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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EXO/박찬열] 그들이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02 | 인스티즈





헐헐. 지금 내가 뭘 보고 온거지….




화장실에서 시간을 끌기 위해 손을 최대한 벅벅 닦고서 나왔다. 아, 화장실에 왜 휴지가… 없냐고… 손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기를 차마 옷에 문지르지 못하고 탈탈 털고 있는데 술집 유리문 뒤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많이 듣지는 않았지만 워낙 목소리가 튀는 두 명이었기에 바로 누군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오세훈과 박찬열. 특유의 코먹은 목소리와 지하동굴을 뚫어버리는 목소리. 문을 살짝 열어 보니 역시나 맞았다.




"세훈아."




둘이 저기서 뭐하지? 엿들으려는 건 아니었다. 근데 차분하지만 제법 진지하게 오세훈을 부르는 박찬열이나 인상을 존나 구긴 채 박찬열을 노려보고 있는 오세훈의 표정에 혹시라도 둘이 싸우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었다. 내가 저 멀대들 사이에 껴서 싸움을 말릴 수 있나 싶지만… 나로 안되면 다른 애들이라도 불러와야 하니까. 꿀꺽. 박찬열이 오세훈의 이름을 부르고서 형성된 극도의 긴장감으로 침을 삼켰다. 문고리를 잡고 있던 손에서는 땀이 주르륵 흐른다. 안 돼ㅜ 싸움은 나쁜거라구ㅜㅜ




"세훈아, 나 사랑에 빠진 것 같다."




헐, 미친. 뭐라고? 대박. 내가 지금 무슨 소릴 들은거야…? 박찬열이 사랑에 빠졌단다. 그것도 오세훈의 손을 꼭 쥐고서. 뭐야뭐야, 나 촉 되게 좋은데. 둘이 뭐야? 이거 그린라이트 맞지?




"…."




… 지금은 박찬열의 고백타임이었던 것인가…. 더 이상 엿들으면 죄를 짓는 것 같아서 나는 고이 문을 닫고 뒤돌아 남은 애들이 떠들고 있는 테이블로 돌아갔다.


털썩…. 그러니까… 박찬열이 오세훈을 좋아한다고… 사랑에 빠졌다고… 설마 오세훈 옆에 붙어있던 나때문에 사랑을 깨달은 건가? 헐, 그럼 세훈이를 의지하며 그 옆에 꼭 달라 붙어있었던 내가 얼마나 미워보였을까… 어쩐지 나를 매섭게 노려보던 그 큰 눈. 이 눈치없는 년이 결국 사고를 쳐버린거였어ㅠ 얼른 자리를 비켜줘야 했는데 말이야. 자리에 앉아서 박찬열에게 존나 미안해하며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있으니까 신나게 떠들어대던 변백현이 내게 물어온다.




"왜 그래? 화장실에서 무슨 일 있었어?"

"… 어? 아, 아니. 아무일도…"

"근데 왜 그리 죽상이냐? 어떤 년이 빨리 나오라고 욕 해? 어떤 가시나인지 가서 배로 돌려줘?"

"아, 그런거 아닌데…ㅎㅎ"




그런 년은 없었지만 김준면, 쟤는 만들어서라도 진짜 그럴 것 같아서 무섭다. 정말 별 거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고 입꼬리를 쭈욱 올려보이니 세사람은 다행히 그래? 하고 넘어갔다. 휴, 하마터면 나때문에 두사람의 관계가 들킬 뻔 했잖아. 잘했네, 잘했어. 김여주.






『 그들이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오세훈과 박찬열의 일은 잠시 뒤로 미루고 앞에 있는 세사람과 어울려 대화에 참여했다. 그런데 이새키들… 죵나 웃기다ㅋㅋㅋㅋㅋㅋ 진심 다 까고 김준면이 개웃기다. 욕은 둘째치고 드립력이… 아니, 사실 드립력은 도경수까지 포함한 세명 다 죽여주는데 김준면 이새끼는 드립을 존나 이상하게 한다.




"야, 솔직히 말해봐라. 내개 얘보다 훨씬 낫지."

"뭐래, 이 씨발이가. 어디서 비교질이야. 한낱 꽃거지주제에."

"뭐?! 꽃거지?!"

"씨발. 뭐 틀리냐? 얼굴만 반반해가지고."

"…."

"…."

"왜 그렇게 보는데."




김준면을 빤히 쳐다보던 변백현은 중얼거렸다. 씨발, 이새끼는 욕을 하는건지, 칭찬을 하는건지. 묘하게 기분이 나쁘지가 않아. 나도 그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억양은 존나 찰지게 때려놓고 막상 해석해보면 그리 나쁜 뜻은 아니다. 도경수는 그런 우리가 웃긴지 피식, 웃고는 자신의 앞에 놓인 술잔을 비웠다. 나는 이번에 도경수를 빤히 쳐다보았다. 커다란 맥주잔에 가득차있던 술을 원샷으로 말끔히 비워낸 도경수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동그란 눈을 더 크게 떴다.





[EXO/박찬열] 그들이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02 | 인스티즈





"왜?"

"아니, 술 잘 마시는 것 같아서."

"왜 아니겠어. 여주야. 쟤는 술이 술이 아니야."

"그게 무슨 말이야?"

"도경수에게 술은 물이지. 생명수."

"헛소리 하지마. 변백현."




변백현이 킬킬거리며 술잔을 흔들더니 하는 말에 도경수가 눈썹을 씰룩거리며 제지했다. 하지만 이미 거하게 술을 드신 변백현씨의 입은 멈출 줄을 몰랐다. 그런 걸 이미 알고 있는지 도경수는 딱히 그 이상 말리지 않았다. 저 체념한 눈빛. 이야, 너희 진짜 오래 된 사이 맞구나?

기분이 한껏 들뜬 변백현은 갑자기 푸핫, 웃음을 터뜨리더니 젓가락을 집어 테이블을 쾅쾅쾅 쳐댔다. 딱히 큰 소음은 아니었기에 변백현이 무슨 소리를 하나 귀를 기울였다.




"뭐 맞잖아. 입학식 때 긴장된다고 깡소주 한 병을 존나 들이켰잖아. 미친놈아."

"진짜? 며칠 전 그 입학식?"

"그렇다니까? 근데 아무도 몰라ㅋㅋㅋ 우리가 봐도 그냥 멀쩡해서 신기방기."

"야, 그 때는 나도 존나 골 때렸다. 아무리 그래도 입학식에 술 쳐먹고 가는 새끼가 어딨냐고."

"여기."




김준면까지 합세해서 도경수를 나무라는데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와, 세상에 다양한 사람 많다지만 존나 특이하네. 도경수를 한껏 반짝거리는 눈으로 쳐다보다가 문득 든 생각에 표정을 확 구겼다. 단번에 바뀌어버린 표정에 도경수는 의문이 들었는지 또 물었다.




"왜 또?"

"혹시… 막 그…"

"…?"

"… 알코올 중독… 이라던가…"

"김여주"




아니… 나는 혹시나… 혹시나 하고 말이야… 헤헤. 나를 낮은 목소리로 부르는 도경수에게 데헷, 귀요미인 척 웃어주었다. 하지만 내가 간과한 것은 저 두 놈이었지.




"푸하핳ㅎㅎㅎ 아 진짜 미치겠다. 알코올 중독이래. 야 맞아. 너 그거야."

"정확하다. 이새끼야, 너 그거 중독이다. 진짜 병원가서 검사 한 번 받아봐야 돼. 안 그러냐, 이 병자놈아."

"미, 미안…."




덥썩 물고 도경수를 저격하는 김준면과 변백현을 보고 나는 도경수에게 바로 사과를 했다. 미안…. 내가 참 생각이 짧았구나. 다행히 한두번 겪은게 아니라면서 별말없이 술잔만 들이키는 도경수였다. 근데 술잔을 쥔 손과 팔에 힘줄이 톡 튀어나와 있는 걸 보니 저녀석들 조만간 한대 맞을 듯ㅋㅋㅋ

또다시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존나 긴 젓가락 두쌍이 돌아왔다. 오세훈과 박찬열. 사실 아까부터 힐끔힐끔 두사람이 언제 들어올까하고 문쪽을 쳐다보곤 했는데 그 후로도 하도 들어오지 않길래 두사람이 마음을 확인하고 사랑을 나누ㄹ 헛, 아니 그러니까 둘만의 시간을 보내 하… 나 쓰레기년이네. ㅇ아무튼 두사람이 그대로 자리를 떠버린 줄 알았지. 그런데 이렇게 돌아왔으니 그건 아니었나보다.

자리에 돌아와 앉은 오세훈과 박찬열의 표정부터 살폈다. 어려운 고백을 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는지 아까와는 180도 다르게 싱글벙글 웃는 박찬열과 똥 씹은 표정으로 들어오자마자 술잔을 비우는 오세훈. 어…. 이건 고백이 성공한거야, 실패한거야. 박찬열의 표정을 보면 성공한 것 같은데 오세훈은 보면 그런 것 같진 않다.




"너흰 무슨 얘길 하는데 이제야 들어와?"

"사내놈 둘이서 뭔 할 얘기가 있다고. 야, 좋은 거 있으면 다같이 나눠라."

"좋은 거?"

"아니야, 그런 거. 여자 앞에서 못 하는 말이 없네."




김준면의 말에 나를 힐끗 보더니 대답하는 오세훈이다. 좋은 거… 나 알 거 같은데…ㅎㅎ 내가 그다지 순수한 고딩시절을 보낸게 아니라서 말이야. 흐흐. 있으면 나도 좀 공유 점.

아, 박찬열과 또 눈이 마주쳤다. 자리에 앉자마자 또 다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던 녀석이다. 아, 이자식. 너 이 자리가 마음에 안 들다는거지. 질투하는 것 봐. 소유욕 개쩜. 그래, 내가 그 마음 다 이해해줄게. 나는 박찬열에게 씨익 웃어주었다. 그러자 흠칫 떠는 모습. 그래그래. 놀랄 것 없어. 나는 그런 거 다 이해할 수 있어.

나는 얼른 도경수와 김준면 사이를 가리키며 저기 앉아도 돼? 하고 물었고, 순간 떨리는 몇몇의 눈동자를 읽을 수 있었다. 박찬열, 오세훈, 도경수… 도경수 넌 왜? 김준면은 크게 웃으며 벌써 자신의 매력에 빠져서 이리로 오고싶은 거냐고 웃기지도 않은 소리를 늘어놓는데, 난 그냥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 너의 그 쿠크 바스락하게 깨뜨리는 아주 매력적인 욕Style을 배워보고 싶구나.

김준면은 내 대답에 존나 크게 쳐웃더니 옆에 앉아있던 박찬열을 엉덩이로 밀어내며 자리를 벌렸고, 나도 곧 일어나 자리를 옮기려고 할 때였다. 덥썩 손목을 휘감아오는 큰 손에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냥 여기 앉아. 그런 거 배우지 말고."

"야, 세훈새끼야. 그런 거라니. 무슨 뜻이냐?"

"…."

"어차피 곧 끝낼거야. 움직이기 귀찮으니까 그냥 앉아있어."

"응…."




씨발, 개 무섭네. 정색하면서 손목을 놔주지 않는 오세훈에 결국 다시 자리에 앉았다. 김준면이 발끈하며 오세훈에게 욕을 퍼부었지만 오세훈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 대단한 새끼. 그 순간에도 신경쓰이는 한 인물. 박찬열을 살폈다가 진심 지릴 뻔 했다. 오만상을 구긴 채 술을 들이켜고 있는데, 아차 싶었다. 오세훈이 내 손목까지 잡고 계속 옆자리에 앉아있으라고 했으니 제 딴에는 속이 아주 부글부글 끓을거다. 고백은 했지만 오세훈의 행동을 보면 아직 받아준 것 아닌 모양이었다. 으… 나 괜히 남 연애사에 낀 기분인데….




그 다음 날, 오전부터 깔린 교양에 부시시 눈을 떠야만 했다. 아씨, 일학년 시간표 존나 거지. 어찌나 정성스럽게 오전마다 수업을 쳐넣었는지 매일 아침마다 괴로울 지경이다. 이게 정녕 대학 생활이 맞단 말인가ㅠ 존나 늦잠 쳐자던 우리집 빈대를 생각하면 이럴수는 없다고ㅜㅜ

어제 아이들과 헤어지고 나서 집에 들어와보니 2시가 훌쩍 넘어있더라. 꼴에 피부관리 좀 한답시고 화장을 지우고 좀 쉬다보니 3시는 금방 넘어버렸다. 결국 4시 다 되서야 잠이 든 나였는데, 7시에 일어나려니 죽을 맛이다. 아 왜 또 하필 1교시… 비몽사몽 눈을 뜨자마자 폰을 쥐었다. 음, 그러니까 문자가 3개… 오, 시계이자 알림일 뿐이었던 핸드폰에 어색한 알림이 떠올랐다.



[얍! ㅎㅇ 나 변백현. 다음에 또 놀자! -변백현 2:12]

[오늘 수고했고 푹자고 내일보자. -오세훈 2:32]

[야 일어나 너 1교시. 난 분명 깨웠다 -김준면 6:22]


띠링.


[어제 일교시라고 들었는데, 아직 자고 있는거 아니지? -도경수 7:01]



방금 울린 도경수의 문자까지. 박찬열을 뺀 아이들에게 모두 문자가 왔다. 박찬열은 나에게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번호는 찍어주길래 기대했는데, 문자 한 통도 안해주네.

술자리가 파하고 헤어지기 직전 변백현이 대뜸 폰을 내게 내밀었고, 아… 멀뚱히 바라보다가 번호 좀. 하고 웃는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번호를 찍어줬었다. 나도 변백현 번호를 받으려고 폰을 꺼냈는데 대뜸 김준면이 뺏어가 지 번호를 찍었고 다른 애들도 연달아 번호를 찍어댔지. 다함께 집에 데려다주면서 내일 수업 언제있냐는 질문이 나왔고 난 시간표를 떠올리다가 1교시라는 절망을 표출해냈다.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김준면도 1교시라며 깨워줄까? 라는 떡밥을 던졌고 난 그 떡밥을 덥썩 물었다. 내가 믿은 잘못이지. 문자 하나 띡 보내놓고, 뭐 깨웠다고? 장난하나. 그런 김준면을 먼저 알고 걱정하며 문자를 보내온 도경수에게 킥킥 웃으면서 스스로 일어났습니다^^ 라고 답장을 보냈다. 근데 너희 사람을 깨울거면 전화가 더 효과적이지 않겠니?

폰을 침대 위에 덮어두고 좀 더 자고 모자 쓰고 갈까, 하고 고민하던 난 결국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래도 첫수업인데 그것도 교양이니까…. 교수님 및 다른 과 사람 눈보호 차원에서 예의를 차리고 가기로 정했다. 후딱 씻고 나와 거울 앞에 앉은 난 자꾸 어색하게 그려지는 아라에 짜증이나 결국 짝짝이인 채로 아라펜을 내려놓았다. 씨발, 존나 내가 미술전공했으면 이런거 식은 죽 먹긴데. 아침마다 화장품과 겨루는 싸움에서 언제쯤 이기게 될까…ㅎ 이번엔 옷장을 뒤지는데 샤랄라? 아니면 스키니? 존나 또 고민질의 시작이다. 여자의 인생이란 이런 것이지.




"아오, 존나 바람 쩌네."




샤랄라한 원피스와 미니백을 어깨에 걸쳐 집을 나서자 불어오는 봄바람에 인상을 구겼다. 봄바람 얼어죽었냐? 존나 칼바람. 이리저리 휘날리는 치맛자락에 1분도 안되어 후회하고 말았다.




"어음... 302호... 302... 어 찾았다!"




과건물이 아니라 더욱 복잡하게 느껴지는 곳에서 한참 두리번거리다가 드디어 강의실을 찾아냈다. 오, 이 감격. 소위 길치라고 불리우는 나에게는 정말 큰일을 해낸 거였다. 오세훈도 같이 들었다면 만나서 같이 왔겠지만 자신은 이 수업말고 다른 수업을 택했다는 아쉬운 소리를 진즉에 들었기에 혼자 먼길을 나설 수 밖에 없었다. 문 앞에서 이런저런 감격을 하고 서있으니 뒤에서 같은 수업을 듣는 사람인지 안들어가요? 하고 묻길래 아아, 들어가요! 하고 재빨리 문을 열었다. 그리고 강의실을 둘러보다가 반가운 얼굴들을 발견했다. 아, 쟤는 나 안반가울 수도 있겠다.





[EXO/박찬열] 그들이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02 | 인스티즈





"어? 신방과 퀸카도 이 수업 들어?"




헉. 김준면도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를 발견했는지 아는 체를 하는데, 그래 그건 좋은데. 저새끼가 무슨 소리를 저리 크게 지껄이는거야?! 아니나다를까 모두 김준면을 바라봤다가 아직 문쪽에 서있는 나를 바라보는데 뒷쪽에서 크흡, 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아아, 네. 저도 웃긴거 압니다만. 민망함에 김준면을 죽어라 노려보며 다가가 팔뚝을 철썩철썩 때려댔다. 뭐하는거야, 지금?! 김준면은 아프다고 하면서도 재밌는지 킥킥 웃어댔고, 옆에 있던 박찬열마저 풉,하고 웃어버렸다. 아이고, 내가 어찌 이런 웃음거리가 돼버렸지….




"안녕."

"어…. 어?"




박찬열에게 인사를 언제하는게 좋을까 타이밍을 재고 있을 때 먼저 건네온 인사에 나는 당황했다. 솔직히 박찬열이 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넬 줄 몰랐으니까. 내 인사를 안씹어주는 것도 다행인데… 라고 생각하던 나였기에 인사를 바로 받지 못하고 멍청하게 쳐다보자 박찬열은 다시 웃으면서 인사를 건넨다. 안녕.




"아아, 응. 안녕…."




지금은 오세훈이 없으니까 잘해주는건가…? 음, 보통 여자들이면 반대인데




"근데 어제 1교시라고 하더니 너희도 이 수업이었구나…."

"나는 필수. 저새끼는 내 꼬봉."

"응?"

"뭐라는거야, 아니야. 그냥 이쪽에 관심이 있어서."

"아아. 그렇구나. 나는 그냥 시간 맞추다보니까 들어왔는데 대단하다~"

"…"




일단 김준면 옆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서 물었는데 김준면이 자신을 꼬봉이라고 말하자 박찬열이 발끈하며 말해왔다. 좀 멋있었다. 우리는 불과 며칠 전에 입학한 신입생인데 벌써부터 관심있는 수업을 선택하는 것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더라. 그래서 순수하게 감탄한건데 박찬열의 얼굴이 붉어졌다. 왜…. 혹시 내가 비꼰거라고 생각하는거 아니야? 그런거 아닌데….

9시가 되자 교수치고는 조금 젊어보이는 남자분이 들어오신다. 오, 쫌 멋진걸? 훈훈한 외모를 풍겨오는 교수님이었지만 그 뿐이었다. 하필이면 내 옆의 두 명이… 저런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었으니까. 김준면과 박찬열. 성격은 아직 모두 파악하지 못했지만 얼굴만큼은 존나 잘생겼다.

첫시간이라서 강의는 간단한 오티로 끝을 맺었다. 시계를 보니까 9시 35분…. 아 고작 이것을 위해 두시간을 준비했단 말인가. 수업을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아깝다. 그냥 오지말고 더 잘 걸.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옆에서 심하게 투덜거리는 건 김준면이었다.




"아. 씨발. 그냥 스타나 더 할 껄. 다 쳐바를 수 있었는데."

"스타? 설마 지금까지 스타하다가 온거야?"

"어."

"잠은?"

"안잤는데."

"…."




헐,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이것들 어제 헤어지고 집 안가고 피씨방으로 갔나보다. 미친. 게임이 그렇게 재밌나? 옆에 있던 박찬열을 보며 너도? 하고 묻자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럼 오세훈도 갔겠네. 라고 생각하지만 대체 이건 무슨 논리? ㅋㅋㅋ 벌써부터 박찬열을 오세훈 스토커로 만들어버리는 나란 년.



미안해, 찬열아.




"?"




아, 나도 모르게 사과한다는 게 입으로 튀어나온 모양이다. 갑자기 사과를 해오는 나를 쳐다보는 시선에 하하, 어색하기 짝이없는 웃음으로 넘겼다.




"이제… 뭐하지…."

"수업은?"

"하나 더 있는데 2시야. 아직 멀었어…."

"그래? 그럼 너도 같이 갈래?"

"어딜?"

"어장."

"…?"




같이 가자는 말에 눈을 반짝였는데, 어장…? 회라도 먹으러 가? 근데 잠시 생각해보니까 답이 떠오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피씨방…. 존나 그럼 그냥 피씨방이라고 하면 되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혼자 있기 싫어.




"어어- 조심."

"아."




헐, 지금 갑자기 굉장히 따뜻한….


지금 피시방을 따라가지 않으면 존나 혼자 밥을 먹고 혼자 거리를 걷고 혼자 멀뚱히 앉아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남자애들 롤하는 데 따라가는 내 신세를 한탄하며 걷고 있었다. 근데 한번에 두가지를 못하는 나년은 생각에 빠져 본능적으로만 다리를 움직였고 후문 앞에 있는 횡단보도에서 차가 오는 걸 보지도 못하고 건너려 발을 떼려 했다가 허리를 감고들어오는 팔에 정신을 차렸다. 그 때 눈 앞에서 무서운 속도로 쌩하고 지나가는 차에 다리가 후들거려 그대로 주저앉을 뻔 했지만 다행히 허리를 단단히 붙들고 있는 팔에 쪽팔림은 면했다. 근데 지금 포즈도 꽤나 민망한데….





[EXO/박찬열] 그들이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02 | 인스티즈





"괜찮아?"

"저 좆같은 카새끼가. 학교 앞 안전주행은 밥에 말아 쳐드셨나?"

"아…."




그러니까. 음… 나는 지금 박찬열의 긴 팔에 둘러져 그 품에 들어가있다.







 




+) 사담

     헤헤. 댓글이 달려서 다행이네요. 추천도 받고….

     다들 고마워요! 

     열심히 써볼게요~ 설레야 할텐데… (걱정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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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알신 알림뜨자 마자 바로왔습니다ㅜㅜㅜㅜ 역시 작가님...ㅜㅜㅜㅜ
9년 전
비회원118.158
와 이거 꿀잼ㅠㅠㅠ 잘보고삽니다ㅠㅠ
9년 전
독자2
아ㅜㅜㅜㅜㅜ찬열이진짜
9년 전
독자3
아ㅠㅠㅠㅠ대박 ㅠㅠㅠㅠㅠ찬열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겁나설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4
브라보 찬열이 겁나 설레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 설레는 두사람이 권태기가 올지 누가 알았겠단 말이냐...
9년 전
비회원201.84
브금뭔지알려주세요..!!
8년 전
글로리스
Carly Rae Jepsen-Both Sides Now 입니다!
8년 전
독자5
ㅋㅋㅋㅋㅋㅋㅋㅋ김준면ㅋㅋㅋㅋㅋ잌ㅋㅋㅋㅋ마지막에 ㅠㅠ 찬열이 대사랑 짤 싱크...ㅠㅠㅠㅠ
8년 전
독자6
대박 박찬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
8년 전
독자7
찬녈나ㅠㅠㅠㅠㅠ흐어규ㅠㅠㅠㅠ대박인ㄷ다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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