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현성] 여름안에서 03 |
그래도 괜찮아요? 와이셔츠는.. 성규가 난감한 듯 말했다. 우현의 말에 당황한것이다. 우현은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문 앞에 섰다. 성규야 혼자 토스트를 먹어서 배는 안고프겠지만 우현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라 배가 무지하게 고팠다. 사람은 배가 고프면 짜증이 늘어나는 법이다. 안갈거에요? 우현이 징징대지말고 빨리 오라는 뜻을 담아 성규에게 말했다. 성규는 그제서야 쭈뼛쭈뼛 우현에게로 왔고 우현은 문을 열었다. 엘리베이터를 탄 우현을 1층을 눌렀다. 어제 저녁을 먹은 한식당 가야로 가고싶었지만 아쉽게도 가야는 오픈시간이 12시이다. 그래서 1층의 뷔페에서 한식을 먹기위해 1층을 누른것이다. 성규는 우현의 뒤에 서서 벽에 딱 달라붙어있었다. 좀 활발하게 움직여서 어제처럼 재미있게 해주면 좋을텐데 어딘지 모르게 주눅들어있다. 우현은 성규의 속을 알 수가 없어 답답했다. 주눅들거면 이야기를 하고 주눅을 들던가..말이 되지도 않는 생각을 했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추고 우현이 먼저 내려 1층 한쪽에 위치한 뷔페로 들어갔다. 슬쩍 뒤를 돌아보니 우현보다 보폭이 작은 성규가 열심히 따라오고 있다. 이런건 참 귀여운데.. 성규가 올때까지 뷔페 입구에서 기다린 우현은 성규가 오자 카운터로가 성인 두명이라고 말한 뒤 계산을 했다. 성규가 정말 놀란 듯 눈이 커진채 안으로 들어가려는 우현의 옷깃을 잡았다. 옷을 잡힌 우현이 멈춰서서 왜 그러냐는 듯한 눈으로 보았다. "제가 계산하면 되요!" 주눅들어있던 것이 좀 사그라들었다. 그러니까 성규의 목소리가 커지고 눈은 우현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는 소리다. 진작 이렇게 좀 보지. 우현이 제일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중 하나가 자신감 없는 사람이기때문에 지금까지의 성규는 사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와이셔츠 값을 받긴 받아야하니 데리고 있었지만 몇 번이나 변상은 필요없으니 가라고 하고싶었다. 그때마다 귀여운 짓을 해대서 그러지 못했지만. "이미 계산 했어요" 우현의 말에 성규가 얇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성규는 빚지고 사는 성격이 못되는 건지 어제부터 신세를 지게 될때마다 미안해하고 자기가 자신의 비용을 부담하고 싶어한다. 계속 자신의 옷자락을 잡고 멈춰있는 성규가 답답했던 건지 우현은 자신의 옷을 잡고있는 손목을 잡아 채 이끌었다. 우현은 지금 너무 배가 고프다. 직원에게 안내받은 테이블을 확인하고 우현은 곧바로 접시를 들고는 한식이 줄지어있는 곳으로 갔다. 먼저 밥을 작은 그릇에 담고 김치, 된장국, 각종 나물들을 접시에 담은 우현이 다시 테이블로 왔을 때 성규는 이미 음식을 먹고있었다. 돈내겠다고 뭐라고 하더니 잘만 먹는다. 우현이 속으로 웃고 성규의 맞은 편에 앉았다. 둘이 접시에 담아온 음식은 정말 판이하게 달랐다. 아침에 일어나서 토스트를 먹고있는 성규를 보고 예상했지만 정말 어린이 입맛이다. 성규의 접시에는 돈가스, 튀김, 피자 등 기름진 음식들이 담겨있었다. 이런 걸 보면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것같은데 신기하게 살은 안쪘다. 오히려 마른 편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우현이 된장국을 들이켰다. 역시 아침엔 한식이지. 말 없이 두접시를 먹었을 즈음 우현이 먼저 말을 꺼냈다. 체크인 했어요? 성규의 어깨가 움찔,하고 떨렸다. 당연히 안했겠지. 성규의 캐리어는 아직도 우현의 방에 고이 모셔져있다. 성규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우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넌지시 물었다. 그럼 내 방에서 지내요. "네?!" 이번 건 정말 목소리가 컸다. 우현이 주변의 시선에 조금 민망해져 고개를 창쪽으로 돌렸다. 성규는 주위의 시선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것인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현을 보고있었다. 하긴 우현의 입장이라도 어이가 없을 것이다. 뜬금도 없고. 그래도 우현은 성규가 자신의 방에서 지내길 바랬다. 가끔씩 되게 소심해져서 재미없고 답답할 때도 있지만 한번씩 하는 행동들이 정말 귀엽고 예상을 뒤엎으며 재미있다. 우현은 은근히 재미를 추구하는 남자다. "제 방에서 지내라구요. 와이셔츠 값 물어내려면" 우현의 말에 성규의 입이 벌어졌다. 어이없다는 뜻이다. 우현은 그런 성규를 무표정하게 바라보곤 접시에 담아온 김밥을 입에 넣었다. 성규가 싫다고 하면 프론트로 가서 성규대신 예약을 취소할 생각까지하고있다. 연인과 헤어지고 나서 아픔 좀 달래려고 여기 왔는 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혼자있으면 그 사람이 더 생각 날 뿐이다. 그렇게 생각한 우현은 성규가 자신의 방에서 지내는 것을 포기할 마음이 없었다. "아니, 저는 어제 우현씨 처음 봤고 그런 스페셜스위트룸에서 지낼 돈도 없고 저는 여기서 저 나름대로 할 일도 있고.." 주절주절 성규가 싫다는 뜻을 내보이며 우현을 향해 말했다. 그러니까 우현과 함께있으면 어색하고 더치페이 할 돈이 없고 사생활을 지켜야겠다. 이 말이다. 우현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곤 성규를 향해 말했다. 모든 비용은 제가 지불하죠. 사생활도 보장해드리고. 우현의 말에 성규는 입을 꾹 다물었다. 분명 눈은 할 말이 더 있는 듯 샐쭉하게 우현을 보고있는 데 자신이 우현에게 못 이길거라고 생각하는 지 말을 꺼내지 않고있다. 우현에게는 좋은 일이다. "그럼 제 방에서 지내시는 걸로 알고 밥먹고 프론트가서 예약 취소하죠" 우현의 말에 성규는 표정으로 말했다. 니가 무슨 LTE 세요? 겁나 빠르고 좋네요. 표정에 다 드러나는 성규의 속마음이 우현에게는 너무나 웃겼다. 우현은 살면서 저렇게 속마음이 표정으로 잘 나타나는 사람은 처음 봤다. 성규의 그런 표정을 무시한 우현이 다 먹었어요? 라고 물었다. 성규는 고개를 좌우로 젓더니 새로운 접시를 가져가 뷔페 한켠에 있는 케잌을 담아왔다. 하나도 둘도 아니고 그곳에 있는 케잌을 종류별로 다. 그 케잌들을 오자마자 하나하나 처리하는 성규를 보며 우현은 역시 어린이입맛 이라고 중얼거렸다. 성규가 무슨 쓸데없는 말을 하는 거냐는 듯 접시의 케잌을 보던 눈을 치켜뜨고 우현을 보았다. 우현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뭘봐요? 하고 말했다. 성규는 우현의 말에 다시 눈을 내리고 케잌을 먹었다. 이런 해운대에서 사람 하나 잘 만난 듯 싶다. 우현을 이렇게 재미있게 해주고 말이다. - 우현의 권유로 둘은 호텔에서 빠져나와 그나마 인적이 드문 산책로를 걷기 시작했다. 물론 그 전에 성규의 방 예약은 깔끔하게 취소했다. 우현은 산책로를 걸으며 성규에게 이것저것 물을 생각이었다. 지금 알고있는 건 이름, 나이, 성별, 음식취향 밖에 없으니. 앞으로 약 일주일간을 같이 지낼 건데 서로에 대해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성규씨는 여기 왜 왔어요?" 가장 묻고 싶던 질문부터했다. 24살이면 군대다녀와서 대학교 3학년 정도 됐을 텐데 여름 방학이면 친구들하고 오는 게 정상 아닌가. 그런데 성규는 우현에게 한번도 일행이 있다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방 잡은 것도 일인실이었고. 대학생이 혼자 해운대에 와서 꽤나 좋은 호텔에 예약을 한것도 이상했다. 얼굴을 보아하니 꽤나 잘생긴편에 속해서 여자친구도 있을 법한데. "애인때문에요." 결국 이쪽도 연애문제다. 연애는 이렇게 여러사람의 속을 썩이는 것인가보다. 우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더 물어보면 안될것같았기때문에. 사실 자신도 연인과 헤어지고 나서 아픔을 달래려 이곳을 찾은 것이니 성규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자신이 성규를 이상하게 느낀것처럼 느꼈을 수도 있다. 우현은 괜스레 씁쓸해졌다. "우현씨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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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덥네요ㅜㅜㅜ 여러분도 더위 조심하시고 꼭 시원한곳에 계세요
저는 집에서 선풍기와 함께 지내려구요ㅎㅎ
이번편 재미있어야 할텐데..
다시 힘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