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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o Noir 

 

w. P 

 

 

모바일이라 마크가 자꾸 붙어여... 불 없어여 엉엉. 

읽어주시는 분들 늘 고마워요. 하트. 

 

 

 

 

 

 

 

 

"뭐 하는 거야?" 

"오늘 추천해드릴 와인 고르려고요." 

 

들고 있던 와인 병을 다시 조심스럽게 넣어 두곤 그를 보며 사장님은 할 짓이 그렇게 없으세요? 내가 투덜거렸다. 그러자 사장, 그러니까 종인이 풋 웃으며 손가락을 내밀어 내 이마를 살짝 밀었다. 늘상 있는 일이라 기분이 나쁘지 않고 오히려 묘했다. 이것은 그의 습관이자 여기서 몇 년동안 몸을 담고 있는 나로서는 이미 길들여져버린 행위였기 때문에. 그는 푸흐, 하고 웃었다. 오늘은 화이트 와인에서 골라 봐. 백현이랑 상의 좀 해서. 

 

"백현 씨랑요?" 

"어. 그리고 나한테도 종인 씨라고 좀 부르고." 

"싫습니다." 

 

종인이 쳇, 하며 어린 아이마냥 푸념했다. 경수는 언제까지 나한테 철벽을 칠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는 내 머리를 슬쩍 쓸곤 귀를 만지작대더니 열심히 하라며 와이너리를 나갔다. 나는 몇 개의 병을 더 뽑아 보다가 혼자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나와서 백현이 있는 주방으로 향하려다 멈칫했다. 주방이 어디더라. 주방? 순간적으로 잊어버린 나는 잠깐 휘청거리다 이내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러면 안 되는데. 주방 안으로 들어서자 그가 손을 씻고 있었다. 실력 있는 쉐프 치곤 상처도 별로 없고 하얗게 빛나는 그의 손에 닿은 물방울이 톡톡 터져 나갔다. 그의 손은, 보이는 것보다 단단하고 올곧았다. 

 

"백현 씨." 

"……." 

 

그의 이름을 작게 불렀다. 대답이 없는 걸 보니 세찬 물소리에 아마 내가 부르는 소리를 못 들었으리라…. 잠깐 백현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하자면, 백현은 우리 하우스의 전속 쉐프였다. 그는 처음 봤을 때 부터 내게 경수야, 하고 불렀다ㅡ후에 얘기했지만, 그는 원래 처음 보는 사람한테도 친한 척을 잘 한다고 했다. 웃기긴. 당연히 듣고 코웃음쳤다ㅡ.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처음 보는 사람이 말도 놓으면서 나한테 치대는데, 백현과 정 반대의 성격인 나로서는 적응도 되지 않을 뿐더러 좀 많이 불편했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백현 씨." 

"어? 경수야." 

"경수 씨라고 불러 주면 어디가 덧 나나..." 

 

부르는 건 내 맘이지. 하며 흐르는 물에 손을 씻던 백현이 손을 탈탈 털었다.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나는 뒤로 살짝 물러났다. 백현이 아, 하더니 머쓱해하며 옆에 둔 깨끗한 새 타월에 물기를 닦더니 주방 한 켠에 딸린 작은 방으로 저를 이끌었다. 방 안에는 약간 붉은 듯 주황빛을 띈 조명 하나가 비추고 있었다. 여기 앉으면 될 거야. 하고 자리를 내어준 백현이 맞은 편에 앉았다. 나는 내부를 휙 훑고 말했다. 이건 뭐 하는 방이예요? 

 

"여기 내가 메뉴 구상하는 방이야." 

"여기서요?" 

"좀 웃기지? 알아. 이건 내가 원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김종인이 만든 거거든." 

 

백현은 사장을 사장님이라 부르지 않고, 김종인이라고 했다. 그건 물론 내 앞에서만 하는 것이었지만. 백현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럴 줄 알았다. 하며 경수가 한숨을 푹 쉬었다. 사장의 취향은 정말 독특하다 못해 괴팍하다니까. 그건 몇 년째 변하지 않았다. 대체,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사는 걸까. 경수가 조용히 미간을 좁히자 백현이 손가락을 내밀어 경수의 구겨진 미간을 펴 주며 말했다. 인상 쓰지 마, 안 귀여우니까. 백현이 가만히 웃었다. 경수는 가끔 이런 백현의 태도가 적응이 안 될 때가 있다. 사장이랑 하는 짓이 너무 비슷해서. 

 

"그나저나 우리 경수가 왜 나를 찾아왔을까, 이 시간에?" 

"누가 들으면 되게 야심한 시간인 줄 알겠어요." 

"그런가? 뭐." 

 

지금 시각은 아직 오픈 전의 시간이었다. 오전 열한 시. 우리 하우스의 오픈 시간은 오후 한 시 이후면 무조건 오픈이다. 다만, 괴팍하기로 소문난 사장 덕분에 오픈 시간은 늘 들쑥날쑥한 편이었다. 그래도, 대체적으로 오후 세 시 쯤에는 꼭 오픈하는 편이었다. 끝나는 시간은 자정. 마감은 내가 한다. 마감을 할 때 쯤이면 사장은 꼭 어딜 가고 없었다. 부러 마감을 하지 않기 위해 어딘가로 도망치듯 그는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내가 처음 이 곳을 들어온 이후부터, 지금까지 마감은 줄곧 내 몫이었다. 

 

"하여튼, 오늘 와인 추천 건이랑 관련해서 왔어요." 

"와인을 고르면 거기에 맞춰 볼게." 

"오늘은 화이트 와인을 하라고 하시던데요." 

 

그래? 백현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해산물 요리를 하면 될까? 가장 대표적인 건 연어 요리 같은 거 있잖아.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내가 이래라 저래라 따라다니면서 일일이 언질을 줄 것도 없이 그는 그냥 믿고 맡겨 두면 자기 혼자 알아서 잘 해 주는 편이었다. 첫인상과는 달리 너무나도 진중한 그의 요리하는 모습에 놀랐던 적이 있다. 역시 쉐프는 쉐프구나. 한때는 그를 동경하기도 했었다. 그의 가지런히 모아진 손을 흘깃 보고 있노라니 그가 물었다. 와인은 뭐로 하려고. 

 

"애피타이저는 골든 그레이스나 빌라 엠 생각해 놨는데." 

"메인 코스는?" 

"그게 잘 생각이 안 나서..." 

 

그가 가만히 손가락을 톡톡 테이블에 두드리더니 입을 열었다. 몽, 뭐야 그 몽라... 몽라 뭐시긴지 하는 거 있잖아. 나는 대번에 알아챘다. 몽라셰 말예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몽라셰는 가격대가 천차 만별이라. 내가 말하자 그가 얼마 전에 정성스레 깎았던 제 손톱을 잘근거리며 씹었다. 나는 또 무의식중에 자연스레 손을 뻗어서, 그의 입에 물린 손을 잡아 내렸다. 그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어쩌다 이런 습관이 들어가지고. 나는 계속 생각에 잠겼다. 

 

"옐로우 테일 샤르도네?" 

"…뭐라구요?" 

"옐로우 테일 샤르도네." 

"어, 그거…. 괜찮네요." 

 

그가 무표정으로 툭 뱉은 와인 이름을 듣고 놀랐다. 얼마 전에 백현과 함께 다녀왔었던 와인 셀렉션에 시음해 본 바로 그 와인. 백현이 맘에 들어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더구나 이 와인은 해산물류와 잘 어울리는 와인이라, 더 놀랐다. 못 본 새에 공부했어요? 내가 물었다. 백현은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 너 하는 거 멋있어 보여서 공부 좀 했었어. 어떠나며 픽 웃는 그를 보곤 잘 했다며 칭찬해 주자 그의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아니, 조명 탓인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그걸로 할게요. 괜찮겠어요?" 

"난 원래 뭐든 괜찮아." 

"어련하시겠어요." 

 

나를 모르는 누군가가 이 이야기를 들으면 빈정거리는 말투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게 원래 내 말투인 것을 어찌 하리오. 다른 사람이라면 거부감이 들었을 제 말투를 백현은 전부 이해해 주었다. 저 말을 하면서. 난 원래 뭐든 괜찮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이 말했었다. 그의 무심한 듯 하면서 또 한편으론 다정한 말투 덕분에 그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것 같아, 나는 그에게 감사하고 있었다. 물론 직접적으로 티를 내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강 나를 꿰뚫고 있는 듯 했다. 그의 손을 곁눈질하다 흐르듯 내뱉었다. 백현 씨 손은 참 제 취향이네요. 백현이 받았다. 그렇다니 다행이네요. 다행이다? 경수가 고개를 갸웃하며 생각에 잠겼다. 백현은 그런 경수를 가만히 보았다. 웃기는 사람이다. 자신이 뱉은 말에 자신이 의문을 가지는 사람. 

 

"아, 백현… 씨." 

"백현아." 

"백현 씨." 

"김종인의 기분을 알겠네." 

 

갑자기 이름을 부르자 그가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사장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는 작자가 있다니, 나는 평생 없을 줄 알았다. 약 4년동안 같이 지내 온 나로서도 사장의 속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왜 난 백현과 같이 있으면서 사장의 생각을 하는거지. 알 수 없는 기분에 미간을 좁히자 백현이 따라서 미간을 좁혔다. 뭔 생각 해. 백현이 물었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와인은 제가 대충 준비 해 둘 테니까 따로 요리용 필요하면 말 해 줘요. 경수가 빠르게 말하곤 방을 나섰다. 

 

"좀만 더 있다가 가지." 

 

백현이 조그맣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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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뭔가 백현이 혼자 꽁기꽁기하닼ㅋㅋㅋㅋㅋㅋ
10년 전
독자2
ㅋㅋㅋㅋ됴총만세요 ㅠㅠ
10년 전
독자3
피님 짱짜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백현이 너무 귀여워요ㅠㅠㅠ
10년 전
독자4
잘보고 갑니다 담편에 암호닉신청 될까요? 담편 보러가요!
10년 전
P
헉, 별것도 아닌 글에 암호닉 신청을 해 주시면 저야 감사해서 죽죠... ㅇ)-( 봐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10년 전
독자5
됴총조으다조으다♥
10년 전
독자6
죠타!!ㅋㅋㅋ분위기 너무 좋아요!ㅠㅡㅠ
10년 전
독자8
백도인가ㅠㅠㅠㅠㅠ 배큥 뒤에서 저러는거 귀엽다 ㅋㅋㅋㅋ잘보고갑니당
10년 전
독자9
으어어ㅓㅓㅠㅠㅠ좀만더이따가ㅠㅠ
10년 전
독자10
아 그래 조금만 더있다가지 ㅠㅠㅠㅠ 아오 도경수 밀당의 천재인듯ㅋㅋㅋㅋ 몸속에서 배어나오는 밀당인가요ㅋㅋㅋ 아주 속타게 만드는데 일가견있으시네ㅋㅋㅋ 덕분에 백현이가 기회 잡으려다가 못잡은듯ㅠㅠ 아휴ㅠㅠ 찬열아 빨리와 네가 제일 달달하네ㅋㅋㅋㅋ경수도 찬열이를 흠모하나벼ㅠㅠㅠ 그러니 어여와 얼른 개인전 해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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