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와 쪼끄만게 되게 잘생겼네
저게 말로만 듣던 진돗개인가? 아니, 허스키...?
사실 개종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인지라 얼추 신동엽아찌가 나오는 동물농장에서 본 비슷한걸 떠올림
근데 여기에 왜 개가 있는거...? 길을 잃었나???
생각 끝에 표정이 어두워진건
요새들어 키우던 애완견들을 산 속에 매정하게 버리고 돌아서는 무개념들이 많아졌다는 뉴스가 떠올라서였음
나 보기보다 뉴스 잘봄ㅋ (사실 아빠때문.. 나도 백야보고싶타코!!!)
"크흡... 너나 나나 같은 처지구나..."
"고롱..?"
존나 안쓰러운 눈빛으로 강아쥐를 보며 중얼거리니까 강아지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계속 고롱고롱 거리는데...
"윽.."
졸귀다 진짜
근데 너 왜 뒷걸음질...?
나님이 존나 사랑스럽게 쳐다봐주는데, 썅
"우쮸쮸쮸~ 이리 와보련~"
내딴에는 최대한 살갑게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는데
강아지는 그저 멀뚱히 바라볼 뿐... 아니 오히려 좀 ㅂㄷㅂㄷ 떨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내가 뭘했다고...?
그래서 그냥 나도 손을 내리고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가...
눈싸움을 시작함ㅋ
서로 눈을 빤히 바라보면서 10분 쯤 흘렀을까, 아... 내눈...
강아지가 머뭇머뭇거리더니 발걸음을 떼고 내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함
Oh!!!
뭔가 걸어오는데 뿅뿅뿅 소리나야 할거같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라도 잘못 움직였다가 도망가버릴까봐 최대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입꼬리만 씰룩거리고 있었음
하나...
둘..........
셋..............................
"흐허엏어어헣ㅎㅎㅎ"
눈치를 살피다가 잽싸게 강아지를 낚아채 안아든 나는 실실 쪼갬
임마 어? 이럴수록 우리끼리 존나게 똘똘 뭉쳐야 하는거에요
너... 되게 따뜻하다...
품에 꼬옥 안고있으려니까 금세 전해지는 온기에 불안했던게 조금 가라앉은거 같았음
근데 안고있으니까 이녀석이 마른게 더 확연하게 느껴짐
뭔 잡히는게 뼈밖에 없어...
얼마나 산 속에서 길을 헤매고 다닌건지 지금보니까 쫌 꾀재재한 것 같기도 하고...
아련하게 옆구리에 손을 낀 채 눈을 마주치고 있으려니 녀석이 내 시선이 부담스럽기라도 했는지
"끼잉..."
눈을 피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씨, 이젠 개새끼한테도 외면받는 신세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넌 벗어날 수 없어
무서우니까 너라도 내 옆에 있어주겠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시 강아지를 꼭 끌어안으면서 얼굴을 무릎에 묻어버림
근데 또 이놈이 시간이 지나니까 내가 놔줘도 도망가지 않고 내 옆에 잘 붙어있는거임
짜식... 너 임마ㅠㅠㅠㅠ 진돗개라고 의리는 짱이구나!!!
내 옆에 배깔고 앉아있던 녀석은 가끔씩 나를 올려다보며 자신이 여기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그르릉거림
그때마다 웃으면서 강아지의 머리를 막 쓰다듬어줬는데
갑자기 일어나 몸을 쭉 늘리며 기지개를 켜더니 어디론가 막 걸어거려는거 아니겠음?
당황해서 어,어디가? 하고 녀석을 잡아채려고 하는데 녀석이 그런 내손을 잽싸게 피해버렸음
....
너도 이제 가려는거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때까지 옆에 있어준것도 고마운데 그래도 존나 섭섭함을 느끼고 시무룩해져있으려니까
이놈이 사뿐히 걸어 내 발쪽으로 가 앉는거임
"...?"
아까 발목이 꺾이는 바람에 기하급수적으로 탱탱 불어나 양말이 조여서 내리고 발목을 훤히 드러내놓은 상태였음
근데 이놈이 배고파서 살을 보고 회까닥 돈 것은 아닐까 심히 걱정이 되는거임
... 설마 물겠어...?
하고 불안하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주둥이를 가까이 대면서 입을 벌리는 녀석때문에 기겁하며
"우왁! 악!! 안 돼! 살려ㅈ.....?"
눈을 꽉 감고 소리치고 있는데 따끔? 이란 아픔도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뭔다 축축하니 따뜻한게...
"할짝-"
요러코롬 내 발목을 핥아주는거 아니겠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멍때라디가 할짝이는 부위가 너무 간지러워서 피실피실 웃으니까
강아지가 잠시 멈추고 날 멀뚱히 보더니 내가 좋아한다고 생각했는지 계속 발목을 핥기 시작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짝-"
"ㅋㅋㅋㅋ 간지러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짝할짝-"
"너 지금 나 치료해주는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끼잉..?"
내 질문에 다시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행동에 푸하하학 웃어버렸음
뭐지 이 귀여운 생명체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카와이데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덕분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강아지랑 놀고있었는데
"어..."
씨발?
지금 해지는거 맞아요?
그래요?
해 뜨기 전에 왔는데 해 지는거 마자...?
아버지고 비글새끼들이고 나를 잊은것이 분명함
와~ 산속에 버려진 기념으로다가
모두의 아구창을 싹 쓸어버릴라..........^^
어떻게 진짜 날 찾는 목소리가 1도 들리지 않을 수가 있어?
이 비글새끼들 내가 내려가기만 해봐라
볼기짝 100대씩 예약임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성한듯이 웃어제끼는 나를 걱정해주는건지 앞다리로 툭툭 내 팔을 치는 강아지를 꼭 안으면서 속으로 칼을 갈고 있을 그 때,
"야! 김여주!!!"
"여주야!!! 씨발, 얜 도대체 어딨는거야."
양반은 못되는 새끼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음
울컥하는 마음과 함께 이제야 왔다는 원망섞임 감정에 목소리를 캐치하자마자 존나게 울음이 나는거임
존나 쳐울고 있는데 옆에서 낯선 목소리에 으르렁거리는 강아지를 보고 껴안아 토닥여주면서 또 한쪽 팔로는 눈을 벅벅 문지르면서 외쳤음
"나 여깄다 새끼들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야아 김여주!!! ... 어?"
그와 동시에 강아지가 나왔던 곳에서 김종대가 수풀을 헤치며 나를 발견했고
"야야, 찾았다!!! 다들 빨리 이리와봐!!!!!"
김종대가 급하게 박찬열과 변백현을 불러모았고
나는 결국 박찬열 등에 업혀 해가 완전히 지고 나서야 산에서 내려올 수 있었음ㅠㅠ
내려오자마자 다리를 치료해준답시고 옆에 따닥따닥 붙어서 존나 잔소리질을 해대는 비글새끼들한테
그러는 너희는 내가 없어진게 언젠데 왜 이제야 온거냐고 블라블라 지랄발광을 했더니,
"우리? 학교갔다왔는데. 개근상 받아야지."
라고 아주 태연하게 귀까지 파면서 대답해주는 변백현에
"올ㅋ"
하고 웃을 수 밖에 없었음
아주 조온나 모범생들 납셨네, 썅
지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열심히 학교를 다니셨다고?
너네 내 다리 멀쩡해지면 다 뒤짐 ㅇㅅaㅇ
"근데 얜 뭐냐?"
변백현이 급한대로 일단 내 말에 따라 안고내려온 강아지를 내려보며 물었음
그러게, 왠 강아지?
박찬열과 김종대도 변백현 품에 어정쩡한 포즈로 안겨있는 강아지를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물음
나는 치료가 끝나자마자 강아지를 받아들고 편하게 안아주면서 머리를 쓸어줌
강아지도 변백현보다는 내 품이 편했는지(동족인데 왜 불편해하는지...ㅋ)
그르릉거리면서 금세 잠들더랔ㅋㅋㅋㅋㅋ
귀여워서 계속 털을 쓸어주면서 비글 삼인방을 바라보며 대답함
"누가 산 속에 버리고 갔나봐. 이렇게 예쁜데. 오늘 내가 얘때문에 살 수 있었다고ㅠ"
"?"
"존나 이제부터 내가 키울거야."
우쭈쭈쭈~ 이젠 걱정마~
너는 이제 나의 펫☆★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