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s 03 - 전부 다 꿈이었어, 이 사람아 |
Episodes 03 - 전부 다 꿈이었어, 이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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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머리를 끌어안고 걸으려니 없던 두통도 생길 팔자라, 가는 걸 포기할까 하다가 까르르 거리며 상당한 기대중인 성규를 보고 그 생각마저 접어버렸다. 너 때문에 내가 살지. 웃으며 성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꼼지락거리며 안겨오던 성규를 한 번 더 고쳐안은 다음에 이성열에 오피스텔로 향하는 사거리 횡단보도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건너는데, 건...너는데.
"...성규야."
상황을 파악한 건 이미 횡단보도의 중간 쯤 왔을 때였다. 아무런 생각없이 빨간 불임에도 건넜던 게 틀림없다. 성규를 끌어안은 채로 등을 돌렸을 때는, 이미 덤프트럭 한 대가 덮치고 있는 상태였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안겨있는 성규를 꽉 끌어안다가, 반사적으로 도로 바깥을 향해 집어던졌다. 살아있길 바라면서,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성규를 쳐다보다가,
"꺄아아아악!!!!!!"
건너편의 여자가 소리를 지름과 동시에 둔탁한 충격이 온 몸을 강타했다. 일순간은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거친 도로의 표면 위를 구르면서도, 온통 신경은 성규에게만 쏠려있었다. 아기 울음소리와 차가 급격한 브레이크를 밟으며 나는 날카로운 소리,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여자들의 비명소리로 도로는 순식간에 난잡해졌다. 혼란으로 뒤덤벅된 상황에서 아스라한 고통을 느끼다가, 아스팔트 위에 널브러졌다. 온 몸의 근육이 말을 듣지 않았다. 움직일 수 없다고 하는 게 맞는 말이겠다. 그러나 내 고통쯤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성규만 무사했으면 싶었다. 여러가지 소리 사이로 섞여드는 아기 울음소리에, 무사하구나 했던 것도 찰나였다. 성규는 저 멀리에 혼자 떨어져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듣는 소리는...멀리에서 유모차를 끌고가는 젊은 여자가, 쉴 새 없이 우는 아기를 안아드는 모습을 보았다. 그럼, 우리, 성규는.
"성..."
목소리가 목구멍에서 막힌 것 같았다. 뭐라고 소리치고 싶은데, 나오는 말이 없어 답답함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 전보다 더 어지러운 머리와, 이제는 감기기 시작한 눈도 돌아버리는 데에 한 몫했다. 성규, 좀, 봐줘요. 아무나 붙잡고서라도 부탁하고 싶었다. 저 애, 저 어린 애, 애좀. 우리, 애 좀...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하게 나를 에워싸는 것이 느껴졌다. 시야가 가려지며 성규가 보이지 않게 되자, 허공에 아무렇게나 떠 있던 팔을 풀썩하고 떨어뜨렸다. 더 이상은 그 어느 것에도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점점 앞이 좁아져오고 있었다. 웬 사람 한 명이 전화기를 들고서 급하게 신고를 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 귓가에서 소리들이 마구잡이로 부서졌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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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떡.
"허억...헉...허억..."
등 뒤로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거친 호흡을 연이어 내쉬면서 몸을 움직였다. 멀쩡하게 돌아가는 고개. 멀쩡하게 앉아있는 다리. 멀쩡하게 숨쉬는 나. 그리고, 김성규. 곧장 옆을 쳐다보자, 가만히 눈을 감고서 잠든 김성규가 보였다. 그제야 주변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방, 방 안이다. 내 방 안. 그리고, 김성규는,
"으...남우현..."
어른이었다.
"어, 어?" "몇신데 벌써 깨..."
죽죽 늘어지는 목소리에 피곤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당황해서 대꾸하자 인상을 찡그리는데, 그 어디에도 아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꿈. 꿈이었나.
"씨발 진짜...꿔도 그런 좆같은 꿈을 꿔서." "아침부터 왜 지랄이야..."
웅얼거리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스물 네 살 김성규라서, 다행이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전히 인상을 쓴 하얀 얼굴이며, 붉은 입술. 흐트러진 갈색 머리카락. 가느다란 몸. 깨끗한 피부. 김성규. 김성규. 김성규...
"존나 다행이야." "으아...아아..."
내 중얼거림에 인상을 펴더니 기지개를 켠 김성규가, 아주 아침부터 잠 못 자게 하려고 별 지랄을 다 떨지, 하며 눈을 깜빡거렸다. 뻑뻑한건지 몇 번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모습이 못 견디게 예뻐서.
"아!" "내가 무슨 꿈을 꿨는지 알아?" "아니, 별로 알고싶지 않으니까 그 손 좀 놓지그래." "맞춰 봐."
뼈마디가 다 드러날 정도로 마른 팔목을 붙잡았다가, 달큰한 향이 나는 목덜미에 입술을 묻으며 그렇게 묻자, 온갖 발버둥은 다 치면서 꺼지라고 소리치는데, 애기였을 때가 더 귀여웠던 것도 같고. 아 좀, 가만히 있어 봐. 나른하게 풀린 목소리로 말하자 미약하게 몸에서 힘을 뺀다. 예뻐 죽겠어, 하여튼.
"너가," "어, 어..." "애기였어. 갓난애기." "뭐?" "완전 쬐끄만한 애기였는데," "..." "엄마가 김지혜더라."
내 말에 있는 대로 힘을 줘서 버둥거린 김성규가 가까스로 빠져나오며 스프링 튕기듯 물었다. 침대 헤드에 몸을 기댄 채로 느긋하게 반응을 보고 있으니, 역시 아기인 것보다는 지금이 낫다.
"김지혜?!" "그렇다니까. 웃겨 죽겠다고."
김성규의 짤막한 질문에 웃으면서 대꾸하자, 꿔도 뭐 그런 지랄맞은 꿈을 꿨냐며 타박한다. 나야 모르지. 시큰둥한 대답에 그런가, 하고 또 수긍하는 게 참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새삼스런 생각이 들었다.
"음, 음, 김성규." "왜." "아침밥 좀 차려봐." "가위바위보 하자." "어제도 내가 했잖아." "시끄러워."
결국 아침밥을 두고서 반 강제적으로 가위바위보를 하게 된 나와 김성규는, 내가 지는 쾌거를 이루며 시시하게 끝이났다. 하는 수 없이 뒤에서 빨리 만들어, 배고파. 하는 김성규를 향해 억울한 눈빛을 보내다가, 앞치마를 매었다. 내 팔자가 뭐 이렇지, 뭐.
"김치찌개 먹을래?" "콜!"
그래도 예쁘니까 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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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욱, 욱, 윽!" "괜찮아, 어? 왜 그래, 맛이 없어?" "아니, 우윽,"
그러니까,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냐면. 약 삼십 분 전에 나는 앞치마를 두르고, 김성규가 좋아하던 김치찌개를 열심히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한상 딱 차려놨더니, 와서 몇 숟갈 뜨지도 못하고 갑자기 저러는거다. 꼭...여자가 임신하면...뭐 하듯이. 밀려오는 건 없는데 구역질만 계속되지, 어제 꿈이 오버랩되서 기분도 묘하고. 차마 이런 애한테 산부인과 가보자, 라는 말도 못 하겠고. 분명 칼 들고 쫓아올 게 뻔한데...
"저기," "왜, 으으으..." "산부인과 가볼래?" "뭐? 이 씨발!! 개새끼가?!"
그래, 저럴 줄 알았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김치찌개 냄비를 뚜껑으로 덮어버렸다. 한 결 낫다는 표정을 지으니 기분이 더 이상해진다. 저거정말, 임신 아니야?
"김성규, 그래도 산부인ㄱ..." "꺼져!!"
결국 쿠션에 한 대 맞고 쫓겨났다. 하긴, 남자가 임신이라니...말도 안 되지. 입맛이 다 떨어졌는지 거실 소파에 털썩 주저앉는 걸 쳐다보다가, 쓸쓸히 화장실로 들어갔다. 말은 저렇게 해도, 언제 한 번은 데려가봐야지 싶다. 아무래도, 직감이란 게 들어버렸거든...
너하고 나 사이에, 뭔가 하나 생길 것 같다는, 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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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노선..변경해서 죄송해여..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쓰다보니 저렇게됐는데
저건뭐 길이도짧고 아 진짜 저 지금너무화나요..흡
진짜 욕나올꺼같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이렇게 글이 똥글이되죠?
다 갈아엎어버리고싶어..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죄송해요 오랜만에와서 저딴글이나 싸지르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죄인임미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해여 여러분 그리고 미안해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