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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어야 너 요새는 왜 찬열이랑 안 다녀?"

 

 

"오빠 제발 찬열이 얘기는 당분간 넣어둡시다"

 

 

"야 너 찬열이한테 좀 잘해줘 또 싸웠지?"

 

 

"아! 안 싸웠어요! 아 진짜"

 

 

 

정말 미치겠다, 박찬열이랑 너무 붙어서 다닌 탓인지 박찬열이 자리에 없다고 날 찾질 않나,

박찬열이 과제 자료를 들고 있는데 연락이 안 된다고 찾질 않나, 밥 약속 해놓고 애가 없어졌다고 찾질 않나,

아니 내가 어떻게 알아!!!! 아 진짜 짜증나!!! 평소엔 그냥 편하게 보던 준면이 오빠랑 있는 것도 불편해죽겠다.

이 오빠는 과 다른 찬열이랑은 어떻게 친해져...... 내가 소개시켜줬지...... 어쨌든 찬열이가 유독 준면이 오빠를 따라서

분명 같이 있으면 마주칠......쳤네

 

 

 

"형 안녕하세요"

 

 

"어 찬열아 안녕"

 

 

"얼굴 가리고 뭐 해?"

 

 

"어? 어 아냐 아무것도 어디 있었어?"

 

 

"나 동아리실에 있었지"

 

 

뭐야 얜 또 왜 날 이렇게 자연스럽게 대하지? 뭐야 뭐지...... 박찬열 뭐냐고, 술을 마셔서 기억을 못 하나?

아닌데 그 정도로 취하진 않았는데, 얘가 취하는 건 한 번도 본 적도 없는데 그럴리는 없고...... 그냥 헛소리한건가?

그렇다기엔 너무 진지했는데? 뭐야 왜 이러는 거지? 나만 막 피해다닌다고 애쓴거야? 아니 그보다 나는 아직

정답을 못내렸는데? 혼자 혼란스러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찬열이와 준면이 오빠는 그런 나를 쳐다보더니 밥이나 먹으러 가자며

양쪽으로 나를 잡아끌기 시작했다. 아니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데? 어?

 

 

 

 

"그 과제 저희 쪽이랑 같이 해요? 아 그럼 형이랑 저랑 하면 되겠네요 2인 1조라면서요"

 

 

"징어도 있잖아 4인 1조야 그리고 나랑 징어랑 우리 과에서 들어가면 너네 과에 그 누구더라

너랑 종대 들어오면 되겠다"

 

 

"오빠 종대도 알아요? 와 진짜 세상 좁다"

 

 

 

찬열이 주변 사람은 왜 다 아는 거야 저 오빠...... 평소와 달리 깨작깨작 음식을 먹자, 찬열이가 자기 그릇 음식까지

다 나한테 옮기더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준면이 오빠와 이야기를 이어간다. 아니 더 어색하게 왜 이래.

성질이라도 내던가, 대답을 하라고 하던가, 왜 피하냐고 묻던가...... 그렇게 티나게 피해다녔는데 도대체 왜?

설마 눈치를 못 챈 건가? 완전 바보 아니야 박찬열?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음식을 먹으면서 박찬열을 째려보고 있는데

준면이 오빠가 그런 나를 보더니 야 찬열이 뚫어지겠다 하면서 어깨를 두드렸다. 아니 오빠 오빠도 눈치 좀 키우세요!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고 올라왔지만 끝내 입 밖으로 내지는 못했다. 준면이 오빠는 약속이 있다며 먼저 가겠다고 계산은 자기가 하겠다는 말과 함께

계산서를 들고 나갔다. 으 어색해...... 박찬열이랑 이렇게 어색한 거 처음이야......

 

 

"야"

 

 

"왜?"

 

 

"너 왜 나한테 아무것도 안 물어봐?"

 

 

"너 더 혼란스럽고 생각하기 복잡할까봐 참고 있는데 궁금한 거 다 물어봐도 돼?"

 

 

"아니 아니 사양할게"

 

 

 

그래, 날 배려해주고 있었구나. 오해할뻔했다. 어쨌든, 암묵적으로 쟤가 날 좋아한다는 건

맞다는 소리가 되는건가? 오마이갓...... 진짜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아니다 그건 거짓말이고

사귀거나 결혼을 한다는 상상을 한 적은 있지만 그건 그냥 상상이였다. 현실이길 바라고 한 상상이 아니라

그냥 주위 사람들 중에 누구랑 결혼을 하게 될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상상은 해본 적 있지만

쟤가 내 남자친구고 배우자라는 생각은 한번도 진지하게 해본적이 없단 말이다......

 

아 물론 찬열이가 매력이 없다거나 싫다거나 하는 건 아닌데, 너무 갑작스러웠고,

나는 사내연애, 교내연애 중에서도 특히 공개연애는 정말이나 싫어한다.

헤어지고 나서 너무 힘들 걸 알기때문에 싫어하는데 모순인 게 그렇다고 또

연애 사실을 숨기는 건 별로다. 이 남자가 제 남잡니다 여러분!!! 하고 자랑하는 게

연애의 맛 아닙니까? 아니 근데 아 몰라 너무 복잡해......

 

 

후식으로 나온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머리를 쥐어뜯자 찬열이는 그런 나를 보고 웃더니

다 먹고 나가자 하며 내 짐이며 자기 짐을 챙기고 있었다. 아니 뭐 이렇게 태연해.

나랑 지내더니 완전 능구렁이야, 원래 이러지 않았는데. 날 닮아가는구나......

불쌍한 찬열이...... 날 닮아가다니 아니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닌데...

 

 

"가자"

 

 

"어? 응 가자"

 

 

"스무디 마실래?"

 

 

"어? 응응 마실래 아무거나"

 

 

 

저 새끼는 아까부터 뭐가 저렇게 편해! 나는 내가 고백한 입장이면 심장이 쿵쾅쿵쾅 거려서

말도 못 걸거 같은데 와 진짜 살다 살다 이렇게 머리가 복잡한 적은 처음이야.

평소 같았으면 박찬열 옆에 붙어서 걸었겠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박찬열 뒷꽁무늬를 졸졸 따라갔다.

내가 지리를 헷갈려하는 길로 몸을 꺾길래 따라가다가 길을 잃을까봐 박찬열 옷 끝을 잡았더니

새끼가 또 웃는다. 뭐 이렇게 보니까 잘생긴 거 같기도 하고...... 아니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지.

 

 

 

"딸기?"

 

 

"아니 오늘은 요거트"

 

 

 

딸기를 마시다간 내 얼굴이 딸기색이 될 거 같아서 차마 못 마시겠고, 어쨌든

찬열이는 주문을 마치곤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쟤 원래 창가 자리도 안 좋아했는데

그러고보니 하나하나 다 나를 맞춰주려고 노력했었구나. 걸을 때도 그렇게 천천히 걷는 애가 아니였는데.

밥 먹을 때도, 누가 말 거는 거 진짜 싫어했는데. 영화 볼 때 옆에서 말 거는 것도 엄청 싫어했는데.

놀러가서 걷기만 하는 것도 싫어했는데......

 

 

생각에 잠겨서 멍하니 스무디만 마시니까 찬열이가 왜 말이 없냐고 물어오길래

지금 말을 하게 생겼냐 하고 소리를 칠뻔 하다가 참았다. 여러 생각에 잠겨서 엄청 고민하고 있는데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누나. 누나? 세훈이? 세훈이?!

 

 

"엄마 깜짝이야!"

 

 

"뭘 그렇게 놀라요 형도 오랜만에 보네요"

 

 

"어 그래 안녕"

 

 

"누나 잘 지냈어요?"

 

 

아 진짜 머리가 터질 것만 같다...... 세훈아 진짜 미안한데 내가 나중에 연락할게.

누나 내 연락처 모르잖아요. 단호한 세훈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다 그랬었지.

잠시만 여기서 연락처 주면 또 상황이 복잡해지는데...... 아 세훈아 내가 페메 보낼게 알겠지?

지금 내가 급한 약속이 있어서, 찬열아 미안 나 먼저 갈게.

 

 

 

 

어휴 드디어 빠져나왔다. 쟤는 한번도 연락도 없던 애가 왜 여기서 마주치는 거야. 하필이면 이런 상황에서.

진짜 미치겠네, 터덜터덜 걸어서 자취방에 도착했는데, 앞에 또 누군가 서있다. 설마 세훈이일까 하는 마음에 계단을 올라가는데

다행이다... 찬열이구나... 아니다 안 다행이다 지금은 누구도 마주치고 싶지 않은데.

뒷걸음질 치기에는 찬열이가 이미 나를 봤기 때문에 불가능했다. 한숨을 쉬며 올라가자 찬열이는 그냥 멍하니 나를 보고 서있었다.

 

 

"들어갈거면 들어가지 왜? 비밀번호도 알면서"

 

 

"예의는 지켜야지"

 

 

"언제부터 예..."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

 

 

야 너 그런 말 좀 하지마! 내가 소리치자 박찬열은 뭐가 그렇게 웃긴지 웃었고,

나는 허파에 바람이라도 누가 채워 넣었냐고 잘 거니까 가라며 박찬열의 등을 밀었다.

찬열인 갈 거니까 잠시만 얘기 좀 하자며 다시 몸을 내 쪽으로 돌렸다.

 

 

"세훈이 얘기 안 들어 나 좋아한다는 얘기도 안 들을 거야

싸가지 없고 이기적이여도 어쩔 수 없어 오늘은 너무 심적으로 힘들었으니까"

 

 

 

 

 

 

 

 

 

 

 

 

"알아 그래서 온 거야 나랑 진지하게 사귈거면 2주 뒤에 내 자취방으로 와,

지금으로부터 딱 2주 뒤, 화요일. 그 날 니가 안 오면 우린 예전처럼 친구하는 거야.

난 쉬워 19살때부터 쭉 이래오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너도 그 정도 수고는 하는 거야

내 고백을 들은 대가야 나랑 사귈 마음 없으면 예전처럼 편하게 보는 거야 우린"

 

 

 

[EXO] 구남친클럽 06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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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ㅠㅠㅠㅠ 찬열이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척해도 ㅠㅠㅠㅠ 속으로는 얼마나 초조할까 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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