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열이 얼탱이 없는 말 하고 나가고서
한참을 멍하게 있다가
잠 든 것 같아.
"아휴...아휴..."
"........."
"이쁘다 진짜..."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들리는 건
"아휴..속상하다 속상하다"
"........"
"다른 애들도 애들인데..
너랑 박찬열 사이에 뭐가 없었으면 좋겠다"
종인이었어.
잠에서 깨서 눈은 떴는데
종인이는 안 보이는지
머리카락 넘겨주면서 이러는데
뭔가 느낌이 또...
얘네 셋이서 술 먹은 듯 하달까.
한심해 죽겠어 아주.
"짜증나 너네 둘 보면.
요새 너가 너무 잘 웃어줘 나한테보다.
짜증나 죽겠다..."
내 머리카락 만져주는
종인이 손을 탁 잡아버렸어.
"어!.."
"김종인"
"우와 안 잤나보네"
"......"
"그럼 얼굴 좀 보여줘 보고싶어.
나 불 켜도 돼?"
"안돼"
"왜"
"그냥.싫어.너 나가"
"좀만 있을래"
"그럼 입 다물고 있어"
"응!"
그냥 종인이가 부담스러워
등 돌려 누워있는데
종인이가 내 머리 만지는 거 있찌.
나른하게.
"으음.."
"자?"
"...."
"자냐고"
"나가"
"싫어"
"너 이거 내일 이불킥 각이다"
"그럼 어차피 이불킥인거 한 마디만."
"어휴"
"나..너 좋아하는 거 알잖아 너.
그니까 찬열이랑 가까이 지내지마"
"질투...?"
"아마"
"친구끼리?"
"당연"
"거절"
"앞?뒤?"
.........
그러게.
뭐가 거절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ㄷ...."
"둘 다는 내가 거절"
멍하니 종인이만 쳐다보는데
이 자식이 침대로 올라오더니
점점 얼굴 들이미는 거 있지.
"빨리."
"그...뭐..."
이러고 있는데
문이 열리더니
"......뭐하냐 니네"
박찬열이 들어온 거 있지
"열아"
"박찬열"
"뭐하냐고 둘이"
엄머머
쟤 왜 날 저리 빤히 쳐다보면서 저런다냐
"뭘 뭐해 얘기중이잖아"
"그렇게?"
"뭐?"
"그렇게 둘이 꼭 붙어서 해야할만큼?"
저러면서 어쩐 줄 알아?
나랑 종인이 사이로 낑겨 앉았다니까.
종인이는
"열이.."
이러더니 뭐
잠들어버렸어.
종인이 힐끔 쳐다보니까
"뭐.니 옆에 재워줘?"
이 지랄 떠는 거 있지.
"아 좀"
"좀 뭐?"
"싸가지 없어"
"내가?"
저러면서 얼굴 들이미는거야.
"왜 이래"
"종인이는 되고 나는 안되냐"
"너 애냐.
왜 이렇게 유치해 애가"
"내가 하면 싸가지 없고
종인이가 하면 설레고?"
"아 진짜. 그만좀해"
진짜 짜증이 확 밀려오는거야
왜 둘 다 나 가지고
이 지랄들인건지.
이젠 심지어 농락당하는 기분안 거 있지.
그래서 있는 힘껏
박찬열을 밀었는데
"....."
박찬열이 내 손 확 잡더니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는 거 있지.
"....야"
"너나 그만해"
"ㅁ..뭘 이자식아"
"내 앞에서 종인이랑 꽁냥질 좀 하지마
너 나 농락하냐?놀려?엿먹어라 이거야?
유독 내 앞에서 지랄이냐 왜
내가 어떻게 반응해야 돼 어?"
"너..지금..뭐라는..."
박찬열은 말도 없이
그저 내 손목만 쎄게 잡고 있었어.
손이 아픈데도 빼 낼수 없겠는거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