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애인이 있고, 원나잇을 했다
w.1억
장난하나.. 하며 동윤이 정현을 바라보자, 정현은 가게 안에서 혹시라도 의주가 볼까봐 턱짓으로 골목길을 가리키며 '가서 말하지'한다.
당당한 정현의 모습에 동윤이 조금은 당황스러워 하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화난 표정을 하고 있다.
정현이 멈춰서서 동윤을 바라보자, 동윤도 같이 멈춰서 정현을 보지만.. 먼저 입을 열지는 않는다. 결국엔 정현이 먼저 입을 연다.
"뭐 때문에 화나서 여기까지 찾아 온 건지 설명 좀 해주지."
"둘이 연애 하는 건 맞고?"
"내가 먼저 물었지?"
"자꾸 장난치는데. 분위기 파악 못 해요?"
"전남친이 와서 화를 내는데 무슨 분위기 파악을 해야 되지. 헤어져달라고 온 건가?"
"그쪽이 나랑 의주랑 만날 때 뒤에서 원나잇 했다는 거 다 듣고 왔어요."
"근데."
"근데?"
"응."
"뻔뻔하기까지하시네. 뭐..본인이 잘못했단 생각은 절대 안 들어요?"
"왜 내가 잘못했단 생각을 해야 되는데. 그걸 먼저 말해봐."
"근데 그때부터 왜 자꾸 반말질이야."
"너도 반모해."
"뭐?"
"반모 몰라? 반말모드."
"허..."
"그래 대충 네가 왜 화났는지는 이해가 가. 근데 있지, 친구야."
"……?"
"별 것도 아닌 일 가지고 정의주한테 욕하고, 때리려고 하고, 관심도 안 주는데. 이번 일로는 얼마나 더 큰 일을 저지르려나.
이번엔 정말로 정의주를 때리려나?"
"무슨 개소리야 그게? 내가 그렇게 싸가지 없는 놈으로 보여?"
"어차피 그쪽도 예전부터 정의주한테 마음 없었던 것 같은데. 그냥 넘어가지? 괜히 헤어지고나서 전여친이 다른 남자랑 잤는데? 그 남자랑 사귀고 있다고 하니까.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쫙! 나나? 아니면 소유욕? 아니면 혹시 망상증이 있으신가. 아직도 정의주랑 사귀고 있는 것 같고.. 막 그러나?"
"이게 진짜."
동윤이 정현의 멱살을 잡자, 정현이 동윤의 손을 뿌리치고선 동윤의 멱살을 잡으며 말한다.
"걔랑 사귀면서 잘해준 적 한 번도 없잖아. 양심이 있으면 적어도 쫒아다니지는 말아야지."
"뭐?"
"너 아까 편의점에서부터 우리 쫒아다녔잖아."
"……."
"진짜 작작하세요. 예? 넌 약자한테 강하고, 강자한테는 약하지? 근데 난 너랑 정반대야. 아, 근데 지금은 좀 너랑 같네.
지금만은 약자한테 강하네, 내가."
"……."
"한 번만 더 거슬리게 해라. 구질구질한 새끼야."
"의주가 그쪽이 이렇게 지랄맞은 거 알아요?"
"맨날 개소리하는 그쪽보다 지랄맞은 내가 더 나을 걸?"
정현이 멱살을 놓아주고선 쿨하게 가버리자, 동윤이 어이가 없고 , 쪽팔리는지 옷깃을 정리하며 한숨을 내쉰다.
"아니 근데 어제 내가 엄마한테 여기서 일해도 되냐니까 미쳤냐고 했다니까? 이유가 뭔지 알아?"
"뭔데?"
"치킨집 말고 피자집 하래. 자기 피자 더 좋아한다구~"
"ㅋㅋㅋㅋㅋㅋ아, 어머님이 피자 좋아하셔!?!?!"
"어때. 이번 기회에 피자나라 치킨공주 고고??"
"야이씨 말도 안 되는!!"
"왜 말이 안 돼!!!!!!!!!!!!!!"
"하.. 요즘 이제 막! 손님들 몰리는데!! 바꾸라니!!"
"그거 다 치킨이 맛있어서가 아니라 그쪽 면상 때문에 오는 거예요^^ 예??"
둘이 대화하는 걸 보던 김정현이 곧 무심하게 말한다.
"둘이 왜 안 사귀냐?"
오! 내가 하고싶던 말이었는데! 어쩜 생각도 이렇게 똑같이 할 수가>_<
근데 물론 저 말에 무슨 반응이 나올지는 안다.
"무슨 소리야 형은!!!!와! 내가 얘랑 왜 !!!!!!!??!?!?!??!?!?!?!?"
"와!! 정현오빠 에바예요!! 알죠!?!? 와! 어이없어어! 야! 내가 더 싫어어! 나 잘생긴 사람 싫어해!!"
둘이 또 투닥투닥 싸우면, 김정현이랑 나는 서로 마주보고선 어깨를 으쓱한다.
그러더니 곧 김정현이 내 손목을 잡고 일어서서 말한다.
"둘이 꽁냥꽁냥 해라. 우리는 우리 꽁냥꽁냥 하러 간다."
김정현이 이런 말을 할 줄 누가 알았을까................ 인사도 못 하고 멍때리며 김정현이 끄는대로 가게에서 나왔는데.
김정현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내게 말한다.
"문도 열어줘야 돼?"
"에이! 아니요!?!?! 어디.. 어디 가게요?"
"갈 곳 없는데. 그냥 둘이 있고 싶어서 나온 건데."
"하......"
"지금 한숨 쉰 거?"
"좋을 때 내는 한숨 소리입니다."
"……."
"아직도 꿈같거든요. 그쪽이랑 사귀는 거? 근데 자꾸 설레는 말 하면요, 예? 제가 숨을 어떻게 쉽니까."
"그렇게 쉬어."
"분위기 깨지 마세요, 좀."
"ㅋㅋㅋㅋㅋ가자."
"아니 어디가는데요오오!!
"그냥 드라이브으!!"
"왜 소릴 질러요오."
"네가 먼저 질렀잖아."
"아하."
"ㅋㅋㅋ."
차에 탔더니, 김정현이 다시 뒤돌아 가게로 들어가려고 하기에 창문을 열고서 '어디가요?'하면 김정현이 '지갑'하고 짧게 말하고선 가게로 들어선다.
저 '지갑'은 지갑 놓고왔다는 뜻이겠지이... 지갑만 딱! 갖고 나온 김정현이 열린 창문으로 나를 바라본다.
뭐 이렇게 뚫어지게 쳐다본대...........?
"너 얼굴에 뭐 묻었어."
"ㅋ 참나 오빠도 그런 멘트 칠 줄 알아요? 대박이다 진짜..하.. 뭐요.. 예쁨이 묻었나요?"
"아니 진짜 뭐 묻었어. 티슈로 닦아라."
팔을 넣고서 티슈를 꺼내 내게 건네주고선 운전석에 타는 김정현에 어이가 없고 쪽팔려서 가방에서 거울을 꺼내 얼굴을 확인했다.
이런 시불... 치킨 양념.....
"그거 묻긴 묻었네."
"뭐요 ㄱ-."
"예쁨."
"?"
"ㅋ"
"아니 왜 비웃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저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웃냐고오오!!"
"아 너 얼굴만 봐도 웃곀ㅋㅋㅋㅋㅋ."
"아니 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쌔애애애앰 어제 여친이랑 같이 데이트 하는 걸 목격했다는 옆반의 진술이 있었는데. 해명 좀 해주시죠?????"
"내가 해명까지 해야 돼?"
"분명히 없다고 했던 여친이! 왜 있는 걸까요!?"
"너네도 핸드폰 안 갖고 왔다면서 수업시간 마다 생기잖아."
"-_- 썌애애애앰! 그거랑 다르잖아요오오오!!!"
"뭐어, 내가 무슨 해명을 해야 돼. 여자친구랑 데이트 했다! 왜!"
"배신!!"
"차라리 배신자를 하겠다."
"쌤 김사모 오늘부로!! 오늘부로!!!"
"뭐."
"오늘부로...!...."
"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따흑 ㅠ"
학생들이 우울해하자 정현은 오히려 그런 반응이 재미가 들린 듯 하다.
정현이 웃으며 학생들을 바라보다가 곧 나은이 보이자, 정현이 나은을 바라보며 말한다.
"오늘은 나왔네. 이나은."
그 말에 나은은 어색하게 웃어보인다.
정현이 점심시간이 되자 혼자 급식실로 향했고, 학생들은 자기들을 지나쳐 들어가는 정현에게 인사를 한다.
정현이 손을 설렁설렁 흔들며 급식실로 들어가 밥을 받아 쌤들이 있는 곳으로 향해 앉으면 정현과 나이가 비슷한 한쌤이 정현에게 말을 건다.
"혹시 김정현쌤.. 내일 시간 돼요?"
"내일이요? 왜요?"
"우리반 학생이 영화티켓을 줬는데 두장이더라구요..! 혹시 저랑 같이 영화 보실래요?"
"음.. 아니요. 약속이 있어서."
"아... 그렇군요.."
"네."
정현이 예의상 한 번 웃어주고선 밥을 먹으며 핸드폰을 본다.
[저 지금 기상...........(이모티콘)]
- 일어나 밥 먹어.
[일어나자마자 밥이 어떻게 넘어가여.. 오빠는 밥 먹었어여??]
- 지금 먹고 있는중.
[급식 먹고싶다... 안 먹은지 오래 됐다..]
- 누가 들으면 한 10년 된 줄 알겠다. 애늙은이 같은 소리하네.
[헹헹]
-헹헹 같은 숴리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헤헤헤헤ㅔ헤 밥 다 먹고 전화 해요!! 목소리 듣고 시퍼요 ㅎ햨ㅋ]
정현이 핸드폰을 보며 웃고있자, 한쌤이 힐끔 정현을 보며 괜히 풀이 죽는다. 나름 1년 학교를 다니면서 이렇게 몇 번이나 말을 걸어보았지만..
'아, 오늘 약속이 있어서'
'오늘 바빠서'
'가족끼리 외식이 있어서'
라고 맨날 차이기만 했다... 한쌤은 힘 없이 밥을 먹으며 정현을 계속 힐끔 힐끔 본다.
어떻게 나같이 예쁜 사람한테 관심을 안 주지.. 이 사람 게이인가...
헉- 하고 입을 틀어막은 한쌤에 정현이 힐끔 한쌤을 보았고, 한쌤은 곧 얼굴이 붉어져서는 고개를 돌린다.
정현이 밥을 먹고 나와서 의주와 통화를 마치고 양치를 하고선 화장실에서 나왔을까.
화장실 앞에 나은이 서있자, 정현이 놀란 듯 뒷걸음질을 쳤고.. 나은이 말한다.
"쌤..! 할 말..이 있어요..!"
정현의 나은의 말에 결국 고개를 끄덕였고, 둘은 상담실에 마주보고 앉아있다.
나은이 말도 못 하고 가만히 있으면, 정현이 먼저 입을 연다.
"무슨 할 말? 무슨 일 있어?"
"…네!"
"무슨 일."
"저희 아빠가요 엊그제 일하다가 사고로 다치셔서 병원에 계시거든요..!"
"…아, 그래서 못 나온 거였어?"
"네.. 그렇게 됐죠."
"괜찮으신 거야?"
"괜찮으세요..! 근데.. 아마 못 걸으실 수도 있다고 해서.."
"…아."
정현은 고갤 끄덕이며 괜히 입술을 뜯었고, 나은이 정현이 자신의 눈치를 보는 걸 보고선 웃으며 말한다.
"제가 왜 담임쌤한테 말 안 하고 쌤한테 말하는지 궁금하시죠!"
"……."
"저희 담임쌤은 공감능력이 없어서...ㅎㅎ 그래도 부담임이시니까!!"
"그래."
"걱정 하셨을까봐.. 말씀드리는 거예요..!"
"괜찮니, 넌?"
"저는 괜찮아요!!..."
"그렇담 다행이고. 밥은 먹은 거지?"
"…네! 쌤도 드셨죠?"
"먹었지. 넌 밥 좀 많이 먹어라.. 툭 치면 저~기 날라가겄다."
"ㅎㅎㅎ쌔앰..."
정현이 일부러 장난을 치자, 나은이 얼굴이 붉어진 채로 웃는다.
"아, 왜! 싫어!"
"왜 싫어??"
"내가 왜 그 언니랑 같이 일을 해? 난 내가 알아서 취업할게!"
"어느 세월에, 어느 세월에!! 그냥 사촌언니랑 같이 사업하고 그러면 얼마나 좋아!!"
"아니 나는 싫다니까. 나는 카페 일 말고 사무 일 보는 게 좋아."
"어휴 어휴 어휴! 철 좀 들어라! 스물다섯살인데 편의점 알바만 하는 것도 뭐라 안 하고 있었더니만!!"
"아아아아아아아아."
"나가! 나가! 꼴 보기 싫어!!"
우리 엄마는 가끔 저런다.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무조건 나가라 그래.....
아니 내애가! 다른 회사에 들어가겠다는데 왜 사촌언니랑 사업을 하라는 거야.
엄마가 진짜 화났는지 내 방에 있는 물건들을 거실로 던져놓기에 나는 콧방귀를 뀌고선 큰 가방에 옷들을 싸가지고 무작정 나와버렸다.
"시벌.."
무작정 나오긴 했는데. 나 어쩌지... ㄱ-....
혜윤이도 엄마,아빠 되게 무서우셔서 나 못 재울 거고.... 아니.. 나 친구가 혜윤이 밖에 없네.. 생각해보니까...하...
- 회식중에 정말 정말 정말 죄송한데오ㅠㅠㅠㅠ제ㅏ..가요...
"……."
- 제가ㅠㅠㅠㅠ
"빨리 말해 -_-."
- 집에서 쫒겨났거든요ㅠㅠㅠ그래서 짐 싸들고 나왔는데..
"……."
- 근데 갈 곳이 없어서 그러는데 회식 언제 끝나여ㅠㅠㅠㅠㅠㅠ아니이.. 혜윤이는 부모님이 저희 부모님보다 더 엄하셔서ㅠㅠㅠㅠㅠ
"그럼 내 집에 가있어. 비밀번호 알려줄테니까."
- 징쨔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뭐 그럼 밖에서 노숙할래 -_-??"
- 아니요ㅠㅠㅠㅠㅠㅠㅠ허흐규ㅠㅠㅠㅠㅠ회식 하는데 미안해여ㅠㅠㅠㅠ흐ㅡㅡㅠㅠ
"울어??"
- 아니요ㅠㅠㅠㅠㅠㅠㅠ
"ㅋㅋㅋ참나.. 카톡으로 주소랑 비밀번호 보내줄게. 아, 집에 먹을 거 없으니까.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저녁 먹을 거 사서 가."
- ㅠㅠㅠ네 ㅠㅠㅠㅠㅠ얼른! 술 마셔여! 얼른!! 저 신경 쓰지 마요ㅠㅠㅠㅠ
"우는데 어떻게 신경을 안 써 이씨."
- 큐ㅠㅠㅠㅠㅠㅠㅠ끊을게요오,,감사해요ㅡ,,ㅡ..
"ㅋㅋㅋ알았어. 최대한 빨리 가볼게."
정현이 전화를 끊고나서도 의주의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떠오르는지 계속 픽- 웃었고.. 옆에 앉은 한쌤이 말을 건다.
"정현쌤..! 오늘 2차 가실 거죠??"
"음.. 아뇨. 오늘은 못 가네요."
"맨날 안 가시잖아요."
"아, 그랬나요?"
"예...진짜 맨날 빼시고!!"
"허허허."
한쌤의 목소리가 커지자, 곧 모든 쌤들이 정현에게 관심을 보인다. 한쌤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옳소!! 하며 소리를 친다.
"정현쌤! 매일 1차만 가고!! 2차 갈 땐 슬쩍 빼고!! 어?? 잘생겨서 봐줬더니 안 되갔어!! 오늘은 꼭 2차 가는 기야!!! 알겠나!!!"
"아.. 오늘..은.. 정말로 중요한.."
"아니지!! 오늘은 절~~대 뺄 수가 없지! 그춋!!"
모든 쌤들이 네!! 하고 소리치면 곧 정현이 하는 수 없다는 듯 어설프게 웃으며 대답한다.
"…예.. 가죠.. 뭐...예."
결국 2차에 오게 된 정현... 다들 노래방에 와서 신났는지 마이크 들고서 노래 부르기 바쁜데..
정현은 팔짱을 낀 채로 노래만 듣고 있는다.. 계속 정현에게만 술을 주는 쌤들 덕분에 정현은 취했다. 분명히 취했지만.. 주사가 없는 정현은 얼굴만 조금 붉어졌을 뿐 멀쩡하다.
그래도 주사가 조금 있다면....
"어디..가요? 정현쌤?"
"집이요."
집에 가려고 한다는 것..
정현이 '가보겠습니다'하고 허리를 숙이면 모두가 취해서 정신이 없다보니 몇은 받아주고, 몇은 노래를 부르기 바쁘다.
대리운전을 부르려던 정현의 손목을 잡은 누군가에 정현이 고갤 돌려 확인한다.
"……?"
"집에 가시는 거면 저도 같이 태워주세요."
"차 있으시잖아."
"아니... 대리비 아까워서 그래요."
"내일은 그럼 아침에 택시 타고 출근하시게요? 그럼 돈 더 들텐데."
"^^그냥 태워주시면 안 돼요?"
"상관없어요."
"근데 쌤은 많이 마셨는데도 멀쩡하시네에~"
한쌤이 정현의 팔을 매만지자, 정현이 무심하게 한쌤의 손을 밀어냈고.. 한쌤은 자존심이 상한 듯 하다.
대리운전 기사가 오자, 정현이 기사에게 키를 건네주었고.. 정현이 뒤돌아 한쌤에게 말한다.
"안 가요?"
"네. 내일 봬요."
"아, 예."
"아니..!"
아니...튕기는데 그걸 그냥 받아버리시네.. 저 사람은 진짜 뭐야.......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에 무슨 하루종일 집에서 기다리던 강아지 마냥 일어나서 문 앞으로 향했더니.
너무 너무 멀쩡하게 문 열고 들어오는 김정현에 나는 치.. 하고 콧방귀를 뀐다.
"아니 뭐 2차까지 간대서 술 잔뜩 취했을 줄 알았는데. 뭐예요 멀쩡하네. 윽.. 뭐야아!"
"많이 마시긴 했어."
"술 냄새 쩔어요........와 진짜 나 이렇게 술 냄새 오오오오오지게 나는 사람 처음 봤어..!! 얼마나 마셨어요!!"
"네병??"
"와! 네병!?"
"네다섯병...?"
"아니 어쩌다가!"
"원래 회식이란 게 그런 거지."
"괜찮아요?"
"멀쩡해."
"아니 왜?"
"뭘 왜야?"
"멀쩡하면 안 되지이! 집에서 어? 여친이 기다리고 있는데! 취해서 들어와야지!!"
"왜 취해서 들어와야 되는데."
김정현이 신발을 벗고 나를 지나쳐 걸으며 곧 차키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선 힘든지 한숨을 쉬더니 곧 냉장고를 열어 물을 꺼내 마신다.
그럼 나는 쫄레쫄레 김정현의 동선을 따라 움직여 김정현의 옆에 서서 말한다.
"아니이 막 취해가지고 짐승처럼 변해서!!!!"
"변해서 뭐."
답답해서 김정현의 단단한 팔뚝을 잡고서 흔드는 나는 마치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는 딸 같아 보일 것이다.
"막 덮치고! 막 그래야 되는 거 아닌가."
"왜 그래야 돼?"
"아니! 막 드라마에서는!"
"정신차려 여긴 현실이야."
"아니 -_-"
"ㅋㅋㅋ."
픽-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 김정현에 심장이 또 뛴다. 술냄새 잔뜩 나는 사람이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하.. 진짜 없는 거 서게 만드시네 증말로...
"치... 근데 집 더럽다면서 엄청 깨끗한데요 뭐."
"마침 어제 딱 청소를 했지."
"나 올 줄 알고 >< 노렸구나?"
"네가 집에서 쫒겨나는 것도 내가 예상했지."
"진짜 ㅋ."
"ㅋㅋㅋ씻고 나왔어?"
"아, 네!"
"화장 지운 거야?"
"…그냥 선크림이랑 입술..이랑..눈..조금..? 생얼이랑 가까운 편이지~ 뭐~"
"참나.."
"뽀뽀 한 번만 해도 돼요?"
취한 것 같지도 않은 사람에게서 나는 술 냄새에 그대로 조금은 당당해질 수 있었다.
손 잡는 거 쯤이야 해봤지만.. 그래도 뭔가 뽀뽀... 정도는 해야! 어? 그래야! 커플 아니겠나!! 이상.. 나만의 개논리였습니다만...
"응."
응- 하고 고갤 끄덕이는 김정현이 물을 냉장고에 넣고선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발꿈치를 들고 볼에 쪽- 소리를 내고 입을 맞춘 후에 흐흥- 하고 수줍어한다.
그럼 김정현이 나를 꼭 안아주는데.. 와 십바... 김정현 쇄골에 얼굴을 묻는데 김정현 냄새가 확! 나면서 흥분이 되는 것이다.
아니 아니! 19금 그런 흥분 말고.. 막... 헐 헐 시바 시바! 이런 느낌의 흥..분..있잖아..알지??...
나도 모르겠다!! 하고 김정현의 허리를 감싸 안고선 '흐어어'하면, 김정현이 내 고갤 틀어 내 볼에 뽀뽀를 한다.
부끄러워서 얼굴을 또 쇄골에 묻으면, 김정현이 나에게 딱밤을 맞추기에 아!! 하고 고갤 들자, 김정현이 웃으며 거실로 향한다.
시계를 빼 탁자 위에 올려놓는 김정현에 나는 김정현을 괜히 째려보며 말한다.
"설마 술마셨으니~ 씻고 자야겠다~는 아니죠?"
"그러려고 했는데?"
"와! 여친이 자기 집에 있는데! 이렇게! 어 ? 무방비하게 있는데!"
"너랑 안 해."
"왜...안 해요! 왜? 막 설마.. 지켜주고 싶어...라던가! 어? 그런 말 하면 진짜!"
"난 널 지켜주고 싶어.. 우린 아직 연애한지 한달도 되지 않았고.."
"아니! 씨!!"
"ㅋㅋㅋㅋ."
내 말에 웃으며 방으로 향하는 김정현에 나도 모르게 짜증을 냈다. 뭐 짜증보단 찡찡과 가깝긴 한데.
"어디 가요오오!!"
"소파에서 할래?"
"에?"
"좁은 곳에서 하는 거 좋아하나보네?"
"……!!!"
방으로 가자며 턱짓을 하는 김정현에 나는 꺄아아아아! 하고 얼굴을 가린 채로 김정현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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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일찍 오게 되어써요 !!! -_- 흐음냐.. 뭔가 게임 안 하는 날에는 일찍 오게 되는 느킴... 어제는 일찍 잠이 들어서 못 내써여 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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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10화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조금 연장을 할까 말까 고민즁입니다!!!!!
아 그리고 !!! 이 글의 얘기는 아니지만! 혹시 새드 찌통 글 좋아하시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