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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노텔 전체글ll조회 785l 1

오도독.

양철로 된 사탕 뚜껑을 열어 하얀 가루가 잔뜩 묻어있는 형형 색색의 사탕들 중에 노란색을 집어 든다. 손에는 하얀 가루가 잔뜩 묻지만 개의치 않고 사탕을 입으로 가져간다. 혀로 알차게 와드드 와드드 굴리는 소리에 눈살을 찌푸리는 내 옆의 명수. 나름 비싼거라면서 사주던데 오늘 안에 다 먹게 생긴 맛난 이 사탕. 하얀 가루를 교복 바지에 뭍히자 드러나는 하얀 얼룩. 그러면 손가락에 침을 약간 뭍혀 닦아 내면 깨끗해진다.

오도독.

사탕이 조금 얇아 졌을 무렵에 어금니로오도독씹어버릴 때. 그때가 가장 맛있는 사탕이다. 친구들은 나보고 성질 급한 한국 사람 인증이라면서 막 놀리지만, 오히려 나야 사탕을 와드드 굴려먹는 사람들을 보면 당장 달려가서 윗 턱과 아래턱을 잡아 사탕을 씹어먹게 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사탕이 원래 상태를 유지해도 어금니로 계속 씹는 습관에, 명수는 항상 경고한다.


'너 그러다 이 다 망가져.'

그럼 나는 이렇게 말한다.

'답답해. 씹어 먹는게 제맛이라구. 꼬우면 너도 먹던가. 자.'


그럼 명수는 아무 말도 없다. 승리의 미소를 지으면서 마저 씹던 사탕을 삼키고 다시 양철 통에서 하얀 가루가 묻은 사탕을 꺼내 입에 넣으면 명수는 피실 웃으면서 내 머리를 헝클인다. 그러다 뒤통수가 한대 까인다.


다시오도독.오도독. 밥을 먹고도 사탕을 넣어오도독. 등교길과 하교길에도오도독. 그럼 명수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내 사탕통을 뺏지만 다시 가져오는 그런 상황의 반복. 이제는 익숙해서 뺏어 가려고 하면 슬그머니 가방에 넣는다. 그러다 헤어지면 다시 꺼내서오도독.


"안질려?"
"마성의 맛. 절대 안질려."


질리면 내가 지구인 아니다. 외계인 인증. 입 안에 있는 사탕을 와드드 굴리면서 폴짝 폴짝 뛰어가면 명수는 달려가서 내 허리를 감아 안는다. 뭐야. 놔. 허리를 비틀면서 반항을 해봐도 당할 수 없는 팔 힘. 내가 반항을 멈추면 그제서야 놓으면서 명수는 말한다.


"날라갈까봐."
"같네. 내가 왜 날라가냐."


내가 천사냐. . 김명수 . 손가락질을 하는 나를 보면서 명수는 머리를 헝클인다. 까치집이 되자 배를 잡고 웃는 명수를 나는 또 뒤통수를 후려 갈긴다. 이 모자란 놈아. 그러면서 사탕을 하나 김명수 입에 넣어준다. 레몬 맛. 웃다가 동그란게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는지 웃음을 멈추고 나를 본다. 와드드 굴리면서 그 눈길을 쫒자 내 앞으로 다가와 내 두 볼을 잡은 그 찬 손에

눈을 감는다.

지긋이 자신의 입술을 내 입술로 덮는 그 순간에 나는 아찔한 레몬 향. 그리고 내 입 안에 있는 오렌지 맛의 사탕. 한데 섞여 와드드 와드드 소리를 내고 쪽-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입술이 떨어지면 우리 둘의 입 안에는 요상하고 묘한 맛이 남는다. 레몬과 오렌지의 합. 두 얼굴이 코를 대고 마주한 채로 서로 웃으면 그 향이 더 강하게 났다. 와드드 와드드. 사탕은 여전히 서로의 입에서 굴러 다니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먼저

오도독

하고 씹어버리면 둘다 웃어버린다. 분위기 깨는데는 뭐 있다니까. 이성열. 찬 손을 내 두 볼에서 내리고 내 손을 잡으면서 웃는 김명수. 미워 할 수가 없다니까. 잡은 두 손위로 따뜻한 열기가 전해진다.





사탕을 고새 다 먹어버렸다. 울상이 된 나를 보고 김명수는 작작 좀 먹으라면서 훈계를 했다. 와드드 와드드 하는 소리가 없어 너무 허전해 지갑과 주머니를 뒤졌지만 나오는건 100원 동전 몇 개 뿐이였다. 한숨을 쉬면서 가방을 쌌다. 종례 시간이면 항상 왁자지껄 해지는 이놈의 교실. 김명수는 나를 빤히 바라 보다가 담임이 들어오자 눈길을 교탁으로 돌렸다. 그러면 나는 괜히 김명수를 욕한다. 모자란 놈.


"내일 모의고사니까 공부 할 놈은 하고 안할놈은 하지 마. 다 자기 재량이니까. 이상. 반장 인사해."


차렷. 경례. 안녕히 계세요. 인사가 끝나자 마자 우당탕 거리면서 앞다투어 나가는 반 아이들. 청소 당번도 튄 모양이다. 담임은 아이들 틈에 섞여서 어느 틈에 사라지고 반에는 나와 명수 둘만 남았다. 입지 않은 패딩에 얼굴을 묻으면서 시선을 회피했다. 손이 내 어깨를 흔든다.


"아. 뭐."
"삐졌냐?"


사탕이 없어서 우울 할 뿐이야. 다시 패딩에 얼굴을 묻자 피실 하는 소리가 났다. 얼굴을 들어 김명수를 째리자 계속 웃는 얼굴로 나에게 손을 내민다.


"가자."
"...어딜."
"마트. 사탕 먹기 싫어?"
"...가."


이럴때 마음에 든다니까. 김명수.

갑자기 기분이 업 된 나는 명수에게 안겨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명수는 갑자기 당황했는지 팔을 어정쩡 하게 들다가 이내 내 허리에 팔을 감는다. 노을이 진다. 불그스름하게 아주 예쁘게. 패딩에 팔을 꿰면서 가방을 메자 삐딱하게 가방을 맨 김명수가 손을 내민다. 그럼 화답이라도 하듯 내 손은 그 손을 감싸 쥔다. 온기가 전해져서 기분이 더 좋아졌다. 학교 근처에 있는 마트에 갔다. 들어 서자 마자 바로 사탕 코너로 달려가는 나를 보면서 김명수는 또 웃는다. 내가 뭐 인가. 가볍게 무시하고 갈색의 양철 사탕통을 집어 들어 계산대로 간다.


"사탕좀 줄여라. 애도 아니고."
"마성의 사탕이라니까. 거부 할수 없어."


삑- 바코드가 찍히는 소리와 함께 얼마라는 아줌마의 말이 들렸다. 명수는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이 지갑에서 적당한 돈을 꺼낸다. 갑부 김명수. 뚜껑을 열고 황금색 호일 포장을 열면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 하얀 가루가 묻은 형형색색의 사탕들. 조심스레 보라색의 사탕을 집어 입으로 넣는다. 와드드 와드드. 명수도 하나 입에 넣어주자 약간 미간을 찌푸리다가 그냥 굴린다. 와드드 와드드. 그러다가 사탕이 얇아지면

오도독.

입안으로 퍼지는 포도 맛에 기분이 상큼해졌다. 배시시 웃자 명수가 나를 보면서 손가락을 머리 옆에 가져다 대어 빙글 돌렸다. 그러다 또 나한테 뒤통수 한 대 갈겨 맞지. 그래도 오늘은 사탕 사 줬으니까 넘어 가기로 한다.





모처럼 맞는 휴일이였다. 기분이 너무 좋긴 했지만 엄마 아빠는 여행을 가고, 동생은 친구들과 논다며 아침 일찍부터 나갔다. 고로 나 혼자여서 어쩔 수 없이 명수를 불렀다. 놀 애가 얘밖에 없다는게 걸려도 내 연인이자 사탕 공급소니까. 리모콘을 들어 요리 조리 채널을 넘겨 보지만 볼 께 없다.


"사탕 광. 문열어."
"명수다. 명수야아!!!"


몇년 못 본 사람 마냥 문을 열자마자 폭삭 안기는 나를 보면서 명수는 꽤 당황한 모양이다. 팔이 어정쩡 하게 들려 있다가 내 허리를 끌어 안는 모양새를 보니 짐작이 확 간다. 손을 내 볼로 가져가 자신의 시야에 내 얼굴을 딱 들어 맞춘다.


"아침부터 사탕이냐? 단내 나."
"뭐가 어때서. 내 치아는 내가 관리한다."


이성열의 치아를 지키는 정의의 용사 이성열. 개드립 치지 말라는 명수의 말에 그냥 들어갔다.


"배고파. 뭐 먹을꺼 없냐?"
"엄마 아빠 다 나갔어. 라면 있다. 먹을래?"
"콜. 집주인인 니가 끓여."
"손님인 니가 끓여야지. 빨리 해."


궁시렁 궁시렁. 손님이라는 이유로 라면을 끓이게 된 김명수는 나를 째리면서 물을 올린다. 나는 양철 사탕통을 열어 하얀 가루가 묻은 형형 색색의 사탕을 또 입에 올렸다. 와드드 와드드. 명수는 그 소리를 휴일에도 들어야 하냐면서 소리를 왕왕 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입에 퍼지는 레몬 맛에 기분이 또 업되었다. 집안에는 사탕 냄새와 라면 냄새가 공존 하면서 묘한 향이 맴돌았다. 나는 못마땅해서 창문을 열었다. 가을 날씨인데 바람이 겨울 뺨치게 추워서 얼른 방으로 들어가 가디건을 걸쳤다. 김명수를 보자 라면 끓이는데 열중을 하고 있다. 불 앞에 있어서 안 추운 건가.


"다 되가?"
"어어. 근데 왜이렇게 춥냐. 겉옷 좀 내놔봐."
"환기 시켰는데, 넌 불 앞에 있으니까 참아."
"."


오도독오도독. 입 안에 있던 사탕이 부서지는 소리. 보글 보글 라면이 식탁 위에 올려지자 입 안에 남아있던 사탕 잔해들을 혀와 입천장으로 마찰시켜 녹이면서 냉장고로 가 김치를 꺼내왔다. 젓가락은 김명수가 고새 놓았다. 착한 자식.


"잘 먹겠습니다."


후르륵 후르륵. 서로 말도 안하고 라면을 먹는 소리. 가끔 와삭 하는 김치를 먹는 소리도 들린다. 정말 배가 고팠나 하고 의심이 될 정도로 무시 못할 속도에 라면을 다 비운 김명수는 기지개를 펴고 개수대 안에 라면 그릇을 놓은 뒤에 거실로 가서 자기네 집 소파인 마냥 누워 리모콘으로 채널을 돌린다. 아직 반 그릇이 남은 나는 속 편하게 먹자 생각하고 후르륵 후르륵 거렸다.


"애냐? 속도 한번 느리다."
"니가 빠른거야. 아."


조용히 티비를 보고 있을 줄 알았더니 또 와서 시비를 건다. .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댔어. 무시하고 계속 라면을 먹었다. 느릿 느릿. 라면이 퉁퉁 불어서야 속도를 내 식사를 끝냈다. 설거지는 이따가 하면 되고 김치 통은 닫아서 냉장고에 다시 넣어 놓았다. 식후 땡으로 사탕 하나. 또 열어서 햐얀 가루를 손에 뭍혀가며 사탕을 물었다. 와드드 와드드. 명수 입에도 하나.


"읍. 사탕좀 그만 넣어. 내 이도 썩겠다."
"그럼 언제 한번 치과 같이 가자. 흥흥."


또 아무 말 없이 피실 웃는다. 소파에 앉아 다리를 달랑 거리자 또 내 얼굴을 자신의 앞으로 끌어 당긴다. 명수의 입에 들어간 체리맛 사탕의 향에 취해

끌려간다. 눈을 감았다.

아직 열기가 가시지 않은 입술을 내 입술에 포갠다. 그 때와 같이 포도맛 사탕과 체리맛 사탕이 한데 어울려 와드드 와드드 앙상블을 낸다. 한가지 다른 점은 향이 더욱 요상해지고 오묘해졌다. 혀도 같이 와드드 와드드 섞인다. 입술을 떼고 못다 쉰 숨을 하하 내쉬면서 우리는 해사하게 웃었다.



-


달달물입니다.

잘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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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좋아요! 완전달달♥
12년 전
노텔
고마워요!
12년 전
독자3
수열!!달달하니좋네요ㅠㅠㅠㅠㅠ♥달달물도조아옇ㅎㅎㅎ아이조앜ㅋㅋㅋ 근대저순간...와드득귀신떠올랏어옄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4
역시 수열은 달달해야......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좋닿ㅎㅎㅎㅎㅎㅎㅎㅎ으헝ㅇ헝 스릉흔드
12년 전
독자5
사탕보다 더 달달달한 수열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6
달달해요ㅠㅠㅠㅠ
12년 전
독자7
와 캐달달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이런분위기 진짜 내사랑...
12년 전
독자8
달달물..ㅠㅠㅠㅠㅠ 스릉흔드♥
12년 전
독자9
정말 달달물....
12년 전
독자10
완전조아여!!!!!
12년 전
독자11
에에 뻥쟁이! 똥손은 무슨ㅠㅠㅠ 이거 단편이에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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