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 날-
숙취와 함께 깨어난 세훈은 어제 확인하지 않았던 문자를 확인하고 만다.
전 날 느꼈던 그 불길한 예감은 역시 틀리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냐 오세훈] 11:58
[됐다, 그만하자 그냥] 12:01
아파오는 속이 그녀 때문인지, 숙취 때문인지
구분이 안간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뒤틀린 세훈은 화가 먼저 난다.
그녀가 분명, 이유없이 그럴 사람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어젯밤 그 여자가 지운 문자를 알 리 없는 그는 일방적인 통보에 어이없었다.
오기였다.
걱정되고, 찾아가서 말로 해결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그가 그의 애인을 보러 가지 않은 건 단순 오기였다.
그리고 딱 다섯밤 후, 그는 더 이상 안되겠어서 찾아간다.
찾아갈 때의 그의 심장은 다시 뛰고 있었다.
이제쯤 권태로움이 풀린걸까.
그 언제보다 빠르게 뛰고 있던 심장을 눈치챈 그는 다시 모든 사고회로가 그녀만을 향한다.
그녀만을 위하도록 돌아왔다.
그녀의 자취방 앞 가로등 아래서 서성였다.
불러야 할까,
불렀는데 울고 있으면 어쩌지,
뭐라고 해야할까,
눈물은 닦아주고 꼭 안아줘야지,
우리도 많은 다른 연인들처럼 서로 붙었다가 잠시 떨어진거 뿐이라고
그렇게 얘기해줘야지,
하는데
그녀가 지나갔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그는 표정관리가 되지 않는다.
아, 그녀가 화났다고 오해하면 어쩌지 하는 그이다.
그녀가 잠시 멈칫하더니 그가 없는듯 옆을 지나쳐간다.
"000"
불러본다.
그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그간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된다.
가서 안아주고 감싸주고 사랑해주고 싶은데,
섣불리 다가가지 못한다.
감히 그 상처받은 뒷모습을 내가 다시 안아줄 자격이 될까.
"너 그 문자 뭐야."
마음과 다르게 말은 세게 나간다.
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였다. 다만 애인을 만나 많이 사랑받으며 그녀를 닮아간것 뿐.
잠시 멀어진 사이 그녀가 내 진심을 모르진 않겠지.
말이 세게 나가도 그녀는 다 알아주겠지 하는 그다.
"허,"
"지금 어떤 상황인데, 네가 웃을 상황이야?"
"그럼 내가 웃지, 울어야돼?"
그녀의 헛웃음에 그만 욱해버린 세훈이다.
그도 그럴게, 그는 그 나름대로 화가 나있었으니까.
무턱대고 이별을 고한 그녀가 잠시동안은 미웠으니까.
하지만 그녀가 저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자기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그만 "뭐?" 하고 되묻는 세훈이다.
"너 지금 말 다했냐."
"아니, 다 안했어."
세게 나오는 그녀의 말들과 달리
주먹을 불끈 쥐는 그녀다.
알고 있다 세훈은
그녀가 울지 않기 위해 힘을 주는 것임을 모를리 없다.
"문자에 대해 설명하라고? 네가 본 그대로야. 그대로.
그만하자고. 나 멀어지는 너 보면서 그동안 맘 정리했어.
더 말할게 뭐있어? 너도 나 질리잖아. 질려서 그런거 아니야?
나도 오빠 질려. 그만하자고."
그녀의 목소리가, 작은 몸집이 부들부들 떨면서 얘기한다.
세훈은 그때서야 깨닫고 만다.
내가 정말 못할 짓을 했구나 너에게.
미안해
미안해 00아.
"....000"
"...."
"대답해 너"
"......"
마지막으로 너의 이름을 불러본다.
그녀가 여기서 대답을 하면, 그럼 아주 실낱같은 희망으로
염치없지만 미안하다고,
그렇지만 너를 아직 많이 사랑하니까
내 옆에 두고싶다고
말하려 했다.
그러나 마음을 굳게 먹은 그녀는 대답이 없다.
세훈은 그녀를 잡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너, 너 그말 후회 안해?"
"...."
"네가 방금 뱉은 말들 후회 안하냐고."
그녀는 끝까지 말이 없다.
참다 못해 터진 눈물만 흘리면서 떨고 있다.
세훈은, 할 말이 없다.
잡을 용기도 염치도 없다.
그렇게 빛이 나던 너였는데
내가 너를 이렇게 초라하게 했구나
"그래 그럼."
"..."
"말이라도 들으러 왔는데, 네가 그렇게 확고하다면."
"....."
내가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닌데,
너한테 따뜻한 말 전하려고 왔는데
말 뿐만 아니라 말투까지 사납게 나가는 세훈이다.
"알겠어."
"고생했다. 미안했어."
고생했다 00아,
나같이 못난 애 만나느라 진짜 고생했어
너를 내가 잊을 순 있을까.
그녀 옆을 지나가자 마자 그녀가 주저 앉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의 발은 어쩐지 그의 말을 듣지 않는다.
그의 마음의 소리보단 머리의 소리를 듣고, 자존심을 세우며 지나친다.
누구보다 여리고, 울 때 만큼은 아기같은 그녀를 안아줄 수가 없다.
그렇게 우리는 끝이 났다.
참 쉽지 관계라는게
그렇게 백마디 말을 속삭이고
서로를 천번도 넘게 만지고 안았는데,
만번을 넘게 마주봤는데,
끝이라는 말 하나에 정말
그대로 끝이나버렸다.
-
그 이후로 세훈은 다시 원래의 본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많이 차갑게 생긴 외모에 걸맞는 많이 차가운 사람으로.
종대는 두사람을 모두 지켜보는 사람으로서 더 마음이 아프다.
서로 힘들어할거면서 왜 서로 멀어지는지.
그렇지만 그는 그 날 인사불성이였기에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나 찬열은 모든걸 본 사람.
섣불리 나서줄 생각은 없었다.
그런 성격도 아닐뿐더러 그간 오세훈을 봐온 그는 오세훈이 한번 된통 당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종대가 평소에 그렇게 입이닳도록 칭찬하고 예뻐하는 동생인데
자기가 뭐라고 낄 자격은 없지만, 여자한테 그러는 거 아니지 오세훈.
그렇지만 저렇게나 사람이 차가워지는 걸 보니
녹여줘야 할 거 같긴 하다.
"야, 오세훈"
"도와줄라고 불렀더니 째려보네."
"야, 뭔가 이상하지 않냐."
"생각을 해봐. 네가 꼬맹이."
"아 알았어. 네가 00이 잘 알거 아냐. 걔가 그렇게 무턱대고 헤어지자 할 애냐."
곰곰히 생각하는 세훈이다.
그래, 처음부터 이상했다.
힘들면 힘든만큼 세훈한테 안겨서 찡찡댔을 아인데,
적어도 말은 해봤을 애인데.
작은 오해도 생기는게 싫다며 항상 말 하던 아이였는데.
"너 그날. 걔 이름 뭐냐. 동기중에.
아 경리, 걔가 네꺼 폰 만지던데."
"문자말고 수신기록을 봐. 저 등신."
찬열의 말에 통화기록을 보는 세훈이다.
그녀와 연락을 하지 않으니 핸드폰의 기록란은 휑했고
그 날을 찾는 것 쯤은 쉬웠다.
← 수신 오후 2:32
← 수신 오후 3:30
← 수신 오후 7:07
← 수신 오후 11:58
← 수신 오전 12:01
당장 그녀의 자취방 앞으로 달려가는 그이다.
아직은 네가 수업이 안 끝났을 시간이다.
괜찮아, 그냥 여기서 기다릴게.
미안해 내가 아프게해서
누구보다 따뜻하게 다시 안아줄게
질문있어요! 필독!!!! |
전체적인 내용이 그려지시는지요!~ 아무래도 서로 오해가 쌓여있으니까 제 삼자의 개입 없인 풀 수가 없어요ㅠㅠ 아 근데 이번편은 뭔가 노래랑 잘 안맞네요..거슬린다 저,.. 제 작품 평가하지 말아주세요ㅠㅠ 개인적인 소견인것도 알고, 누구나 다 제 작품을 좋아하진 못하겠지만 평가당하는 건 좀 그래요ㅠㅠ맴찢ㅠㅠ 아!! 질문이 뭐냐면요! 제가 예전에 공지했었는데 저는 백현이가 상대방이 있는 사람이라 글에 몰입이 되지 않아서 종대로 바꾼거구요! 찬열이는 그냥 새로운 동기에요! 근데,.. 제 작품에 원래 루한이 있었잖아요! 전 사실 아직도 밉진 않거든요. 제 차애였어서 그런가. 근데 또 생각해보면 오히려 백현이보다 독자님들껜 더 몰입이 안되는 인물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요. 루한이를 대체할 인물을 아예 만들지, 아님 그냥 루한이를 뺄지, 아님 그냥 루한이 그대로 둘지! 여쭙고 싶네요! 의견 많이많이 주세요! 이건 전적으로 여러분들 의견을 따르고 싶어요. 그리고 차기작 제가 생각중인게 있는데! 흠흠 나중에 차차 올게요ㅎㅎ 아직은 복덩이를 많이 아끼는 저라서! 저 부산여행 갔다왔어요!! 이 커플 화해시키면 부산을 보내겠숴!!ㅎㅎ 다들 몸조심해요 하트 |
호닉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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