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불맠 없어요..
아마도 당분간 없을 듯 ㅠㅠ
암호닉♥
숫자공일일
쀼잉뀨잉
칰칰
종인의 품 안에서 벌벌 떨던 경수의 몸이 이내 조금씩 사그러들었다. 허나 종인의 목가에 얼굴을 묻은채로 가만히 숨만 뱉어내는 경수때문에 종인은 죽을 맛이었다. 특히나 도경수의 숨결이 김종인의 목에 닿일때마다 몸 구석구석까지 오싹거리며 피끓는 열여덟의 몸이 잔뜩 흥분되어갔다. 두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가, 땀이 나는 것만 같은 손을 쥐었다가 폈다가, 약간 불편한 것만 같아서 엉덩이를 들썩였다가 말았다가, 아무튼 김종인은 혼자서 쌩쑈를 하고 있었다. 만약 이 꼴을 김종대가 보았다면 나는 너 그렇게 한심하게 키운 적 없다며 종인의 머리를 쥐어박을 정도로 김종인은 안절부절 못했다.
"..야. 도경수."
종인이 용기내어 경수를 불렀다.
"...도경수...그..가..갑자기 뭐냐..? 어? 이렇게 끌어안고...야..너 혹시....음...진짜 혹시나 나..좋..좋아하는거면.."
"..........."
".......어..그러니까......나는...나도......"
"............"
"...........도경수..?"
한참을 말해도 아무런 미동 없는 도경수를 종인이 제 품에서 떼어냈다. 언제 잠들었는지는 몰라도 평온한 표정으로 자고 있는 도경수를 보며 종인의 얼굴이 부끄러움으로 인해 빨갛게 물든다. 지금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쌩쇼를 한 것이 아닌가. 오늘 밤 이불을 천장까지 하이킥하겠다는 생각에 얼른 도경수를 밀쳐냈다가 도경수가 바닥으로 고꾸라질뻔 하자 지레 놀래서 다시 도경수를 받아들고서, 결국은 침대에 조심히 눕혔다.
"....야, 김종인. 미안하다니까."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자고 일어난 도경수가 자기를 보자마자 인상을 찡그리는 김종인때문에 자신이 낮잠을 많이 자버려서 저렇게 화를 내는 줄 알고 살랑살랑 웃으며 종인의 눈치를 보자,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종인이 더 짜증을 부렸다. 그러자 도경수도 슬슬 짜증이 났다. 안그래도 아까 악몽을 꿔서 기분이 더러워 죽겠는데, 요즘 생리하는 김종인 마져 저에게 짜증을 부리니 사실 거의 혼자서 숙제를 하고 있는 이 마당에 왜 김종인한테 자신이 이렇게 굽신거려야 하는 지도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 미안하다고 했잖아. 요새 왜 이렇게 짜증부리는데? "
"내가 뭐."
"네가 어떻게 하는 줄 진짜 몰라서 그래? 짜증부리고, 내가 쳐다보면 인상쓰고, 뭐 나한테 불만 있어?"
"........불만 없어."
"없으면 나한테 왜....."
슬슬 오르는 짜증때문에 목소리를 높이던 경수가 이내 눈만 둥그렇게 떴다. 일단은, 부딛쳐오는 이빨이 너무나도 시리고 아파서 이게 뭔가 싶었다. 무식한 김종인이 도경수의 머리를 붙잡고 거의 박치기 하다시피 입을 맞춰왔기 때문에 부딛친 입이 얼얼하지 않은게 이상했다. 이내 종인의 혀가 경수의 아랫입술을 쓸고 이를 내어 작게 깨물자 몸을 흠칫 거리며 경수가 이를 꽉 다문다. 다물어진 이틈새를 비집으려고 했지만 벌려지지 않아 포기하며, 종인이 그저 경수의 치열만을 쓸다 입을 떼었다.
경수는 두어번 눈만 깜빡였다. 왜 김종인이 자신에게 이러는 지 아직까지도 이해되지 않았다. 왜 그렇게 무서운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지도, 전혀 몰랐다.
"나는 너랑 있으면 이런 생각 밖에 안해."
"..........."
"그래서 너 피했던 거야."
동생 바보인 종대가 종인이 좋아하는 치킨을 사들고 현관문을 열었을때, 알 수 없이 싸늘한 기운이 집안을 메우는 것을 느끼며, 그 싸늘한 기운을 뿜어내는 종인의 방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축 늘어진채 종인이 침대에 누워 침대에서 나는 냄새를 맡듯이 코만 킁킁 대고 있다. 야, 김종인 뭐해? 종대의 목소리에 종인이 고개를 든다. 물에 젖은 강아지처럼 축 처진 종인의 모습에 종대의 눈이 휘동그래 졌다. 너 왜그래? 걱정스런 종대의 목소리에 종인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서 풀이 죽은채 침대에 누워있을 뿐이다.
"......형...내가 그렇게 별로야?"
새끼 강아지처럼 낑낑거리다시피 종인이 말했을때, 종대는 종인이 실연당했다는 것을 직감하며 손을 절레절레 흔들었다. 야, 너만큼 잘생긴 애가 어딨냐-, 그런 말을 건네도 종인은 아무런 미동없이 침대에 얼굴을 틀어박고서 가만히 누워있을 뿐이다. 지독한 동생바보인 종대는, 누군지는 몰라도 종인을 차버렸다는 애를 찾아가서 멱살을 쥐고 너는 뭐가 그렇게 잘나서 이쁜 내 동생 아프게하냐며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애기들 관계에 자기가 끼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인지하며 그저 누워있는 종인의 등을 토닥여줄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신세에 입술을 잘근잘근 깨문다. 종대는 곱씹었다.
누구든지..우리 이쁜 동생을 건들이면..아주....주옥 되는거야......
종인은 경수에게 완벽하게 차였다. 학교에서 마주쳐도 시선을 피하고 말도 하지 않을 정도로 경수는 노골적으로 종인을 피해다녔다. 아, 그냥 고백하지 말껄. 종인은 후회했지만 다시는 주어담을 수 없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나는 뭘 바라고 고백한 걸까. 친구로도 나쁘지 않았는데. 옆에 있을 수 있다는 게 이렇게 소중했던 거였는지 몰랐다. 다시 한번만이라도 눈을 마주쳤으면, 말이라도 섞어봤으면. 종인은 머리를 헝클며 책상에 엎드렸다. 보는 사람도 안쓰러워 질 정도로의 지독한 상사병이었다.
종인은 처음으로 자신의 친구들이 쓰레기라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저딴 것들을 친구라고 사귄 것을 후회했다. 아까, 그 잠깐이라도 빨리 도경수한테 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자신을 책망했다.
끼익 거리며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옥상 문이 닫힌다. 그 소리에 도경수를 둘러싸고 있던 녀석들 중 하나가 고개를 돌려 종인을 보았다. 이야, 김종인이 웬일이야, 존나 신기한거 있는데 같이 볼래? 누군가가 종인에게 손짓하며 정말 재미있는 구경거리라도 있는 듯이 말했다.
종인은 그저 몸을 빳빳히 굳힌채로, 바닥에 쓰러진 도경수를 바라보았다.
바닥에 쓰러져 작게 발작을 일으키는 도경수의 몸 위로, 우유를 계속 부어대며 녀석들이 웃어댄다. 회색 콘크리트 바닥에서 뒹구는 빈 우유곽 3개만이 도경수가 얼마나 괴롭힘을 당했는지를 알려주었다. 우웩, 쏟아지는 우유를 맞으며 도경수가 속을 게워냈다. 아마도 도경수에게 우유까지 먹인 모양이었다. 창백한 얼굴이, 덜덜 떨리는 몸이, 패닉에 찬 초점없는 눈동자가, 금방이라도 죽을 사람처럼 색을 띄고 있다. 아 씨발 더러워, 누군가 그렇게 말하며 경수를 걷어찼다. 작게 발작하고 있는 그 몸위에 네번째 빈 우유곽이 던져진다. 경수는 바득바득 목을 긁으며 금방이라도 꺾여질 것 같은 숨을 내쉬고만 있다.
"너네는 씨발.......그딴게 재밌냐?"
이 새끼 우유 무서워하는거 재밌지, 그럼 안재밌냐? 누군가 다가와 종인의 머리를 꾹 누르며 얘기했다. 아 맞다, 너 이 새끼랑 좀 친했었지. 왜, 니 범생이 친구 저꼴로 만들어놔서 슬퍼? 이극고 비웃는 듯한 질문이 들려온다. 몇몇은 낄낄댔다. 종인은 그저, 목을 긁어대는 경수의 손을 제지하고서 경수를 진정시키려 했다. 얼마나 긁어댔는지 시뻘건 줄이 잔뜩 그여져있는 목에서 옅게 피까지 맺혀있었다. 초점없는 눈이 종인을 향했다. 불안하게 내쉬는, 금방이라도 꺾어질것 같은 숨소리가 끅끅 대며 울려퍼진다.
김종인은 뛰었다. 등에 도경수를 들쳐업은채 무작정 뛰었다. 옥상문을 열어젖히고, 아직까지도 바글바글 모여있는 채 방관하고 있었던 아이들 사이를 비집고 나오며, 그는 뛰었다. 누군가 불러온 모양인지 어느새 와 있는 주임이 종인을 막아서며 무슨 일이냐고 물어온다. 초점을 잃은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리며, 미친 사람처럼 종인이 중얼거렸다.
"119 좀........119 좀 불러주세요."
그는 두려웠다. 혹시나 도경수가 죽어버리면 어쩌나, 겁이 났다.
"119 부르라니까..!!!!"
사실,
눈물도 찔끔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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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아버지 악역 만들어서 죄송합니다..이름이 도저히 생각이 안났어요ㅠㅠ
+그냥 장난:) 경수에게 차인날 종인을 보며 다해: "오빠 왜저래?" |
다해:"오빠 왜 저래?" 종대:"그냥 나둬. 오늘 차였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