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의 왕세자 박찬열입니다. 즐거운 한가위를 맞아 왕실에서는 국민 여러분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바입니다. 대한민국의 뿌리인 왕실은 추석문화의 전통을 지켜나가기 위헤 노력할 것이...며...!" 찬열은 아바마마를 대신해 추석맞이 국민 담화를 진행하고 있었다. 성인이 된 이후로 공식적인 왕위승계 절차를 밟기 위해 공식석상에 자주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찬열은 오늘도 한층 더 성숙해진 자태와 목소리로 왕세자의 근엄함을 내보이고 있었지만, 왕실 프레스실 밖이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로 시끄러워지자 찬열의 근엄한 얼굴이 당혹함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아...빠아아아!!!" 왕세자의 담화 내용을 타이핑하던 기자들도 찬열이 말을 잇지 못하며 프레스실 입구를 바라보자, 모두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순간, 문이 벌컥 열리며 조그마한 생명체가 뛰어 들어와서 왕세자가 있는 단상으로 향했다. 어찌나 빠른지 옆에 있던 경호원들이 막을 새도 없이 무거운 분위기의 프레스실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흐...아빠아아.... 어제, 흐윽, 윷놀이, 한다고오...흐아아아앙... 엄마는, 아파서, 안된다고, 유모가, 흐윽..." 찬열은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아이와, 뒤를 이어 상궁과 나인들이 당혹스런 표정으로 뒤따라오는 것을 보곤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숨도 쉬지 않으며 자신을 향해 울음섞인 열변을 토하는 아이를 안아서 일단 진정을 시켜야 겠다고 생각한 찬열은 단상으로 다가오는 유모상궁을 막고 아이를 안아 올렸다. "쉬이... 우리 현이가 속상했구나. 차근차근 말해보자." 꺽꺽 넘어가는 아이의 등을 토닥이며 진정시키며 묻자 이제서야 치근차근 이야기를 해왔다. 찬열은 생방송으로 모든 상황이 방송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 차리곤 골치아프겠구나 생각했지만 일단 이 고집쟁이 왕자님의 욕구를 들어줘야 사태가 마무리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제 아빠...아니고 아바마마가, 그랬어요오.. 현이랑 윷놀이 한다고 그런데 아빠..마마가 현이만 두고 가버리고오..흐..흐윽... 어마는 현이 동생이가 있어서 안놀아주구, 흐..응..." 말을 하면서도 서러움이 북받히는지 울컥 울컥하는 세손을 바라보는 프레스실의 기자들과 찬열은 귀여움에 몸둘 바를 모르고 있었다. 물론 큰 방송사고라고 할 수 있지만 현재 대한민국 국민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왕세손의 깜짝 등장은 특종감이었다. "그래, 하지만 현이가 이렇게 울면 사람들이 왕세손이 울보라고 놀릴거야. 그렇지? 뚝하고 사람들에게 인사할까?" 찬열은 앙의 귀에 속삭이며 말했다. 현이는 한복소매로 눈물을 닦으며 앞에 있는 기자들에게 인사를 했고, 모두들 엄마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자 부끄러운지 찬열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찬열은 아들을 안은 채로 대국민 담화를 끝낼 수 밖에 없었다. 인터넷은 왕세손의 깜짝 등장으로 난리가 났고, 이것을 지켜보던 왕실 어른들도 난리가 났다. 방송을 마치고 현이를 안고 처소로 돌아온 찬열은 품에서 잠이 든 아이를 눕히며 한숨 섞인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다섯살 난 아이는 제 나이때 아이들처럼 사고뭉치에 고집불통이었다. 왕실이라는 환경 상 자신의 뜻에 따라주지 않으면 더욱 심술을 부리는 아이를 알고 있는 찬열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유모에게 괜찮다며 웃어줄 수 밖에 없었다. 색색거리는 얼굴을 뒤로 하고 아바마마의 집무실로 향하는 찬열이었다. "세자, 세자빈과 함께 세손의 교육을 스스로 해보이겠다 하여 믿고 있었건만... 이 무슨 추태란 말이냐." "송구하옵니다. 아직 어린 세손이 철없이 한 행동을 나무라지 마시옵소서. 저희가 더욱 신경을 쓰겠습니다." "흠...훈육상궁이 정녕 필요 없는 것이냐?" "아직 사랑받고 자랄 나이에 엄격한 질서에 얽매이게 하고 싶지 않사옵니다. 좀 더 커서, 여느 또래아이와 같이 자라게 할 것입니다." "너희 내외가 고집을 부리니 어쩔 수 없다만, 왕실에서 엄마와 아빠라니... 궁밖의 사가에서나 쓸법한 호칭이구나."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들도 오랜만에 세손을 만난다며 좋다는 반응이니 그만 노여움 푸시지요." 찬열은 아바마마께 세손의 교육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는 확신을 주고서야 집무실을 나설 수 있었다. 불편한 정복을 입고 이리저리 휘둘리다 보니 진이 빠지는 찬열이었다. 곧장 백현이 있는 동궁으로 향한 찬열은 어느새 잠에서 깨어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는 아이를 안아 올렸다. 잠투정을 부리다가 갑자기 높아진 시야에 꺄르륵 웃어버린 아이를 보며 백햔과 찬열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몸은 괜찮아?" "현이 가졌을 때 보단 얌전해서 괜찮아. 역시 공주는 다른가봐." "그래도... 너 아직 건강한거 아니야. 의원이 뭐라 그랬어." "알겠어. 잔소리 좀 그만해. 현아 엄마한테 오세요." "안돼. 현이 무거워. 어쨋든 셋째는 없어. 알겠지?" 현이를 낳고 오년 만에 생긴 둘째 소식에 찬열은 백현의 몸을 생각해서 지우자고 했지만, 백현은 동생을 낳아 주고 싶다며 부탁했었다. 예상대로 백현은 임신 기간동안 건강이 안좋아서 골골대고 있었다. 이제 막 8개월에 들어서자 무거운 배 때문에 침대에 있을 수 밖에 없었고 아이는 엄마의 관심을 받고자 더욱 심술을 부리고 있었다. "우리 아기 화면빨 장난아니던데?" "어휴... 지금 생각해도 식은땀 흐른다. 어떻게 알고 찾아왔대..." "하도 윷놀이 하자고 조르고 울고 그러니까 염상궁님이 엄하게 혼내신 모양이야. 그 똑똑한게 김실장님께 물어서 알아냈나봐. 내 아들이지만 정말 대단해. 큭." "그래도 네티즌들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야. 우리 왕실 화보 촬영이 현이 돌 때가 마지막 이었나?" "아니, 현이 세돌 때 사진 공개 했으니까... 이년 만이네. 파파라치 컷 말고 공식석상에 나온건 오랜만이니까 다들 좋아했겠다." "울보 왕세손, 박찬현 왕자, 윷놀이 방법... 실검에 난리다 지금. 아바마마께서 나무라시는데 어쩌겠어..." "그래도 요즘 아빠 엄마 하지말라고 했더니 급하게 마마 하고 붙이는 거 너무 귀여웠어. 내새끼지만 진짜 사랑스럽다." 백현은 옆에 앉아서 윷놀이- 윷놀이- 노래를 부르는 아이의 볼에 뽀뽀세례를 퍼부었고, 싫어요오! 하며 피해 달아가는 아이를 보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안녕하세요! 아무말 없이 잠적해서 죄송합니당ㅠㅠㅠㅠ 죽을죄룰 지었어뇨ㅠㅠㅠ 이번 번외는 추석맞이 추석번외입니다. 해밀과 버숲 모두 12월 달 부터 연재 시작하겠습니드으! 그때까지 다들 건강하시고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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