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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참으로도 미련해 주어진 행복을 진정으로 느낄 줄 모릅니다. 그리고 그 행복이 지나간 후에 비로소 그 소중함을 실감합니다. 이에 대한 아쉬움으로 욕심을 부려보지만 어떠한 욕심도 행복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소비하며 스스로의 내면을 갉아먹는 욕심은 인간으로 하여금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끔 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수년간 당신을 알고 지내면서 참으로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물론 그 때는 잘 몰랐지만요. 내가 당신을 잘 따랐던 만큼, 당신도 저에게 많은 애정을 주었다는 것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서야 드는 생각이지만 저는 당신을 참 많이 좋아했던것 같습니다. 아니 지금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 감정을 쉽게 드러낼 수는 없었다는 점, 당신도 잘 알고 있겠지요. 저는, 바보같은 저는 늘 상상해왔습니다. 날씨 좋은 주말 오후, 한강변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장면을 말입니다. 당신이 여자친구가 있다는 점도 그 수많은 조건들도 저를 괴롭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우리 사이가 이 이상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일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지금 전 조금 괴롭습니다.  

 

일주일에 절반 이상을 마주치던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욕심을 부린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후회됩니다. 만약 제게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전 반드시 당신과 함께했던 시간으로 돌아가 소박하게 대화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격이 모난 저를 보듬어준 당신도 사실은 그렇게 둥근 사람이 아니었단 사실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늘 일에 치어 살며 바쁘게 지내왔던 당신이 절 위해 시간을 내주었던 사실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늘 무뚝뚝했던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저에 대해 이야기해왔던 사실도, 저는 잘 알고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당신을 놓지 못했던 이유이고, 미련을 가지고 마음 속에 그리움을 품어왔던 이유지만 오늘 저는 지금부터 놓아보려 합니다. 

 

저는 당신과 제 관계가 결코 평범한 관계는 아니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관계가 호의적인 관계였던 아니였던 그건 중요치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에게 우리 사이는 그다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말한마디 없이 떠나간 것을 보아하니 말이죠. 당신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계속 미뤄온 연락도 충동적으로 저지를 만큼 제게는 당신의 부재가 큰 충격이고 상처였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한글자씩 써내려간 저의 진심에 대한 당신의 답변에 저는.. 글쎄요. 이런 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아직은, 아직은 알고싶지 않습니다.  

 

사실 이건 혼자만의 추억으로, 기억으로 묻으려 했던 이야기였는데, 이왕 고백하기로 한거 다 털어놓고 내려놓으렵니다. 당신이 떠났다는 사실을 다른사람에게 처음 전해들었을 때, 저는 믿지 않았습니다. 아니 믿지 않으려 했다는게 더 정확하겠네요. 어쩌면 저는 평소에도 당신과의 이별을 마음 한켠에 담아두고 있었을지도요. 그리고 전 당신에게 보내는 글자 하나하나를 작성하면서 눈물을 흘려보냈습니다. 사실 눈물을 흘렸다는 표현보다 숨이 막힐정도로 오열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 합니다. 그렇게 울면서 정성을 담은 제 편지에 대한 당신의 대답을 저는 우리 둘 사이의 교류는 더이상 원치 않는다고, 그런 식으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이 순간 이후로 당신에 대한 모든것을 내려 놓을것입니다. 

 

처음 눈이 마주친 순간, 어쩌면 그 순간이 오지 말았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첫 눈에 반했다는 것을 당신 덕분에 경험했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정도 가슴이 두근대는 느낌도, 모든게 다 당신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가슴 아픈 이별도 당신이 처음이네요. 사실 내려 놓겠다고 다짐은 했지만 그리 쉽게 이루어질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이상의 미련은 남아있던 추억마저 더럽히는 것만 같아 여기서 그만두기로 결심한것입니다. 

 

충동적으로, 두서없이 써내려간 글에 제 감정과 다짐이 제대로 담겼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앞으로도 당신만큼 좋은 인연은 없을 것이고 당신을 향한 사랑만큼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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