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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 붉은 달.

 

 

 

 

30.

 

 

 

" 선생님.."

" 동우씨? "

 

문을 열고 오는 동우의 모습이 쓰러질 것 같아서 우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동우를 부축해서 쇼파에 앉혔다.


" 왜그래요? 무슨일이에요?"


" 저.. 어떡하면 좋아요.. 어떡해야하죠?.. "


" 무슨 일인데요. 진정하고.. 애기를 해봐요. "

 

 

 


31.

 

 


선생님께 상담받고 나서 집에 돌아왔어요. 그리고 기억을 봉해둔것처럼 봉인해두었던 상자를 뒤졌어요. 생각났거든요.
제가 그 상자안에 사진 앨범이 있다는 것을요. 명수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저를 자주 찍어주었고, 아마 저와 함께 있었던 호원이도 찍었겠지요.


상자안에 사진앨범을 꺼내요. 그리고 펼쳐요.


처음부터 호원이와 제가 환하게 웃고있는 사진이 보여요.
교실에서 찍은것 같은데 제가 브이하고 있고, 기습을 당한듯 해보이는 호원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죠.
그리고 그 다음 사진이 서로 브이하며 찍고 있었고, 그 다음 사진에 저를 사이에 둔 호원이와 명수가 웃으며 찍은 사진이 있었요.


그때가 기억날것 같았어요. 명수가 드디어 용돈을 모아서 디카를 샀다면서 너부터 찍어준걸 영광으로 알라면서 저희 반에 왔어요.
그래서 다른아이들과 놀고있던 호원이를 끌고와서 같이 찍어달랬던것 같아요. 명수가 투덜투덜 거리면서 저와 호원이를 찍어주었고,
명수는 그 아끼는 카메라를 다른아이 손에 넘겨주고 제 옆에서 섰어요. 둘의 팔짱을 끼고 환하게 웃었죠.


사진 앨범에는 증거물이 쏟아졌어요. 나와 이호원의 관계를 증명해주는... 제가 까맣게 먼지와 함께 덮어버렸던 기억들이 사실임을 말이에요.


그리고 축제기간의 저와 호원이 사진도 나왔어요.


달님옷을 입은 호원이와 햇님옷을 입은 저와 호랑이 옷을 입은 똘이와 엄마옷을 입은 유진이가 한컷에서 웃고있었어요.
그리고 그 사진속에 호원이와 잡은 손을 놓지 않고 있는 제가 보였어요.


그게 마지막 사진이였어요. 그 뒤로 사진이 없어요. 그 뒤에 아마 그가 저를 강간했던것 같아요.
그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던 건지 알수가 없어요. 그렇게 급변하게 된 이유는 있을 꺼에요. 그가 그렇게 변해버린 이유가... 있을꺼에요.
제가 그렇게 기억하기 싫어했던 무언가가 있음이 틀림없어요.

 

제가 기억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려요. 무의식적으로 전화를 받았고, 그 전화기너머에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어요.
부반장이였던 유진이였죠.


-짱똥!! 왤케 연락이 없어!!


" 아.. 미안."


- 됐고, 우리 동창회하는 거 알징?


" 아 벌써? 그렇게 됐어? "


- 하여간 저게 우리반 반장이였어요. 말도 안돼..


" 풉... 내가 한다고 했나? 니네가 시켜준거잖아."


- 돌리고 싶다면 돌리고 싶은 과거다.


유진이의 말에 웃음이 났어요. 지금 제가 가장 하고 싶은일이 그 일이거든요.
과거를 돌리고 싶었어요. 그와 내가 이렇게 틀어지기 전의 일로..... 그렇게 생각하는 제가 웃기죠?..


- 이호원이 귀국했데.


" 귀..국?.."


유진이의 말에 절로 고개가 옆으로 기울어졌어요. 전학간거 아니였나? 귀국이란 말은 해외에 갔다가 돌아왔을때 쓰는 말이잖아요. 귀국이라니..


- 왠 세삼스럽다는 듯이 말하냐? 너 일주일 아팠던 그 시기에 호원이 유학갔잖아. 아.. 갑자기 그때 생각나네. 워나비스타 김명수의 화난 모습이라니. 지금도 후덜덜덜
 근데 그렇게 이호원이랑 붙어지내더니 귀국한지도 몰랐어?


유진이도 말해요. 그와 내가 붙어지냈다고..... 모든게 사실이라고... 말해요.


유학.........


전학을 간게 아니고 유학을 갔다고..... 명수도 전학갔다고 애기했는데...


제 기억에 제 3자가 나타났어요. 썩은 동아줄이 내려왔지만 그 동아줄이라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 몰랐어. "


- 너무하네. 쨋든 호원이 귀국한 기념으로 동창회 열건데 너 올꺼지?


" 저기 유진아. "


- 어?  왜?! 안온다고 그러면 죽어!! 너 진짜 내 손에 죽어!!


" 호원이가 유학갔었어? "


- 애가 갑자기 뭔소리야. 아.. 이호원이 너한테는 이야기 안했었나? 하긴... 호원이가 너한테는 말해주지 말라고 애들 입단속을 시켰었어.
 자기가 말할꺼라고... 너 아플때 너네집에 매일 찾아갔는데...못만났어?


유진이가 하는 애긴 처음들어봤어요. 유진이가 하는 말이 거짓말 같았죠. 유학을 간 호원이도 거짓말 같았고, 저희집에 매일 찾아왔다는 말도 거짓말 같았어요.
저희집에 정학먹은 명수가 함께 있었고,저는 ......집밖에 나가지 않았군요. 그러고보니.. 잠을 자거나 명수와 이야기를 하거나..한게 다였어요.
잠이 들기전까지도 명수가 계속 제게 말을 걸었어요. 그렇게 말을 많이 하는 명수도 처음 봤던것 같아요. 명수의 말 속에 저는 살았어요.
집 밖을 나가기는 커녕 창문 밖을 보지도 않았어요.


- 동창회 날 제대로 잡히면 다시 연락할께 동우야.


정신이 멍해져요. 밖에 비가 내리고 있어요. 창문밖에 비가 쏟아지고 있었어요. 쏟아지는 비속에 호원이가 서있을것 같아요.


제가 나오길 기다리던 호원이가 떠올랐어요.
그리고 명수가 나를 위해 한 거짓말들도요. 제가 기억하고 있는건 명수의 거짓말이였어요.
하지만.... 명수를 원망할 수 없었어요. 나를 누구보다더 걱정하고 아껴주는 명수를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요. 다.. 떠올라버렸어요. 이호원과 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32.

 

 

 

" 동우야."


호원이가 절 불러요. 제가 웃으며 호원이 앞에 섰어요.
학교 옥상위에 함께 서있었죠. 호원이가 답답하다고 했어요. 시원한 공기가 마시고 싶다고 했어요.

저는 호원이에게 모든걸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수위아저씨한테 옥상 열쇠를 빌려왔어요.
저는 절대 자살같은거 할 사람이 아니라고요. 너무너무 답답해서 그런데 한번만 빌려주세요. 조르고조르고 또 사정사정 해서 빌려왔어요.

답답하다는 그를 위해서.... 시원한 공기가 마시고 싶다는 호원이를 위해서요.

그렇게 어렵사리 빌린 옥상열쇠를 가지고 호원이랑 같이 옥상에 왔어요. 처음 올라와본 옥상은 드넓은 하늘과 무척이나 가까웠어요.
해도 떠있고,낮달도 떠있었고, 제 옆에는 호원이가 있었어요.

해와 달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저와 호원이도 함께 있을것 같았어요.


" 동우야..."


기분좋은 저와 달리 호원이는 기분이 안좋았는지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제 이름을 불러요.

우울해보이는 호원이 덕에 제가 더 기분이 우울해졌어요. 왜 그럴까? 무슨 고민이 생겨서 이럴는 걸까?
속이 탔어요. 속이 쓰렸어요.

항상 웃고 즐거웠으면 하는 호원이가.... 우울해 있으니까요.


" 호야.. 왜? 왜 그래? "


제가 호원이를 호야라고 불렀나봐요. 명수도 그냥 김명수였으면서 호원이는 호야라는 애칭으로 불러요.

호원이가 손을 뻗어 제 손을 잡아요. 불안해보이는 그 손을 제가 더 꽉 잡아주어요. 그가 고개를 들어 저를 보아요.


" 장동우... "


" 응? "


" 니가 좋아."

 


심장이 쿵 소리 냈어요.

잡은 손이 떨어져요.

 

 

33.

 

 


"..........."


눈을 떴어요. 언제 저는 제 침대에 누워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 일어났어?  일어났으면.. 뭐 좀 먹자. 약도 먹어야 되니까.."


전 눈앞의 그를 그저 멍하니 보기만 했어요.

내 뇌는 그를 인식하지 못하고 환상같은 그를 계속 탐색하기만 했어요. 이내 호원이의 손이 제 이마에 닿자 그제서야 그가 환상이 아니라, 지금 이상황이 꿈이 아니라 현실로 존재함을 깨달았어요.

서늘하고 시원한 그의 손 덕분에 제 몸에 열이 나고 있다는 것도, 제 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는 것도 알수 있었죠.
아무래도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려버린건가봐요. 바보같이...

입을 열었는데 목이 잠겨서 소리가 나오지 않았어요.


" 말하지마.. 너 목도 부었다고 그랬으니까.. 굳이 혹사시키지 마. 일어나봐.. "


몸이 많이 아파서 일어날 힘이 없었어요. 그가 저에게 손을 뻗어요. 그런데 저는 그 손이 더이상 무섭지 않았어요.
그가 손을 뻗다가 멈칫해요. 그리고 그 손을 거두어요. 저는 느리게 껌벅이며 사라지는 손을 보아요.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린 호원이를 보았어요.

손을 뻗으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 손이 무거운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왜 제가 그를 향해 손을 뻗으려고 했을까요.
그가 주먹을 꽉지고는 결심한듯 다시 저를 보아요. 그리고는 손을 뻗어 나를 일으켜주었죠.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등이 침대 헤드에 기댈수 있게 해주어요.

그가 곧 방을 나갔고, 다시 돌아온 그의 손에는 죽그릇과 물, 약봉지가 든 쟁반이 있었어요.

그는 침대에 걸터 앉았어요 그리고 제 무릎위에 쟁반을 놓아주었어요.


" 먹고.. 약먹어. "


고소한 냄새가 나는 따뜻한 죽을 보다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어요.


" 내가 떠먹여주기 까지해야해? "


제가 고개를 들어 숟가락을 들어올렸어요. 하얀 죽을 떠 입안에 넣으니 따뜻해서 목구멍으로 부드럽게 넘어갔어요.
그제야 꽉 잠긴 제 목이 소리를 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 .....고..마워.. "


제 말에 그가 놀란듯 저를 보아요. 그리고 한숨을 쉬어요.


" 넌.. 여전히 착하기만 해. 니가 좀 더 모진 성격이였으면.... 나도 이렇게 널... 하... 넌 쓰잘데기 없이 착해. "


저는 고개를 숙여서 죽을 떠먹었어요.


" 왜이렇게 아파... 왜이렇게 몸이 약해졌어... 나 때문이야? 내가 다시 니 앞에 나타나서? "


그의 말에 왜 이렇게 가슴이 아파오는 건지 모르겠어요. 눈물이 차오를 것 같았어요.

그가 울것 같았거든요. 저는 가만히 그의 말을 들어요. 응답할 수가 없으니까요. 다시 목이 잠겨버렸어요.


" 그래도..... 나 변명하게 해줘. "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어요. 제가 잘못 저장하고 있던 기억을 바로 잡아 줄수 있는 건 호원이 뿐이니까요.
호원이와 나 사이의 기억은... 그가 그를 변호할 수 있게..그에게 기회를 줘요. 그날 주지 못했던.... 기회를. 


" 옥상에서 네게 고백했을때 니가 도망가버렸어. 답답한 마음에 네게 고백을 했는데.. 너는 나를 피해서 도망쳤어.
 알고 있었지만. 무서웠어. 니가 날 더러워 할까봐. 니가 날 경멸의 눈으로 쳐다볼까봐. 무서웠어. 하지만 피할 순 없었어.
내 마음을...."


그가 고백하는 데서 멈춰버렸던 꿈이 다시 눈앞에서 이어져요.
그가 저를 보아요. 애처롭게 저를 보아요.


" 그런 니가 미웠어. 하늘에 떠있는 해와 달 처럼 평생 내 손을 놓지 않을 꺼라고, 내 옆에 있어 줄꺼라고 애기 했던 니가.. 내 손을 놓아버렸으니까.
같은 하늘에 있어도 만날수는 없는거였어. 너와 나는. 만나서도 안되었던거야. "


만나서도.. 안되었다는 호원이의 말에 숟가락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요.


"니가 착해서... 나를 받아준것을.. 너도 나를 좋아한다고 착각했어. "


눈을 감아요. 눈꺼풀안에 호원이가 그려져요. 고등학교때의 호원이가 보여요.
호원이가 웃으며 제 손을 잡아요. 그 손이 너무 좋아서..... 아... 그래요

좋아했어요. 호원이를 좋아했었어요. 그렇지 않고서야 그때 느꼈던 심장 떨림이 설명이 안되요.


" 나를 피하는 너때문에.. 내 손을 놓아버린 너때문에... 아.. 그래 이 모든게 내 잘못이긴해. 내가 착각한거잖아?..
 그래서 니가 갖고싶었어. 무슨짓을 해서라도 니가 갖고싶었어. 너를 너무 좋아해서.. 너를 너무 사랑해서... 니가 갖고싶었어.
그 마음이 삐뚫어졌어. 그래서...... 너에게 몹쓸짓을 해버렸어. "

손을 놓아버린 건 나였어요.
용기내서 제 손을 잡았던 호원이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친 건 저였어요.

눈을뜨니 그가 두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가렸어요. 그의 어깨가 한없이 작아보이고 힘이 없어보여요.
나에게 몹쓸짓을 햇는 사람이 맞을 까 싶을 정도로... 옛날의 호원이로 돌아갔어요.
지구가 태양을 향하던 달을 가려요.
달이 사라져요.


" 니가 기절하고 깨닫고 말았어. 내가 너에게 상처를 줘버린것을. 니 몸에 흐르는 피에 눈물이 났어. 나때문에 더러워진 니 몸에.....
어떻게든 다시 돌리고 싶어서 그래서 수돗가로 갔는데.. 그 사이에 김명수가 나타났어.
니가 정신을 차렸고, 김명수 품에서 니가 울음을 터트렸어. 나는....죄인이니까..... 니 앞에 나타날수가 없었어.
멍청하게 서있던 나와 눈이 마주친건 김명수였어. 나를 보는 눈빛이 꺼지라고 말해. 니가 이렇게 만들었다고, 니가 이렇게 울렸다고, 니가 이렇게 더럽혔다고.
다가오지 말라는 듯이 .....그게 모두다 사실이니까...  내가.. 어떻게.. 너를.. 다시... 볼 수 있겠어."


그러고보니 명수에게 말하지 않았었는데... 명수는 다 알고 있었어요.
누가 나에게 그런짓을 했는지 말이에요.


" 그리고 갑작스럽게.. 집에서 유학결정이 내려졌어. 이대로 너에게 상처 입히고 제대로 사과도 하지못하고 떠날수 없었어.
유학을 가면 다시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몰라. 아에 그 땅에서 살라고 할아버지가 그럴지도 몰라.
그럼 너를 어떻게 해... 어떻게든 너를 다시 봐야한다고 생각했어. 너네 집에 찾아갔고, 빈번히 김명수한테 쥐어터졌어.
난 잘못이 있으니까 저항할 수 없었어. 니가 때리는 거라고 생각하고 맞았어.
그리고 유학날이 다가왔고, 나는 너네집앞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너는 나오지 않았지만.....
하필이면 비까지 내리더라. "


장마가 시작될 무렵이였을꺼에요. 한번 내리고 말 비가 아니라 계속 장대비같은 비가 쏟아졌을 꺼에요. 지금처럼...


" 너는 나오지 않았어. 그런데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이대로 유학을 가면 넌 나를 잊을지도 몰라. 그런데 그렇게라도 나를 기억하게 되었으니까..
니 기억속에 내가 나쁜듯 좋든 남아있다는게..... 어린마음에 그렇게라도 너를 가졌다는 사실에 기쁘기도 했어.  정말 멍청이가 따로없지만.
그래 믿었어. 나쁜놈이든 몹쓸놈이든 천하의 거지같은 놈이라도 니가 나를 기억하기를..
그런데... 다시 만난 너는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어. "


내 말에 그가 상처를 입었어요. 내 행동에 그가 상처를 받았어요.
솔직하지 못했던 내 말과 행동에......


" 그래.. 그 생각마저 삐뚫어진거였어. 너는 날 기억하기 싫어할만큼 나를 싫어했다는 거야.
아직도 김명수와 함께 있는 널 보고, 그 일이 없었다면 그 자리에 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또다시 날 피하고 있는 너를 보며 ...... 화낼 가치조차 없는 내가 화가 났어. 그래서 이렇게 또 널 상처 입히고...
널 아프게 했어. "


그가 얼굴에 묻었던 손을 떼고는 나를 보아요.


" 이제... 아프게 안할께."


매번 그와 마주할때면 눈물에 젖어 있던 내눈과 같이 그의 눈이 젖어있어요. 하지만 울진 않았어요.


" 니가 내 햇님이라서..내 앞에 이렇게 나타나줘서... 널 사랑하게 해줘서 고마워. "


"........"


" 그리고 상처주고 아프게 해서 미안해.."


"........"


" 널 사랑해."


난 과거로 가요.
고등학생이였던 그때로 돌아가요. 환하게 웃고 있는 제가 호원이 앞에 서요.
호원이가 나를 불러요.  해와 달이 함께 떠있는 파란 하늘 아래 저와 호원이가 서있어요.


' 장동우.'


' 응? '


' 좋아해.'


' 응? 나도 좋아해.'


' 그런 의미가 아니야.'


' 엥?'


' 내가 널 사랑해.'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요. 그와 나 사이에 불어와요. 제가 그의 손을 놓아요. 도망쳐요.
제 두근거리는 마음이 그에게 들킬까봐. 제 빨개진 얼굴이 그에게 들킬까봐 도망쳐요. 말도 안된다고 소리치면서 제 마음을 부정하면서 그에게서 도망쳐요.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의 곁에 서기 위해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어요. 이미 답은 정해져 있는데...
 
우린 서로 둘다 어렸던거에요. 너무도 치기 어렸던 거에요.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서로 자신만을 생각했던거에요....

그리고 도망쳐서 현실로 돌아와요.
어른이 되어서 정장을 입고있는 호원이가 제 앞에 있어요.


" 그래서.. 이제 그만 놓아줄께. 동우야.. "


이번에는 그가... 제 손을 놓아요.


그리고 뒤를 돌아서 내 방을 나가요. 옥상에서 도망쳐버린 나 처럼. 그가 내 손을 놓고 그가 내게서 도망가요.


그의 등을 봐요. 날 떠나는 그의 등을 ..
그가 사라진 후에도 그가 떠난 그 곳을 계속보았어요.

눈을 감자 그의 잔상이 남아요. 눈물이 떨어져요.

그가 나를 놓아준다는 말때문에 .. 그에게서 이제는 도망갈수 있다는 생각때문에 그래서.... 눈물이 났나봐요.
그런데요 선생님...

나 아파요..선생님. 여기가 너무 아파요. 두근두근 설레이던 심장이 펑하고 터져서 고장나 버렸나봐요.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에 이호원이 있어요. 그 눈물을 가득안아요.

고장난 심장에 이호원이라는 눈물로 가득차요. 그래서 더 아파요.

누가 날 좀.. 치료해줘요......
누가 다시... 이호원을 지워주세요....... 누가 다시...... 제발......


이호원을 제 앞에 데려다 주세요.

 

 

34.

 

 

' 햇님과 달님은 함께 있어. 아무리 우리가 문과지만 이정도 기초상식은 있어야지.
햇님이 너무 눈이 부셔서 달이 안보이는거지. 햇님이랑 달님은 하늘위에 같이 있어. '


' 그렇네. 햇님이 너고, 달님이 나니까..우리 항상 같이 있는거네.'


' 으 ..닭살. '


' 이 손 놓지마. '

 

호원이가 손에 힘을 주어 제 손을 꽉 잡아요. 고개를 들어서 저를 보고 있는 호원이를 보았어요.
웃고있는데 울것같은 눈을 하고 저를 봐요. 제가 입을 열어요.

 

' 그래.. 항상. 네 곁에 있을께. '

 

저는 이미 그때.... 그의 마음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거에요.
하지만 그 눈이, 그 감정이 무서웠던거겠죠. 그리고 마주보아야 할 그와 함께해야하는 현실도.
너무도 불안정한 관계. 도망치고 싶었어요.

 

' 우린 친구잖아. '

 

제가 웃으며 말해요. 그의 눈이 떨려요.

그래서 그를 화나게 한건지도 몰라요. 그래서 그를 울려버린거에요.
그런 말로_
그에게 상처를 주었던거에요.

그 감정이 무서워서 손을 놓아버린 겁쟁이인 주제에 그를 놓고 싶지 않았어요.
'친구'라는 안정적인 관계를 놓아버릴 수 없었어요. 평생 그의 옆에 있을 수 있는 안정적인 관계요.

그래서 그는 그런식으로 나에게 복수하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요. 저에게 상처를 주고 싶었던거에요.
날 안을때마다 울던 그는_
땀이라고 치부 하고 넘겨버렸던 그 눈물을.

그는 결국 너무 착해서 날 안으면서도, 내게 상처를 주면서도 자신이 상처받았던 거에요.

안정적인 사이도, 불안정적인 사이도 아닌.
 
서로 상처만 입히는 사이였던거에요


'...널 사랑해.. '

 

뒤돌아서는 그 모습에 심장이 무너져요.
뻗은 손을 다른 손으로 막고, 무너져버린 심장을 추스르려해도..

 

'... 그래서.. 이제 그만.. 놓아줄께. 동우야.'

 

그의 말에 추스른 심장을 놓아버려요. 나를 놓아요.
눈물로 가득찬 내가 흘러내려요.

전 그를 잡을 수도, 잡을 자격도 없으니까요.

그때 명수의 전화가 왔어요.
그리고 토해내듯 그의 이름대신 명수의 이름을 불렀어요.

그의 이름을 불러서는 안되니까요.. 이제는 부를 수 없는 이름이니까요..

 

" 명수야.. 흐읍..명수야... 명수야.. 나.. 좀... 흡.. 살려줘... 흐으윽.. 나 너무 아파.. 응?.. 나좀.. 제발.. "

 

아파서. 너무아파서. 정말.. 아파서. 죽을것 같아요.

 

 

 


35.

 

 


" 장동우!!!"


" 명수야.. 흐아아앙.. 며.."


호원이가 떠나간 그 곳에서 명수가 나타났어요.
명수의 목소리에 안정되었던 저는 이제 없어요. 명수를 보니 떠나간 호원이가 보여서 더 눈물이 났어요. 가슴을 쥐어 뜯는 저를 보며 명수가 저를 끌어안았어요.
명수의 손이 제 등을 두드려요.


" 그래..그래... 동우야.... 울지마... "


" 으허헝.. 나 어떡해.. 나 어떡해.. 명수야.. 흐어어엉.."


하지만... 말할수 없어요. 명수에게....... 이때껏 호원을 만나고 있었다는 걸 말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말을 해요.
나를 위해 거짓말을 했던 명수를 잘 아는데... 어떻게 그런 명수에게 ... 어떻게 말을 해요...


" 왜 그래? 응? 무슨 일이야? "


명수의 품에 안겨서 고개를 저었어요.

아무일도 아니야. 아무일도......

명수에겐 만나지도 않았던 이호원이 제게서 떠났다고 말을 해도 명수에게는 없는 일이에요.

전 또다시 명수에게로 도망치고 있는 거에요.


" 나.... 그만할래.. 흐끅.. 나.. 다시 .. 돌아갈래.. "


" 그래. 많이 힘들면.. 그만둬.. 다시 할 마음 생기면 다시하면 되지.. "


명수는 제가 일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했나봐요. 제가 선생님이 되는 것도 반대했던 명수였어요.
학교는 제가 나쁜 일을 떠올리게 될거라고 극구 반대를 했어요. 그래도 저는 남들이 보는 반듯한 직업이 가지고 싶어서 선생이란 직업을 선택했어요.
명수에게 저는 그 트라우마를 벗어났다고 생각하게 하고 싶어서요.
그래서 학교에서 일하는 저를 명수는 불안하게 생각했고, 제 말에 명수는 그렇게 납득할 수 밖에 없는 거였죠.

그래요.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이 없어요.

정말.....힘들고.. 아프니까요......

 

 

 

36.

 

 

사표는 수락이 안되었지만 휴가가 내려왔어요. 모르겠어요. 아무 생각이 없었죠.
울고있는 저를 명수가 데리고 갔어요.

명수의 집으로.......


그런데 낯선 느낌이 들었죠. 명수의 집에 있는 다른 사람 때문에요.

밝은 갈색머리가 차분하게 내려가있고, 키도 저보다 컸고, 여리여리하게 얇은 몸이 저보다 더 약해보였어요.
저를 내려다 보는 눈빛이 놀란것 같았어요.

제가 그 사람을 신경도 쓰기전에 명수가 울음을 멈추지 않고 울고있는 저를 안아들어요.
그리고 침대에 눕혀요. 자장자장 노랠부르며 저를 토닥여요.

 


울다가 지친 제가 잠이 들었나봐요.
그 다음날 명수의 집에 있던 다른사람과도 마주하게 되었죠.


" 누구야? "


제 물음에 명수가 당황했고, 그 사람은 당황하는 명수를 보고는 저를 다시 보았죠.


" 룸메이트에요."


" 아.. 나는 명수 친구에요."


애써 웃으며 손을 내밀었는데 그 사람은 그 손을 보기만 했죠. 처음 봤을 때는 여리기만 할것 같았는데 무표정한 눈을 보니 조금은 무서웠어요.
저는 이집의 방해꾼 같았으니까요..


" 이성열이에요."


그의 말에 숙였던 고개를 겨우 들었어요.


" 장동우에요. 만나서..반가워요. "

 

 


이호원을 잊기 위해 노력해요. 다시 열려버린 상자를 닫으려고 노력해요. 깨끗하고 말끔하게 치워진 제 기억에 다시 하얀 먼지를 씌우려고 노력해요.
명수가 일을 나갔고, 저는 성열씨와 집에 남았죠.

이호원을 잊기 위한 노력의 첫단계로 성열씨에게 관심이 갔어요. 그도 저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았어요.
저를 보는 눈빛이 조금 경계의 눈빛이긴 했어요.

그는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 무슨 공부를 하는 거야? "


그가 나보다 어리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바로 말을 놓았죠. 그도 별로 기분 나빠하는 기색이 없었어요.


" 검정고시."


그가 내 물음에 답만 해주고는 다시 고개를 숙여요.


" 모르는거 있으면 물어봐. 나! 이래뵈도 선생님이거등!"


성열이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저를 봐요. 그래요.. 제가 좀 선생님이랑 동떨어져 보이긴 하지만 전 선생님이였어요.

저는 성열이가 공부하는 것을 지켜보았어요. 시도때도 없이 이호원이 치고 들어왔어요. 그럴때면 성열이가 제 옷깃을 잡아당겼어요.
선생님 이거뭐야? 이거 왜 이러는거야? 하고 저를 현실로 돌려놔요.

성열이는 한번 설명해주면 뭐든 쏙쏙 잘 알아들어요. 스펀지 처럼 말이에요. 저희 학교에 있는 애들이 그렇게 쏙쏙 잘 알아먹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 똑똑하네. "


제 말에 숙여진 성열이의 얼굴이 붉어졌어요. 귀여었어요.

명수가 돌아오기 전까지 저는 성열이와 있었어요.
그와 저는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었어요. 말하지 않아도 오래된 친구처럼 편하기 까지 했어요.
같이 공부하고, 같이 게임도 하고 하지만 저희 둘다 절대 밖에는 나가지 않았어요.

이 집안에. 명수의 품안에. 명수에게 보호받을 수 있는 집에서 저는 나가고 싶지 않았고, 성열이도 나가지 않았어요.


" 요리 할줄 몰라? "


내 말에 성열이가 고개를 끄덕여요.


" 라면도 못끓여? "


성열이가 또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요.


" 우와! 심했다!!  라면 맛있게 끓이는 법 가르쳐 줄께. "


성열이가 고개를 끄덕여요.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줬어요.

그러다...... 제 머리를 자주 쓰다듬었던 그가 생각이 났어요.
고등학생때.. 제가 뭐만 하면 그가 웃으며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죠. 그도.. 제가 귀여웠던 걸까요.. 그래서...


" 물 여기 까지 하면 되? "


성열이가 다시 나를 잡아줘요.


" 응.. "


고마웠어요. 다시 과거로 돌아가 다시 이호원을 생각하고 있는 나를 꺼내주어서..

 

 

" 다녀왔어? "


현관앞에 서서 마중나온 성열이와 저를 보며 명수가 어색하게 웃어요.


" 밥부터 먹을래? 아님 먼저 씻을래? 아님 나?? "


제가 검지손가락으로 제 볼을 찌르자 명수가 푸하하학 하고 웃음을 터트려요. 제 옆에 서있던 성열이가 놀란 눈으로 저를 보아요.
저도 웃음을 터트려요.
여기는 편해요. 김명수의 품안은... 그리고 언제든지 저를 기억속에서 꺼내주는 성열이가 있는 이 곳은..


" 먼저 씻을께.. 그리고.. 풉.. 너는 필요없어. "


명수가 구두를 벗고 올라와서는 콩하고 제 이마를 밀치고 들어가요. 성열이는 아직도 저를 보며 놀라고 있었죠.
동그랗게 떠진 눈이 귀여웠어요. 참.. 이렇게 귀여운 애랑 사는 김명수가 부러웠어요.

제가 빨개진 이마를 문지르며 성열이를 보았어요.


" 이렇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어. 성열아."


" 뭐? "


" 명수는 내가 필요없댔으니까.. 혹시 알아? 널 먼저 선택할지."


성열이의 얼굴이 새빨게 졌어요.

이 아이.. 명수를 좋아해요..... 그리고 명수도 이 아이를 좋아해요....


어긋나 버린 저와 호원이와는 다르죠.

 

 

 


37.

 

 

유진이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동창회를 한다고. 호원이도 온다고. 너도 꼭 참석하라고.


핸드폰을 들고 멍하게 서있는 나를 성열이가 보아요. 나를 부르듯 옷깃을 꾹꾹 잡아오는데도 저는 돌아오지 못했어요.

이호원 이름 하나에 가슴이 먹먹해서... 눈물로 채웠던 심장을 꾹 누르자 눈물이 흘러나와요.
여기는 김명수의 집인데..........

눈물로 가득찼던 이호원이 머물렀던 저의 집같았어요.

저는 성열이에게 안겨서 어느새 울고있었어요. 성열이는 아무말없이 .....저와함께 울어주어요.

그 아이의 마음이 너무 고와서... 그 아이를 울려버린게 저라는 사실이 또 이렇게 슬퍼요. 그리고 나는 그아이에게 말해버렸어요.

그아이는 나보다 더 많이 울었어요. 어느새 나는 성열이를 달래주었어요.


"나가."


" 응?"


" 여기서 나가. 돌아가......."


"......."


" 내가....김명수한테 말할테니까... 선생님은 흐윽.. 돌아가. "


"...... "


" 여기는 ..... 선생님이 있을 곳이 아니야. "

 

성열이가 나를 밀쳐내어요. 그리고 현관까지 나를 끌고와요.


" 선생님이... 있을 곳으로 돌아가."

 

명수의 집에서 쫓겨났어요. 제가 돌아가야 할 곳이 어딘지 모르겠어요.
명수의 집에서 나왔지만 제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어요. 저는 또 무너져버릴테니까요.

 

 

 

38.

 

 


" 잘왔어요. 동우씨.."


돌아가야할 곳을 잃은 동우가 찾아온것은 우현의 상담실이였다.
다시 울고있는 동우를 어르고 달래주던 우현이였다.

동우가 기억을 찾고 많은 것이 달라져있었다.

호원에게 가지고 있던 배신감과 두려움이 동정과 연민,그리고 애뜻함으로, 애증으로 존재했다.

증오의 마음에 애정이 합쳐져버렸다.

하지만 동우를 놓아버린 호원에게 우현은 더 놀랐다. 그리고 동우를 놓아버린 호원에게 화가 났다.

마음 같아서는 그대로 잊어버리라고, 다시 최면을 걸어서 기억을 덮어버리고 싶었다. 지금도 두 손은 제 가슴을 꼬옥 잡고있는 동우의 모습에 우현이 한숨을 쉬었다.

이 상담도......이제 끝이 날때가 되었고,

장동우의 카운셀러로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사람으로서 그가 바른 길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했다. 거기까지가 우현의 일이였다.


" 동우씨...우리 이제 같이 이야기 해볼까요? "


가슴을 꼭 쥐고 울음을 참던 동우가 고개를 들었다. 우현이 가슴을 꼭 쥐고 있는 동우의 손을 내리자 얼마 쥐고 있었던 걸까 심장이 있는 자리에 주름이 져있었다.


" 천천히 숨을 내쉬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어요. "


말 잘듣는 아이처럼 동우는 우현의 말을 따라서 심호흡을 했다. 점점 울음이 가라앉아갔다. 아파오는 가슴은 여전했지만 조금은 덜 아파왔다.


" 동우씨. 천천히 생각해봐요. 아니.. 굳이 머리를 쓰지 않아도 되요. 지금까지 꽉 쥐고 놓지 않았던 마음 놓아주면 되니까요. "


동우가 우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뭐래도 우현은 자신의 의사선생님이였고, 상담사였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 사람이였다.


" 동우씨. 동창회 갈꺼에요? "


" ............ 가고싶어요. "


" 왜요? "


" .....보고싶어요. "


" 누가요?"


" 친구들이요.."


" 그리고..? "


동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다시 눈물이 차오르는 눈은 우현을 바로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심장이 위치한 곳의 옷에 주름이 져서 주글주글 해져있다.


" .............이..호원.... 이요...."


우현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동우의 손을 꽉 잡았다.


" .....이제 어디 가야 할지 알겠어요? 어디로 돌아가야 할지? "

 

 

 

 

39.

 

 

 

 

 

동우는 숨이 차도록 달렸다. 혹시나 늦지 않을까.유진이가 펄쩍뛰면서 화를 내겠지?

그런건 중요하지 않았다. 혹시나 .... 바쁜 이호원이... 얼굴만 내비치고 떠날지도 몰랐다.

이렇게 놓쳐버리면 다시는 볼수 없을지도 몰랐다.

어떻게 호원을 찾아야 할 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호원을 만나야 할 지도 모르겠다. 호원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숨이 차올랐다. 쿵쿵하고 울리는 심장소리는 제가 뛰는 발소리와 비슷했다.

약속장소인 학교앞으로 뛰어갔다.

텅빈 약속장소에 이미 늦어버린것을 깨달아버린 동우의 다리에 힘이 풀렸다.

얼마나 늦어버렸기에 저를 버리고 가버렸단 말인가... 제 학우들이 미워오기 시작했다.

갈 곳을 또 잃어버린듯 심장이 울어댔다.


".......장동우.."


주저앉아버린 동우의 머리위로 동우의 귀에 익숙하지만 낯설고, 듣고싶었지만 듣지 못했던 목소리가 들렸다.
동우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제 심장에 살던 이호원이 너무도 보고싶어서 눈물로 만들어낸 이호원이 아닐까?

수척해진 동우의 모습을 보며 호원이 입술을 깨물었다.

동우가 사표를 냈다는 소리를 들었다. 동우를 놓겠다고 말은 했어도 그렇게 쉽게... 놓아버릴 수는 없었다.

제게서 도망치라고 말했던건 자신이였다. 도망치려고 사표를 내놓은 동우도 자신이 만든거였다.
그래도.... 아직도....... 널 사랑하니까...

굳이 니가 날 사랑하지 않아도.. 나 혼자 너를 사랑하는 방법을 만들었다.

너에게 안정적인 직장을 주고, 안정적인 월급을 주고, 안정적으로 살아가게 ....

그렇게라도.... 너를 지키고 싶었다. 이제라도......

그래서 동우의 사표는 수리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제 이기심으로 또다시 동우를 붙잡았다.

동우도 나온다는 말에 발걸음이 저절로 약속장소를 향했다.
웃고있는 자신의 동창들 중에...... 동우는 없었다.

윽박지르는 동창회장의 말에도 동우는 오지 않을 것을 알았다. 답답해서 잠시 바람을 새러나온다고 하고
약속장소였던 학교로 향했다.

처음 만났을 때 동우는 밝았고, 예뻤다.  정말...나의 햇님이였다.

내 곁에서는 빛을 잃어가는 햇님이 너였다.

그런 너를 이제 완벽히 놓으려고..... 학교에 왔는데...


너를 놓으려고. 너를 놓아줄껀데.

..
.....어째서.....또 내 앞에 있는거야... 어째서......

 


 난 또 너를 놓지못하고 네 이름을 부르고 있는걸까....

 


동우가 자신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리는 호원을 보았다.

쿡쿡 하고 심장이 또 아파왔다.

너는 나를 놓아버린걸까? ....이제는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


이제는 .....나..... 너를 잡을 수 없는 걸까?....


" 호원아... 이호원.... "


동우가 눈을 감았다. 감은 눈으로 눈물이 또다시 흘러내렸다.

저를 애절하게 부르는 동우의 목소리에 호원이 고개를 돌렸다. 또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동우의 모습에 안아줄수도 달래줄수도 없는 호원의 속이 타들어갔다.

동우가 호원을 향해 손을 뻗었다. 덜덜덜 떨고 있는 그 손을 호원이 보았다.


" 나.....놓치마......"


호원이 놀라서 동우를 보았고, 그제서야 눈을 뜬 동우와 호원의 시선이 맞닿았다.
눈물이 가득 고인 동우의 눈에 호원이 자리했고, 놀란 호원의 눈에 눈물이 가득한 동우가 자리잡았다.


" 나는.....흡.. 겁쟁이라서...... 널 잡을 수가 없어... 그러니까.. "


바들바들 떨고 있는 동우의 손으로 호원이 천천히 손을 들어 가까이 가져갔다.


" 니가....날 놓지마........ 니가 날 놓으면...... 나 어떻게해야 할지...모르겠어. 그러니까......날.. 잡아줘....."


호원이 채 잡기도 전에 동우의 떨리는 손이 힘없이 떨어졌고, 호원이 동우의 앞에 무릎을 굻고 앉았다. 그리고 떨어져 버린 동우의 손을 잡았다.
자신의 손을 잡아오는 호원의 손에 고개를 숙였던 동우가 고개를 들었다. 호원이 제 앞에 무릎을 굻고는 제 손을 두 손으로 꼭 잡고 있었다.

니가 다시 날 잡았으니까........이제는......내가......너에게 ....말해야해.

내가 도망쳐버려서 말하지 못했던 그 말.
니가 나를 놓고 가버려서 하지 못했던 그 말.

 

" 널.. 좋아해.. 호원아.. "

 

자신의 손위로 호원의 입술이 닿았다. 자신의 눈물이 아닌 호원의 눈물이 손등을 타고 흘렀다.

 

미안해. 도망쳐서.. 미안해.. 널 떠나 보내서.. 미안해... 이렇게 널 아프게 해서....


그리고.... 널 사랑해.

 

 

 

 


40.

 

 

 

" 표정 좋네요. "

 

우현의 놀림에 동우가 볼을 긁적였다.

 

" 오래 못있어요. 밖에 기다리고 있어서... 그래서 케이크 사왔어요. 선생님 단거 좋아하시잖아요."

 

동우의 말에 우현이 환하게 웃으며 동우의 손에 있는 케이크를 받았다.

 

" 괜찮아요. 나중에 또 놀러올꺼잖아요."

 

우현의 말에 동우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웃어보였다. 그래도 동우와 헤어지는 건 아쉬운 우현이 케이크를 내려놓고 , 동우가 가는 길을 배웅해주었다.

그 뒤의 이야기도 궁금하긴 했지만, 이렇게 웃고있는 동우를 보니 잘 된거겠지 뭐...

자신의 상담실 앞에 굉장히 좋은 차가 서있었다. 아.....대재벌 납셨네.. 누구차지.
차문이 열리고 호원이 내렸고, 손을 가로 하고 햇빛을 막던 동우가 호원의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 선생님 나중에 봐요. "

 

동우가 호원을 향해 뛰어갔고, 우현이 그런 동우를 따라 호원을 보았다.

아.....그 좋은차의 대재벌이, 나쁜사람 몹쓸사람이, 너였니?

호원이 동우를 보던 시선을 돌려 자신을 보고있는 우현을 보았다. 호원이 고개를 까닥 숙여 인사를 했고, 우현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받았다.
호원이 동우의 손을 잡고 끌고가 조수석 문을 열고 동우를 태웠다.

동우를 태운 차는 호원마저 태우고는 멀리 떠났고, 우현이 손을 흔들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웃고있던 우현의 시선에 호원의 차가 서있었던 곳에 다른 차가 서는 것을 보았다.

우와.. 오늘 여기 좋은차 되게 많이 보네.

우현이 감탄을 하며 그 좋은차를 보았고, 그 좋은차에서 검은색의 정장을 입은 사람이 내렸다.

좋은차에 좋은 옷이 그를 엄청 돋보이고, 멋있게 보이게 만들었고, 우현이 속으로 감탄했다.

검은 옷탓인제 선글라스에 가려진 얼굴이 창백할 정도로 하얗게 보였다.

의사인 직감일까 이 사람도 몸이 어디가 안좋아보였다. 우현이 혀를 쯧쯧 찼다.

혹시 혀를 찼것을 들었던 건지 그가 우현의 앞에 섰다. 우현이 도둑이 제발 저리듯 움찔하고 그를 보았다.

 

" 니가 남우현이야? "

 

" ......네. 그런데요. ? "

 

" 의사양반이 뭐 이렇게 멍청하게 생겼어. "

 

..............헐.

 

" 상담실이 어디야? 안내해."

 

" 누구신데. 저한테 말까세요?"

 

" 꼬우면 너도 까. "

 

.....................헐...

 

그가 품에서 명함을 꺼내 우현에게 주었다. 어린애들도 알만한 대기업의 이름이 적혀있고, 익숙한 대기업의 이름과는 다르게 밑에 적혀있는 이름은 생소했다.

김성규

라고 적혀있는 검은 글씨가 그를 완전히 표현해내고 있는 것 같았다.
하얀명함에 까만 글자.

우현이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 여긴 무슨일로.."

 

" 아..씨발. 병원에 오는 이유야 당연한거 아니야? "

 

우현은 하마터면 명함을 찢어버릴 뻔했다.

 

" 아프니까 오지. 병신아.. "

 

아파서 찾아온 또다른 환자를 밀쳐내지 못하는 마음 약한 우현이였다.

 

 


붉은 달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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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짠네나... 눈물바다네 바다. -_=......

그대들 안녕ㅋ 아따 겁나 기네요잉. -_=..;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플러스도 길어..... 정말... 구제불능이네여.

[야동]붉은 달 ++



'그럼 쉽네. 나랑 잘래? '

' 네. 좋아요.'

눈은 대본을 읽고 있지만 귀에서 들려오는 호원의 목소리에 글자가 제대로 읽히지 않는 동우가 짜증이 난듯 대본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미 얼굴에 짜증이 가득 담겨있어서 누군가가 보면 큰일이였다. 모두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걸 잘 아는 동우는 아무도 그 짜증남을 보지 못하게 가려버렸다.
대본을 꽉 진 손이 파들파들 떨려왔다.

' 아! 그런데 오늘은 제가 선약이 있어서 안되고요. '

......니 주제에 날 까? 선약도 취소하고 날 받아야 하는 거아니냐고!

대본으로 숨긴 눈을 꾸욱 감고, 입술을 꽈악 깨물었다. 대본속에서 숨을 쉬고 있어서 그런가 갑갑했져왔다.

' 다음에 만날 때... 아. 마지막 날이네요. 그럼 그날 같이 자요. '

순간 탁트이는 숨에 동우가 눈을 떴다. 누군가가 추했을 께 뻔한 자신의 얼굴을 가리던 대본을 들어올린 탓이였다.

" 짱똥 안녕. "

눈 앞에 방긋방긋 웃는 우현이 있었다. 순간 동그랗게 놀란 표정을 지어냈던 동우가 우현임을 알자 잔뜩 미간을 징그렸다.
시시각각 배우 장동우와 인간 장동우를 오고가는 표정에 우현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아무도 그런 동우를 보지 못하게 우현이 품안에 안았다.
우현의 품안에 얼굴을 감춘 동우가 우현을 안는척하며 허리를 꼬집었다.

" 학하핰하핳 아아아퍼어어. "

아프다는 우현의 말에 동우가 꼬집던 손을 슬그머니 내렸다. 우현이 동우의 등을 토닥였다.

" 숨 셔 동우야. 하나. 둘. 하나. 둘. 이제 진정됬어? "

품 안의 동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서야 꼬옥 안았던 동우를 풀어준 우현이였다.
동우가 손을 뻗어 우현의 하얀가운 자락을 잡았다.

" 나랑 해. "

" 응?"

우현이 눈을 동그랗게 떠서 동우를 보았다. 고개를 든 동우의 눈을 마주한 우현이 눈을 깜박였다.
무엇때문인지 잔뜩 일그러진 눈에 우현이 손을 들어 동우의 눈을 가렸다.

동우는 외로움을 많이 탔다. 아역배우였을 때부터 잘나가던 동우는 늘 혼자였다. 부모마저도 동우를 배우로써 보았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이 만든 이미지에 동우를 맞추었다.
혹여 학교 친구들에게 본연의 모습을 보였을 때 모두들 놀라서 왜그러냐며 동우를 이상하게 보았다. 동우는 깨달아버렸다. 사람들이 만든 이미지에 자신이 맞지 않으면 버림받을 것을..
대중의 사랑은 한낱 불같은 사랑이라서 소나기라도 내리면 꺼져버린다는 것을.
그럼.....정말 '혼자'가 되어버린다는 것을 말이다.
동우는 사람들이 맞춘 이미지에 자기자신을 맞추기 시작했고, 그렇게 동우가 맞춰놓은 퍼즐엔 빈 공간이 생겨버렸다.

잘 맞춘다고 맞췄지만 빈 공간이 생겨버린 동우는 당황하고 방황하기 시작했다. 멍하니 비어버린 퍼즐의 빈공간을 보았다.

그 빈공간이 '애정'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동우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사랑을 줄 사람을....

자신에게 사랑을 줄 사람중 하나가 '우현'이였다. 같은 소속사에서 만난 우현이였다.

동우는 항상 두 팔을 벌려 자신을 맞았다.
사랑을 달라고, 이 비어버린 퍼즐의 빈공간을 채워달라고... 애처롭게 매달렸다.
그 애처로움에 동우가 내민 손을 아무도 떨쳐내지 못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 누구도. 동우에게 사랑을 주지못해고, 빈공간을 채워주지 못했다.

동우는 울었고, 우현은 동우의 눈물을 닦아줄 뿐이였다.

사랑받지 못한 아이는 사랑을 하는 방법을 몰랐다.
사랑받지 못한 아이는 사랑을 주는 방법을 몰랐다.

그래서 생겨버린 퍼즐의 빈공간이였다.

너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게 내가 아니라는 걸 알아.
나는 너를 좋아하지만 사랑하진 않아.
그리고 네가 진정으로 사랑을 했으면 좋겠어.

" 미안. 장동우. 이제 너랑 못해. "

" 왜? "

"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거든. "

동우가 손을 들어 자신의 눈을 가린 우현의 손을 내렸다. 동그랗게 뜬 눈에 서글서글하게 웃고 있는 우현이 비췄다.
반쯤 접힌 우현의 눈이 동우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누군가를 사랑해. 사랑해.라고.. 하지만 그게 너는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 누구..... ?.."

작게 울먹거리는 동우의 목소리에 우현은 마음이 약해졌다. 이내 찰영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호원의 모습에 우현이 굳게 마음을 먹었다.

" 나중에 소개시켜줄께. 내기는 없었던 걸로 하자. 그 사람에게 미안하니까. "

우현의 하얀 가운에 주름이 쥐도록 꽉 쥐었던 동우의 손에 스르륵 힘이 풀렸다. 그리고 천천히 떨어졌다.
고개를 숙인 동우의 머리를 쓰다듬는 우현이 고개를 들어 호원을 보았다.
스텝들에게 꾸벅꾸벅 인사를 하고 있던 호원도 고개를 돌려 우현을 보았다. 정확히는 고개를 숙인 동우의 머리에 손이 올라가있는 우현을 보았다.

 


' 사실대로 말해. '

' 뭘? '

' 선배랑 호텔에서 나오는 거 봤어.  '

' 선배..? 누구? 아.. 장동우? 풉... 아.. 장동우가 선배였지 참. 까아아마득한 대선배지. '

같은 예고를 나온 우현과 호원이였다.
같은 연극영화과이고 누구보다 마음이 잘맞았던 고등학교 동창인 사이였다. 물론 데뷔시기야 우현이 빠르긴 했지만 친구인 둘 사이에 선후배관계는 중요하지 않았다.
호원도 우현이 영화에 조연으로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편했다. 데뷔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처음으로 주연을 맡는 것이라서 그 촬영장이 무척이나 어색할 것이 뻔한데
친하게 지내던 우현이 있어서 든든했었다.

막상 영화에서 우현과 마주친 적은 없었지만 동우와 호원을 응원차 자주 촬영장에 들락날락 거리곤 했던 우현이였다.
동우와 같은 소속사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동우와 친하다는 것도 잘 알았다.
학교다닐때 우현이 자랑을 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동우와 친하게 지내고 있는 우현을 보니 마음 한구석에서 알수 없는 감정이 일어났다.

만약 자신이 조금 더 빨리 배우의 꿈을 꾸고, 우현 대신 동우의 회사에 있는 연습생이였다면.
지금 장동우와 친한것은 자신이였을까?....

' 호텔에서? 아... 같이 잤어. 너 몰랐어? '

'.. 뭐_?.'

' 장동우는 같이 자자고 하는 사람 거부안해.'

지금 장동우와 친한것이 우현이 아닌 자신이라고 해도..

' 장동우 걸레거든.'

......이렇게 쉽게 생각하는, 그렇게 가벼운 관계는 되고 싶지 않아 .

호원이 주먹을 꽉 쥐었고, 걸레라고 말하는 우현의 배를 힘껏 가격했다. 급작스런 호원의 공격에 우현이 배를 잡고 주저 앉았다.
저 잘난 면상을 갈겨주고 싶었다. 하지만 둘 다 얼굴로 먹고 사는 배우였다. 그리고 둘 다 영화 촬영중이였고, 괜한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도 않았다.

'컥..콜록.. 하하하하.. 큭.. 못믿겠어? 니가 동경하고 존경하는 선배 욕해서 열받아? 콜록..아..존나 아파.. '

화가 났다. 뱃 속에서부터 끌어오르고 있는 시커먼 무언가는 분노였다.
동경하고 존경하는 선배를 친구인 남우현이 욕해서? 아님 동경하고 존경했던 선배가 걸레라서?

' 장동우가 너 안꼬시든? 그거 나랑 내기한거야. '

' 닥쳐..'

그 동경하고 존경하는 하늘 같은 선배님이 자신같은 병아리를 친히 내기에 까지 걸어줘서?

' 장동우가 너 꼬셔서 같이 자면 장동우가 이기는 거야..'

' 닥치라고 했다.'

친구라는 녀석이랑 존경하는 선배가 자신을 가지고 놀아서?

호원이 주먹을 꽉 쥐었다. 알 수가 없었다. 이 분노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느것 하나 답이 없었다.
한가지 지금 이호원이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이 분노의 근원은 '장동우'라는 것이다.

 

호원은 시선을 들어 제 앞에 팔짱을 끼고 서있는 동우를 보았다.

" 우리 마지막 날에 보기로 한거 아니였나? "

이제 눈 앞에 선배는 더이상 배우 장동우의 가면을 쓰지 않았다. 주먹을 쥔 손에 힘을 준 호원이였다.

" 못참겠어서요. 선배랑 자고 싶어요. "

호원이 툭하고 내뱉은 말에 동우의 눈이 흔들렸다. 입안으로 어금니를 꽉 깨물은 동우였다.

이미 _.. 우현과의 내기는 끝이 났다.
더이상 호원을 꼬셔야할 이유도.
호원과 자야할 이유도 없는 동우였다.

동우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보고 있는 호원의 시선을 피했다.

보고 싶지 않아. 널 만나고 싶지않아.

" 싫어. "

동우는 짧게 호원을 밀어내는 말을 내뱉고는 몸을 돌렸다. 호원이 손을 뻗어 돌아서려는 동우의 손목을 잡고는 동우의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가까이 다가갔다.
호원이 동우의 귓가에 입을 가져갔다.

" 걸레라면서요. 다른사람들한테는 다 벌려주면서 저 한테는 안벌려줘요?"

동우의 눈이 동그랗게 크게 떠졌다.

아이들이 수근거릴때 느꼈던 그 느낌이 생생하게 되살아 났다.
심장이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툭하고 떨어진 심장은 흙이 묻어 더러워졌다.
꼭 자신의 모습같았다.

동우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호원을 향했고, 호원은 흔들림하나 없이 이제것 자신을 데리고 놀았던 동우를 조롱하듯 입꼬리를 올려 웃고 있었다.

" 나랑 자고 싶어서. 나 공들여 꼬신거잖아요. 기다릴께요. "

자신의 손목을 잡고 있는 호원의 손을 뿌리친 동우가 빠른 걸음으로 호원에게서 벗어났다.

 

 

 


동우는 자신의 손위에 올려진 종이를 꾸깃꾸깃 꽉 접었다.

' 동우야. 이거 호원이가 너한테 전해달라는데?'

코디누나가 전해주는 쪽지에 고개를 갸웃하던 동우는 '호원'이란 이름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하지만 곧 방긋 웃으며 고마워요 누나 하고 감사의 말을 전하는 동우는 여전히 배우의 가면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지금.

호원이 전해준 쪽지에 적혀있는 호텔의 호실 문 앞에 서있었다.

왜?.
꼬신게 아까워서? 그래서 그런거야? 아님 다 끝난 내기에 미련이 남아서야?
나 왜 여기 서있어? 나 미친거야? 그런건가? 정말??

미쳤어. 장동우.
나보다 한참은 연예계물도 덜 먹은, 나와는 비교도 안되는 한참 아랫등급인데.
애랑 같이 자서 얻는 이득같은게 하나도 없잖아.

동우가 욕을 찌껄이며 몸을 돌리려는 찰나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동우가 고개를 돌렸고, 열리는 문 사이로 호원의 모습이 보였다.

문 사이로 호원의 눈이 동우를 향했고, 동우는 그 눈을 피했다. 온 몸으로 피했다.
호원이 손을 뻗어 동우의 손목을 잡았다.
동우가 움찔하고는 그 손을 뿌리치려는 찰나 문이 열렸고, 호원은 동우의 손목을 잡아 끌었다.

쾅. 하고 호텔의 복도가 울릴 정도로 문은 큰소리를 내며 닫혔다.
동우의 등 뒤로 차가운 문이 있었고, 앞에는 한 팔로 자신을 막아선 차가운 호원의 눈이 있었다.

꽉 잡힌 손목이 아파왔다. 동우가 시선을 들어 호원을 노려보았다.
호원은 더욱더 가까이 다가왔고, 동우를 문으로 밀어붙였다.

" 진짜로 왔네요. "

" 비켜"

" 싫어요. 선배 저랑 자려고 온거잖아요."

" 아니야. "

" 그럼 여기 왜 왔어요? 설마.. 날 가지고 내기를 했던 것에 대해 변명하려거나 사과를 하려고 온거라면
필요 없어요. "

노려보는 동우의 눈에 호원이 입꼬리를 올려 비식 비웃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여 입술을 꽉 깨문 동우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동우가 잡히지 않은 손을 들어 호원을 밀어내었다. 호원이 쉽게 떨어져 나갔지만 동우를 잡고있는 손은 놓지 않았다.

" 다른사람에게 했던것 처럼. 내게도 다리를 벌리면 되요. 쉽죠? 선배에게 쉬운일 이잖아요."


아까전에 떨어졌던 심장은 복구되지도 않았는데도, 텅비어버린 가슴이 아파왔다.

' 선배. 어서 나와요. 감기걸리겠어요. '

' 선배. 이거 맛있어요. 팬들이 준건데 선배도 먹어요. 맛있죠? '

' 선배 시원하죠? '

' 선배 이러면 안되요... 자신을 소중히 해야죠. '

귀에 들려오는 호원의 자상한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왔다. 눈 앞에 있는 이호원은 차갑기 그지없는데....

자신을 졸졸졸 따라다니던, 자신의 장난에도 하나하나 일일이 반응하던,
귀여웠던 자신의 후배는 이제 없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지?... 동우가 고개를 숙였다.

동우는 후회를 했다. 우현의 말에 넘어가 내기를 한것을... 호원을 이렇게 만들어 버린것이 자신이라는 사실이...

자존심이고 뭐고, 탑스타고 뭐고, 모르겠어. 그냥 한심해 답답해 바보같아 멍청이같아.
난 정말 바보멍청이야. 나같은 거.. 소중하게 대할 자격도 필요도 없어.
난 소중하지 않아. 난 니 말대로 걸레니까. 더러우니까.
반짝반짝 빛나는 탑스타의 자리도 내게는 어울리지 않아.
아무도 날 사랑해주지 않으니까..

열심히 맞춰놓은 퍼즐을 제 손으로 헝클어뜨린 동우였다.

이제.....다 .. 필요없어.

동우가 고개를 들어 호원을 보았다. 그리곤 손을 뻗어 호원의 목을 끌었다. 그리고는 호원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호원의 열린 입속으로 혀를 밀어넣었다. 그리고는 익숙하게 호원의 혀를 밀어내고, 호원의 성격만큼이나 바른 치열을 훑었다.

나를 사랑해줘. 아무나 좋으니까......제발....... 나를...... 사랑해줘.......
내 몸을 가지면 넌 나를 사랑해줄꺼야?.. 그렇다면 나를 가져. 나를 가지고.. 나를 사랑해줘..

호원이 갑작스럽게 키스를 해오는 동우를 밀어냈다.

" 흐윽...끕.."

눈 앞에 장동우는 울고 있었다. 아까 저를 노려보던 그 눈은 어디 간거지 그 날카로운 눈매 그득히 눈물을 채웠다.
손등으로 울음소리를 막으려 입을 막고 있는 동우 손에도 눈물이 잔뜩 맺혀있었다.

동우가 입술을 꽉 깨물어 울음소리를 막고,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후드자켓의 지퍼를 열었다.
덜덜덜 떨고있는 두 손엔 눈물로 젖어있었다. 고개를 숙인 탓에 동우의 눈물을 호텔의 고급카펫위에 떨어졌다.
눈물과 함께 걸치고 있던 후드자켓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동우가 손을 교차해 습관처럼 티를 벗으려하자 호원이 손을 뻗어 눈물이 가득찬 동우의 손을 잡았다.

" 흡.... 끅.... 이거..끅.. 놔..내가.. 벗을..끅.."

" 하.. 씨발.. 장동우. "

" 꺼야..흐허엉.."

호원의 욕설에 동우가 서러운듯 울음을 터트렸다.
선배자격도 없어. 욕을 먹어도 싸. 니가 날 어떻게 부르든 상관없으니까. 제발. 날 사랑해줘.

울음을 터트리는 동우의 모습에 호원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정말 씨발도 이런 씨발이 없다.

끅끅 거리며 주체를 하지 못하는 동우의 몸을 안아 올린 호원이였다.
영화 찍을 때도 느꼈지만 보는 것과 다르게 동우의 몸은 막상 안으면 작았다. 작았고, 약하고, 말랐다.
극 중과는 다르게 동우에게서는 아무 저항도 없었다. 제게 안겨서 울음을 터트리는 것 말고는 말이다.


호원이 동우를 안아 그대로 침대로가 누웠다.

정신없이 울고있는데 등뒤에 닿는 푹신함에 침대라는 사실을 깨달은 동우였다.
매번 했었던 일인데. 왜이렇게 아파. 왜이렇게 가슴이 아파. 내게는 심장도 없는데. 왜이렇게 아파.

동우의 울음소리가 더 커졌다. 호원이 동우를 더 꼭 끌어안았다.

" 미안해요. 선배. 울지마요. 응?."


가슴이 미어터졌다. 
뱃 속에서 끓어오르던 분노의 원인이 무엇인지 .
발끝에서부터 차고 오르는 이 먹먹함이 무엇인지.

이호원은 알것 같았다.

남우현에게 화가났다. 장동우를 쉽게 생각해서.걸레로 생각해서.
장동우에게 화가났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아서.

그리고,

이호원에게 화가났다. 장동우를 울리고 있어서.

" 제가 한 말 기억해요? 자신을 소중히 하라고 했잖아요. 왜.. 이렇게 막 굴려요."

" 흐어엉.너도 나랑 자고싶다며!흐허어..아무도..날..소중히 대해주지않는데,,흐흡.. 아무도 날..사랑해주지 않는데에에 "

동우가 호원을 안은 손으로 호원의 등을 때렸다.

" 너도 끅..똑같에..끄읍.. 걸레니까..흐어어엉."

호원이 한 숨을 쉬었다. 아씨발.. 누가 걸레레. 아..씨발. 남우현은 나중에 한대 더 패버려야지. 아..

" 나쁘놈하.. 흐윽..빨리 박아.빨리 박고 나버려."

동우의 말에 호원이 미간을 징그리고는 동우의 몸위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울고있는 동우의 이마를 찰싹 때렸다.
이마에 느껴지는 따가움에 울고있던 동우의 눈물이 뚝 하고 멈추었다. 눈물이 그대로 가득고인 눈이 동그랗게 떠져서는 호원을 보았다.

" 뭐..뭐.."

" 그런말 쓰지마요. 내가 선배 소중하게 생각해요. "

호원이 침대 옆에 짚은 손을 들어 동우의 볼에 가득 길이 나있는 눈물을 닦았다.

" 선배를 소중히 생각하는 저를 생각해서라도 소중하게 생각해요. "

"......흐끅.."

" 선배한테 걸레라고 한거 사과할께요. 선배도 저 가지고 놀았으니까 쌤쌤이 쳐요. 선배가 저 가지고 논건 사실이고, 선배가 걸레라는 건 거짓이니까."

" 흐읍... "

" 아무도 선배 사랑하게 하지마요. "

호원이 닦아준 보람도 없이 멈추었던 눈물이 또다시 동우의 눈에서 흘러내렸다.

" 나만 선배사랑하면 되요. "

" 흐어엉.."

동우가 두 팔을 뻗어 호원을 안았다. 호원이 고개를 숙여 동우의 귀에 속삭였다.

" 선배..아니.. 장동우 내가 사랑해줄께. 내가 사랑해. 장동우를.."

동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잔뜩 헝클어버린 퍼즐앞에 주저앉아 있던 동우의 옆에 호원이 웃으며 다가왔다.
동우가 잔뜩 울상을 지으며 호원을 올려보았다. 호원이 웃으며 등뒤에 감추어 두었던 것을 꺼내어 동우에게 보여주었다.

빈 공간을 채워줄 퍼즐 한 조각이 호원의 손에 들려있었다.

동우가 환하게 웃었다. 동우의 옆에 주그려 앉은 호원이 동우가 헝클어뜨린 퍼즐을 같이 맞추어주었다.
호원과 함께 맞춘 퍼즐에 똑같은 자리에 빈공간이 생겼다. 호원이 손에 쥐고 있던 퍼즐을 동우에게 주었다.
동우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그 조각을 호원에게 주었고, 호원이 어쩔수 없다는 듯이 자신이 그 빈공간에 남은 한조각을 끼워넣었다.

탁_ 하는 소리와 함께 퍼즐이 맞춰졌고, 동우가 완성된 퍼즐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 ' 붉은 달 ' 의 주인공을 모시겠습니다. "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무대 아래에 서있던 동우와 호원이 차례로 무대위로 올라갔다.
계단을 밟던 동우의 발이 헛딛자 뒤에 서있던 호원이 그런 동우를 잡았다. 카메라 플래쉬가 두배로 터졌다.

실수를 한 동우가 수줍게 웃었고, 동우를 잡아준 호원이 멋쩍은 미소를 카메라 앞에 지어보였다.

" 두 분 연인연기를 하셨는데 정말 사귀는 거 아니에요? "

사회자의 짖꿎은 질문에 동우가 웃으며 손을 저었다.

" 친한 형, 동생사이 입니다."

" 네. 친한 선,후배사이입니다."

동우의 말에 호원이 덧붙이며 말했다. 동우가 고개를 돌려 호원을 보았고, 호원이 동우를 보며 씨익 웃었다.

표.정.관.리.하셔야죠 선배님?

웃고있는 호원의 표정을 읽은 동우가 따라 씨익 웃었다.

아주 기어오르네 후배님?

서로 마주보고 웃는 그 둘에게 카메라 플래쉬가 또 팡팡팡 터졌다.


" 영화 재미있게 봐주시고요. 우리 호원이 많이 예뻐해주세요."

" 아..참.. 선배도.. 참.. 동우선배만큼 저 예뻐해주세요."

주연배우의 말에 객석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걔중에는 귀엽다는 소리도 계속 들려왔다.

 


영화관에서 마련해준 대기실에 들어오자 마자 환하게 웃고있던 동우와 호원의 표정이 동시에 웃는 얼굴을 벗어던졌다.

" 하.. 친한. 형. 동생사이? "

" 친한 선, 후배사이? "

동우와 호원이 서로를 보았다.

" 저 그냥 친한 동생이에요? 그래요? "

" 하..넌 내가 그냥 친한 선배야? 그래? "

" 제가 먼저 물었잖아요. "

" 내가 너보다 나이도 많고 선배잖아. 내가 서열이 더 높아."

호원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으며 동우의 허리를 안아서 당겼다. 그리고 제 품에 안겨있는 동우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 그냥 친한 선배한테 이런짓 안해요. "

호원의 말에 동우가 피식 웃었다. 동우가 손을 들어 호원의 얼굴을 잡아 당겼고,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

" 나도.. 누가 자기몸을 소중히하라고 잔소리해서, 친한 동생한테 이런짓 안해. "

" 그거 맘에 드네. 또 우리호원이라고 한것도 맘에 들어."

" 너.. 은근슬쩍 말 놓는다? "

" 장동우 사랑해."

" 말 높여빨리."

" 장동우 사랑해. 사랑해사랑해사랑해에!"

" 톤 높이지 말고오!! 읍.. "

호원이 이번에는 쉽게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이 찐하게 동우의 입술에 부딪혔고, 동우는 그런 호원이 내심 싫지 않은듯 받아들였다.

 


+)


대기실 문앞에 쭈그리고 앉은 우현이 대기실 문을 노려보았다.

아놔 여기가 니네만 쓰는 대기실이냐고. 나도 여기 쓴다고. 내가 너네 둘을 위해 악역을 자처했다고오..
칫칫칫.

대기실문에서 하트표가 튀어나오는 착시현상에 우현이 냉큼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하얀자켓에 콕 쑤셔놓았던 폰을 꺼내었다.

[성규씨 뭐해요? ]

[ 알아서 뭐하시게요?]

[ 뭐 해줄까요?ㅋㅋㅋ]

[ 꺼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요 ㅋㅋㅋㅋㅋㅋㅋ]

............
..........................
........................................ 대기실문에서 튀어나온 작은 하트가 우현의 머리를 콩하고 때리고는 떨어졌다.
우현이 슥슥 작은 하트표에게 맞은 머리를 문지르고는 답장을 했다.

[ 그대 품 속으로 꺼질께요 ㅋㅋ]

[ 그래요. 그럼 내 품으로와요]

......
...............
......................... 대기실문에서 튀어나온 커다란 하트가 우현의 등을 퍽하고 쳤다. 주그려앉아있던 우현이 비틀거리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엄마야...... 내가 꼬시려다 되려 꼬시킴을 당하게 한 김성규여... 나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어. 흑흑흑
그곳이 어디든 당장 쫓아가리.어기야디어라차.

[ 어디에요?]

[ 우현씨 마음속이요.]

........
.............................
.................................. 아놔. 오늘 왜이러세요. 김성규님. 제 마음을 들었다놨다하시는 김성규님 때문에 제 마음속은 위험해요. 멀미할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눈앞에 나타나주실께요.

우현이 자신의 앞에 지는 그림자에 고개를 들었다.
우현이 눈 앞에 서있는 사람의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대기실 문에서 튀어나오는 작고 큰 하트표들은 자동으로 쉴드를 펼쳐 막아낸 우현이였다.
자신이 선물해준 다홍색의 가디건을 걸치고, 선글라스를 쓴 성규가 눈 앞에 서있었다.

오늘 바쁘다고, 시사회에 못온다고... 그래서 저 커플사이에서 짜져있었는데...

성규가 무릎을 꿇고있는 우현의 모습에 풋하고 웃으며 우현의 앞에 무릎을 접어 앉았다. 그리고 놀라서 땡그래진 우현과 눈을 마주쳤다.
성규가 선글라스를 내려서 그런 우현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 내 품으로 온다면서요."

성규의 말에 우현이 눈이 쳐져서 환하게 웃으며 성규의 품에 안겼다.


------

......존댓말 쓰는 현성이다. 이응이응. ㅋㅋㅋㅋㅋㅋ 여기도 남우현이 귀엽넹? ㅋㅋ... 내가 쓰는 현성은 왜 이러나 정말.. ㅋㅋ 여러분 현성 맞습니다.ㅇㅇ 
ㅜㅜㅜㅜㅜ 동우 걸레아니야 ㅠㅠ 내가 쓰고 내가 상처받음 흐규흐규 ㅠㅠㅠ
이호원 너 이럴꺼야 ㅠㅠㅠ 하.. 동우 겁나이쁜 동우 ㅠㅠㅠ 흐규흐규.. ㅠㅠㅠㅠㅠ 이호원 너이느무어ㅏㅣ바허이ㅏㅓㄺ후 ㅠㅠ
붉은달에서도 괴롭히구 ㅠㅠㅠ 플러스에서도 괴롭히구 ㅠㅠㅠ 여러분.. ㅠㅠ 저.. 동우 좋아해여. 겁나이뻐해요. ㅠㅠ 씨..
.....근데 동우는 꼭 울리고 싶어요. 네. -_=...그런 마음에서 비롯된게 붉은달입니다. 우느게 이쁜 남자는 첨이햐 장동우.

 

------

짧은 번외도 썼는데.. 으아니. 이러다가 이 글이 폭파할것 같아요. 제 컴과 인터넷이.. 성경만큼 약해요. ..

결론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땡큐!!!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 글이 완결이 안났을 꺼에요!! 저는 의지박약아거든요!!! 으하핳하학하핳

레더라님.감성님.독꼬님 읽어주신분들 댓글 달아주신 그대들 정말 감사해요! 왜 그렇게 됏는지가.. 별거 아니라서 죄송합니다. 예.. 둘이 마음이 중요한거죠. 별고아니고 좋네여.ㅋㅋㅋㅋ

그럼 안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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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그대 규로링입니다!! 아 이게 벌써 끝나다니ㅠㅠㅠㅠㅠㅠ그래도 해피엔딩이라서 좋네요!!! 이거 텍파나눔하실 생각은 없는건가요? 나눔하셧으면 좋겠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오늘도 잘봣구여 신작?기대할게요!!
11년 전
독자2
레더라에요ㅜㅜㅜ 어떻게....드디어 붉은달이 끝났군요ㅜㅜㅜㅜ 붉은 달 안의 동우도 붉은 달 밖의 동우도 결국 행복해진것같아서 너ㅜ 다행이에요ㅜㅜㅜ 진짜 호원이랑 오래오래 행복하실께요ㅜㅜㅜ 남우현? 잘해써ㅜㅜㅜ 좋은 악역이었어ㅜㅜ 나중에 복받을....껄...? 여우스런 성경에게 아마도?
11년 전
독자4
ㅠㅠ 감성이에요 마지막화에 김성규씨가특별출연해주셨네요그대글은본문도재밌지만 더보기?번외?부분이 마치음식중에서가장맛있는부분을아껴뒀다가먹을때의기분이랄까...ㅋㅋ나닠ㅋ그대 텍파 공유하실거져?그쳐 ㅠㅠ-기다릴게요
11년 전
독자5
독꼬 왔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뭐야뭐야 왜 끝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 너무 슬프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 봤어요 작가님ㅠㅠㅠㅠ완결 내시느라구 수고하셨으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마지막에 현성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성우같고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전 성우를 미니까 제 맘대로 성우라고 생각하실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냐면 전 이호원 코스프레중이니까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러곸ㅋㅋㅋㅋ작가님 진짜많이 수고하셨어요ㅠㅠ완결이라니ㅠㅠㅠ생각할수록 슬퍼요ㅠㅠㅠㅠ이제 헤픈(!)ㅋㅋㅋㅋㅋㅋ이나 열심히 봐야겠네여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붉은달 재밌었는데...동우도 적당히 안타깝고 호원이도 안타깝고 막ㅠㅠㅠㅠ초반에는 사실 이호원보고 뭐 이런 개...!! 멍멍왈왈!!!이랬지만 갈수록ㅠㅠㅠㅠ호워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아! 오늘 저 처음에 동우가 막 울고불고 난리나서 진짜 큰일날줄ㅋㅋㅋㅋㅋ이호원이랑 장동우랑 안이어질줄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완전 심장쫄이면서 봤는데 결국 해피앤딩이라 안도의 한숨 후~ 회는 갖다버려 프롸이슬뤼스......ㅈㅅ...무튼 아 진짜....왜케 아쉽죠!!!ㅠㅠ이거 댓글 얼른 쓰고 번외 보러 가야하는데!!!! 못나가겠어요ㅠㅠㅠㅠ여기서 지금 꼴랑 댓글 이거만큼 쓰는데 삼십분 넘게 걸리고있음요 지금........ㅠㅠㅠㅠㅠ나가기 싫어ㅠㅠㅠㅠ진짜 끝같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래도 번외가 궁금한건 궁금한거니까...흐흐 이만 갈게여!!! 다시 한 번 고생 많으셨구여 작가님, 헤픈ㅋㅋㅋㅋHAPPEN에서 만나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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