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 여기에 글써보는거 소원이었음ㅋㅋㅋ
그래서 뭔가 써보려고 고민하다가 존니스트 당황잼의 이야기가 있어서 적어봄
일단 내가 무려 1년 전에 우리집 뒷산에서 개 한마리 주워옴
그리고 지금부터 이 글은 내가 그 개새끼를 기르는 일기... 그러니까 육견?일기라고 보면됨ㅋㅋㅋ
우선 나는 아침마다 산에 오름
도닦는 선인 아니니까 오해 ㄴㄴ
그렇다고 내가 에베레스트 등반을 꿈꾸는 산악녀도 아님
난 산을 무지 싫어함
그런데도 와타시가 아침마다 산을 올라야하는건...
울희~ 아버지때문임.. (이상하게 너희들도 뭔가 아버지라고 부르고싶지 않음? 넝~담~ㅋ)
우리 아버지는 현재 무려 21년차의 교육자신데
항상 고딩언니오빠들과(나는 이때 중3이었음ㅇㅇ) 투닥거리며 지내다보니까 아직도 당신이 피끓는 청춘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걸 좋아하심
근데 학교에서는 딱히 움직이는 일이 없으니까 고민 끝에 선택한게 바로 아침등산인가 봄
그래, 아버지가 건강하다는 증거니까 보기는 참 좋은데... 보는걸로 끝났다면 참 좋았을텐데...
열혈교사 아버지는 내가 매일같이 늦잠자느라 학교에 지각하는게 꼴뵈기 싫으셨는지
어느날 갑자기 새벽 5시부터 깨우더니 우리집 뒷쪽에 있는 낮은 편인 산에 용돈삭감이라는 목걸이를 채워 끌고다니기 시작하심... ㅜ
하... 존나싫타...(마른세수)
처음에 뭣도 모르고 옷도 잘 챙겨입지않고 비몽사몽인채 따라나섰다가,
올라갈 땐 입고간 옷이 땀흡수를 못해서 낭패였다가 내려올 땐 급속도로 땀이 증발되는 탓에 추워 뒈질뻔ㅎ
아무튼 일주일쯤 도살장에 끌려가듯 다니다가 존나 안되겠다 싶어서,
얄밉게 뜨끈한 침대에서 쳐자고있는 오빠도 끌어들이기 위해 아빠한테 넌지시 오빠 군대가기 전에 체력 키워야하는거 아니냐고 말했음
결코 나 혼자 뒈질순 없다는 생각으로 졸라 간사하게 혀를 열심히 굴린 결과!
20살이라고 밤새 술쳐먹고 들어와 뻗어있던 오빠새끼도 아빠가 불같이 깨워 끌고나옴ㅋ
그 속에 산을 오르려니까 계단을 오를때마다 속이 뒤틀렸는지 산 중턱에서 속을 게워낸 모양인데
18.
꾀부리면서 늦장부리다가 오빠새끼가 토하는 것도 못보고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하고 만든 자리를 쿵소리까지 내며 밟은걸 생각하면 아직도 비위 개상함. 우웩......
그 신발은 진즉에 버림
내가 제일 아끼던거였는데... ㅠㅠ
근데 그게 끝이 아니라 등산인원이 점점 늘어나는 거임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라고 다들 붙어대는지... 이해 ㄴㄴ
존나 사서 고생하는 새끼들 대신 뜨끈한 침대에서 꿀잠자고 싶다코....
5시부터 일어나 아침마다 산에 오르고 학교가면 난 등교하자마자 뻗어서 점심시간까지 내리 자는게 일이였음
그런 나를 보면서 혀를 차던 비글 세마리가 어느새 아버지 옆에 찰싹 붙어 주체할 수 없는 꼬리를 흔들어대며 등산을 하기 시작한거임
아무튼 그날도 5시에 맞춰 우리집으로 집합한 비글들은 활발하게 산을 오르다가도 내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싶으면 굳이 발을 멈춰서 나를 기다렸다가 놀려대기 일쑤임
"빨리빨리 못오냐~"
"야야, 다리짧아서 그래. 좀 봐줘라."
"허억... 헉..."
"저거저거 살찌더니 체력봐라ㅋㅋㅋ"
썅. 닥쳐라
난 원래 그런거 안키움ㅋ (당당)
한참 위에서 박찬열과 변백현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나를 향해 소리치는데
씨발
목소리가 안나와
숨쉬기도 벅참
그래도 몇달동안 꾸준히 끌려왔는데 왜 적응 한개도 안됨???
고작 사흘째인 저새끼들은 존나 멀쩡한데...ㅡㅡ
이건 분명 내 심장이 존나 안좋다는 신호야...
119...
119를 불러줘!!!!
혹시 나 연약함과 갸냘픔의 극치를 달리는 심장병있는거 아냐?! 하고 혼자 건강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비글들과 존나 어울리지 않는 진지한 목소리가 들려옴
고개를 들어보니 김종대가 꽤 진지하게 팔짱을 끼며 나를 내려보고 있었음
"너 진짜 조심해야겠다..."
"?"
변백현과 박찬열도 어울리지않게 진지빠는 김종대를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었음
그래도 기특하게 날 걱정하는구나 싶어서 존나 감동받을 뻔했는데
"한번 넘어지면 산밑까지 존나 굴러갈 듯ㅋ"
그럼 그렇지ㅋ
내가 뭘바래, 썅
김종대는 피식 쪼개며 비웃었고 변백현과 박찬열도 존나 크게 쳐웃으면서
"다이렉트로 ㄱㄱ?"
이 지랄을 하는데
내가 빡이 쳐, 안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위기 타서 같이 존나 쳐웃다가
Action
"우워어어어어! 김종대 너 죽인다!!!"
하고 젖먹던 힘까지 꺼내 달려 쫓아 올라가니까
흠칫하던 놈들이 등을 돌려 도망가면서도 요란법석을 떠는거임
"헐! 돼지다. 맷돼지가 나타났다!!!"
"야, 씨발. 존나 땅 흔들리는거 같지 않냐?"
"워워~ 김여주 진정해라. 이러다 산사태 일어나면 다같이 죽는다!!!"
"개새끼들아!!! 너희 잡히면 다 뒤졌어!!!!!"
씨벌롬들.
쟤네때문에 지금도 근육통 뒤져...ㅠㅠㅠㅠㅠ
어쨌든 이게 다 김종대때문임
개쒝... 말이 씨가 된다고...!
"거기 누구없어요..?"
"저기요..."
"여기 사람있는데..."
미친... 여기 등산로 주변 아닌가?
어느새 한참 뒤쳐져서 산에 오르다가 몇달동안 다닌 길에서 그것도 아무걸림돌 없는 그런 곳에서 멀쩡한 다리로 제 다리를 걸어 넘어진 나임ㅋ
그냥 제자리에 주저앉았으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텐데,
넘어지지않겠다고 쓸데없이 바둥거리던 난 중심을 잃어 쓰러졌고...
몸이 내 무게에 한계를 느꼈는지 중력과 뽀뽀하며 데구르르 굴러 어딘지모를 곳에 떨어지게 된거임
"저기요.. 누가 저 좀 살려주세요..."
ㅜㅜㅠㅜㅠㅜㅠㅜㅜㅜㅜㅠㅜㅜㅠ
아니, 지금이 어? 밤도 아니고 이제 슬슬 해까지 둥둥 떠오르고 있는데,
왜때문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거죠...?
내 사람들이 나를 찾고있긴 한건지 새까맣게 까먹고 그냥 돌아간건지 주변이 너무 조용해서 막 서러워지는거임
존나ㅠㅠㅠㅠㅠㅠ 어떻게 나를 버리고 갈슈가이써ㅜㅠㅜㅜㅜㅜㅜ
존나 벌떡 일어나서 내려가고 싶어도 넘어질 때 다리를 삐끗해서 일어날 수가 없어. 찌밤...
다리는 점점 굵게 부어오고... 혼자 이대로 라는 생각에 점점 존나 무서워지뮤ㅠㅠㅠ
이대로 죽는건가 싶어서 질질 짜면서 비글새끼들한테 원망섞인 욕도 해보고 아부지한테 사요나라~ 전 별이 될게요☆ 하고 인사라도 할 참이었음
그때였음
왼쪽으로 꽤 길게 자라난 풀들 사이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음
헐?
아무리 길게 자랐어도 사람 키정도는 아니였숨
사람이 무릎을 굽히고 기어오지 않는 이상 완전히 가려질 정도는 아니였다는거임
근데 내 눈에는 보이는건 아무것도 없음
계속해서 풀사이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만 들림
아 까까 까먹고 싶네, 부시럭부시럭
그 순간 드는 생각이
"좆됨..."
뉴스에서 산짐승때문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을 본게 떠올랐고,
진짜 맷돼지라도 나타난게 아닌가 생각하니까
몸이 사시나무처럼 덜덜 떨려오는데
헤에~??? 진짜 사요나라데스네~☆★
-부스럭... 부스럭...
소리가 가까워질때마다 침도 바싹 마르고 머릿속이 새하얗게 불타오를 때 쯤,
"고로롱..."
나니...?
수풀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내밀더니
내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어나오는
웬지 좀 수척해보이는 새끼강아지 한마리가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