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 + 한 여자 = 우정? 사랑?
태형이가 콘서트를 위해 해외로 떠나버리고 남겨진 나는 어색하게 방송국으로 출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신이 없긴 없었는지 머리도 쳐박고 감기 걸린 몸으로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고
양말도 한 짝을 못 찾아 이리저리 헤매였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스튜디오에 들어서니 역시나 피디님이 앉아계셨다. 이어폰을 꽂고 있어서 그런지 인기척을 못 느낀 것 같았다.
조심조심 의자를 구석에 가져다 놓고 자리에 앉아 대본을 정리하며 정국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눈은 대본에 가 있는데 귀는 이상하게 피디님의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도 움찔 거렸다.
그렇게 머리는 대본에 마음은 피디님에 가있는 시간이 10분정도 흘렀을까 피디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언제 왔어요”
“아.. 한 십분전에 왔어요”
“...괜찮아요?”
“..피디님은요?”
“먼저 대답하기”
“전 괜찮아요 정말로..”
“오늘, 내일 녹화방송이니까 먼저 일찍 퇴근해요”
“저 혼자요?”
“그럼. 설마 집을 까먹은 건 아니죠?”
계속 의자에 앉아 등만 보이며 대화를 하던 피디님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몸을 돌려 날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장난스런 모습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렇게 힘들게 했는데 웃어주는 모습에 반가웠고 또 미안했다. 사실 태형이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갔을 때 피디님을 그렇게 떠나보내고 많은 생각을 했다. 울기만 하지 않고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정말로 누굴 좋아하는지 사랑하는지 또 친구로 생각하는지. 오랜만에 찾아온 감정이 낯설어서였을까. 생각해 본적도 없었다. 태형이를 친구 이상으로 느끼는 그런 일은. 밤새워 생각하고
고민하고 뒤척여본 결과는.. 그래 착각이었다. 이 두남자 중 한 명에 대한 감정은 착각이었고 그냥 스쳐가는 바람이었다. 갑작스러운 고백에 흔들렸던 것 그 뿐이었다.
지금쯤 우리집 아래층에서 자고 있을 피디님의 얼굴이 스쳐갔다. 3일의 결과가 마냥 혹독하지만은 않기를 바라며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보니 피디님의 얼굴이 보였다. 근 3일 동안 나 때문에 고생한 것만 생각하면 미안해죽겠다.
“피디님 같이가요”
“오늘 나 야근할껀데”
“정말요?”
“아니 뭐 우리작가가 커피 사주면 같이 가고”
다시 몸을 틀어 등을 보이며 말하는 피디님의 모습이 귀여워 알았다고 대답했다. 마침 정국이가 스튜디오에 들어왔고 오랜만에 보는 모습에 반가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잠깐 휴가 간다더니 정말로 피부가 약간 까맣게 타 있었다. 물론 보기 좋을 정도로.
“휴가는 잘 보냈어?”
“덕분에 잘 보냈어 고마워 안그래도 우리 스텝들 생각나서 뭐 좀 사오긴 했는데”
“뭔데요?”
“피디님것도 있어요”
“내꺼는?”
“당연히 있지”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정국이와 난 평소 시끌벅적하던 스튜디오완 다르게 조용한 분위기에서 다음 주에 쓸 대본에 대해 미리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었다. 가끔은 이럴 때도 좋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물론 지민씨와 정엔지님이 안 계신다는 건 무척이나 심심한 일이지만. 태형이는 지금쯤 자고 있으려나 아닌가 시차가 있어서 다르겠구나
시간은 훌쩍 흘러 자정이 넘어가고 방송이 끝이 났다. 정국이는 약속이 있다며 미리 자리를 떠나고 피디님과 난 오랜만에 단 둘이 스튜디오에 남겨졌다.
그리고 서로 아무 말 없이 퇴근 준비를 하는데 피디님이 내 어깰 톡톡 건드렸다.
“오늘 나한테 할 말 있죠?”
“네? 아.. 네. 맞아요”
“좋은 얘기에요 나쁜 얘기에요?”
“...피디님께는 좋은 얘기”
“그럼 안 들어도 되겠네 괜히 말하지마요 불편하잖아”
“.....”
“그걸로 됐어요 난 충분하니까”
“피디님”
“왜요”
“빨리 커피 마시러 가요 화해기념으로”
“좋아요”
일부러 사내에 있는 카페가 아닌 밤바람을 맞으며 다른 카페로 가는 길에 태형이와 왔었던 편의점을 지나갔다. 기분이 묘했고 그날 새벽 태형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슬퍼 보이면서도 애써 웃어주던 그 얼굴이. 그 땐 눈치채지 못했던 태형이의 표정이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혼자 속앓이를 했을 태형이에게 미안해졌다.
어제 새벽에 고민 끝에 결론을 지은 내 마음을 알려주기 위해 태형이에게 보낸 문자도, 태형이의 답장도. 이젠 다시 찾아오지 않을 그 때의 새벽도.
“무슨 생각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오랜만에 독자님들 불러보겠네요! 꿀fm 암호닉 정리도 오랜만이고 사랑합니다 늘 사랑해요
댓글 이벤트는 오늘도 진행합니다
1~5등까지 댓글을 달아주신 독자님들께 노래를 추천해드립니다. 원하시면 이제까지 제가 사용했던 노래 정리해서 올께요 댓글에 적어주세요
아마 곧 마무리를 짓고 지금 다른 필명으로 연재하고 있는 글로 찾아뵐 거 같습니다.
너무 오랜만이라 죄송하고 또 늘 감사합니다 (공지사항참고해주세요)
암호닉 = 사랑 |
〈!--StartFragment--> 김남준 민윤기 봄 현지 늉기 노래 들레 디즈니 짱구 브이 꾸울 윤아얌 하늘 꿀만두 예워아이니 단거 카누 알라 민트 초딩입맛 양념 애기무당 작가님1호팬 꿀귀 모즈 가온 태태야 명언 레몬 눈설 은 뽀로롱 범블비 누텔라 린봄 알비노포비 츄파춥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