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우리 아기에요..?" "예, 세자빈 마마. 영양 상태가 고르지 못해 태아의 정상적인 발달을 걱정했사오나 같은 주수의 태아와 비슷하옵니다." "휴... 다행이네요." "그러나 안심하시면 아니되옵니다. 또 다시 하혈을 한다거나 무리한 충격을 가하게 되면 태아의 건강을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아기집이 점점 커지면서 골반뼈와 척추에 무리가 오고 고통스러울 겁니다. 항상 조심, 또 조심하셔야 합니다. 어떠한 이상이 있든 바로 병원으로 오셔야 합니다." "예, 알겠어요." 찬열은 그들의 옆에 서서 대화를 듣고 있었다. 초음파 영상을 보며 감격스러워 하는 백현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백현은 괜찮다 했지만 평생 안고 가야할 미안함이 느껴졌다. 초음파 사진을 손에 들고 베드에서 내려오던 백현은 힘을 주지 못하고 앞으로 기울어졌다. 깜짝놀란 찬열이 백현을 급하게 안아 들었다. "왜 그래?" "...모르겠어.. 다리에 힘이.. 없어." "갑자기 움직여서 그런가보다." 진료실까지 올때는 찬열의 손을 잡고 조심히 걸어올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잠시동안도 무리가 갔던건지 많이 힘들어했다. 어쩔수없이 휠체어를 타고 병실로 돌아온 백현은 표정이 굳어 있는 찬열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저기... 화난 거 있어..?" "퇴원하지 말고 조금만 더 있자. 너 아직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잖아." "괜찮아. 한달동안 병원에 있었더니 없던 병도 생기겠어." "그래도..." "병원은 너도 불편하잖아. 학교...도 가야하구..." "궁 안으로 들어가면 너 또 다시 힘들 수도 있어. 하늘 같이 높은 웃어른들도 계시고, 궁중 예법도 지켜야하고. 많이 힘들어 했잖아." "...이제 너 있잖아..." 간지러운 말을 한 백현이나 들은 찬열이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했다. 잠시 후, 김실장님이 퇴원을 돕기 위해 들어왔고 수줍어 하는 둘을 보며 이상하다고 느꼈다. "짐은 모두 궁으로 옮겼습니다. 궁에서 두분 마마를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알겠습니다." 찬열은 백현을 공주님안기로 안아서 휠체어에 앉혔다. "아직까지 움직이지 마. 그러다 넘어지면 큰일이잖아." "응.." 백현은 차를 타고 궁으로 이동하는 동안 아까 받은 초음파사진을 꺼내 보았다. 이제 6개월이니까 4개월만 있으면 아이가 태어난다. 누가봐도 임신한 사람처럼 배가 불렀다. 조금있으면 태동이 시작된다고 하니까 더욱 기대가 됐다. 맛있는 것도 못먹고 좋은 것도 못봤지만 이렇게 건강하게 커준 아이가 너무 고마웠다. "우리 태명은 뭘로 할래?" 백현이 찬열을 보며 기대감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태명.. 엄마가 지어줘야 좋아하지. 생각해 놓은거 없어?" "응. 그것까지는 생각도 못했어. 숨긴다고 바빳지 아이한테 말한마디 다정하게 걸어 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 "네 탓 아니야. 다 내 탓이지. 앞으로 사랑해주고 아껴주면 되잖아." "응. 내가 많이 노력할게." "태명은... 많이 아팠으니까 튼튼이로 할까?" 백현은 좋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배를 쓰다듬으며 튼튼아-하고 불러보았다. 아직 태동이 없어서 좋아하는지는 잘모르겠지만 엄마가 좋으니 아이도 좋을거라고 생각하는 백현이었다. "도착했습니다. 안에서 모두 기다라고 계십니다." 백현은 최대한 다리에 힘을 주어서 걸어보았다. 찬열은 그러질 않기를 원했지만 어른들께 아픈 모습을 보이기가 싫어서 고집을 부렸다. 접대실에 들어서자 주상전하와 중전마마, 대비마마께서 앉아계셨다. 찬열은 거의 기대다 싶이 해서 걸어오는 백현을 앉히고 인사를 드렸다. "심려끼쳐 드려서 죄송해요. 이제 건강하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옵니다." "세자빈이 고생이 많았구나. 앞으로 너희 내외가 행복한 모습만 보았으면 한다." 주상전하의 말씀이 끝나고 다과상이 차려졌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웃다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세자빈은 아무쪼록 태교에 힘쓰도록 하세요. 세손이 건강하게 태어난다면 이 왕실에 새로운 활력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세자빈의 학업 문제는 왕실에서 알아서 처리해 두었습니다. 그저 마음 편안하게 계세요." "예... 분부 받잡겠사옵니다." 백현과 찬열은 동궁으로 돌아왔다. 오는 내내 찬열은 입이 간지러워서 미칠지경이었다.저기...하고 운을 띄었다가도 다른 말만을 꺼내고 있었다. 동궁에 거의 도착하자 마음이 급해진 찬열이 백현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저... 우리... 따로 지내는 것보다 함께 지내는 것이 튼튼이에게도 좋을 것같고, 또 우린 부부니까 따로 자는 것도 이상하고..." "그래서?" "...내가 네 처소에서 잘까..? 너가 내 처소로 오는건 불편하잖아. 어때?" 얼굴이 빨개진 백현은 어쩔줄 몰라했다. 대답이 들리지 않자 초조해진 찬열은 백현에게 응?하고 재촉했고 백현은 고개만 끄덕였다. 잘생기게 씩 웃은 찬열이 백현을 부축해서 백현의 처소로 들어갔다. "나, 네 처소에 들어온 거 오랜만이다." "그러게..." "상궁들 내보낼까..?" 오늘은 양도 적고 늦게 올렸어요 ㅠㅠㅠㅠ 휴가를 다녀오느라 ㅠㅠㅜ 다음엔 더 분발하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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