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알리 - 365일 (In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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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김석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적어도 정리하려면 만날 약속이라도 잡아야지
" 여보세요 "
" 누구세요 "
" 김석진씨 핸드폰 아닌가요? "
" 그 쪽은 누구신데요? "
" 김석진 여자친구 되는 사람인데요, 전화 좀 바꿔주세요 "
" 아, 지금 없어요. 오면 연락하고 전할게요 "
건방지다.
새로 만나는 여자겠지,
저렇게 건방진 여자를 만나려고
나한테 지금 이렇게 행동한건가
D-DAY
밤 늦게 되서야 너에게 연락이 왔고,
우리는 2시에 매일 가던 카페에서 만나기로 해
난 지금 카페에 왔다.
짜증나게도 날씨는 도와주질 않았다.
비가 많이 오고 있었다.
오늘 헤어지는걸 알기라도 하는지 말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창가에 앉아 휴대폰을 하고 있는 너
" 나 왔어. "
하고 말하니 어, 왔어 하며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날 쳐다본다.
" 뭐 마실래? "
" 딱히, 어차피 금방 갈건데 "
" ..그래 "
내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 헤어지자 " 하는 말이 나왔고,
네 입에서도 자연스럽게 " 그래 " 하고 대답이 나왔다.
너에게 받은 커플 반지, 목걸이를
다시 돌려주며 잘 지내라며 카페를 나왔다.
D+1
헤어졌다.
속이 시원했다.
니가 나한테 했던 행동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내 나름의 복수를 한 것 같다는 생각에
속이 시원했다
아주 잠시였지만 말이다.
너를 만나지않아도 난 이리저리 바빴다.
너와 헤어졌다는 말에
여기저기서 친구들이 나를 불렀다.
D+2
이틀 째, 너와 헤어진 지.
온몸에 긴장이 풀려서일까,
힘이 풀려갔고, 가슴이 답답해졌다
친구들이 풀렀지만 오늘은 조금 아픈것같다며
핑계를 대며 약속을 취소했다.
사실, 아직은 헤어졌다는게 실감이 안났다
휴대폰엔 여전히 네가 저장해놓은 이름 그대로
" 우리 라마 " 하고 애정이 담긴 애칭 이였고,
잠금화면에 적힌 " 라마와 주인 " 도 지우지 않았다.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 탓이라고 합리화 시켜보지만
결국 아직 인정하지 못했다 하고 결론을 내렸다.
삼일, 나흘 , 오일 , 엿세..
심장 소리가 너무나 커져서 잠에 못들었고,
눈 앞이 캄캄해져 네 생각에 잠에 못들었다.
눈물이 앞을 가리며 계속 흘려내렸고,
네 연락이 오지 않는 내 핸드폰이 너무 허전해서
전원을 꺼놓기도 했다.
일주일.
딱 일주일이 되던 날 슬픈 노래 가사들은 내 얘기같았다.
너와 나의 얘기 같았다, 그래서 또 계속 울었다.
그렇게 한 달, 한 달이 되던 날은
너의 관한 모든 걸 지웠다.
같이 찍었던 사진, 동영상도 지웠고
번호도 지웠다.
그리고 네가 머리를 기르는게 어떠냐며, 긴 생머리가 좋다고 해
길렀던 머리마저 잘랐고, 짧은 바지와 치마는 싫다며
긴 스키니진만 입던 내가 짧은 반바지를 입고
거리를 돌아다녔다.
그렇게 헤어진 지 딱 일년.
일년 되던 날,
너와 많이 닮은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D + 365
지잉-
전화가 와 핸드폰을 확인하니
" 전정국 " 세 글자가 떠 있었다.
" 여보세요? "'
" 탄소야, 오늘 비 많이 와, 데리러갈까? "
" 비 많이 와? 으... 올 수 있어? "
" 당연하지. 나중에 전화하면 내려오세요, 아가씨 "
" 네, 안전 운전해서 오세요 "
김석진과 많이 닮은 정국이
성격도 얼굴도 많이 비슷했다.
나를 배려해주는 것 까지도
정국이를 기다리는 동안
잠깐 카톡을 켜 확인했다.
[ 탄소야, 김석진 결혼한대. ]
친구의 카톡에 피식 하고 웃어버렸다.
이젠 김석진의 소식에도 웃을 수 있을만큼
정국이가 날 많이 아껴준다는거겠지.
그 땐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은 너무 행복해.
[ 정말? 축하한다고 전해줘 ] 하고 답을 보내니
정국이에게 전화가 왔다.
비가 오니 힐은 포기하고,
편한 신발을 신고, 우산을 챙겨 집을 나섰다.
내려가 아파트를 벗어나니
자신과 잘 어울리는 노란색 우산을 들고 날 반겨주는
" 비 많이 온다, 얼른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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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아 제 기준에서만 오랜만인가요?
제 글을 기다렸거나, 읽는 분들이 계실까 생각되지만
올려봅니다.
제가 어릴때부터 좋아하던 곡이기도 하고
오늘 복면가왕이라는 프로에 이 노래를 부르시는 분이 있으시길래
한번 써봅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밤이 되길 바라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