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국뷔] 지독한 먼지 11 - 살아있는 기억

[방탄소년단/국뷔] 지독한 먼지 11 - 살아있는 기억 | 인스티즈

지독한 먼지 11 - 살아있는 기억

“전…전다…”

늦은 새벽, 고요했던 침실이 그의 거친 숨소리와 애처로운 목소리로 요동쳤다.

“다암…아……전…”

파르르 떨리던 손은 이내 이불을 꽉 쥐었고 거친 호흡을 뱉다 말라 버린 입술은 이내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울고 또 울었다.

식은땀이 서서히 그의 회색빛 셔츠를 물들였고 악몽을 헤매며 찌푸려진 미간은 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가슴을 억누르는 묵직한 고통에 애처롭게 울던 그의 입은 다물어져 줄곧 마른 입술을 세게 물었다.

“내…내 손…잡……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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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악몽을 참아오던 그가 갑자기 사색이 되어 까마득한 바다 속에 빠진 듯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악몽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를 돌아오라며 애처롭게 소리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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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호흡이 가빠지고 이내 심장 박동 수가 미친 듯이 빨라졌다.

“안 돼!!!”

정국은 경기를 일으키듯 몸을 일으켰다.

이마에 맺힌 식은땀이 자신도 모르게 흘린 눈물과 섞여 흘렀고 호흡은 거칠어져 있었다.

애써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켜보지만

악몽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문이었던 눈은 아직도 악몽 속에 있는 듯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렸고 호흡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악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버린 마른 입술에서 비릿한 맛이 느껴졌다.

자신을 더 집어 삼켜버리는 불안함에 결국 침대 옆 서랍을 열고 수면제 약통을 꺼내 급하게 약을 입에 털어놓고 물도 없이 씹어 삼켰다.

타들어 갈 것 같은 건조한 목에 쉽게 약이 넘어 갈 리 없었고 입안에 머문 약들이 쓴 맛을 뿜어내며 그의 입안에 가득 차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국은 왠지 모르게 안심되었다.

시간이 지나자 식은땀이 새벽의 냉기에 마르기 시작했고 위구심에 전율하던 몸이 더욱 떨려왔다.

“….”

눈에 맺힌 눈물과 이마에 식은땀을 대충 닦아 내고 무거워진 머리를 벽에 머리를 기댔다.

이제 눈을 감는 그 순간 까지 그가 찾아왔다.

그 경악스러움에 헛웃음이 절로 났다.

“전다암…”

몇 년 동안 잠잠했던 기억이 피어오르자 결국 그 기억들은 악몽이 되어 정국에게 돌아왔다.

마치 그 날, 그 시간, 그 때의 자신이 된 것처럼 아주 완연했기에 그 여운은 쉽게 가시질 않았다.

이렇게 그 기억들이 떠오를 때마다 찾아오는 이 악몽들은

잊고 싶은 기억을 다시금 생생하고 더욱 짙게 만들었고 기억을 버티는 심신은 황폐해지고 망가져 갔다.

잡념이라 욕하며 뿌리치고 뿌리쳐도 끝까지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그 화상에 정국은 넌더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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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은 잊힐까 두려워하는 기억이 보낸 잘못된 수단이었다.

매일 이렇게 머리가 무거워질 때면 고시 텔에 머리를 박고 한참을 의지하는 태형이었다.

고시 텔에 도착했을 때는 어느새 새벽이었다.

평소였다면 들어오자마자 불도 켜지 않고 무거운 몸을 작은 침대에 던지던 그였는데,

태형은 잊을 수 없는 강렬했던 그와의 만남에 해가 머리끝을 내밀어도 눈을 감지도 눕지도 못하고 그저 앉아

복잡스러운 머리와 차마 추스르지 못한 감정들을 달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달래고 달래도 머리, 몸, 마음 그 어느 하나도 잔잔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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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그가 준 수표 때문이었다.

몇 시간 동안 주머니에 넣은 손이 잡히는 수표 뭉치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깨끗이 치료된 발에 붕대를 감을 때 쯤,

엄청난 쓰라림에 잊힌 수표를 남자의 고용인이 두고 갔다며 나에게 건네주었다.

누가 봐도 이 수표의 주인이라 하기엔 빈곤한 옷차림의 자신이었는데 태형은 차마 그의 건넴을 거부 할 수 없었다.

돈 때문에 시작한 일이었고, 숨 쉴 수 없는 가난함에 쫓겨 밑바닥에 몸을 던졌기에

여느 드라마에 나오는 가난에도 희망이 가득한 주인공들처럼 당차게 거부 하지 못했다.

찢어질 것 같은 가난에 희망이 피어날리 없는 태형의 현실은 현실이었다.

그 수표를 끝으로 모든 것이 다 태형의 바람처럼 됐다고 생각했는데, 태형은 더 크고 높은 장애물을 마주했다.

‘1000.000’

…

“….”

‘1000.000’

…

6장의 수표, 총 600만원이 손에 잡혀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잡아보는 생각지도 못한 돈 이었다.

“어떡하게 김태형.”

아무도 없는 좁은 방, 홀로 뱉은 말이 벽에 부딪혀 다시 귓속에 들어왔다.

“그러게 어떡할까 김태형.”

자신의 목소리에 태형은 다시 대답했다.

차라리 100만원이었다면 그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그와의 만남을 깔끔하게 매듭을 지을 수 있었을 텐데.

이 수표를 쥐고 있는 한 그는 갑일 것이고 자신은 을이 될 것이다.

그 의도로 두고 간 돈인 건지 아니면 술김에 둔 돈인 건지 태형은 마저 풀지 못한 덫에 낑낑 대며 그저 이 돈을 받은 자신을 자책하고 있었다.

정말 그 의도가 맞다 면 예상치도 못한 때에 그가 닥쳐와도 태형은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를 감당해야 할 것이다.

갑은 그고 을… 아니 병은 자신이었으니까.

시작이자 끝이라 생각했던 그 남자는 짧은 시간에 태형에게 얽혀 태형 스스로 풀지 못하도록 그를 손안에 가둬 두었다.

“아!”

머리가 잡생각으로 터질 것 같아 얼굴에 억세게 마른세수를 하는데 잊고 있던 이마의 상처를 스쳐 흰 테이프에 단단히 붙어있던 거즈가 떨어졌다.

떨어진 거즈에서 병원 소독약 냄새가 올라와 코를 찔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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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의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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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가서 치료 받아.’

미형하게도 태형은 냉정하고 첨예한 그의 눈빛 그리고 자신을 할퀴던 날카로운 말과 행동 보다

마지막 그가 베푼 선의의 행동이 더욱 각인 되어 잊히지 않았다.

붕대에 감겨있는 발이 마취가 풀리자 서서히 아려왔다.

그와 동시에 상처가 깊었기에 빨리 처치를 잘했다고 누누이 말하던 늙은 의사의 말이 태형을 스쳐지나갔다.

컴퓨터 옆에 목발과 함께 놔둔 자신의 피로 얼룩져 검은색으로 변질된 그의 넥타이가 보였다.

‘너 뭐야.’

그의 갑자기 변해 버린 눈빛이 다시 떠올랐다.

태형을 혼란스럽게 했던 그 눈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지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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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 못할 정도로 뒤얽힌 머리에 멍하니 있던 태형은 주머니에 넣어둔 폰에서 울리는 진동소리에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경직된 몸이 느낀 환각인 건지 태형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

지잉-

잘못 느낀 거라 무시하려던 태형의 우둔한 행동을 다잡아주는 진동이 한 번 더 울렸다.

한 번 더 느낀 진동에도 주머니에서 폰을 빼지도 못하고 석고상이 되어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이 늦은 시각 대체 자신을 찾는 사람이 누구인지, 두 통의 문자를 보낸 이유는 무엇인지.

사실 태형은 짐작 갔지만 짐작 갔기에 더욱 겁이 났다.

이 무례한 행동은 갑이 병에게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폰 버튼을 누르자 밝은 화면에 어느새 새벽 5시를 알리는 글자와 두 통의 문자가 왔다는 글자가 떠있었다.

‘100’

태형의 예상이 맞았다.

‘오늘 밤 9시’

‘그 호텔로 와’

1분차로 띄엄띄엄 보내진 그의 문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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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풀어주길 바란 그와 엉킨 실이 더 단단히 엉키고 있다.

오랜만이네요 여러분! 워낙 공들여서 쓰다보니 하하...하핳...하..사랑해욥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