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다툼 上
"...윤기야"
"응 왜?"
"...아니다"
벌써 우리가 만난지 4년째가 되어간다
너의 옆자리를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지켜온 것이
나라서 오직 나 하나라서 행복하고 뿌듯하기도 하지만
그런데 요즘따라 이상하게
너와 멀어지는 것만 같다
지금도 오랜만에 같이 있는데
너가 보이질 않아 윤기야
예전의 너가 보이지 않아
"윤기야 나 이제 갈께"
"어 조심해서 들어가 전화하고"
"응"
날 쳐다보지도 않고 책상에 고갤 박고 있는 너
괜히 그런 너의 모습마저 섭섭해왔다
이상하게도
요즘 앨범활동이 크게 성공하면서
무척이나 바빠진 너였다
전화는 물론이요 얼굴보기도 하늘의 별따기였다
윤기를 보려면 TV를 틀고 기다려야 하고
목소리가 듣고 싶으면 라디오를 켜 들어야하고
텅 빈 작업실에서 연락도 안되는 널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그런 시간이 늘어갈수록 지쳐만 갔다
물론 너의 그런 모습이 싫거나 질투가 나는 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잘된 건데 나도 즐거운 일인데
그런데
나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자꾸만..
집으로 가는 길
이상하게 낯설다 묘하게 차갑고 서늘하다
전화를 걸어보지만 역시 받지 않는 너
뭘 기대한거야
내심 난 윤기의 애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만큼 이해해주고 기다려주는 여잔 없을거라며
자만한건지도 모른다
이런 마음을 가졌다는 자체가 날 괴롭혔다
난 자격이 없는 걸까 더이상
윤기에게 미안하면서도
나에게도 미안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 이기적인걸까
윤기야 넌 지금 뭘하고 있어
내 생각 좀 해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오랜만에 겨우 만난 탄소를 보내고 나니
마음이 불편해왔다
그렇다고 일을 손에서 놓을 마음은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또 탄소에게 미안한 일을 벌이고 말았다
맨날 날 기다리는 너
그런 일이 당연시 되어 왔던 걸까
나에게 넌 그런 존재였던 걸까
생각해보면 탄소를 내가 기다린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늘 내 스케줄에 맞춰 데이트를 했었다
늘 내 연락을 기다렸고 날 기다렸고
내 마음을 기다렸다
괜히 가슴이 답답해져왔다
마저 가사나 완성해야지 내일 팬미팅 있으니까
제대로 보여드려야 해
잠시 미루자 잠시동안만
띠링 문자가 도착했어요!
[윤기야 나야
전화못해서 미안해 근데 너가 안 받더라
나 할말이 있어 우선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고 시작할께
우리..
잠시 서로 시간을 좀 갖는게 어때
아니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아
미안해 이번엔 날 좀 이해해줘
이 문자도 언제 확인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이렇게 된건가
이젠 탄소가 날 밀어내는 걸까
아님 내가 너를 밀어낸 걸까
4년 연애라는 게 참 긴 세월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래서 한번 다투는 에피소드를 써봤어요 그렇다고 자신의 감정을 다 말하며 투닥거리는 연애 초기의 싸움보단 서로 고민하고 마음속으로 밀어내는 걸 담고 싶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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