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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旻兒)


W.순백





 불공평해요! 

 

 누군가의 목소리가 허공을 떠돌다 서서히 흩어졌다. 소년은 가만히 그것을 바라만 보았다. 순수하고 맑은 눈망울과 입에 물린 막대사탕의 조화는 그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주변의 소음과 자신은 무관한 듯, 소년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막대사탕에 혀를 갖다 대었다. 달콤한 맛이 입 안 가득 확 퍼지자 소년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머금었다. 사탕은 달다. 하지만 몸에는 썼다. 달콤함에 취해 계속해서 그것만을 갈구하면, 저도 모르게 그 달콤함에 중독되어 몸뚱이는 으스러지겠지. 아이러니한 논리에 소년이 눈을 깜박였다.

 

 당사자의 입장을 들어보지. 민석군?

 

 제 이름이 호명되자 소년이 살풋 고개를 들었다. 깊고 검은 눈동자와 마주치자 교수는 잔기침을 했다. 소년은 교수의 잔기침 소리를 대수롭게,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제 행동 하나하나에 연연하는 사람들은 즐거웠다. 사람들의 가식은 지겨웠지만, 오히려 편했다. 저의 발 끝만치도 따라오지 못하면서 할 줄 아는 거라곤 지적밖에 없는 것보단 나으니까. 하물며 악의를 가졌더라도 티내는 것보단 그 쪽에서 몸을 사리는 쪽을 더 원했다. 상대하는 건 귀찮았다. 저와 친해지고자 다가오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거기서 끝. 제가 멋대로 정해 놓은 선을 그어놓곤 그 선을 넘는 순간 가차없이 잘라냈다. 그 이유 또한 같았다. 귀찮으니깐.


 네, 교수님.

 

 황홀한 목소리의 공명은 아름답다. 오물이는 입술이 거짓을 뱉었다.

 

 저를 택해주셔서,

 

 새하얀 시트 위, 깨끗한 물방울이 또르르 굴러가는, 그런. 매혹적인 음성.

 

 감사합니다.

 

 얇은 입술이 곱게 호선을 그렸다.





-





 민석은 늘 지루함을 느꼈다.


 민석은 항상 지루함을 느꼈지만 그 지루함도 때때로는 즐거웠다. 지루함도 다양한 종류가 있었으니까.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들어도 지루했고, 너무 뻔한 내용을 들어도 지루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도 지루했고, 너무 어려운 일을 할 때도 지루했다. 하지만 지루할 틈도 없이 바쁠 때는 그 지루함조차도 그리웠다.

 

 동시에 늘 즐거움도 느꼈다.


 민석은 항상 즐거움을 느꼈지만 그 즐거움도 때때로는 지루했다. 저를 즐겁게 하려 아둥거리는 사람들이 즐거웠지만 지루했고, 제 눈에 잘 들려고 애쓰는 모습도 즐거웠지만 지루했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제게 즐거움을 선사하려 했다. 민석은 그 점이 정말 지루했다. 왜 저렇게 내 눈에 잘 들려 애쓰는 거지? 같은 행동, 다른 사람들. 사람은 여럿이었지만 행동은 늘 한결같았다. 얼굴 가득 단단한 가면을 씌운 채, 바삭거리는 입에는 침을 바르고 마치 조금이라도 말하는 게 늦어지면 잘못되기라도 하는 것마냥 빠르게 내뱉는 저의 칭찬들. 왜 저렇게 나에게 가식어린 말을 하는 거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물음. 항상 솟아나는 의문. 민석은 보편적인 사람일 뿐이었다. 적어도 제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물며 저보다 우월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 분명함에도 사람들은 제게 웃어보였다.


 어찌 됐든 사람들은 모두 같다. 선천적으로 착하건, 나쁘건, 사람들의 가식에 질려 삐뚤어지건, 누군가를 갈망하며 고쳐먹건, 누군가를 증오하는 마음에 사악해지건. 근본적으로 사람은 부모에 의해, 어미에게서 태어나며 타인으로부터의 사랑을 갈망한다.


 사람은 타인에 의해 상처받는다. 민석 또한 마찬가지였다. 여렸던 민석은 여러 가식들에 의해 상처받고, 또 상처받으며, 끝내 무뎌졌다. 한껏 흠집낸 마음에 생채기 하나 쯤은 이제 티도 나지 않았다. 상처받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다. 이 즐거운 논리에 민석이 웃음을 흘렸다.


 민석의 마음은 너덜너덜하다.





-





 가식이란 그러한 것이다. 눈쌀을 찌푸리게도 하지만. 서로간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선 꼭 필요한 것.


 원만한 관계 따위 필요 없는데.


 그렇기에 민석은 눈쌀을 찌푸렸다.




-



 다리를 책상 위에 걸치든, 강의 도중에 소리를 내며 껌을 씹든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


 김민석.


 보잘것 없는 제 이름 석 자를 굴렸다.

 뭐가 두렵다고 제 행동에 사족을 걸지 않는가.

 뭐가 무섭다고 저에게 이리 깍듯이 대하는가.


 쟤가 김석현 아들이래.


 어디선가 들려오는 낯익은 이름에 민석이 귀를 기울였다. 두리번거려도 목소리의 근원지는 눈에 띄지 않는다.


 내 이름은 김석현 아들이 아니야.

 나는 ......김민석이야.


 들어주지 않을. 들리지 않을. 말하지 못할. 민석이 소리없이 울부짖었다.





-





 민석은 상당히 지쳤다. 하지만 그렇게 개의친 않는다. 모름지기 사람은 누구나 힘들기 마련이고, 이기적인 심보 때문에 자신만 힘들고 타인은 금방 이겨낼 정도의 얕은 힘듦이라 여기는 것 뿐이니. 주위 다른 사람이 죽어나가도 제 손가락 하나 베인 것이 더 아프다 하지 않는가.

 대학교는 손톱 때만큼의 재미도 없다. 돈 많은 뒷배경 덕에 엘리트 코스를 밟아와 알아주는 고등학교, 명문 대학교를 직선으로 달려온 민석이었지만 그만큼 항상 주변엔 머리가 비상한 자들만 바글바글하니 이젠 머리 좋은 사람은 진절머리가 난다. 사고가 특출나게 발달하고, 다른 사람들이 띄워주면 그 자는 자신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 더불어 점점 사악해진다. 자신 보다 생각이 깊지 못한 사람들. 자신을 부러워 하는 사람들. 하나씩 입발린 말로 잘 구슬리면 넘어가게 돼있는 것을 뻔히 알기에, 이를 이용해 먹는 이들도 결코 한둘은 아니었다. 그런 자들 틈에서만 자라온 민석은 때때로 휴식을 즐겼다. 조용하고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공간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아메바 정도의 재미는 있다. 가끔 들려오는 잔잔한 소식들은 귀를 즐겁게 하고, 몇몇의 싸움은 가벼운 볼거리가 된다. 물론 겉으로는 이들을 말리고, 중재하는 체했지만. 학교에서 민석은 적어도 완벽한 모범생이어야 했다. 이왕이면 교우관계도 좋고, 성격도 좋은 이상적인 대학교 선배의 모습을 원했지만 태생부터 글러먹은 성격은 친구 따위 만들 의향도 없는 듯 했다.

 그래도 나름 노력하고 있다고.

 민석이 홀로 빈정거렸다. 못돼 처먹은 성격 따위 꾹꾹 누르고 자상한 척하면 그만이다. 입가에 경련이 일 정도로 웃어주고, 마음에 없는 말 내뱉으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된다.




 ㅡㅡㅡㅡㅡㅡㅡ아아.


 사람들의 이중성에 비탄한 것은 자신이었다.
 사람들에게 거짓을 말하는 것도 자신이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세상을 원망했는가.
 민석이 물음표를 찍었다. 당연하게도 대답은 고요 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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