집에서 박지민하고 다투고 어떻게 됐냐?"

"다투긴 일방적으로 처 맞았제"

"하긴, 쨋든 지민이 거기서 계속 일 한대?"

"대타였댄다, 이제는 안할끼라는데 다음에 걸리면 그땐 진짜 빡칠거같다"

 

 

 

말을 순화해 화낼 거라는 정국이의 말에 싸웠던 당시 정국이 지민에게 일방적으로 맞았던게 떠올라 남준이 웃음을 터트리고 정국이 노려보자 웃음을 참으려고 주먹을 쥐고 입가에 갖다 대 헛기침을 해. 그래도 비집고 나오는 웃음에 다시 소리 내 웃자 정국이 남준이 종아리를 걷어 차. 니도 함 일방적으로 처 맞아봐야 안 쪼개지. 때려도 계속 남준이 웃어대는 통에 정국이까지 덩달아 웃으며 한결 유해진 분위기가 돼. 남준이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정국이를 보며 말해.

 

 

 

"가만 보면 니 진짜 박지민한테 약하다, 너도 알지"

"와 모르겠노, 박지민이가 너무 악바리다 정신나간 개새끼보다 무서운건 없다꼬, 점마가 딱 그기다"

"아까 김태형 침대도 못 올라가는데 박지민은 자기 침대더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정국이 말에 공감하다 방바닥에 앉아 신 나게 게임 하던 태형이 떠올라 말하니 정국이 웃으며 어깨를 으쓱해. 어느새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남준이 얼마 안 걸리는 버스 시간을 확인해 정류장 의자에 눕듯이 앉아. 정국은 남준이 보다 조금 앞에 서서 발꿈치로 땅을 툭 툭 두드려 발장난을 쳐. 몇 분 남았나? 곧장 온다. 집에서 자고 있을 지민이 보고 싶어 빨리 버스나 왔음 좋겠다 생각하며 정국이 마저 말해. 

 

 

 

"내는 누가 내꺼 건드는걸 좀 많이 싫어한다"

"그럼 박지민이만 예외인거네?"

"말이 그리되나"

"애인이라고 특별대우냐"

 

 

 

 장난스레 웃으며 말하는 남준이에 정국이 땅을 봐 숙여있던 고개를 들어 올려 건너편에 사람들이 지나가는 걸 봐. 한 커플이 서로 팔짱을 끼고 무슨 얘기를 하는지 즐거운 표정이야. 웃는 모습에 지민이 떠올라 정국이 저도 모르게 올라가는 입꼬리를 내버려 두고 고개를 저어. 개인플레이 쩌는 정국이 설마 애인이라고 특별 대우해줄까. 생각과 다른 정국의 반응에 남준이 그럼? 하고 물어. 정국이 꼭 아끼는 장난감을 지키는 어린애마냥 말해. 

 

 

"가도 내꺼니까"

 

 

 

 

 

 

 

3.

 

 

 

"왔나"

 

 

 

정국이 집에 들어서자 깼는지 지민이 거실 소파에 앉아 티브이를 보고 있다 정국이 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물어. 더 안 자고 뭐하노. 드라마 본다. 또래보다 약간 더 많이 감수성이 풍부한 지민이 평소 즐겨 보던 드라마가 티브이에서 나오고 있어 정국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지민이 옆에 앉고 소파 등받이에 늘어지듯 기대고 있던 지민이 정국의 어깨에 기대서 티브이에 시선을 고정시켜. 드라마 보고 있을 때 말을 걸었다간 성질을 낼게 뻔해 정국이 가만히 지민이 손을 잡아 꼼지락 돼.

잠깐의 광고 시간 되고 지민이 짜증 난다는 듯이 투덜대. 아이 와 광고를 껴 싸서 지랄이고 지랄은. 정국이의 허벅지에 머리를 베고 누워 멍하게 광고를 보다 지민이 문득 아. 거리고 고개를 돌려 정국이를 봐. 김남준이 갔나? 그기 와 궁금한데. 정말 아무 의도 없이 그냥 순전히 갔어? 라고 물어보는 말에 정국이 약간 날이 서있게 대꾸를 해 지민이 한쪽 눈썹을 찡그려. 뭔 코로 밥 처먹는 소리가, 걍 갔냐꼬. 갔다. 그리 대답하믄 될 걸 뭐 그리 끌어쌋나, 이문디야. 분명 어떤 이상한 요소로 질투를 해 투명스럽게 말하는 정국임을 알아 지민이 부러 웃으며 정국이 턱을 손끝으로 톡톡 쳐.

 

그 손을 깨무는 시늉을 한 정국에 재밌는지 눈을 접어가며 웃던 지민이 누워서 그런지 더 졸린 것 같아 몸을 일으켜 정국이 어디가냐고 묻는 것에 간단하게 화장실.이라고 대답하고 화장실로 가. 세수라도 해서 잠에서 깨야지 드라마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세면대에 찬물을 틀어 눈을 꼭 감고 연거푸 세수를 한 지민이 더듬거리는 손으로 수건을 찾아 얼굴에 물기를 닦아. 그래도 좀 졸린 지민이 거울을 보며 눈을 부릅 떠보기도 하다 그것마저 재밌는지 혼자 웃다가 화장실 문을 열어. 근데 웬걸 열리지는 않고 덜컹 소리 만나. 지민이 이상해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말해.

 

 

 

"전정국이 니 머하노"

"..니 내끼 맞제?"

 

 

 

화장실에 가둬 놓고 저게 뭔 말인가 싶어 지민이 머라꼬? 다시 되묻자 내끼 맞냐고! 하며 이 상황에 전혀 안 어울리는 말을 하는 정국에 약간 빡칠려는 지민이 그래도 한 번은 참자 싶어 열리지 않는 화장실 문 고리를 연신 돌려가며 문틈으로 말해. 문부터 열어라. 대답 먼저 해라,내끼가! 드라마 곧 시작하겠다 문디야, 화내기 전에 빨리 안 여나. 지금 그기 중요한 기가! 지민이 세 번이면 무지 많이 참은 터이고 그만큼 터트릴게 크다는 거라 지민이 지금 터트려.

 

 

 "아, 문 안여나!!!"

"대답 안하나!!"

"이 미친자슥이 돌았나, 내 나가면 니 바로 제삿날이다!!!" 

"내끼라고 할 때까지 안 열끼다!!!"

 

 

 

언성을 지르는 지민에 괜시리 불안해 정국이 더 큰 목소리로 대꾸하자 가뜩이나 드라마 중간 앞부분을 놓쳐 빡친 지민이 축구 선수마냥 화장실 문을 발로 차. 그 덕에 정국이 온몸으로 화장실 문을 막고 되지도 않는 떼를 써. 간만에 지민이 못지않는 악바리를 대방출. 보이지는 않지만 얼마나 빡쳤는지 알 수 있는 지민의 문 두둘김에 정국이 작정했는지 문 고리를 있는 힘껏 꽉 잡고 계속 대답하라는 말만 반복해. 한참을 통하지 않은 말을 주고받은 지민이 드라마가 시작되고도 꽤 지났다는 것을 깨달아 깊은 빡침은 해탈의 경지라고 차분한 목소리로 화장실 문틈에 입을 대고 말해.

 

 

 

"내 니끼다"

"머?"

"내가 니끼라고"

 

 

 

자신의 꺼라는 지민의 대답에 엄청난 억지로 물어보긴 했지만 일단 들어서 좋아 정국이 기쁜 마음에 화장실 문을 열고 한껏 웃음을 머금은 채 해탈한 지민이를 봐.

 

는 무슨 지민이 화장실 문이 열리자마자 사냥하는 한 마리의 야생 치타마냥 정국에게 덤벼들어 머리채를 잡고 넘어트려

 

 

---

 

 

 

0.

좋은 하루 보내세요!

 1.

일단 어떻게든 내용 정리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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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ㅜㅜㅡ재밌어요
9년 전
이불킥
더 더 분발할게요!~!
9년 전
독자2
아아ㅠㅠㅠㅠㅡ작가니뮤ㅜ아사랑해요진짜ㅠㅠ국민은 배틀이죠ㅠㅠ박지민진·너무귀야워ㅠㅠ
9년 전
이불킥
편안하게 앓으세요ㅎㅎ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3
암호닉 되나요?ㅠㅠ 깍꾸 신청할께요... 저번부터 계속 봤었는데 진짜 사투리부터 안좋은 부분이 없는.... 다정한 정국이랑 귀여운 지민이ㅠㅠㅠ 화장실 문 막고라고 내꺼라고 듣고싶은 정국이 ... 진짜 질투가 귀여운... 지민이가 싸움닭 같은게ㅜ진짜 그것고 귀여워요ㅠㅠ 진짜 앓앓.... 진짜 질투하는것고 너무 귀여워요!! 신알신하소 매일 매일 체크해야겠네요... 스릉흡느드 작가님!♥
9년 전
이불킥
오 싸움닭 말 좋네요 감사합니다! 고로 지금도 체크하러 오세요
9년 전
독자4
ㅠㅠㅠ아휴ㅠㅠㅠㅠㅠ보는내내 엄마미소지으면서 봣네여ㅠㅠㅠㅠㅠㅠ정구가 지민이 니끼다ㅠㅠㅠㅠㅠㅠㅠㅠ경상도에 살아서 그런지 사투리가참 반갑네여!ㅎㅎㅎ재밌어요~~~
9년 전
이불킥
아 감사합니다! 제가 설사람이라 찾아보면서 말투 같게 할려고 노력해요 알아주시니 감사할따름입니다
9년 전
독자5
아이고ㅠㅠㅠㅠㅠ배틀호모인가요ㅠㅠㅠㅠ너무좋아여진짜ㅠㅠㅠㅠㅠㅠㅠ국민은사랑입니다ㅠㅠㅠㅠㅠㅠ
9년 전
이불킥
러브파이트 보는사람 너무 재밌죠 하하 그쵸 국민 좀 보살펴야 나라가살고 탄소가 살고.! 감사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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