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언냐들. 내가 또옴
오늘 이야기 또한 첫 날 이야기와 이어짐. 첫 날의 쇼크가 큰 나머지 첫날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음
전편에서 말했다시피 제비뽑기를 했고 그 결과 자리는
정국. 윤기. 지민. 남준
태형. 나. 석진. 호석
이렇게 됐음!
담임선생님이 우리가 따닥따닥 붙어있는 것을 보고 흡족한 미소를 지으시더니 좋은하루 보내라는 말과 함께 떠나심.
그 넓디 넓은 교실에 딱 두줄만 있으니 주위가 훵하고 펭귄들이 북극에서 추위를 피하려고 뭉쳐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음.
애들은 아무렇지도 않은지 자기들 할 일 바쁨. 난 그 사이에 떠있는 기름!! 도약하는 해탈의 경지!!! 시ㅣ발!!!
차라리 구석자리였으면 나았을 것을 중간에 껴있으니 미칠듯한 어색함과 답답함에 뻣뻣히 굳어버림. 더군다나 나빼고 다 남자...ㅎ
존나 인소에서나 볼법한 상황아님? 아 물론 내얼굴이 인소가 아닌 것이 굉장한 흠임 ㅈㅅㅈㅅ
옆자리 김석진(새끼)는 그 때 컨셉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책을 읽고 있었고 또 다른 옆자리 김태형은 앞자리 정국이랑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자기들끼리 놀고 있었음..
(시무룩)
신경 좀 써주세요..ㅁ7ㅁ8....(애잔보스)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뻘쭘하면서 왕따가 된 것같은 간접적인 느낌을 받은 나는 최대한 어색하지 않은 척, 존나 이 상황을 즐기는 척, 상대방의 기썬을 제압하는 척 하면서
가만히 앉아있었음.ㅎ..
어쩌겠음..ㅎ 나란 한낱 쭈글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가만히 숨쉬고 있기 외엔 음슴!! 없단 말임!! (찡찡)
하지만 제일 신경쓰이는 것은 날 극!!혐!! 하던 민윤기였음. 제발 민윤기 목의 구조가 뒤가 돌아지지 않는 일자목이라던지,
뒷줄에있는 아이들 전부와 주먹다짐을 해서 뒤를 돌아보는 일이 없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랬음. (지금은 좀 돌아보래도 듣는 시늉도 안함 개새끼)
빨리 일교시가 끝나고 쉬는시간이 오길 바라며 애꿎은 핸드폰만 켰다 껐다를 반복했음. 일학년 때 친구들이 너무 보고싶어지는 날이었음.
그러다 정국이랑 놀고있던 김태형은 내가 어색해 하는 것을 눈치챘는지 핸드폰을 정국(님)에게 쥐어주고 내 쪽으로 틀어앉아 턱을 괴고 날 바라봄.
지금 생각하면 애가 왜 그랬나 싶음. ㅎ 그 당시에는 내가 여자로 보였나봄 ㄳㄳ
시발 뭐 지금은 사람취급도 안하지만
" 우리 탄소는 어디 살아?~ ㅎ "
...;;;
지금까지도 저 말은 김태형의 명대사 어록에 올라있음;;; 존나 말 하나하나가 명언인 새끼;;
단어 선택 하나도 남 다름. 김태형의 말은 틀린 말이 없음!! 다 맞는말!! 쳐맞는말!!!!!!!!!!!!1!!!
조용한 분위기에 저런 낯간지러운 대사를 치니까 애들 시선이 다 우리한테 쏠림. 이어폰을 꽂고 있던 민윤기만 가만히 앉아있었음.
그 분위기가 너무 민망했던 나는 멍청하게 김태형과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표정만으로 호구스러움의 끝을 보여줬음.
그러자 김태형은
" ( ͡° ͜ʖ ͡°) 우리 탄소 붂으러워서 구로는고얌? ~ㅎ 넝담 . "
(혐오)
" 별다른 으도는 업스니까 갠차나 ㅎㅎ ( ͡° ͜ʖ ͡°) 어서 말해봥 "
(극혐)
그 뻔뻔스러운 면상이 아직도 떠오름. 존나 상상만 해도 죽빵을 갈기고 싶음
하지만 누가 뭐래도 난 po낯가림wer 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땐 뻔뻔스럽게 김태형을 상대할 수 없었음. 멍하니 김태형을 바라보다 입을 떼려는 순간
민윤기가 이어폰을 빼면서 말함
" 애 부담스럽게 왜 그러냐. "
올ㅋ ( ͡° ͜ʖ ͡°) 좀 멋있었다. 윤기옵하
그래도 끝까지 뒤는 안 돌아ㅋ. 존나 우리 윤기 마이웨이 좀 보셈. 옆에 치킨이 떨어져있어도 눈하나 꿈뻑안할 새끼 = 피도 눈물도 ㅇ벗는 새끼
윤기옵하의 용기있는 발언에 김태형은 '아 그런가~' 하며 뒷목을 멋쩍게 긁적이고 이야기의 화제를 바꿨음.
하지만 여전히 그 주제의 중심은 나였긔 ㅎ 개부담 ㅎ
그리고 옆에서 책을 읽다말고 넌지시 던지던 김석진의 한마디.
" 미술하는 사람들은 다 예쁘다던데.. ㅎㅎ "
시발 어쩌라고. 그 말의 의도가 뭔데 개새끼야
뒤에 화장실에서 뒤 안닦고 나온듯 껄쩍지근한 ㅎㅎ이 날 더 빡치게 했음. 저 ㅎㅎ에 너무나도 많은 의미가 담겨있었음.
어쩌라고 시바 김석진새끼야. 너 때문에 내가 연기전공하는 사람들을 멀리한다 이 악의 근본같은 새끼.
그 땐 그냥 나도 재밌다는 듯이 웃으면서 넘길수밖에 없었음. 아 생각할수록 빡치네. 당장 김석진한테 카톡해야겠음. 따져야겠어.
ㅎ..
ㅎㅎ...
엉ㅇㅇ러엉엉ㅇ엉어어엉ㅇ(오열)
ㅇ엉어엉ㅇ엉어ㅓㅇ흐루훟ㄹ쩍훌쩍ㄱ후훌쩍헣허어어어엉어어(대성통곡)
내가 이런 대접을 받고살아야됨?엉엉엉엉ㅇ어엉어어어어엉어어어어어어
존나 노진구같은새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도라에몽도 내쳐버릴 새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여간 저딴 쓰잘떼기 없는 대화들을 주고받다보니 어느새 일교시가 끝나고 쉬는시간이 됨.
나는 아이들의 질문세례를 뿌리치고 당장 반을 뛰쳐나감.
" 허니~ 올때 바나나우유~ "
^^ㅗ 엿이나 드세요 김태형
그리고 작년 우리반 아이들이 뭉쳐있는 곳으로 달려가서 아이들에게 달려들어 껴안고 통곡을함
"엉엉유ㅠㅠ유ㅠ유유유ㅠㅠ ㅠㅠ애들아ㅠㅠㅠㅠㅠㅠㅠ "
그렇게 한 삼초 넋두리를 한 것 같았는데 어느새 쉬는시간이 다 지나감.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마냥 어느새 내 뒤를 따라온 김태형과 박지민, 그리고 김남준의 손의 이끌려서 반으로 끌려들어감.
좀 다정하게 끌고 들어가면 말도 안함. 뒷목을 잡고 질질끌려감;;;;; 여자한테 할 행동임? 이게? 존나 로맨스라곤 개 갖다준 놈들. 니들이 그러니까 여친이 없는거임.;;(남말)
친구들은 뭐가 부럽다고 꺅꺅 대고 있고 ㅅㅂ....그럼 너네가 이반 대신 들어가셈..
구석탱이에 쳐박혀 있는 예체능반에 끌려들어오고 2교시 담당선생님인 국어선생님은 아직 들어오시지 않은 상태였음.
그 때부터였음.
일교시때까지만 해도 얌전하던 새끼들이 발광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게..
박지민과 정호석이 갑자기 책상을 뒤로 싹 밀고 댄스배틀을 벌이기 시작함...!!
아..아니..사실 말이 댄스배틀이지 그냥 뇌와 근육세포들이 따로노는 듯한 몸짓이었음..!! 꾸물꾸물..!!! 흐느적흐느적..!!
곧 선생님이 올텐데..!! 익숙치 않은 광경에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음.
저랬다간 수행평가 점수가..!! 아니..너네 점수 말고;;..!! 덩달아 내 점수까지 낮아질까봐 걱정되는거;;;..!
( 기가 막) (말잇못)
저 아이들을 어떻게 말리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김남준이 반장이란게 떠올라 김남준을 찾아보..
" 이기는 사람이 이 D.A.N.C.E.R 김.남.준. 님과 붙는거다..최선을 다하도록... "
" 다음 상대가 너무 막강해..크윽.... "
" 난 평생가도 김남준은 이기지 못할거야....젠장...!! "
...
그래..! 그나마 정상인 민윤기를 찾아..!
" 즈아!! 돈내고 돈먹기!! 부산의 전설!! 눈빛만으로 상대를 제압해버리는 ☆★ ICㅌ 프린스™☆★ 박지민이냐!!!
최소 세서 0위! 정휘혈의 피튀기는 댄스냐!! "
" 난 박지민에 내가 가진 포켓몬빵을 올인하지..."
" 자! 포켓몬 빵 나왔습니다!! "
....
.
' 드르륵'
아니나 다를까 우리가 너무 떠들자 선생님이 싸늘한 얼굴로 들어오셨고 아이들은 선생님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는지 아주 열성적으로 춤을 추고 있었음.
나는 그 사이에 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음.
그러자 당장 호통이라도 치실 줄 알았던 선생님은 익숙하다는 듯이 교탁 뒤에 구비된 의자에 앉으셨고 아이들의 춤사위를 구경하셨음.
그리고 간혹가다 ' 와 어떻게 김석진 저새끼는 일년동안 발전이란게 없지. ' , 'ㅋ 김남준도 뭐 딱히..' 이런 식의 혼잣말을 내뱉는게 전부셨음.
난 이 상황에 적응못하고 쩔쩔대고 있었고 선생님은 내 존재를 발견하셨는지 내게 말을 거심.
" 어머 얘. 새로 들어온 앤가봐? "
" 아..? 네네.. "
" ㅋㅋㅋ처음이라 이반에 적응못하고 있나보네. 난 국어선생님이야. 사람 수가 확 줄었다는 건 알고있었지만 성비가 이럴 줄은 몰랐네. "
" 저도...요.. "
" 작년에도 저 일곱새끼들이 반 분위기를 이 따위로 주도해나가서..ㅎ. 이 반 아이들 성적이 아주 폭망했지 ㅋ....
뜬금없이 진달래꽃을 쓴 시인의 심정을 알고싶다며 야외수업 하자고 졸라대고, 동백꽃이 너무 야하다고 수업거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내 생각으론 저건 체념의 웃음이셨을거임
" 아마 반 아이들 숫자가 확 줄은 이유는 저새끼들 때문일거야. 도저히 공부할수가 없는 분위기라 말이지.
그 애들이 예체능을 그만둔게 아니라 그냥 저새끼들을 피해간 거 뿐일걸. "
그 이야기를 들으니 더더욱 심각해짐. ㅅㅂ. 내가 돌이킬수없는 선택을 했구나.
" 그래도 다행이다..ㅎ..가르칠수 있는 학생이 한명이라도 있어서...ㅎ..."
선생님이 너무 애잔해지는 순간이었음.
그러다 더이상 선생님이 못 참으시겠는지
" 이호호로로호새끼들아!!!!!!!!!!!!!!!!!!!!!!!!!!!!!!!!!!!와서 쳐앉아!!!!!!!!!!!!!!!!!!!!!!!!!!!11111111
존나 살어리 살어리낫냐!!!!!!!!!!!!!!!!!!!!!!1이샙싱키들아!!!!!!!!!!!!머루랑 달래 먹으면서 쳐맞기 싫으면 빨리 쳐앉아!!!!!! "
아이들은 그제서야 쭈뼛쭈뼛대며 자리에 와서 앉기 시작했음. 아까도 느꼈지만 선생님말은 참 잘듣는단 말임;;
이걸 양아치라고 해야되나;;모범생이라고 해야되나;;;
종이 친 지 약 이십분만에 수업이 시작됐고 아이들은 수업과 동시에 졸기 시작함ㅋ 선생님은 익숙하다는 듯이 유일하게 깨어있는 나와 민윤기를 번갈아보시며 수업을 진행하심.
미술은 실기보단 필기점수가 더 높다는 걸 알기에 시험점수를 놓칠수가 없었음.
근데 민윤기는 운동이잖슴? 그것도 농구. 근데 성실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꽤 의외였음. 괜찮아 보였달까.
선생님은 민윤기때문에 내가 안보이셨는지 잠시 고민을 하시더니 민윤기 옆에서 상모돌리기 기술을 물려받은 것처럼 머리를 신명나게 돌리며 졸고있는 박지민의
머리끄덩이를 잡아 깨우시더니
"아아아아아악!!!쌔애애앰!!! "
" 졸고있는 새끼 제자로 둔 적없다. 니가 탄소 자리로 가. 탄소 공부하게. "
입은 툴툴대면서 또 주섬주섬 짐을 싸 내 자리로 오는 박지민;;;; 진짜 선생님말 잘듣는다;;;
박지민이 왜 안나오냐는 듯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고 있으니 안 비킬수도 없어서 나도 책만 챙겨들고 쭈뼛쭈뼛 민윤기 옆자리로 가서 앉음.
의자는 최대한 김남준쪽으로 밀착시켜놓고.
진짜 그 땐 미칠듯이 어색했음. 공기가 사라지면 이런 기분일까 싶었음.
민윤기는 나 신경도 안쓰는 눈치였는데 괜히 나혼자 민윤기 눈치보고 선이라도 넘어갈까봐 안절부절 못하면서
선생님이 편히 공부하라고 옮겨주신 자리지만 오히려 더 공부에 집중이 안 됐음.
그러다 식은 땀까지 흘리게 돼고 선생님이 그걸 발견하심.
" 어? 탄소야. 너 식은땀 흘려. 어디 아프니? "
그 말에 민윤기가 날 휙 돌아봄. 진짜 무심한 눈빛으로
그리곤 빤히 쳐다보더니.
" 너 어디 아프냐? "
나는 차마 이걸
' 너새끼 신경쓰느라 긴장되서 그런다. '
라고 입밖으로 내뱉을수 없어서 그냥 좀 아프다고 구라를 쳤음
그러자 민윤기가
" 무슨 새학기 첫날부터 아프냐. "
;;; 아픈건 아니지만 원인은 너였단다;; 애야
그래도 날 혐오하던것 같은 애가 날 걱정해주는 것 같은 뉘앙스라서 기분은 나쁘지 않았음.
선생님도 아프면 보건실을 가라고 재촉하심. 아프지도 않은데 보건실을 가게 생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있자
민윤기는 내가 심각하게 아파서 못 움직이는 줄 알았나봄.
민윤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한마디 함
" 보건실 데려다 줄게. 일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