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많은 내 주치의 김종인과 연애하는 썰 02]
부제:고백
안녕ㅋㅋㅋㅋㅋ오늘은 저번에 말했던 대로 우리가 사귀게 됐던 날에 대한 썰을 풀거야
때는 작년 11월 11일이었지 모두가 아는 빼빼로데이!
아무튼 전편에 말했듯이 우리 쌤이 인기가 좀 많다고 했었잖아?
그래서인지 빼빼로데이날 빼빼로를 비롯한 많은 선물들을 받아온 거야
나는 그 날 친구들이 많이 왔다가서 배부르게 빼빼로를 먹으며 병실 안에 누워서 빈둥거리고 있었는데
오후 4시쯤인가? 쌤이 내 병실에 왔더라고
" 뭐해 "
" 네? 어..그냥 빈둥빈둥? "
" 이거 먹어 "
어쩐지 들어올 때부터 쌤 품에 안긴 저 많은 선물들이 시선강탈을 하더라니..
아무렇지 않게 그 많은 걸 내 침대 옆 서랍 안에 차곡차곡 쌓는데 괜히 질투가 났다고 해야하나?
난 쌤 몰래 쌤을 좋아하고 있었거든..ㅎㅎ
근데 저걸 다 여자들한테 받아왔다고 생각하니까 진짜 내적오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표정이 왜 그래, 너 좋아하는 먹을 거 주는데 "
" ..저 표정 멀쩡한데? 완전 아무렇지 않은데요? "
" ..진짜 괜찮은 거 맞아? "
미간을 찌푸리고 나한테 추궁을 해오는데 이건 뭐..
말을 안할 수도 없고 할 수도 없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난 꿋꿋하게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세차게 저었지
" 그럼 말고. 간다 "
" ㅇ, 에? 그냥 가요..? "
원래는 어디 아픈덴 없었냐고 물어봐주는데 그 날은 매정하게 뒤돌아 버리는 거 있지ㅠㅠㅠㅠㅠㅠㅠ
난 정말 당황해서 그냥 가냐고 눈을 꿈뻑꿈뻑 하고 있었는데
쌤은 진짜 그냥 갈 생각인지 응, 하고 마는 거야
" ..바빠요? "
" 어, 잠시 시간내서 온 거야. "
" 아..네, 안녕히 가세요 "
이상하게 너무 쌀쌀 맞은 쌤때문에 좀 울컥하긴 했는데
바쁜데 시간내서 온거라고 하니까 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냥 인사를 했어
그러더니 시크하게 손만 한번 흔들곤 문을 열고 나가더라
" 아 뭐야..기분이 안좋나? "
진짜 그 날은 하루종일 멘붕이 와서 빼빼로만 영혼 없이 먹었던 것 같아
물론 종인쌤이 왜 그럴까에 대한 생각도 하면서.
그렇게 속절없이 시간은 흐르고, 종인쌤이 다시 올 시간이 됐더라고
그동안 친구들이 두고 간 과자들을 먹고 있었는데, 괜히 심술이 나서 종인쌤이 준 과자들은 안먹었어
내가 받은 것도 아닌데 마구마구 먹기는 좀 그렇잖아..? 라고 합리화를 하면서ㅠㅠㅠㅠㅠㅠㅠ
종인쌤 올 시간이 되니까 혼자 긴장이 돼서 어깨도 한번 펴보고 거울도 보고, 아무튼 이런저런 꽃단장을 조금 하고 있었는데
얼마 안돼서 쌤이 들어오더라
" 아픈데는, 없었어? "
" 네, 보시다시피..? "
" 그럼 다행이고. 근데, 내가 준 건 왜 안먹었어. "
이것저것 체크를 하던 쌤이 서랍을 열었는데 하나도 손을 안댄게 티가 났는지 나한테 묻는 거야
솔직하게 말하면 쌤을 좋아하는 게 들통 날까봐 말을 못하겠더라고
그래서 그냥 대충 둘러댔지
" 어..쌤이 받은 건데 제가 먹긴 좀 그래서.. "
" 너 먹으라고 내가 준 거잖아 "
" 그러면 준 사람들은 뭐가 돼요. 나같아도 속상하겠다 "
" ............... "
내 말에 쌤 표정이 되게 복잡미묘하게 변했어
어쩐지 화가 난 것 같아서 혼자 어떻게 해야하나,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데
쌤은 정말 단 한마디도 안하고 날 쳐다보는거야ㅠㅠㅠㅠㅠ
눈빛이 너무 무서워서 난 결국 사실을 고했지..
" 아니, 그냥 먹기 싫어서 그랬어요.. "
" 뭐가 "
난 쌤이 내 주치의가 되고 나서 5개월 정도를 혼자 끙끙 앓았었거든
여자 쌤들한테 둘러싸여 있는 걸 보고 있기도 싫고, 이렇게 계속 질투만 하고 속앓이만 하다가는
진짜 속병나서 죽겠다 싶은 거야
그래서 잠시 뜸을 들이다가 용기있게 말했지
" 이거 다 여자쌤들이나 여자환자들한테 받아온 거 잖아요 "
" ............ "
" 솔직히 질투나서 먹기 싫었어요. 다 버릴까 생각도 해봤는데, 쌤이 나 챙겨준답시고 준거라서 버리지도 못하겠고. "
" ........... "
" ..그래서 그냥 안먹었어요. "
" ........... "
" ..저 쌤 좋아해요. "
고백은 정말 힘들더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눈은 이리저리 방황하고 목소리는 덜덜 떨리는데 내가 봐도 참 불쌍..
쌤 눈엔 얼마나 불쌍해보였을까..자괴감 든다 진짜
아무튼 그렇게 고백 아닌 고백을 하고 나니까 병실 안에 정적이 흘렀어
차마 쌤은 쳐다보지도 못할 것 같아서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거든
근데 분위기가 묘한게 쌤은 말도 없고, 뭔가 차일 것 같은 거야
그러면 괜히 마음 아플까봐 그냥 없던 일로 하자 하고 입을 딱 떼려는데
" 나도 "
내 머리 위에 큰 손이 턱 얹어졌어
" ..네? "
" 좋아한다고 "
고개를 들어서 쌤을 올려보는데 쌤이 날 내려다 보면서 살짝 웃고 있는 거야
그 때 정말 심쿵해서 얼굴이 다 화끈거리더라
" 잘할게. 치료 잘해서 다 낫고 나면 나랑 마음껏 놀러다니자 "
" ............ "
" 이런 갑갑한 병원 말고, 탁 트인 곳으로. 너랑 나랑 둘이서 가자. "
" ...쌤 "
" 늦어서 미안해. 늦은만큼 더 최선을 다할테니까, "
" 나랑 사귀자 "
아 진짜 저땐 너무 눈물이 났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여태 쌤 좋아하면서 혼자 앓던 게 막 스쳐지나가는데 그렇게 눈물이 날 수가 없더라ㅠㅠㅠㅠㅠ
난 막 울면서 고개 끄덕끄덕 하고, 쌤은 내 눈물 닦아주고.
그러다 쌤 허리를 꽉 껴안았는데, 쌤도 날 안아주면서 머리를 쓰담아 주더라고
" 울지마, 내가 미안해. "
자꾸 미안하다 미안하다 해서 난 고개만 저어댔지
그렇게 한참을 안고 있다가 난 눈이 퉁퉁 부은 상태로 쌤에 의해 강제적인 취침을 하게 됐고
쌤은 내가 잠들 때까지 옆에서 손잡아주고 앉아있다가 갔어
아 참, 그리고 그 후에 듣게 된 얘긴데 그 날 가져왔던 선물들 있잖아
알고보니 쌤이 나 질투하라고 사온 거였엌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선물들도 있었는데 선물 반, 쌤이 사온 거 반이었짘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아무렇지 않아 하니까 혼자 삐쳐서는 쌩하고 가버린 거였고..
그래도 이렇게 사귀게 됐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그 날 고백 안했으면..상상도 하기 싫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 편에는 내가 긴급 수술 했던 썰 들고 올게!
너무 걱정들은 하지 말고..ㅋㅋㅋㅋㅋ
+) 혹시나 사진에 문제가 있다면 꼭 말씀해주세요!
암호닉 |
백만번/헤이호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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