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시우민] 김민석 수학쌤 : 01
"와. 시발. 개존잘; 진심 어떡해?"
"닥쳐. 우리 엄마 둘째딸 사윗감이네."
"여물어라."
뭐 다들 저리 유난인 지 모르겠다.
고3씩이나 된 애들이 공부할 생각은 안하고 며칠전 새로온 담임 선생님 찬양이나 하고 앉아있으니.
한심한 마음에 선생님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염탐하고 있는 친구들을 향해 말했다.
"야. 도대체 그 쌤 어디가 좋다는거냐?"
"잘생겼잖아."
"난 별로. 내 스타일 완전 아니야."
친구들은 나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며 공부하는 척을 했다.
뭐야.
이상한 느낌에 뒤를 돌아봤다.
"출석부른다."
아이들의 아이돌.
학교의 아이돌.
김민석 선생님이 교탁에 서서 나를 슥- 보다 출석부를 들고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설마 들은 건 아니겠지 두려움에 떨며 나도 친구들과 같이 고개를 숙이고 공부하는 척하기 시작했다.
"나래야."
"네!"
"다빈아."
"넵."
"김여주."
"..."
"김여주 결석."
공부하는 척 하느라 정신이 없던 나는 내 이름이 불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이어 '김여주 결석.' 이라는 소리를 듣고 공부하는 척하기를 멈춘 뒤 고개를 들어 쌤을 쳐다봤다.
"쌤 저 왔는데요?"
"대답 안했잖아. 다음. 현호야."
아 시발. 진짜 개싸가지다.
거기다가 왜 내 이름만 딱딱하게 성까지 붙여 말하는 지 모르겠다.
그낭 비호감이다. 완전.
애들은 저런 융통성없는 김민석을 왜 좋아하는 지 모르겠다.
나는 똥씹은 표정으로 볼펜을 필통에 신경질 부리듯 넣어놓고 책상에 고개를 묻었다.
"아침 조회 안끝났는데."
"안일어나?"
"김여주 나와."
아 진짜.
나 말고도 엎드려 있는 애들은 많았다.
왜 나만 갈구냐고.
나는 고개를 들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대충 정리하며 교탁 앞으로 나갔다.
"왜요."
"왜요?"
"아. 저 말고도 자는 애 많잖아요."
"아?"
나는 정말 억울했다.
내가 뭘했다고! 왜 나만 갈구냐고!
고개를 들어 민석쌤의 얼굴을 봤을 때는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지으며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어이는 내가 더 없었다.
"손바닥 대. 세대."
"때리시게요?"
"두대 추가."
나는 화가 나는 마음을 다스리며 손바닥을 김민석쌤 앞에 내밀었다.
선생님은 항상 가지고 다니는 30cm자를 꺼냈다.
나는 눈을 꼭 감고 손에 힘을 주었다.
언제 맞을 지 모르는 떨림에 나는 눈을 더욱 꼭 감았다.
그 때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김민석쌤은 30cm자를 내 손에서 거두고 교탁에 팔꿈치를 올린 채 아이들의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아침 조회는 여기 까지. 다들 공부 열심히하고. 그리고 김여주 너는 수업끝나고 바로 교무실로."
그렇게 김민석쌤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교실에서 나갔고 선생님이 나가자 마자 친구들은 나에게 몰려들었다.
"선생님 화내는 거 섹시하다. 인정하자 솔직히."
"진짜 그 자리에서 민석오빠라고 부를 뻔."
"저 얼굴이 어떻게 선생님이냐? 빼박 내 남편인데."
내 걱정을 해주기는 커녕 김민석의 찬양을 해댔다.
"섹시는 무슨. 닥쳐 진짜. 쟤 왜 나만 싫어하는데. 진짜 싫다고. 아."
화를 내던 중 물리쌤이 들어왔고 반장의 인사로 수업이 시작됐다.
수업내용은 당연히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교무실로 가면 맞을텐데 맞는 것보다 김민석 얼굴을 보는 게 더 싫었다.
절대로 물리시간이 끝나지 않기를 빌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수업을 끝내는 종이 울렸다.
"야. 존나 부럽다. 나도 쌤이 교무실로 불러서 혼내줬으면 좋겠다. 입술로."
"절대 그럴일도 없을 뿐더러 난 싫어. 갔다온다."
나는 느릿한 발걸음으로 3층 교무실로 향했다.
교무실문을 열고 김민석쌤의 자리를 눈으로 찾았다.
오른쪽에 나보다 작아보이는 머리통이 하나 보였다.
김민석쌤이었다.
"쌤."
"바로 오라 그랬던 것 같은데."
와도 지랄이야.
억울한 마음에 입술을 꾹 물고는 대답하지 않은 채 서있었다.
선생님은 새는 웃음을 지으며 나를 쳐다봤다.
"손 내밀어."
나는 두 손을 내밀었고 두 눈을 꼭 감은 채 맞기만을 기다렸다.
이 쯤 되면 손에서 고통이 느껴져야 하는데 고통은 커녕 어떤 물체들이 내 손에 와르르하고 쏟아졌다.
이상한 감촉에 실눈을 뜨며 봤을 때는 두 손에 마이쮸 여러개가 자리잡아 있었다.
나는 당황하며 민석쌤을 쳐다봤고 선생님은 한숨을 푹 쉬며 내 머리를 쓰다듬은 채 말했다.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 데 덜덜 떠는 애를 어떻게 때려."
"오늘은 봐줄게."
"다섯대 대신 마이쮸로 퉁치자?"
선생님은 내 머리를 쓰다듬는 걸 멈추고 나에게 이만 반으로 가보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얼떨떨한 나는 고개를 한 번 숙이고 교무실 손잡이를 잡았다.
"아. 그거 혼자 먹어."
"네?"
"다른 애랑 나눠먹은 거 걸리면 다섯대야."
나는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며 교무실 밖으로 나갔고 마이쮸를 치마주머니에 쑤셔 넣고는 화장실로 달려갔다.
화장실 거울에 비치는 내 얼굴은 새빨개져있었다.
아냐. 아니야.
갑자기 나한테 호의를 베풀어서 당황해서 빨개진 걸거야.
음. 그럼그럼.
나는 내 두 볼을 감싼 채 중얼거렸다.
"이제보니 좀 잘생기기도 한 것 같고..."
-
아침부터 반이 소란스러웠다. 이유는 오늘이 바로 개인 상담 주간이라는 것.
다른 애들은 선생님이랑 단둘이있을 생각을 하니 떨린다며 유난을 부렸고 나는 그 얼굴을 다시 마주쳐야 하는 건가 하며 패닉에 빠졌다.
그 때였다. 선생님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왔고 아이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반장말이나 잘들으면 좋으련만.
"다들 공부는 열심히하고 있나?"
"당연하죠! 저 서울대가면 쌤이 책임지세요."
"선생님 사진 보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저 공부 못해도 쌤이 책임지시면 되요!"
지랄들을 한다.
아이들의 유난에 선생님은 한 쪽 입꼬리를 올린 채 웃었고 아이들은 자지러졌다.
저게 뭐가 멋있다고?
절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들 알다시피 오늘은 개인 상담 주간이다."
반이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쌤은 30cm자로 교탁을 몇 번 쳤고 아이들은 다시 조용해졌다.
"1번부터 7번까지 오늘 상담한다."
"6번까지는 차례대로 각 교시 쉬는시간에 교무실로 오고."
"7번은 학교 끝나고 교무실로."
"출석은 생략. 반장 인사하자."
시발 나 7번이다.
분명 김민석은 내가 7번이라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저렇게 상담 순서를 짠 것이.분명했다.
반장의 우렁찬 인사를 끝으로 김민석쌤은 교실을 나갔다.
역시나 친구들은 나에게 모여들었다.
"와 너 7번이지. 진짜 너 운좋다."
"뭐가 좋아. 진짜 싫다고. 일부러 저러는 거 티난다고!"
"야. 너 나중에 땅치고 후회하지마라."
"그럴 일 절대 없습니다만."
친구에게 대충 답을 해준 뒤 문제집을 쌓아놓고 잠을 청했고 얼마지나지 않아 친구가 점심시간이라며 나를 깨웠다.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급식실로 향했다.
"아. 나 고3인데 쭉 잤어. 미쳤나봐."
"야. 괜찮. 나도 잤거든."
"자랑이냐?"
친구와 실실 웃으며 급실판을 들고 줄을 섰다.
친구가 내 팔을 툭툭치며 말했다.
"야. 저거봐. 역시 사스가 내 남자. 인기도 많아."
친구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시선을 옮겼을 때는 1학년 아이들 여러명이 김민석 선생님 주변에 모여 바나나 우유, 초콜렛, 파워에이드 등을 건내주고있었다.
민석쌤은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맙다고 하는 듯했고 아이들은 눈에서 하트가 나오는 듯 했다.
나는 그 장면에 눈을 떼지 않고 친구에게 말했다.
"선생님이 아이돌이냐? 저런 거 갖다 받치게."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다.
아이들은 계속해서 선생님에게 말을 걸었고 선생님은 대답하지 않고 마주친 내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나도 지지않고 뚫어져라 쳐다봤다.
친구가 옆에서 내 옆구리를 치며 급식을 받을 차례라고 알렸고 나는 그제야 눈을 돌렸다.
-
드디어 종례시간이 다가왔다.
교실 앞 문이 열리고 민석쌤이 들어왔다.
"자. 다들 자리로."
"오늘 집에 가서 바로 자지말고 복습 한번 더 하고 자도록."
"7번 남고 다들 잘가라. 반장 인사."
역시나 우렁찬 반장의 인사에 아이들은 즐거워하며 집으로 돌아갔고 나는 선생님의 뒤를 따라 교무실로 향했다.
선생님은 자신의 자리에 앉더니 옆에 있던 작은 나무 의자를 가져다 자신의 앞에 놓았고 나무 의자 윗 면을 툭툭 쳤다.
앉으라는 소리인가.
나는 나무 의자에 앉았고 선생님은 30cm자를 들고 고개를 괴며 나를 바라봤다.
"생긴거랑 다르게 공부는 꽤 하네."
나는 짜증나는 마음을 다스리며 고개를 숙이고 흥미없다는 듯 발 끝을 툭툭 움직였다.
"공부얘기 하기 싫구나. 하긴 나도 싫어."
"개인 상담이니까 사적인 얘기나 할래?"
"싫어도 할 수 없어 내가 니 담임인데."
어이가 없었다.
나를 먼저 싫어한 것도 선생님이었다.
대놓고 차별대우를 하는데 그걸 좋아할 이가 몇 명이나 있을까.
나는 무슨 깡이었는지 선생님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선생님은요."
"뭐가?"
"쌤이야 말로 저 싫어하시잖아요."
모르는 척 하는 얼굴이 뻔뻔했다.
선생님은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누가 그래."
"네?"
"누가 그래 내가 너 싫어한다고."
사실 저렇게 말해도 나는 알 수 있었다.
선생님이 다른 애 보다 나에게 더 엄격하게 대한다는 것을.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입술을 깨물었다.
교무실엔 선생님과 나 밖에 남지않았다.
"입술 깨물지마."
"볼 때마다 입술 깨무네. 습관인가."
선생님은 자신의 손가락으로 내 볼을 두어번 쳤고 당황한 나는 입술을 물던 이를 뗐다.
"생각해보니까 우리 반에서 나랑 제일 안친한 애가."
너더라고.
선생님은 나에게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미소를 지으며 나와 시선을 마주쳤다.
"내가 김여주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런가."
"그, 그건...!"
"됐어."
"..."
선생님은 아무래도 내가 했던 말을 들은 듯 했고 나는 당황하며 발만 동동구르고있었다.
선생님은 시계를 한 번 보더니 늦었다며 데려다 준다고 내 손목을 잡아 자신의 쪽으로 이끌었다.
그 바람에 앉아있던 나는 선생님에 품에 안긴 꼴이 되어버렸다.
깜짝 놀란 나는 벌떡 일어났고 선생님은 아무렇지 않게 내 손목을 잡은 채로 교무실 전등을 끈 뒤 학교 주차장으로 이끌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선생님의 차로 추정되는 차에 다다랐고 선생님이 운전석에 앉았다.
나는 눈치를 보며 뒷좌석의 문을 열었다.
"앞에 타지? 뒤에 타면 내가 기사같잖아."
"아."
나는 쭈뼛거리며 앞좌석에 탔고 선생님은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쌤 왜요?"
"지금 나한테 안전벨트 해달라고 투정부리는 거지?"
선생님은 웃으며 상체를 숙여 나에게 가까이 다가와 안전벨트를 매주었다.
선생님에게서 남자 향수냄새가 났다.
페라리 라이트였나.
"투정은 무슨요?!"
"아님 말고."
"완전 아니거든요?"
"집 어디야?"
나는 나의 집주소를 읊었고 선생님은 어딘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며 차에 시동을 걸고 학교 밖으로 빠져나왔다.
침묵이 10분 쯤 이어졌을 까 드디어 나의 집앞에 도착했다.
선생님은 손수 나의 안전벨트를 풀어주었고 나의 얼굴을 빨갛게 변했음이 분명했다.
지금도 열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나는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고 선생님은 나에게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었다.
"공부 열심히하고."
"네."
"그리고 나 너 안싫어해."
"...네."
"그러니까 나 미워하지마."
나는 대답대신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고 선생님은 아까처럼 내 볼을 두어번 손가락으로 친 뒤 손을 흔들었다.
"잘 가. 여주야."
처음으로 성을 뗀 이름만을 불러주었다.
원래 성을 떼고 부르면 이렇게 간지러워지나.
나는 덩달아 손을 몇번 흔든 뒤 아파트 단지로 뛰어들어갔다.
집에 도착해 방에 들어가 창문 밖을 보았을 때는 선생님이 나를 보고 있었다.
선생님이 손으로 전화기 표시를 만들며 얼굴 옆에다 대고 흔들었다.
나는 재빨리 내 휴대폰을 들고 화면을 켰다.
[우리반 여자애들 중에서 네가 제일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잘자.
010-1990-0326 PM 09:37]
문자를 받고 멍을 떼리고 있던 나는 정신을 차리고 창문 밖을 다시 봤다.
선생님은 없었다.
-
안녕하세요!!
쟈가운 민석쌤과 라부라부 스토리..☆
저만 좋아하는 거 아니져?ㅎㅎㅎㅎ헿헤
암호닉은 이번편이랑 3편까지 댓글 달아주신 분들 까지 받을 생각 입니다
없으면 조용히 사라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