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혁은 늦잠을 잤음에도 달리기는 커녕 여유로운 걸음으로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요즘 한창빠진 핸드폰 게임에 열중하여 앞을 보는둥 마는둥 걷던 수혁이 우당탕소리를 내며 대문을 뛰쳐나오는 택운과 부딪혔다. "아씨.. 너는 그때. 여기가 너네집이야? 근데 너꼴이.." 신기록을 기록하던중 부딪혀 게임에서 죽어버리자 인상을 팍쓰고 고개를 들던 수혁이 택운을 알아보고 아는척을 해왔다. 꽤나 반가웠지만 택운의 꼴을 보고 심각해진 수혁이였다.풀어해쳐진 셔츠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가, 맞았는지 터져버려 피가고인 입술 그리고 온몸에 새겨진 피멍과 붉은자국들. "아씨.." 작게 욕을 내뱉은 택운이 집안에서 들려오는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흠칫 놀라 제앞에 왜인지 인상을 쓰고있는 수혁을 밀치고 도망치듯 달렸다. 근처 놀이터로 벤치에 주저앉은 택운이 눈가를 벅벅비비고 두눈을 질끈감았다. 이런 추한꼴을 보이다니 학교에 소문이라도 나면어쩌나 눈앞이 캄캄했다. 그때 축처진 택운의 어깨위에 후드집업이 덮어졌다. 눈을뜨자 뒤따라온건지 어느새 옆에 수혁이 앉아있었고 택운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어떻게 된일이야? 아까 그 사람은 누구고?" 화가난건지 동정을 하는건지 모를 수혁의 눈빛과 물음에 택운은 도망치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 아버지야?" 아버지라는 이름에 순간 멈칫한 택운이 후들거리는 다리로 위태롭게 그곳을 벗어나려했다. 택운의 뒷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쉰 수혁이 택운을 향해 말했다. "도와줄께. 네가 도와달라고 하면 내가 도와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