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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종] 개일진 박찬열과 개일진 김종인.  

  

제목은 자극적이지 않게!  

  

  

  

  

박찬열 X 김종인  

박찬열 X 변백현  

김민석 X 김종인  

사실 커플링 없..음.  

찬백이랑 민종? 슈종? 슈카? 민카? 시카? 시종?  

w.순백  

  

  

  

  

  

  

  

  

  

  

 찬열과 종인은 사이가 좋지 못했다. 같은 반임에도 불구하고 둘의 경계는 명확했다. 종인은 저의 무리 중 가장 셌고, 찬열은 그의 무리 중 가장 셌다. 4반 양대산맥이라 불리우는 둘은 서로의 존재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 두 무리 몇몇끼리의 다툼이 일어나는 것은 비일비재했지만 귀찮은 것을 싫어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둘은, 서로에게 직접적으로 트러블을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한 번 붙게되면 둘의 싸움은 굉장히 거칠고 난폭했다. 당연했다. 게임에서도 조그만 몬스터랑 쪼렙이랑의 경기 보다는 보스와 만렙의 경기가 훨씬 기술도 다양하고, 양 쪽 다 세니까.  

  

 찬열의 가장 친한 친구는 백현이었다. 백현은 그래도 무리의 다른 아이들보단 훨씬 셌고, 그 무뚝뚝한 찬열과 소통도 많이 하는, 찬열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아이였다. 그저 자신의 똘마니들이라 생각되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백현은 찬열에게 있어 '친구'라는 칭호가 붙는 몇 안 되는 존재였다. 백현은 강했지만 그에 반해 외모는 너무나도 여렸다. 그로 인해 금방 얕잡아보기 쉬운 대상이 돠었고, 시비도 여러 번 걸렸다. 물론 싸우게 되면 항상 백현이 이겼지만 이 경우는 달랐다. 일대 일이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겠지만 세 명이서 한꺼번에 달려드는 상황에서 백현은 공격은 커녕 방어에만 집중해도 모자랐다.  

  

  

"박찬열도 싫고 이 자식도 싫어. 좀 작작 나대면 안 되니, 백현아~?"  

"큭, 얘 울겠다. 박찬열이 얘 아끼는 거 같던데, 종인이가 좋아하겠지?"  

  

  

 백현은 자존심이 센 성격이었다. 어릴 적부터 곱상한 외모로 놀림도 밥먹듯이 받고 여러 번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나면서, 외모는 어찌할 수 없으니 행동이라도 남자다워져서 저런 수치심을 받지 않겠다 다짐하면서 시작한 운동과 싸움질이었다. 찬열과 지내게 된 이후로 저를 얕잡아보는 아이들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백현은 그것에 자부심을 느꼈다. 반에서 가장 세다는 찬열과 친한 것은 상당히 유리했다. 저를 얕잡아보지 않는 것에서 더 심해져 저를 무서워하는 아이들까지 생겨나자 백현은 점점 기세등등해갔다. 딱 하나 걸리는 것은 종인의 무리였다. 그들은 아직도 저를 얕잡아 보았고, 심지어는 찬열에게도 서슴 없이 말을 내뱉었다. 그래선 안 됐다. 모든 아이들이 찬열을 무서워하고, 찬열과 같이 다니는 저 또한 무서워하며 제 말에 토다는 이가 없어야 했다. 그러던 와중 찬열의 무리 중 가장 연약한 외모의 백현에게, 종인의 무리 몇이 태클을 건 것이었다.  

  

 너덜너덜해져 자꾸만 흘러내리려는 와이셔츠를 붙잡고 백현이 터덜터덜 길을 걸었다. 김종인. 백현이 입술을 짓이겼다. 이게 다 김종인 때문이었다. 백현의 드센 자존심에 금이 갔다. 김종인도 아니고 하필이면 김종인 따까리한테 당하다니. 아무도 없는 늦은 시각. 어두운 골목 안 쪽 벽에 세게 주먹을 내리쳤다. 분노와 수치심에 백현이 인상을 찌푸렸다. 제가 맞던 장면과 종인의 무리의 아이들이 내뱉던 능욕적인 단어들이 생생했다.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조금 전 저의 모습이 백현의 화를 끓게 했다. 도저히 그냥 참을 수는 없었다. 백현이 핸드폰을 꺼내 찬열의 번호를 눌렀다.  

  

  

  

  

  

  

  

  

  

  

  

  

  

"입 다물어."  

  

  

 찬열이 시린 어투로 낮게 위협적인 말을 내뱉었다. 백현은 측면에서 벽에 기댄 채로 종인이 맞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종인은 강제로 무릎을 꿇린 채 작게 욕설을 읊조렸다. 여러 곳에서 싸움박질을 하고 다니며 다져진 몸도 세 명의 남학생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박찬열은 미쳤다. 알고 있었음에도 듣는 것과 직접 겪는 것은 천지차이였다. 찬열의 무자비한 발길질 아래 아무리 제가 고통 어린 신음을 내질러도 찬열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길을 걸으며 마치 벌레, 아니 그 이하의 무생물을 밟고 지나가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하지만 억세게 종인을 짓밟았다. 종인은 이유도 모른 채 맞고 있었다. 평소엔 절대 마주치지도 않던 찬열이 갑작스레 창고로 종인을 불러내 "뒤지고 싶냐." 한 마디와 함께 구타를 시작했으니. 온갖 발악을 하고 욕설을 내지르며 반항했지만 찬열의 무리 아이들에게 결박당한 상태에선 별 소용이 없었다. 그런 종인에게 돌아오는건 찬열의 차디찬 조소였다.  

  

  

"죽여버리기 전에."  

  

  

 니가? 날? 죽여? 푸흐…. 종인이 웃었다. 우스웠다. 아무리 미쳤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난폭하고 잔인했어도 찬열은 그저 자신과 동갑내기인 고등학생이었다. 고작 고등학생 주제에 같은 나이의 학우를 어떤 수로 죽이겠다는건지. 제 딴엔 협박이라 한 것이었겠지만 딱히 위협성이 크지는 못했다. 비웃음을 짓는 종인을 보던 찬열의 얼굴이 구겨졌다. 감히 나를 비웃어? 찬열이 저의 큰 손을 종인의 뺨으로 내리쳤다. 짜악, 창고 안을 울리는 커다란 소음과 함께 종인의 고개가 훽 돌아갔다. 그의 명성이 헛된 것은 아니었나보다. 거센 악력이 뺨 위로 적나라하게 느껴지며 반동으로 몸이 기울어 바닥과 마찰했다. 양 손이 뒤로 묶인 채 넘어져 일어나지도 못 하는 종인의 머리채를 우악스럽게 잡아올렸다. 들어올려진 얼굴 한가득 상처를 잔뜩 밴 채 잔뜩 인상을 찌푸린 종인이 찬열을 노려보았다. 찬열은 특유의 개구진 웃음을 지었다. 생긋 웃으며 찬열은 종인의 뒷머리채를 잡은 손을 그대로 바닥에 내리꽂았다. 조금 전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바닥과 마찰을 일으킨 종인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아악! 소리지르는 종인을 내려다보며 찬열이 차갑게 말했다.  

  

  

"쳐맞고싶지. 이 상황에 웃음이 나와?"  

"…나오는데?"  

  

  

 터진 입술을 혀로 핥으며 종인이 비꼬듯 대꾸했다. 비릿한 피 맛이 입 안 가득 멤돌았다. 시비 어린 대꾸에 찬열이 입술을 비틀었다. 학교에서도 유명했던 큰 키와 이에 딸려오는 긴 다리. 더불어 긴 다리에 비례하는 다리 근육의 세기. 찬열이 눕혀진 종인의 배를 걷어찼다. 명치 부근을 맞은 것인지 몰려오는 엄청난 고통에 종인이 숨을 참았다. 흐, 헙-. 종인의 숨이 가파랐다. 찬열이 종인의 상체를 일으켰다. 엉망진창인 종인의 몸으로 다시 발을 놀렸다. 퍽, 소리와 함께 종인의 상체가 뒤로 넘어갔다. 손이 묶여 반항도 하지 못한 채로 또다시 종인은 무기력하게 쓰러졌다. 차가운 창고 바닥과 닿은 등이 시렸다.  

  

  

"너가 백현이 밟으라고 시켰냐?"  

"…뭐, 뭔 소리야."  

"너 맞잖아!"  

  

  

 백현이 소리쳤다. 내가 그 때, 분명 똑똑히 들었어. 찬열이가 나 아껴서, 나 밟으면 김종인이 좋아할 거라고 했다고! 분노를 가득 담고서 소리지르는 백현에게 고개를 돌린 찬열이 다시금 표정을 구겼다. 변백현이 들었다잖아. 찬열이 종인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이미 터진 입가에 또다시 가해진 충격이 종인의 머리를 울렸다. 어지럼증과 맞은 아픔에 종인이 배로 고통스러워했다. 찬열이 무표정하게 종인의 멱살을 잡아올렸다. 머리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종인이 힘겹게 찬열의 눈을 마주보았다. 감정 없는 눈동자가 종인을 향했다. 백현이 씩씩대며 종인에게로 다가왔다.  

  

  

"도경수랑 김종대랑 오세훈한테 나 밟으라고 시킨 거 너 맞잖아. 치사하게 세 명이나 불러서!"  

"그런, 적, 없,"  

  

  

 종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찬열의 손바닥이 다시 종인의 뺨을 향했다. 다물지 못해 벌어진 입 안에, 피가 응어리진 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차갑고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거짓말이야."  

"하으, 하…."  

"그래서 우리도 세 명 준비했어. 너도 세 명 보냈으니까."  

  

  

 백현의 앙칼진 목소리가 희미했다. 정신이 제 상태가 아니니까 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는 것인가. 처음에 백현과 발버둥치는 저를 잡고서 줄로 묶어놓곤 찬열이 발길질을 세례하는 동안 줄곧 구석에 가만히 서서 지켜보던 남학생이 다가왔다. 이름이 김, 민석이랬나. 크지도 않은 키에 그렇게 근육지지도 않은 몸매였건만 저 작은 체구에서 찬열과 어울릴 정도로 강한 힘이 나온다는 것으 놀라웠다. 하긴, 변백현도 있는데 뭐. 시야도 흐릿했다. 정신을 찾으려는 둣 눈을 두어 번 깜빡이던 종인의 눈이 감겼다.  

  

  

  

  

  

  

  

  

  

  

  

  

 민석은 당황스러웠다. 라스트로 제가 한 대 치고 끝낼 계획이었는데 그러기도 전에 종인이 기절해버렸다. 늦은 시간이라 버리고 갈 수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찬열에게 고개를 돌리곤 종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곤 말했다.  

  

  

"업어."  

"…미쳤어? 내가 왜?"  

"니 짓이니깐."  

"얼씨구, 얘 묶어서 반항도 못하게 만든건 너님이세요."  

  

  

 찬열이 입꼬리를 올리며 빈정댔지만 아무런 표정의 변화 없이 민석이 백현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럼 변백현 너가 업어."  

"어? 난 왜?"  

"너가 얘 밟자고 시켰잖아."  

"아, 싫은데…."  

"나도 너 징징거리는 거 듣기 싫은데."  

  

  

 찬열은 아예 종인에게서 시선을 뗀 채 옷매무새를 다듬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바로 종인을 이 상태로 두고 가버릴 것만 같은 모습에 민석이 혀를 찼다. 하여간 무책임하기는. 이미 피도 많이 흘린 상태였기에 그냥 두고 가서는 안 됐다. 게다가 힘도 덜 세고 근육도 적은 백현이 들기에 종인은 너무 무거웠다. 아, 진짜 나밖에 없는건가. 민석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쭈그려 앉아 종인의 교복을 다듬고, 군데군데 피도 닦아냈다. 정말 심하게 때리긴 했다. 멀리서 봤을 때보다 생각보다 상처가 많은 종인의 모습에 민석이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피범벅이었던 종인의 얼굴이 말끔히 닦이자 민석이 그를 들쳐메며 투덜거렸다. 나도 남자치곤 왜소한 편인데 내거 왜 이 짓을 해야 하는 거지. 뒤에선 걔 그냥 버리고 가지? 무책임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했다.  

  

  

  

  

  

  

  

  

  

  

  

  

  

 종인이 눈을 떴을 땐 아침이었다. 종인이 눈을 뜬 곳은 낯선 곳이었다. 가정집인건 확실했지만 처음 보는 곳이었다. 회색 계열의 방과 회색의 침대와, …저가 누워있는 바닥. 상체를 일으키자 온 몸이 쑤셔왔다. 지금 환자를 이불 하너 던져주고 바닥에서 재운건가. 어휴, 창고에 버리고 가지 않은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겠네. 종인이 저가 깔고 잤던 이불을 깔끔하게 개곤 방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광경은 거실에 엎드린 백현과, 쇼파에 앉은 민석과 찬열.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은 것인지 셋의 눈이 종인을 향했다. 민석이 종인에게 손을 흔들었다.  

  

  

"어, 일어났네."  

"…왜 친한 척…."  

"박찬열이 할 말 있대."  

  

  

 종인의 말을 무참히 씹은 민석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무슨 말. 감정 없이 대답하며 종인이 찬열에게 물었다. 찬열이 저답지 않게 우물거리며 입을 열었다.  

  

  

"어제, 미안했다."  

"그, 나 밟은 거 너랑 관련된게 아니더라고…. 게다가 내가 먼저 잘못한게 있어서 그런 거였지 뭐야."  

  

  

 찬열의 사과말이 끝나자 백현이 덧붙였다. 하하, 진짜 미안. 뒷머리를 긁적이며 백현이 웃음지었다. 내가 생각해보니까 이유 없이 걔네한테 맨날 시비걸고 다녔더라. 백현이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종인의 얼굴 이곳저곳의 상처들을 바라보며 찬열이 민망한 듯 고개를 숙였다.  

  

  

"…뭐, 그래. 근데 그건 그렇다 치고 왜 환자를 바닥에서 재운 거야?"  

"너랑 관련 안 돼있단걸 방금 전에 알았어."  

  

  

 고개를 숙인 채 말도 못 하는 찬열과 멋쩍게 웃으며 시선을 회피하는 백현 대신에 민석이 말했다. 난 너 손 묶은 죄밖에 없으니까 당당해. 안 묶었더라도 넌 어차피 맞을 운명이었으니까 난 용서해 줘. 지나치게 당당한 민석의 말에 종인이 기가찬 듯 웃었다. 민석이 다시 엺게 웃었다. 장난이고, 나도 미안했다. 괜히 오해해서. 사죄의 의미로 너한테 특별히 우리랑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줄게. 민석의 말에 놀란 것은 종인 뿐만이 아니었다. 뭐ㅡ? 어느 새 고개를 들고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뜬 찬열과 백현이 소리쳤다.  

  

  

"왜? 싫어? 싫음 말고."  

"아, 아니 싫은건 아닌데,"  

  

  

 종인이 어물쩍거리며 말을 이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민석이 쇼파에서 일어나 종인에게 걸어왔다. 자신보다 작은 키임에도 불구하고 넘치는 위압감에 종인의 몸이 떨렸다. 민석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  

  

  

  

  

_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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