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아주 조용하고도 음침한 애국가다.
태어나서 이런 노래는 처음 들어보는 것 같다.
이는 정수정이라는 내 친구가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김카이씨를 보고
읊조리는 주기도문 같은 것이었다.
"음 자꾸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아닌가.."
신나는 치킨과 피자타임이라며
다 같이 둘러앉아 먹다가
귀가 밝은 변비글이 혼자 중얼거렸다.
"수,수정아 제발 다...닥쳐"
"동해..물과...헐... 아멘..아니준멘..아니.."
대체 무슨말이 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고
그 당당했던 수정이는 어딜가고
네가 좋아하는 치킨과 피자가 앞에있는데
왜 먹질 못하니
"어,여주야, 친구분이 불편..하신가?"
과분한 배려입니다. 도디오님
"응? 아냐아냐 신경쓰지마 원래 쫌...아픈아이야...흑"
내 말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경수였다.
"경수 보고싶어서 연습실까지 오신거에요↗?"
조용히 닭날개를 들어 입으로 가져가려는데
훅 들어오는 김종대씨의 질문에 나의 소중한 날개를 바닥과 뽀뽀시킬뻔..
"네? 아...아하하.....네....뭐...."
너무 대놓고 물어보니까 이거 뭐..
너무 쑥쓰럽구만 으흐흐
"그,그런걸 뭐하러 물어"
"ㅋㅋㅋㅋㅋ도경숰ㅋㅋㅋㅋㅋㅋ 이녀어썩! 쑥쓰러워하기는!!!"
음, 변백현씨.. 나는 봤어요. 당신이 말하는 순간 경수가 아주 살짝 주먹을 보였다는걸.
그리고 그걸 본 당신이 헛기침을 했다는걸.
깨깽하고는 조용히 닭목을 가져가는 변비글 옆으로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자꾸 동공을 지진시키는 오세훈님이 있었다.
왜 저러는건지 싶었지만 굳이 눈이 마주쳐봤자 좋을 일이 없을 것 같은, 나의 본능적인 직감에 따르기로 했다.
그렇지만 항상 내 반응속도가 느린데 문제가 있었다.
'경수형한테말하지마여'
저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싶은 순간,
오호라 그 전화사건을 말하는구나.
근데 난 아무말도 안했는데 왜 혼자 저러지 저러다 걸리겠다 싶은 순간,
"세훈아, 여주씨한테 뭐라는거야? 크게 말해~"
여기 시우민석어르신님이 피자를 드시며 세훈이에게 말을 건넸다.
다들 그냥 먹을 거에 집중하다가 민석님 한마디에 집중이 되었고,
"뭐야아 세훈아 너 왜 여주씨한테만 속삭일라 그래? 경수 화나겠다"
라며 김종대씨가 불을 피우고
"헐 오세훈 너 지금 경수 여친님께 뭐하는거야? 경수야 경수야 경수야 경수야 경수야 "
라며 부채질을 시작하는 박마왕님이셨다.
"세훈아 뭔데? 너 뭐 잘못한거있지?"
도경수라 쓰고 도셜록이라 불러야겠다.
"아냐, 아무것도,하하 세훈씨 저한테 아무말도 안했는데.. 그,그죠?"
착한 내가 도와줘야지, 가뜩이나 정수정이 정신못차리고 있어서 굉장히 민망하고 미안하니까.
나는 분명 도와준건데, 난 진짜 도와준건데..
의외의 복병이 나타났다.
"아 뭐? 그 네가 경수형 폰으로 전화한거?"
미안해 세훈아 이 누나가 널 지켜주지 못했어..........어흑
절대 내가 말한게 아니란 것만 알아주렴
말해놓고 아차싶었던 김카이는 조용히 연습실 문을 향해 기어갔고
다들 들고있던 치킨과 피자가 허공에서 만나고있었다.
"무슨말이야"
그 정적을 깬 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도디오님.
"우리 그만 먹고 빨리 안무연습하져"
심상치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마시던 콜라를 내려놓더니
갑자기 춤을 추며 연습을 하자는 세훈이.
난 보았어, 너의 동공이 흔들리는 걸. 컵을 들고있던 너의 손의 미세한 떨림을.
"와하하하하하 방금 뭐 뭐있었나? 와 이거 진짜 맛있네요 여주씨!! 역시 피자는 피자훗이죠!!"
이럴 때는 눈치가 빨라서 좋은 변비글이 최대한 경수의 관심을 돌리기위해 애를 썼다.
"응? 백현아 이거 미스털피잔데?"
아.....
우리에겐 리더횽아님이 계셨지.
그걸 간과하고 있었어..
그날 연습실에서는
김카이의 실물을 영접하고 애국가만 불러대던 정수정과
눈치없는 친구와 리더형님덕에 경수에게 맞는 오세훈과
눈 앞에서 처음으로 헐크경수의 모습을 보고 앞으로 절대 잘못하면 안되겠다는 교훈을 얻는 이여주가 있었다고.
그날 밤,
나는 평소에 하지도 않던 보이는 라디오를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었다.
이런 거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여주씨, 오늘 밤에 나랑 경수랑 보이는라디오 DJ하는데 그거 꼭 봐야해요오 알겠죠?"
조용히 말을 걸어온 김다정님때문이다.
뭐 라디오 한 두번 나가는것도 아닌데 굳이 보라고 하니까..뭐 경수 얼굴도 보고싶은 마음도 있고..으힛
라디오가 시작되었고
남자들한테 이런 말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예쁘다 하면서 보고있었다.
질투날정도 저 투샷이 너무 잘 어울려서 한편으로 굉장히 씁쓸한..
이렇게 진지한 모습의 경수도 좋았고
이런 표정을 하는 경수도 좋았다.
정말 내가 많이 빠져있구나 싶을정도로.
우리 김다정님께는 미안하지만 경수만 눈에 들어왔다.
라디오 속에서 김종대님과 경수의 뿅망치대결이 있었다.
1라운드
"오빠↗ 우리..무슨사이야?" 라는 종대의 질문에
"우리는, 어..그러니까 서로 좋아하고 마음이 통하고.."
아이고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뭐니 경수야,
나한테 했던 것 처럼 해보지, 그럼 진짜 막 실시간 검색어 마구 오르고 그럴텐데
2라운드.
섹시하게 요거트 먹기
헐 너무 귀엽쟈나!!!!!!!!!!!!!!!!!!!!!!!!!!!!!!!!!!!!!!!!!!!!!!!!!!!!!!!!!!!!!!!!!!
여러분 제 남자친구랍니다!!!!!!!!!!!!!!!!!!!!!!!!!!!!!!!!!!!!!!!!!!!!!!!!!!!!!!!!!!!!!!!!!!!!!!!!!
어디 대나무숲이라도 찾아서 외치고 싶다 정말 ㅠㅜㅠㅜㅠㅜㅠㅜㅠㅠ
핸드폰을 들어 바로 경수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빠 우리 무슨사이야?
보이는 라디오임을 잊은건지,
문자를 확인한 경수가 얼굴에 빨간색을 물들이며 민망해하는 걸 난 보았다.
훗
그리고 난 처음으로 경수에게 문자가 씹혔다고..
부제 : 라디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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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고통을..하이고... 글쓰기가 힘들어서 ㅇ움짤이 많이.. 아 그런데 절대 글이 부족해서 채운건아닙니다!!!!!!!!!!! ㅠㅠ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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