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요밀러] 당신, 수호천사나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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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무엇인가가 잡히는 것이 있을 때 까지 요리하듯 그 속을 휘젓다 보면, 손목부터 어깨까지 구름들이 자신의 팔을 감싸와 느껴졌었던 특유의 몽글몽글한 느낌이. 벌써 오 년째 느껴보는 것 이었지만 느껴본 오년 내내 아무 이유 없이 불쾌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솔직히 임무 수행 중에서 자신에게 제일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구름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임무 읽기, 바로 이 행위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을 만큼이나. 물론 이 느낌을 ‘싫다’ ‘기분 나쁘다’ 라며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는 자신밖에 없어서 그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은 없었지만은 집어넣으면 팔부터 시작되는 시원한 느낌이 싫어. 은은히도 느껴지는 축축한 느낌이 더 싫어. 집어넣을 때 퐁, 나올 때 퐁, 나는 소리들도 듣기싫어. 싫어. 싫어. 싫어. 그저 싫었다.
하지만 이 싫은 것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것이, 애초에 구름은 지상에서의 ‘우체국’ 역할을 대신 해주는 것 이라. 편지를 받을 때에도, 임무를 받을 때 에도 구름에 손을 집어넣는 그 행위를 피할 수 없어서. 이곳의 실생활에선 빠져서는 안되는 행동중 하나여서. 자신이 어떻게 궁시렁 거려봤자 그 속에 손을 집어넣어야 하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지만은.싫은 건 싫은 거였다. 어쩔 수가 없었다.
- 그렇기에 이번 임무를 마지막으로 ‘S등급’을 받아야 한다고. 이번만 S등급을 받는다면, 자신은 계급이 승급되어 더 높은 어딘가로 올라갈까. 그곳에는 제발 구름이 없기를 바라면서, 이곳은 하늘이니 하늘보다 더 높은 곳인 우주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임무가 적힌 반듯한 종이를, 곱게도 반으로 접어 깔끔히 봉투 안에 넣어둔 푸른 눈의 소년이. 봉투 바깥에 잠시 누군가의 이름을 써 내려가다 기대에 가득 찬 미소를 잔뜩 머금으며 제 손에 봉투를 꽉 쥐어 작은 날개를 팔락인다. 이게 이곳에서의 마지막 임무이니까, 형들에게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인사하는 것이 좋겠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보금자리와, 새로운 일들에 맞선 이별이. 소년에겐 아쉬움보다는 즐거운 감정이 자신에게 더 컸었는지, 소년의 날갯짓은 그저 경쾌했다.
제 작은 날개를 펄럭이다 이내 창문 사이로 재빠르게 집 밖으로 나왔다. 창문 사이로 통과하니 바람이 시원하게도 몸 사이를 갈라져온다. 아마 그것으로 보아, 계절부에서 새로 만든 바람을 테스트 하는 걸까, 바람에 맞추어 따라 열심히 날갯짓을 하던 소년이. 한창 그 속에서 흐름을 즐겼었는데, 곧이어 버튼 소리와 함께 바람이 한층 더 세게 불어오자 잠시 제 몸을 휘청이더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위를 급히 둘러보았다. - 날 보지 못한 건가. 라고 의아감이 든 마냥 제 고개를 갸웃대면서.
의아감도 잠시 우선 이 바람속에서 탈출하지 않으면 제가 저 멀리 날아갈 것 같아. 더욱더 열심히 날갯짓을 하곤 겨우 빠져나간 양, 바람이 없는 곳에 제 손을 빼내었는데. 바로 버튼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일순간 뒤로 크게 밀려버렸다. 새하얀 나무가 있어서 그것을 급히 잡아 제 몸을 겨우 지탱했던 것이 망정이지. 하마터면 허리 꺾일뻔했어
하지만 아무래도 나무를 잡는것도 한계였는지. 이 이상하면 날아갈 것 같아. 이제 그만 장난 하라며 제 있는힘껏 소리 높여 바람을 작동 하고 있을 - 누군가에게 소리친 소년이었는데. 제 목소리가 예상외로 조금 크게나와 나무들 사이사이로 메아리치듯 소년의 목소리가 울렸다. 사실 소년 자신도 제 목소리에서 이렇게까지 크게 소리가 나올 줄은 몰라서, 혹시나 다니엘 형 같은 얌전하지만 무서운 형이 장난친 건 아닐까. 그래서 괜히 소리쳐서 혼나는 건 아닐까 소리친 이후로 잠시, 정신없는 와중에도 눈치를 보았지만.
“타일러 화났어?”
바람이 멈춘 후 등장하는 목소리 - 그리고 남자의 모습에. 소년은 구름위로 털썩 주저앉았다.
원인은 아무래도 그였는지, 이내 바람 기계를 들고 등장하는 익숙한 남자의 얼굴과 목소리에 소년은 원망스럽게 제 동그란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가, 잠시 폭 한숨을 쉬더니 제 리본을 고쳐매곤 구름위를 누웠다. 안도의 한숨과 힘들어서 쉰 한숨이 섞였다. 그리고 이어 로빈형, 내가 형한테 뭐 잘못한거있어요?. 이렇게. 기운빠진 목소리로 그에게 말하기까지. 으으, 진짜 바람에 휩쓸려 죽는줄 알았어.
- 뭐. 그래도 로빈형이어서 다행인가. 다니엘형이 아니고. 다니엘이였다면 웃으면서 '형이 장난치는데 소리치는거예요?' 라며 무섭게 입꼬리를 올렸겠지.
아무래도 로빈은 소년의 한숨의 의미를 심각하게 받아들인건지, 아까 나무에서 매달릴 때 다친거 아니냐고 제 날개를 펄럭여 쭈욱, 주위를 빙빙 돌아 상처난곳은 없을까 걱정 가득한 얼굴로 살펴보아주었는데. 아니요 괜찮아요. 라고, 소년은 제 이빨을 드러내 웃어보이며 그대로 날아 한바퀴를 쭉 돌아보였다. 줄리안이 쓰지 말라고 했는데도 쓰고싶다, 쓰고싶다 그렇게 졸라서 어쩔수 없었다고. 어쩐지 로빈 치고는 바람을 다루는 그 실력이 너무 아마추어티가 묻어나왔는데. 로빈이 아닌 줄리안이였었나보다.
“타일러 안녕?”
- 어 마침.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고, 어느 나라 속담이였었던 것 같은데. 사과는 로빈이 다했는데 은근슬쩍 구름사이로 나오는 저 원인제공자가 은근히 얄미워보인다. 뭐 왜 넌 도망가고 이제야 나타나냐며 재수없다는 로빈의 외마디 소리침에 뒤늦게 미안하다고 줄리안은 타일러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장난스럽게 타일러가, 제 날개를 팔락거리며 로빈형 불쌍해서 형 사과는 안받아줄거예요. 라고 줄리안의 손을 피해 요리조리, 닿을 듯 말 듯 날아다녔을까, 그럼 그러라는 듯 따라 날아서는 제 손을 억지로 잡아오는 줄리안의 힘에 의해 할수없이 손을 맞잡았다. 그러고서는 이제 사과했으니 됬다는양, 타일러 너 임무 받은거야? 라고 또다시 수다버튼을 켜온다.
“아직 확인은 안했지만,받았어요”
“위안형도 난리던데. 이번에 완전 파트너배치가 엉망이라고”
아마 일본사람이였나. 일본사람이라는 사실에 위안형은 그렇게 치를 떨더니, 외마디 욕과 함께 지상으로 추락하다싶히 내려갔다고.
아무래도 그 형이 민족의식이 깊디 깊은 형이여야지. 자신은 딱히 그렇게 적대시 하는 국가도 없고 싫어하는 사람의 유형이 확고한 편도 아니여서 웬만한 파트너는 다 받아줄 수 있었었다. 어차피 수호천사라는것의 역할은 파트너 모르게 파트너를 몰래몰래 도와주는거니까. 잠깐동안이라도 파트너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면 점수를 좋게 받을수 있었거든. 뭐 이런 팁을 알고있었기 때문일까, 그 때문에 자신도 쉽게 A등급을 받을수도 있었던것이고. 임무도 전부 완료할수 있었었다. 우선 파트너와 진심으로 도와주는 것보다 중요한건 없었으니까. - 그러니까. 아무리 파트너 배치가 엉망이여도. 난 잘 해낼수 있단말야.
- 그나저나 재밌긴 하겠네요. 일본사람을 수호천사로서 도움을 주는 위안이형이라. 위안이형은 파트너를 꾹 참고 사랑하려고 애를쓰려나. 아니면 때려칠려나.
“그만 저는 가볼게요”
참, 아직 이야기가 시작도 안된것같은데. 벌써 내려오라고 신호를 주네.
막 제 봉투위에 글씨들이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선, 지금 자신이 출발할 때가 다 된것같다. 로빈은 안녕, 이라고 제 손을 얌전히 흔들어왔고 줄리안은 뭐 벌써가냐고 아직 이야기를 시작도 안했다며 이미 내려가고 있는데 - 구름사이로 내려가는 제 머리가 자신의 시야 안에 보일때까지는 계속 떠들어대더라.
봉투에 시간이 뜨기 시작한다. D- 14. 시간은 ‘이주일’ 인가 보네. - 왠일로 시간을 꽤 넉넉히 주었다. 지난 임무는 시간이 다름아닌 일주일이어서 좀 힘들었단말야.
오늘로부터 정확히 이주일. 이주일 안에 임무를 수행해야 된다. 제 등 뒤에 돋아진 작은 날개를 팔락여 빠르게도 구름 사이를 통과해 퐁, 나온 타일러는. 언제나 싫었던 그 느낌에 제 표정을 곱지않게 찡그리다가 봉투안에 있었던 내용물을 꺼내 그것을 확인해보았다. 낙하 중에 글씨를 읽는거라 멀미날것같지만, 우선 지금으로부터 이주일이니까. 오늘 급히 파트너를 찾아야 했기에 이렇게해서라도 보아야 한다.
장소는 한국. 국적은 캐나다. 북미권 사람이라니 괜스레 반갑다. 이름은 기욤 패트리고. 외모는 대충 이렇게 생겼고 - 하나하나 작은 글씨마저 놓치지 않고 그의 빼곡히도 적힌 특징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언제나 느끼는것이지만 외모를 글로써 묘사할 바에 차라리 사진을 넣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의뢰인 찾느라 얼마나 힘든데. 참 불만이다.
이어 그의 특징을 쭉 읽어보자, 무슨 소고기성애자야 특징에 죄다 소고기이야기 뿐이다. 혹시 그를 위한 임무는 소고기 때려잡는 것이 아닐지.
막 땅에 발을 디딘 타일러가 주머니에서 ‘몸이 투명해지는 사탕! 어디든 가도 상관없어요 - ’ 라고, 메모되어있는 병 안의 사탕을 꺼내 입 안에 물고. - 이제 자동 길찾기를 켜둘까 제 날개 속에 지도 하나를 집어넣고선. 몸에 힘을 푼 채 파닥이는 날개에 그저 제 몸을 맡겨 그 다음 장을 넘겼는데. 바로 보이는 빈 종이에 다시 뒷장을 살피고, 뒷장에도 잡티 하나 없는 깨끗한 빈 종이가 보이자 다시 앞장을 살펴보았다. 잠깐, 이거 이상해. 임무가 있어야지. 그를 위한 임무가 종이위에 가득 쓰여 있어야 하는데 - 이상하다.
설마 지금 S등급이라고, 이거만 끝나면 또다시 새로운 곳으로 올라가 위치가 바뀐다고. 마지막 단계이니 만큼 일부러 올라가지 못하게, 점수를 쉽게 따기 어렵게 그의 소원 -즉 그를 위한 ‘임무’를 공개하지 않는걸까, 뭐 이런게 다있어. 분명히 제가 임무가 적혀진 종이를 떨어트린 것 같진 않고. 적혀야할 종이가 없고 그저 그 자리에 빈 종이만 있는 것을 보아하면. 이 상황은 윗사람들의 노림수, 인 것 같은 촉이 든다. 일부러 이런 것 같다.
한창을 주머니를 뒤져도 임무처럼 보이는 글자가 적힌 종이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심지어 이제 네비게이션도 안내를 마쳤는지.‘목적지에 도착하셨습니다, 수호천사님 좋은하루 보내세요’ 라고. 말을 하고선 제 날개가 파닥이는 것을 멈추는데. - 끝까지 임무를 찾지 못했다. 파트너가 있는듯한 건물에 도착했는지만, 제일 중요한 임무를 찾지 못했어.
아마도, 제 예상이 맞았나 보다. 윗 사람들의 노림수라는거.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서는 예상갈 법 한게 없다. 이런 말도안되는 상황이 벌어질 줄이야. 막 수호천사가 됬다고 들었었던 그 때보다, 지금의 상황이 더 자신을 해탈하게 만든다. 이주 남았는데, 자신에게 시간은 별로 없는데. 이것만 S랭크로 완벽하게 끝난다면, 자신은 또다른 위쪽의 어딘가로, 승급을 할텐데 -
결국 타일러는 제 푸른 눈을 반짝이고선 손을 뒤로 내빼어 날개를 만지작거리더니, 이내 그것을 제 몸에 쑥 집어 넣고선 비장한 표정으로 제 앞에 있던 큰 건물에 한발자국 다가갔다. 날개도 들어갔고, 이제 눈이 안좋은 사람을 제외하자면 어느 사람이든지 다 자신을 볼수 있을테니까. - 우선 자신은. 정면돌파할 생각이였다. 솔직히 방법이 너무 없어서, 정면돌파 외엔 없어.
기욤이라는 사람을 찾고, 그사람에게 무엇이 부족한건지. 일반 사람인척 친해지면서 뒤로는 몰래몰래 알아봐가는. 그리고 그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찾아, 소원을 들어주는. 이 방법을 해볼 생각이었다. 솔직히 이 방법밖에 없다. 어차피 지금 불평불만해 봤자 백지였던 제 임무가 갑자기 보이진 않을테니. 시간이 이 주잖아 이 주. 서둘러야했다.
아무래도. 이 건물안에 있는게 확실하겠지. 어떤 사람인걸까. 기대반, 그리고 걱정반으로 불투명했던 문에 달려있는 차가운 문고리부터 살짝 쥐었다. 그러고선 제 눈으로 빼꼼히, 문틈 사이로 내부를 보더니 이내 제 발을 들이밀었는데.
- 이내 그곳에 들어와서는, 시선이 어느 한곳에 집중되지 않은 채, 제 고개를 이리 저리 돌린 타일러가 제 입을 쩍 벌려보였다.
호화스럽고도 고급스러운 호텔의 조명들이 자신을 잡아먹을 듯이 환하게도 비추어주고있었다. 잠시 반짝거리는 조명따라 제 눈을 반짝인 그는 제 입을 다물 생각을 안한채 연신 감탄사만을 내뱉어보였다. 왠지 윤이 나는바닥에 자신의 초라한 운동화는 안맞는것같아, 살짝 민망한양 제 운동화를 비비 꼬며. 설마 자신의 이번 파트너는 무지하게 돈이 많은 사람이려나, 파트너는 자신을 볼 수는 없었지만 파트너가 가는 곳 마다 따라가는 자신이니, 혹시 이번에는 좋은 호텔이나 좋은 명소는 다 가보는거 아닐까. 점점 가슴속에서 뛰어가는 심장소리가, 더욱더 쿵쿵 커져선 이제 제 귀에까지 자신의 심장박동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면 파트너는, 이 호텔의 지배인? 주방장? 아니면 그저 우연히 온 손님?. 무엇이든지간에 고급스럽다. 고급스러운 호텔의 지배인이든, 주방장이든, 손님이든. 뭐든지간에 이 호텔이 배경이라고 생각하니 확실히 그에 대해서 대강 예상했던 분위기가 싹 바뀐다.
이제 빨리 파트너나 찾아볼까. 파트너를 찾을 때에 억지로 즐거워하며 찾은 적은 있어도 진심으로 즐거워하며 찾은 적은 극히 드물었는데. 이내 주변을 한번 쭉 돌아보았었던 타일러는 제 바짓주머니에서 기다란 막대기 하나를 꺼내곤, 잠시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양 제 눈을 왼쪽, 또 오른쪽으로 굴려대다 제 시선을 막대기의 밑부분으로 내리깔았다.지금 여기서 날개를 꺼내 파트너와 사람들앞에 짜잔! 하고 나타나 날아다닐수는 없고. 갑자기 몸이 투명해지는 사탕을 먹을수도 없고. 저렇게 카운터 누나가 나를 째려보는데. - 날개를 쓰지 못할때에 하는 작은 꼼수 비슷한 것을 하려고 한다.
우선 그 전에, 마법봉에 남은 배터리 확인은 필수였으니까. 배터리 - 남은 배터리가, 20퍼센트뿐인게. 조금 아슬아슬하지만. 급한대로 우선 써야겠다.
아무도 눈치 못채게, 자연스러운 행동마냥 바닥쪽으로 지팡이를 내리 깔아서는, 아주 작게 흔들어보여 타일러는 제 손에 쥐어지는 아주 작은 목걸이를 하나 만들어내었다. 아기자기 한 것이 딱, 타일러. 그의 소년같은 체구에 어울려보인다. 왜 항상 자기가 소환해 낸 목걸이는 이렇게 작은지, 줄리안이나 위안이형은 적어도 성인사이즈로 나오던데,왜 항상 자신만 어린이 사이즈로 나오는건지 모르겠다. 딱히 그렇게 바라는것도 아닌데말이야.
딱 맞는 목걸이를 제 목에 걸며 - 기욤패트리를 찾아줘. 라 타일러가 작게 속삭이자, 가만히 로비위에 서 있었던 타일러와는 반대로, 두어번 그의 목에서 요동친 목걸이는 이내 어느 한쪽 방향을 가리키곤 평범한 목걸이마냥 다시 돌아왔다. 이 목걸이는 파트너 찾아 주는 기능도 편리하고. 또 정확하고. 다 좋은데 방향을 가리킬 때 제 목을 졸라오는것만같아 그 느낌이 좀 기분 나쁘단 말이야. 뒷목이 까슬까슬해.
불평도 잠시, 제 목걸이를 바지춤에 넣어놓고선. 우선 대충 지금 파트너가 어디있는지 알아냈을까 목걸이가 가르킨 방향을 회상해 낸 타일러가 제 총총걸음으로 걸음을 급히 옮기기 시작했다. 걸음을 옮기다보니, 저 방향에 있는 문이라곤 저곳밖에 없어서. 아마 저 문안에 제 파트너가 있는것같은데 로비와는 솔직히 너무 떨어진 곳이라. 그것도 지하인곳이라. 조금 열어도 될까 망설여진다. 들리우는 음악소리로 봐선 바 같은 곳으로 보이는데, 전생에도 바는 안갔단말이야. 나.
문을 조금 열어보니 - 정신없는 불빛이 자신의 눈을 쪼아와. 본의아니게 눈을 찌푸린 타일러가 급히 시선을 바꾸여 기욤을 찾았다. 기욤패트리, 기욤 패트리. 어디 기욤 패트리처럼 생긴 사람은 없으려나 진짜. 하지만 그 누구도 그 같지는 않은게 - 하긴 제 얼굴에 '내가 기욤패트리예요' 라고 써 있지는 않을테니. 결국 타일러는 다시 한번 목걸이로 찾아보아야 하나, 적당히 숨을 장소를 찾으려 몰래 들어와 살금살금, 발걸음을 죽이곤 이내 큰 테이블 뒤에 앉는것을 성공했는데. 후우, 심장떨려. 빨리 하기나 해야겠다.
우선 손으로 목걸이를 가린 후 - 아무래도 목걸이가 붕붕 뜨고 또 빛이 나오다보니, 사람들이 눈치채면 곤란하니까. 그리고 작게, 속삭이듯이 타일러는 - 기욤 패트리를 찾아줘. 라고 다시금 목걸이에게 속삭였다.
"왠 꼬마야?"
뭐, 그 속삭임을 들은것은 목걸이 뿐만이 아닌것 같아 보였지만.
꼬마라니, 당황스러움보다 저를 '꼬마'라고 칭한게 더 황당했는지 타일러는 급히 테이블에서 나와 허, 하고 기가 찬듯 고개를 돌린다. 아무리 제가 덩치가 작아도. 사람을 쉽게 꼬마취급 하면 안되죠!. 라고. 말하는 와중에 - 뭔가 저사람, 얼굴이 익숙했는데. 전에 내가 수호천사일을 해줬던 사람일까, 잠시 타일러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그는 그저 허허 웃기만. 웃음소리를 내보이기만 한다.
"야 ,꼬마야 니 목걸이 엄청 탐난다"
그리고 그 말에 당황해버렸지.
아 목걸이, 지금 붕붕 뜨고있을텐데! - 엄청 신기하네. 라고 제 말을 마친 앞의 남자에 말을 이해하고 나서야 - 타일러는 남자 쪽을 가리키는 목걸이를 보고서는 급히 손에 쥐어 그것을 다시 평범하게 만들어내었다. 뭐야. 이사람이 기욤패트리야? 진짜?
그제야 그 '익숙함' 의 이유도 알아내었다. . - 익숙했던 이유가. 오면서, 자신이 상상했던 모습과 비슷해서 그랬던것일까. 전에 수호천사일을 해줬던 사람이 아니라, 이 덩치큰 사내가 다름아닌 기욤 패트리 인가보다.
어디서 난거냐고, 여기 들어온거 눈감아 줄테니까 그거 자신에게 주면 안 되느냐고. 남자는 제게 손을 내밀어왔는데. 이 사람이 진짜 기욤 패트리인 것인가, 미심쩍다. 착해보였단말야. 묘사속에서는.
뭐 일단, 이사람이 진짜 기욤씨라면. 천천히 일을 시작해봐야지.
그냥 주기는 아까운데. 떠보듯 타일러가 이빨을 보이며 씩 웃자, 남자는 그럼 뭐가 필요하냐고. 자신을 꼬마 대하듯이 무릎을 숙인다. 아 진짜 꼬마 아니라니까. 기분이 나쁘기도 하지만 - 우선 맞춰주며. 이름이 뭔데요? 라 물으니, 그는 제 예상대로. 목걸이의 말대로. 기욤패트리. 라고 자신을 소개하더라.
기욤 패트리, 기욤 패트리. 예상이 전부 다 맞았다. 타일러는 그에게 평범하게 변한 목걸이를 건낸 후에 알았다고. 가지라고 그에게 - 꽤 도도하게 말을 하고선. 이내 문 밖으로 총총 총, 뛰어나가 숨어 다시 제 봉을 꺼내어 이번엔 머리 위로 흔들더니 자신을 투명하게 만들었다. 이제 정면돌파 끝, 조금 작전을 바꿔야겠다. 그가 어떤 상황인지. 지켜봐야겠어.
"꼬마야 고마워!"
그러니까, 꼬마 아니라니까. 저 사람은 왜 자꾸 싫은 티를 내도 모르고 자신을 꼬마라고 칭하는지 모르겠다. 투명하게 변한 자신은 아마 - 아무에게도 안보일텐데. 그는 다시 나타나서, 꼬마 어디갔어 - 라고 중얼이더니. 허공에다 고맙다고 목걸이를 흔들어 보이곤 이내 등을 보였다.
*
“어, 꼬마 아직도있었네”
쭉, 그를 지켜보다보니까 벌써 시간은 그의 퇴근시간이였나보다. 옆의 가방을 챙기고선, 그럼 간다 - 고. 주변사람들에게 꽤 젠틀하게 인사를 마친 그는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이곤 가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어 가만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던 - 막 마법을 풀어 쉬고있었던. 타일러를 가르켜, 피식 웃더라. 그래 이 꼬마 아직도 있었습니다. 아니, 꼬마 아니라니까요.
“빨리 집에 들어가, 밤길 무서운사람 많다.”
아주 끝까지 꼬마취급이다. 그는 타일러의 머리를 쓰다듬고선 - 멋있는척. 자켓을 제 어깨에 걸치며 여유롭게 걸음을 걸어 나가더라. 사실 - 밤길에 무서운 사람보다. 당신을 이제부터 졸졸 따라다닐 내가 더 무서울텐데. 어디 한번 시작해 볼까, 요술봉은 아까 쓰느라 배터리가 없어, ‘몸이 투명해지는 사탕! 어디든 가도 상관없어요 - ’ 라고. 메모되어있는 병을 꺼냈는데. 헐, 아까 그 사탕이 마지막이었나보다. 아무리 탈탈 털어도 나오지 않아.
요술봉 배터리 십 오퍼센트밖에 남지 않았는데, 할수없이 방법은 이것 뿐이니. 제 등에 손을 넣어 날개를 꺼내온 타일러가. 잠시 주변의 눈치를 보다가, 이내 요술봉으로 바닥을 한번, 가볍게 두드려 제 몸을 투명하게 만들었다. - 배터리가 없는만큼. 빨리빨리 그의 집 조사를 끝내야해. 기욤씨는 뭐 그리 집가는데 여유로운지 그저 천천히 걷기만해서.좀 빨리 자기집으로 갈 것이지. 으으, 답답한 타일러가 그저 둥둥 떠다니며. 제 발을 동동, 굴렸다. - 기욤씨 빨리요. 요술봉 배터리 없단말이야.
천천히 가는 와중에 또 지인을 만난건지 기욤은 멈추고는 아아 - 안녕. 이라고 왠 남자에게 인사를 해온다. 이젠 도저히 안되겠어, 배터리가 십 삼퍼센트 남았어. 기욤씨에게 정말 미안하지만, 그의 생리현상을 조금 바꾸어볼까. 그를 향해 요술봉을 겨누어 - 그냥. 화장실이나 급하게 해주세요. 삼십분동안 갇혀있을만큼!.이라고, 타일러는 눈을 감아 중얼이더니. 이내 제 요술봉에서 튀어나오는 밝은빛을 정확히 그에게 명중시켰다. 미안하지만, 명중.
그리고 뭐. 삼분만에. 그의 집에 도착했더라.
*
집은 평범하다. 그저 평범. 누가봐도 나 혼자에요 - 노총각이에요 - 게임 좋아해요. 하는 집. 컴퓨터 주변에는 과자 봉지와, 물 컵과. 또 접시들이 가득하고. 바닥에는 널부러진 옷가지가 가득해. 우선 기욤패트리.싱글이고. 여자친구가 없는지는 적어도 이삼년은 족히 넘어 보임. 눈에 짙은 다크서클과 컴퓨터 주변의 오물들로 보아하선 컴퓨터를 많이 하는 듯 보인다. 라고 적었나, 그 순간. 책장에 있는 다이어리가 그렇게 눈에 들어오더라.
그래 저거다. 저거면 고민이 다 적혀있겠지. - 그는 화장실에 박혀서 나올 생각이 없어보이니까. 발꿈치를 높이 들어 팔을 뻗고, 끙끙거리며 손으로 닿을까, 말까 한 아슬아슬한 높이에 있었던 그 다이어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아직도 뭐 닿을까 말까해. 결국 책상위에 올라가려 발을 뻗었는데. [배터리가 없습니다. 20초 후에 모든 기능을 종료합니다.]라고, 때마침 알림이 울려서. 왜그래, 왜. 왜.? 어리둥절하게 그것을 바라보았을까. 시간이 일초식 줄어들고있었다.
아 망했다. 망했어. 차라리 그가 화장실에 가있는 동안은 마법을 푸는거였는데. 어쩔 수 없어, 책상위에 끙 올라가고 다이어리를 잡았을까. 요술봉을 힐끗 보니 시간은 십초정도 남아서. 우선 숨을대를 찾기위해 이리저리, 둘러봤다. 책상밑은 너무 위험하고.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창밖으로 뛰어 내려가는것도 - 위험해. 아니, 과연. 창문에 올라갈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어떻게해, 어디서숨어. 어디에 숨는게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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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요술봉이 제 빛을 잃었다. 안돼 - 안돼. 점점 더 행동은 다급해져가고, 어디면 좋을까,하다가. 딱 옷장이 눈에 들어왔을까. 급한대로, 물불 가릴 것 없이 바로, - 바로 옷장문을 열었지. 아주 낑기듯이 들어갔다. 심장이 아직도 벌렁거려.
처음으로 체구가 작은것에 감사했다. 사실 감사하지도, 원망하지도 않아썼는데. 옷장틈새로 화장실에서 나온 그의 모습도 보이고, 또 옷들 때문에 아늑해서. 나름 편안했어.정말 ‘나름’이었지만. 그래도 뭐- 만족한다.
그는 '고생했지만 시원하다' 라고, - 괜히 듣는 내가 미안해지는 소리를 중얼이고선. 아무래도 씻을것인지, 옷을 한거풀. 한거풀 벗어와. 순간 부끄러워 눈을 가렸다. 이건 너무 생생하게 잘 보이잖아. 괜히 내가 다 민망해져. 샤워기 소리가 나기 전까지는 계속 눈을 가리고나 있으려고. 그렇게 눈을 가렸나 - 분명 눈을 가렸는데. 밝아진 느낌이 이상해.슬며시 손가락 사이를 벌려, 조금씩 앞을 보니까
옷장은 열려있었고, 다름아닌 그사람이 나체인채로 - 그래. 중요한건 ‘나체’인채로. 나를 꿈뻑꿈뻑. 바라보고 있더라.
“ - 너, 내 팬티..”
아 망했다.
왜때문 기요밀러 가뭄..;ㅁ;...(쿨쩍)
그래서 전에 써뒀던거 이어썼네여...사실 옛날에 쓴거라 ㅠㅠㅠㅠㅠㅠ으으 (그저)(부끄러움)
암호닉! 증사앙님 블맘 님 Sweet Bomb 님 카푸치눠님 블루님 레어님! 사실 예전에 써둔거라 징챠...징챠...(그저)(부끄러움) 감사해여! )도망간다
ㅠ담에는 퀄높은걸로 ㅠㅠㅠㅠㅠ찾아뵐게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일레어쓰고있다가 안써져서 기요밀러는 또 보고싶어서 예전에쓴썰 건들인거였는데<ㅠ
역시 옛날껀 건들이면 안되나봅니다 ㅎ.. 타아요오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