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 더럽게 좁네. 대단하신 분들 씀씀이가 이리 작아서야."
도시 전체가 잠에 빠진 새벽, 어둠 속 좁은 환풍구 틈새로 누군가 기어나오며 투덜거렸다. 뒤를 이은 또다른 이가 앞서 나온 이를 툭 치며 고개를 저으니 궁시렁대면서도 입을 다문다. 조용해진 그를 바라보다 천천히 주변을 훑던 남자가 고개를 기울이며 뇌까렸다.
"그나저나... 너무 조용한데? 좀 찝찝해."
-그럴 수밖에. 사람 대신 열 감지 센서들이 깔려 있으니까.
조심하고, 행동 개시해. 흐리게 들려오는 목소리. 어디서 들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두 사람은 이 상황이 익숙한 듯 대화를 이어나간다.
"노인네들 패턴은 참 지루하단 말이지."
"왜, 좋잖아? 움직일 필요도 없고, 풀기도 쉽고. 스릴 넘치는 액션, 뭐 그런 게 없어서 좀 아쉽긴 한데."
"얼씨구. 영화만 틀었다 하면 자는 놈이 입만 살아가지고."
"아, 여기서 그 얘기가 왜 나와."
-입 말고 몸을 움직이라고. 시간 없어.
기계음이 약간 섞인 탁한 목소리가 날카롭다. 실없는 말장난을 하고 있다 한 소리 들은 두 사람이 투덜대며 걸음을 옮겼다. 앞으로 사 보 거리에 하나, 왼쪽. 거기서 빠져. 방향 틀고, 반대쪽. 올라가서 그대로 타고 직진. 아, 그냥 거기 바로 들어갔어야 된다니까. 벌집 되고 싶으면 그러던가. ...얼마나 남았냐.
내질러진 질문에 여유롭게 말을 잇던 그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한 층 위, 바로 그 문. 그 층만 싹 잠겨 있다. 지뢰밭이야.
"나 참. 티를 너무 내시네. 센서는."
-해제 완료.
영감님들, 멍청한 머리 업데이트 좀 하셔야겠는데. 그 말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씩 웃은 두 사람이 환풍구를 세게 차고 내려가 가장 안쪽의 문으로 달려들었다.
"기밀 문서라... 인생 참 재미 없게들 사시네. 대가리에 든 거라곤 이런 더러운 종이 쪼가리들 뿐인가?"
온 방 안을 헤집으며 돌아다니던 남자가 책상 위에 놓인 파일들을 어지러이 흩트려 놓으며 투덜대듯 중얼거렸다. 하여간에, 이해할래도 할 수가 없어. 그의 말에 익숙하게 책장 옆 벽을 눌러 그 위로 떠오른 전자 창 속 번호판을 꾹꾹 누르던 다른 이가 잠깐 돌아보며 어깨를 으쓱여 보인다.
"그거라도 끌어 모아야 약점을 쥐는 모양이지. 그것도 챙겨. 곧 빌러 올 테니까."
"오케이."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들을 메고 왔던 가방에 밀어넣기 시작하자, 가방을 보며 한심한 듯 혀를 차던 남자가 다시 번호판을 꾹꾹 누른다. 그리고 곧, 삑, 작은 소음을 내며 열린 문을 보고 씩 웃었다.
"...찾았다."
"와본 적도 없으면서 늘 잘도 찾아요."
"꼬우면 뒈지시던가."
-상태는.
"지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겼을 텐데, 말해 뭐 해. 다 챙겼냐?"
"두 말 하면 입 아프지. 거기도 끝난 것 같으니까, 이제 다 지워. 센서 다시 작동 시키고."
"하여간 악취미, 저거."
"재미있잖아."
-리셋 완료. 너네 그만 떠들어라.
귀찮다는 듯 그들을 타박하는 목소리가 다시 들림과 동시에, 귀를 찢을 듯한 싸이렌 소리가 건물 전체에 울렸다. 정지화면처럼 소리조차 멈춰버린 거리에, 구둣발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시계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오전 3시 59분.
"...4."
"미션, 클리어네."
어둠이 짙게 깔린 복도에, 빛이 스며들어 밝힌다. 서서히 드러나는 인영은...
세계에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다양한 타입의 성격과 가치관을 가진 이들이 지구를 메우고 있으며, 우리는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성격 만큼이나, 그들의 직업 또한 다양하다. 재벌부터 시작하여 변호사와 의사, 회사원, 세일즈맨, 군인, 공학도, 선생님 등등.
인간은 존재한다. 발 디딜 틈만 있다면 어디든. 그리고, 그 곳에는.
도둑들이 존재한다.
SPECULUM, 거울 도둑단. COMING SOON.
안녕하세요, Pauta입니다. | 안녕하세요, Pauta입니다. 가볍게 파우타, 라고 불러주시면 기쁠 것 같네요! 맛보기라고 독방에 올라왔던 글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서 김 빠진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이 글은 맛보기로만 끝나지 않아요. 넹, 그렇습니다. 본문을 위한 예고예여. 서막을 여는 문이죠. 글자가 작아서 눈이 아프다구여? 곧 커질 거예요 죄성함다... 빙의글로 할까 팬픽으로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빙의하면 좋잖아요? 그래서 그냥 빙의로! 빙의 할 주인공의 이름으로 탄소가 좋을 지, 아미가 좋을 지, 그게 아니면 다른 이름이 좋을 지는 여러분들이 골라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에 나오는 멤버는 당연히, 도둑들. 멤버들이겠죠? 저는 글에 등장하는 멤버가 누구인지, 몇 명인지, 무얼 하는 지는 알려드리지 않았습니다. ㅎㅎㅎㅎ알려주면 재미 없자나여 그지? 각 멤버들의 캐릭터와 그에 걸맞는 설정, 대략적인 판타지 요소 및 세계관 비슷한 건 정해졌으니, 아마 써지는 대로, 각 화의 소재가 생각나는 대로 올 거예요. 그렇다고 자세히 정해진 건 아니고, 뻔하고 하찮은 저의 생각으로만 만들어진 터라 다듬기도 필요할 거고, 여러모로 수정 단계를 조금 거쳐야 할 것 같네요. 아직 세세한 요소들에 대한 지식들도 그렇고 글 전개도 그렇고 어느 면에서나 매우 부실하고 부족한 글입니다. 그래도 그냥, 언젠가 이런 소재를 꼭 써 보고 싶어서 써 보는 거예여... 이런 엉망인 글 솜씨로 대단한 글이 나올 리 없으니 너무 기대하지는 말아주세여... 서론이 길어서 상당히 찌지리 같지만 잘 부탁드려요.
방탄 도둑단 Speculum,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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