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국뷔] 지독한 먼지 12 - 사과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방탄소년단/국뷔] 지독한 먼지 12 - 사과 | 인스티즈

지독한 먼지 12 - 사과

오늘은 태형의 곁에 그 누구도 없었다.

그에겐 오직 힘겹게 한발 한발 내딛는 목발, 그리고 버틀러에게 받은 카드 키만 손에 들려있었다.

목발에 의지하며 위태롭게 걷는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태형은 호텔 입구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실장에게 스스로 룸에 갈 수 있다고 그 대우를 거절했고,

늦은 밤에도 재력가의 말에 매달려 움직이는 마리오네트 같은 버틀러들의 접객마저 정중히 사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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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호."

태형과는 어울리지 않는, 한편으론 그 남자가 자신을 조롱하는 것만 같은 대접들은 모두 받지 않았다.

누군가의 부담스러운 대우를 받으며 움직이는 자신 보다

곁에 아무도 없는 지금 이 외돌토리의 모습이 더 잘 어울리는 자신이었기에

이렇게 행동을 하면, 자기에게 맞는 행동을 하면 그나마 지금 이 순간이 덜 비참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안녕하세요.”

큰 한숨을 쉬고 들숨과 동시에 룸 문을 열자 그 날과 같은 향기가 흘러 나와 코 주위를 맴돌았다.

동시에 알코올 냄새 까지 함께 타고 흘러 나와 태형의 코를 자극했다.

변질 되지 않은 여전한 그 향은 오늘, 태형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

정국은 전과 같이 한 시간 일찍 도착해 그 시간을 술로 채우고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푸는 위로이자 유흥이었던 그 날의 술과는 달리

지금 목을 타고 흐르는 이 술은 두려움을 피하려는 도피였다.

양주를 삼키자 목이 탈 것 같은 느낌과 동시에 몸속에 퍼져 몸 안을 잠식하는 씁쓸함이 느껴졌다.

평소 이 느낌이 익숙했던 정국이었지만 오늘따라 술이 쉽게 넘어가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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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그의 얼굴을 마주 할 수가 없었다.

그의 얼굴을 본 그 후로 자신의 입으로 내뱉었던 갑과 병의 관계가 정국의 속에서 어지럽게 뒤섞이고 있었다.

정국은 갑작스럽게 자신 앞에 나타나 자신을 무너뜨리고 비참하게 만들어버린 태형에게 말하고 싶었다.

내 앞에 나타난 이유가 뭐냐고, 나를 전부터 있었냐고, 나에게 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혹시

내가 아는 그 아이가 너냐고.

맞다 면,

하필 왜 내 앞에 나타난 거냐고.

그리고

보고 싶었다고.

생각을 정리하니 입에서 맴도는 술의 여운이 더 쓰게만 느껴졌다. 빈 잔에 또 술을 가득 채웠다.

오늘따라 취기가 쉽게 올라오질 않았다.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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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목소리가 그런 정국의 행동을 굳게 만들었다.

한참을 요지부동 그 자세로 있다 양주가 흘러넘쳐 손을 적시고서야 정국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던 정국에게 1시간이라는 시간이 단 몇 초처럼 성큼 흘러간 순간이었다.

오늘도 룸은 정적만 흘렀다.

하지만 그들은 정적이 흐르는 것조차도 알지 못했다.

머릿속에 배배 꼬여 단단히 엉켜 있는 복잡한 생각들을 서로 풀기에 바빴다.

그리고 하나 둘씩 풀리는 그 생각들을 입 밖 으로 꺼내기 위해 몇 번이고 마음을 다잡았다.

“너”

“저기”

하필 동시에 말이 나갔고 또 동시에 침묵했다.

테이블을 중심으로 기역자 모양이던 소파 끝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던 태형과

다른 편 가운데 앉아 그를 바라보지 못하고 술만 마시는 정국이

동시에 나간 서로의 말에 시선이 닿았다.

“….”

가만히 시선을 나누던 정국의 눈빛은 결국 덮쳐오는 알 수 없는 감정에 또 요동 쳤고

태형은 그의 앞에만 서면 무거워지는 고개를 숙여버렸다.

자신들의 행동에 그들은 동시에 기시감을 느꼈다.

“말 해”

정국은 태형의 말이 먼저 듣고 싶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취하지 않는 자신이었기에

맨 정신으로는 말이 쉽게 뱉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신을 대신해 앞에 앉아 있는 이 아이가 스스로 먼저 말해주길 바랬다.

나는 그 아이가 맞다 고.

완강한 그의 말에 태형은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

“….”

하지만 이내 그 입은 절로 다물어졌다.

또 눈에 그의 떨리는 한편으론 애틋해 보이는 눈이 보였다.

그날과 겹쳐 보이는 그의 눈빛에 열린 입은 말을 쉽게 뱉지 못했고 정리 되었다 싶었던 머릿속 생각들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눈을 피해 아래로 시선을 내리깔자 잔을 잡는 크고 남자다운 그의 손이 보였다.

전과 다를 바 없이 잔을 여유롭게 돌리고 있었지만 그 행동이 불규칙 적이게 툭툭 끊기다 이내 멈췄다.

태형은 달라 보이는 그의 행동에 왠지 불안해 밑 입술을 깨물며 입을 다시 닫았다.

“말 해….”

조금은 느리게 느껴지는 그의 말투는 마치 태형을 기다려 주는 것 같았다.

아니 기다려 주기위해 말한 것일까. 아니면 그 말의 꼬리를 물고 태형을 괴롭히기 위해 자신을 속이는 것일까 알 수 없었다.

한 번 더 요동 쳐버리는 줏대 없는 자신의 마음에 태형은 지금 드는 생각은 그저 착각이라 억지로 합리화했다.

“….”

정국의 눈에 그의 정수리가 들어왔다.

순간 정국의 심장을 찢어놓는 하나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동시에 감당 할 수 없는 쓰라림이 마음을 눌렀고 정국은 악몽을 꿨던 전 날 밤처럼 숨이 턱턱 막혀왔다.

‘형’

“….”

‘나 할 말이 있는데.’

그 추억이 정국을 집어 삼키고 그 속에 갇힌 정국의 귀에 이내 환청이 들려왔다.

잊힐까 두려워 미친 듯 갈망하던, 듣고 싶었던 그의 목소리가 거짓말처럼 들려왔다.

과거가 된 사진 속 그가, 목을 조르던 악몽 속 그가, 정국 앞에 다시 나타났다.

‘형’

“….”

‘아니 전정국.’

붉어진 얼굴을 숙이고 작은 머리통을 보여주면서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에 몸을 자기도 모르게 이리저리 살짝 귀엽게 배배 흔들던 그가 정국 앞에 있었다.

‘내가…’

손이 그의 숙여진 얼굴로 향했다.

미칠 듯이 보고 싶었고, 안고 싶었고, 만지고 싶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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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라질 것만 같았다.

‘말 해…괜찮아.’

‘내가…내가 사실…’

“그쪽이 무슨 의도로 절 부르신지 알아요. "

“….”

"근데 전… 이 돈 다시 드릴려고 온 거에요.”

어느새 자신을 휘감은 술기운이 환각을 불렀고 그 환각 속에 튀어나온 섣부른 행동은 태형의 말로 인해 멈추었다.

초점을 잃고 기억 속을 헤매던 눈은 환각이 깨지자 서서히 제자리를 찾았고, 이내 태형에게 닿기 위해 손을 뻗고 있는 자신 또한 알아차렸다.

그리움에 휩싸여 숨을 쉬지 못하자 몽롱해진 머리가 이성을 지웠고 그에 앞서 나온 이 감정적인 행동에 정국은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빈 술병이 굴러다니는 탁자위에 태형이 수표를 내밀었다.

“…뭐야.”

“그 날 받은 돈이에요. 600만원.”

말을 늘어뜨리며 어렵게 말을 꺼내는 태형에 정국의 표정이 절로 굳어버렸다.

여러 장의 수표는 예상과 달리 태형을 유혹 하지 못했다.

탁자에 놓인 수표는 하나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놓여 있었다.

그 날 그 때를 깨끗이 지우는 거 마냥 아주 보란 듯이.

“육백?”

“저… 다신 이런 일 안하게요.”

“….”

“그 쪽이 갑, 제가 을이 되는, 아니 병이 되는 거요.”

“….”

“저 안하고 싶어요, 아니 못하겠어요.”

의도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 정국은 속에서 화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홧김에 올려둔 돈이었지만, 그 돈이 있는 한 정국은 그에게 갑이 되길 원했다.

“그냥 다 없었던 일로 해주시면 안 될까요?”

“….”

이 수표들은 자신이 갑이라는 이유로 태형을 만날 수 있는 비겁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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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의 발목을 붙잡는 쓰라린 기억들에 정국은 태형을 놓아줄 수 없었다.

“어차피… 이렇게 큰돈을 받고도 저 아무것도 못해드렸고…오,오히려 그쪽에게 민폐만 끼쳤잖아요.

그쪽도 지저분했던 그 날 기억… 잊어주세요…… 부탁…입니다.”

아니, 다신 놓아주기 싫었다.

"병원 보내 주신 거는 제가 어떻게 해서든 갚을 게요…! 그건… 그건 정말 제가 할 말이 없고… 그저 감사합니다….”

사라질 것 만 같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주 비참하고 처절하게 돈으로 묶어뒀던 아이가

“그때 울었던 거 죄송하고… 그냥 하나하나 말하기엔 길 정도로 제가 잘못한 게 너무 많아요."

풀 수 없을 거라 생각 했던 돈이라는 덫을 풀고 자기 마음대로 도망치려 하고 있다.

“그거 모두 사과하길 바라신다면 다 사과할게요.”

정국의 귀에 태형의 목소리가 뿌옇게 변질되고 이내 웅웅댔다.

이성의 끈이 분노에 닳아 잘릴 만큼 점점 얇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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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던 아이가 다시 사라지려 한다.

“어떻게 사과할 건데?”

“…네?”

“네가 하는 지금이 사과가 내 성에 안차서.”

“…."

그런 정국은 태형에게 다시 얽혔다.

갑자기 자신의 삶에 훅 들어와 자신을 망가뜨려놓은 태형을 놓을 수 없었다.

아니, 자신을 삶을 죄책감으로 망가뜨려놓은 그 아이 때문에, 정국은 또 애꿎은 태형에게 얽혔다.

"지금 그 쪽이 바라시는 대로 다 할게요.”

“내가 바라는 거라-”

“….”

얽힐 수 있는 태형의 말 꼬리가 이윽고 정국에게 드러났다.

'바라시는 대로 다 할게요.'

그 말을 다시 생각하며 태형을 놀리듯 말끝을 늘어뜨리는 그의 목소리에 태형은 겁에 질려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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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을 다시 입에 가져다 대는 그의 입에는 여유로운 미소가 걸려있었고 따뜻해 보였던 눈은 어느새 냉기만을 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게임의 결과를 알고도 상대를 놀리기 위해 괜한 곳에 배팅을 하는 사람 같았다.

패배자이자 상대는 우둔한 태형이었다.

“이 일 계속해.”

“네?”

“그게 내가 바라는 사과야.”

“….”

태형을 관통하는 그의 말에 몸이 경직 되었다.

이 의도가 아니었는데. 순간 격렬한 설움이 치밀어 올랐다.

깔끔하게 그와 연을 끊고 무지함 때문에 이 바닥에 실수로 들인 발을 빼려했는데.

다시 새로 사회에 발을 들이고 그 결과가 처참하더라도 버티려했는데

“싫어?”

그러기엔 그는 태형의 머리위에 있었고

“….”

“그럼 나도 이 돈 못 받겠는데.”

밑바닥에 있는 태형은 한없이 미형했다.

“그… 그 쪽이 보기에도 제가… 이 일…이랑 안맞는 거…잘 아시잖아요. ”

애써 웃으며 목 끝까지 치밀어 오른 설움을 참고 겨우 마지막 발악을 뱉었다.

“안 맞다?”

“…제 말은,”

그 발악을 정국은 가볍게 짓밟았다.

“몸 파는 게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건가?”

그가 다 마신 빈 잔에 또 양주를 잔에 붓자 알코올 향기가 매섭게 태형을 찔렀다.

태형에게 잔해했던 그날의 악몽이 앞에 재현되고 있었다.

“물건은”

“….”

“쓸모만 있으면 되는 거야.”

“….”

태형의 굳은 마음이 와르르 무너졌다.

그에게 발을 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자신이 순간 하찮고 보잘 것 없이 느껴졌다.

“보아하니 눈치는 없고 하는 일마다 답답하고 사회에 쓸모없는 애 같은데.”

“….”

“그냥 그럴 바에는 처음이라는 타이틀이 있는 쓸모 있는 네 몸을 여기서 굴려.”

“…저기요.”

전보다 더 수치스러운 자신을 모독하는 말이 쏟아지자 태형은 참을 수가 없었다.

발악이 먹히지 않는다면 차라리 남아있는 자존심을 부리고 싶었다.

“널 밀어내는 사회에 지쳐서 네가 여기 먼저 들어왔잖아.”

“….”

하지만 그 자존심마저 그의 말에 꺾여버렸다.

차마 부정할 수 없었다.

실수로 밑바닥의 문을 열었다 해도 그 속엔 고의가 섞여있었고, 이 지경까지 온 것도 바로 자신 때문이었다.

죽고 싶을 만큼 엄청난 죄책감이 태형에게 몰아쳤다.

그런 감정을 손안에서 가볍게 가지고 노는 그는

태형이 만난 사람 중 가장 표독스럽고 악랄한 재력가였다.

보이고 싶지 않았던 눈물이 결국 터져 나왔다.

발악을 해도 눌러 버리고 자존심 부리기 전에 엄청난 죄책감을 몰고 온 그의 앞에서 끝까지 태형은 비참했다.

룸에 울려 퍼지는 그의 서러운 울음소리에도 정국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이미 닫혀 버린 마음을 다시 열어보지 않는 그였다.

고개를 들지 못한 체 눈물을 무릎에 떨어뜨리며 그저 바들바들 떨던 태형의 얼굴을 그가 한손으로 잡아 억세게 잡아들었다.

어느새 그는 자신 앞에 서서 허리를 숙여 자신을 희롱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눈물에 뿌옇게 흐려진 정국의 모습이 눈물이 떨어지자 선명하게 보였다.

한없이 차가운 그의 눈빛을 피하기 위해 태형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것도 나한테 들어왔잖아.”

"…."

순간 태형의 입술에 그의 입술이 세게 맞닿았다.

그의 행동에 놀라 벌어진 입술 안으로 그의 혀가 들어왔고 태형이 정신 차리기도 전 거칠게 입안을 헤집었다.

그의 혀가 머금고 있는 알싸한 알코올 향이 태형의 혀와 섞여 태형의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었고

세게 맞닿아 터져버린 입술의 비릿한 피가 이내 함께 섞여 들어와 태형을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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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은 자신을 자극시켰고 악몽까지 이끌었으며

자신이 만든 이 연들을 함부로 끊어 버리려 하는 태형을 망가뜨리고 싶었다.

오랜만이에요 여러분 ㅠㅠㅠ

오랜만이라 길게 준비 했어요@!!!!힛

판도라님 보고계신가요!!!! 저 왔어요 ㅠㅠ

여러분 암호닉 신청해주시면 저야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