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ss Right ( Clean Inst. 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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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 Right 번외
( 본편 :: http://instiz.net/writing/12415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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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아네모네 부케를 들고
결혼 한 지도 벌써 3년
그 사이에, 우리에게는 귀여운 딸이 생겼다.
" 준비 다 했어? "
" 응, 지온이 옷 다 입혔어? "
" 벌써 다 입혔네요. 얼른 가자 "
오늘은 5월18일. 가정의 달을 맞이해서
사진 전시회가 열린다는 말에 같이 가기로 했다.
가정의 달이라 가족이라는 걸 티를 내고싶었던건지
윤기가 먼저 커플 운동화인 파란색 컨버스 하이를 꺼내 신었고
나도 파란색 컨버스 하이를, 지온이는 연청색의 컨버스를 신겨주었다.
그러곤 윤기는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챙겼고
난 지온이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전시회에 가기 전에 꽃시장으로 가
지온이가 예쁘다고 한 파스텔 톤의 핑크 리시안셔스를 사고,
전시회장으로 출발했다.
내심 윤기의 사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윤기 사진도 있으면 좋겠다며
혼잣말을 했지만
그걸 들은 윤기는
" 기대하지마. " 라며 딱 잘라버렸다.
있으면 좋겠는데..
가정의 달이고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전시회장에 도착하자마자 신이 난 지온이는
내 손을 잡고 이리저리 이끌고 다녔고,
그 모습을 본 윤기는 뒤에서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전시회에는 가정의 달이고, 가족이 주제라는 걸 보여주듯
사진 속에는 예쁜 가족들의 사진이 많았다.
가족들과 맞춘 커플 팔찌를 하고 찍은 사진이라던가,
가족들의 뒷 모습, 그림자를 찍은 사진도 있었다.
" 윤기야, 진짜 없어? "
" 응. 진짜 없다니까. "
" 치, 그래도 가정의 달인데.. "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며 2층으로 올라왔다.
지역 자체에서 주최한 전시회였기에
꽤 규모가 큰 전시회장이였고, 3층까지 사진이 있다고 팜플렛에 적혀있었다.
지온이는 1층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지쳐버렸는지, 내 품에 안겨 사진을 구경하고 있었고,
윤기는 여전히 우리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고 있었다.
1층에는 가족들과의 소소한 모습들이였다면,
2층에는 가족들과 여행을 가 찍은 사진들이 많았다.
우리는 3년동안 꽤 바쁜 생활에 여행을 가지 못했고,
올해는 꼭 여행을 가자며 계획을 세운게 생각이 났다.
우리도 여행을 가면 저렇게 사진을 남겨야지 하며
사진을 마저 구경했다.
" 윤기야, 이 사진 예쁘지 않아? "
" 응, 진짜 예쁘다. 봉사활동갔을때 사진 같네 "
" 그러게, 애기도 너무 예쁘다. "
애기와 엄마가 웃으며 연탄을 손에 들고 있는 사진을 보며
우리는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2층을 마저 구경하곤,
3층으로 올라왔다.
3층은 사진이 딱 두 장뿐이였다.
커플 룩 사이에 어린이 옷이 있는 사진,
그리고
커플운동화 사이에 어린이 운동화가 있는 사진.
신발 사진이 너무나 낯익기에
가까이 가서 보니 사진 옆에 작품명은 아네모네 였고,
출품자의 이름은 민윤기였다.
" 민윤기, 너 사진.. "
" 팜플렛에 3층에 무슨 사진이 있는지 읽어 봤어? "
" 어? 아니.. 뭐길ㄹ.. "
다시 읽어보니 사전 투표에서 제일 인기가 많았던 두 작품만
따로 3층에 전시한다고 적혀있었다.
그 말은, 윤기 작품이 제일 인기가 많았다는 것?
" 너 사진 출품 안했다며.. "
" 그랬었지, 오늘 무슨 날인지 기억해? "
" 잊을리가 없잖아.. "
오늘은 5월 18일, 결혼 기념일이였고
결혼 3주년이 되는 날이였다.
내가 사진을 보며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에
지온이를 안아 팔에 무언가를 끼워주며
볼에 살짝 뽀뽀를 해주곤,
" 탄소야. "
" 응? "
" 손 줘봐, 얼른. "
" ㅇ,어? 여기 "
손을 내미니 팔에 하늘색의 팔찌를 끼워주는 윤기.
" 커플 반지보다는 커플 팔찌가 좋다며. "
" 아..진짜 예뻐, 너무 예쁘다 윤기야. "
내가 그냥 흘리듯 한 말을 기억하고 있었던 윤기,
하늘색을 좋아하는 내 취향을 고려해 산 듯한 팔찌였고,
지온이의 팔에는 하늘색과 흰색이 섞인 팔찌였다.
" 난 준비 한 것도 없는데.. "
" 지온이랑 나랑 같이 이렇게 살아주는 것 만으로도 고마워. "
"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인데 같이 있는게 당연하잖아.. "
" 너랑 커플 운동화를 할 수 있어서 좋고, 커플 반지,팔찌를 할 수 있어서 더 좋아 "
" 지온이같은 예쁜 공주 낳아줘서 고맙고, 나같은 남자랑 같이 살아줘서 고마워. "
" 내 사진 속 주인공이라서 또 고마워. "
" 결혼해줘서 고마워요, 나의 빨간색 아네모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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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 Right 번외를 올린 줄 알았는데
안올렸었나봐요..(속상)
그래서 원래 두번쨰 번외로 생각하고 있던 글을
들고 왔습니다.
오늘도 좋은 밤 되기를 바라며,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