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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 전체글ll조회 662l 4


Belyakov Ilya x Blair Williams

나의 사랑 나의 신부 


04. 인생에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것은 없지 말입니다




" ... 맛있냐? "
" 그름여. 아즈씨도 머거보세여. "



원래 이런거 좋아하지 않는다던 꼬맹이는 어디가고, 한 입 가득 해장국을 우물거리는 꼬맹이가 제 앞에 앉아있었다. 아이고.... 일리야는 한숨지었다. 아저씨 티라도 좀 내면 도망갈까 했는데 아닌 모양이었다. 되려 저보다 더 아저씨같은 모습에 일리야는 고개를 저었다. 이게 뭐하는 짓이래. 싹싹하게 이모를 불러 깍두기 좀 더 달라고 치대는 모습이 낯설기까지 했다. 참 요즘 애 안 같네. 그러고보면 꼬맹이는 영 요즘 애 같지가 않았다. 일단 저걸 저렇게 퍼먹는 요즘애라니. 처음봤다. 사실 어린애 자체를 모르긴 하지만…되려 자신이 입맛을 잃은 일리야는 그저 먹던 국만 뒤적거렸다. 앞에서 누가 이렇게 먹어주는데도 입맛이 돌지 않다니 신기한 일이었다. 



" 깍두기 맛있는데. "
" 어? "
" 나 데려와놓구, 아저씨는 영 안 먹어서요. "



신경쓰여서 그러니까 먹어요. 입 앞에 내밀어진 깍두기 하나와 블레어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수저에 곱게 올라가 있는 무 조각과, 그리고 먹기를 재촉하는 하얀 얼굴. 얼르은. 그 얼굴을 빤히 보던 일리야는 머뭇머뭇 수저의 깍두기를 입에 집어넣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입 안에서 사각이는 무 조각이 오늘따라 유난히 낯설었다. 



" 맛있죠? "



웃는 말간 얼굴에 이끌려 고개를 끄덕였다. 맛 없다고 한 마디 하면 풀이 죽을 것 같아 보여서. 우물거리며 한 입을 다시 넘기자 뭐가 그렇게 좋다는지 몰라도, 블레어는 신이 난 것 같았다. 잘 챙겨먹어요. 아저씨 그러다 죽어요. 



" 죽어? "
" 음. 너무 말라서요. "
" 니가 할 말은 아냐. "



어차피 좋아라 하지도 않는 음식인데 양이 좀 줄어든다고 나쁠것도 없었다. 국에서 대충 건더기와 선지 덩어리를 조금 건져낸 일리야가 블레어의 그릇에 그것을 마저 덜어주었다. 싫어하려나, 의 생각이 떠오른 건 그 다음이었고 블레어가 그 조각을 입에 집어넣은 다음이기도 했다. 저게 맛있는지는 이해할 수 없지만 비쩍 마른 애가 잘 먹는 것은 꽤 보기 괜찮은 일이었다. 아예 숟가락을 놓은 일리야는 블레어를 빤히 바라보았다. 다시봐도, 선지를 베어 무는 양이 요즘 애 같지 않기는 했다. 확실히 아니야, 응. 



" 다음에 또 데려와주세요. 네? "
" 주소 알려줄게. " 
" 아저씨랑 같이오면 좋을 것 같아서요. "



작전은 또 실패한 것 같기는 했지만. 



밥을 그렇게 먹어놓고도 무언가 입이 심심하다는 블레어에게 마실 것을 물려준 일리야가 천천히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이 여름 땡볕에 거리를 걷다니. 차 놔두고 왜 굳이 걷냐는 말을 할 줄 알았더니 입에 물려진 프라푸치노 때문인지 블레어는 별 말이 없었다. 시야에 들어온 경복궁이며, 건물들을 흘긋거리기나 할 뿐. 이럴 때 보면 새삼 외국인이란 말이야. 일리야는 그런 블레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자기도 외국인이면서. 



" 뭘 그렇게 봐? "
" 나, 가본 적 없거든요. 경복궁. "
" .... 너 한국 오래 살았잖아. "
" 응, 근데 못 가봤어. " 



못 가봤다는 말과 동시에 반짝이는 눈을 보고 일리야는 슬쩍 뒤로 물러섰다. 아, 그 말만 하지 말아라. 하지만 원래 그런 말이 더 많이 나오는 법이다. 나 저기 가보고 싶어요! 초롱초롱한 눈을 무시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가주기도 뭐하고. 길 한복판에 멈추어 서서 일리야는 고민했다. 그냥 가기는 좀 그렇지, 아마? 



" ...아니면, 오늘 말고! "
" 오늘 말고? "
" 다음에 가요. "



저 지금 집에 가봐야하거든요. 내일 수행평가 있어서. 수행평가래. 교복 말고도 새삼 느껴지는 단어의 차이에 일리야가 가만히 블레어를 바라보았다. 가야한다면서 멀뚱멀뚱 서 있는 것에 고개를 갸웃했더니 녀석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 데려다주세요! 요새 애들은 다 이런가. 일리야는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면서 실없이 웃었다. 내가 지금하는거지. 여전히 현실감은 들지 않지만. 데려다 줘야 하니 시동을 걸고, 블레어가 살고 있다는 동네로 차를 몰았다. 입에 물려준 프라푸치노는 텅 비어있었지만, 얘기거리가 떨어진 통에 주고받을 이야기는 더 없었다. 어색한 공기에 마른 입술만 축이던 일리야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창밖을 바라보는 옆모습이 낯설었다. 



" 여기야? "
" 네. 우리집이요. "



가방을 품에 안고, 고개를 주억거리던 블레어가 일리야를 돌아보았다. 그 말 없는 시선을 견디지 못한 것은 일리야였다. 안 내리냐고 눈으로 물어도 소용없으니, 답답해 입을 먼저 떼는 수 밖에. 왜? 짤막한 한 글자에 블레어가 작게 미소지었다. 다음에 꼭 데려가주세요. 혼자 가기는 싫단 말이에요. 



" 나중에 여자친구랑 가. "
" 왜요? 아저씨랑 결혼할 건데. 아저씨랑 가야죠. "



그럼 이만 들어갈게요! 상큼하게 차 문을 열고 나선 블레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일리야는 핸들에 고개를 묻었다. 이게 아닌데. 쟤 진짜 골 때리는 애네. 요즘 애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은 취소였다. 요즘 애 마냥, 아주 골 때린다. 아저씨같은 모습을 보여주면 무얼해, 그런 거에도 꼼짝하지를 않는데. 타일러를 다시 만나서 조언이라도 들어야하나. 그대로 서 있을 수 없어 다시 악셀을 밟은 일리야는 생각했다. 방법이 없는건가. 억지로 출발하기는 했지만, 도저히 운전이 하고 싶지 않아 잠깐 차를 세웠더니 핸드폰이 울어댔다. 카톡! 주인 속도 모르고 마냥 밝은 핸드폰이 소리치고 있었다. 



- 이번 주 주말에 아저씨 뭐해요? 



오 마이 갓. 하느님. 열심히 믿지도 않는 하느님을 찾게 되는 카톡이라니. 그는 마른 세수를 하며 글자를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무시할 수도 없으니 대강 바쁘다고 둘러대려고 했는데, 그랬는데. 



- 대답 안하는 거 보니까 일은 없는데 가긴 싫죠? 
- 아니 그게 아니라
- 아니면 나랑 놀러가요
- 다음주에 만나요! 



몸쪽으로 빠르게 들어오는 직구를 피하느라 몸을 틀었더니 숨 쉴 틈도 없이 치고 들어온다. 이미 자기 멋대로 약속 다 잡아놓고 신이 난 모습이 눈 앞에 훤했다. 다음주에 뭐하더라. 하필 왜 선약은 아무것도 없어서 거절할 합당한 이유조차 없는건지. 일리야는 다시 핸들에 고개를 묻었다. 빵! 요란한 경적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었을 때 카톡 하나가 더 와 있었다. 



- 덕분에 오늘 재밌었어요. 고마워요! 



너는 널 떼어내려는 내가 뭐가 좋다고, 재밌다고 고맙다는 말이나 하냐. 액정속의 감사인사가 새삼 어색하고 불편해서 일리야는 그 카톡을 한참 바라보았다. 



*

원래 느릿하게 달려야지 생각한 글이라, 그렇게 전개가 빠르지는 않습니다 (...)
쓰면서 저도 답답하네요. 파워 답답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천천히 지켜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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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블레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심각하게 귀여워요 진짜.....
8년 전
베르디:)
러블리하지 않습니까 크으.... 사랑스러운이 퐁퐁하고 튀어나오는....
8년 전
독자2
으앙.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 그래도 토욜만 기다렸어요.ㅠㅠㅠㅠ 대박 완전 좋아.ㅠㅠㅠㅠㅠㅠ
8년 전
베르디:)
댓글 날짜가 한달전이네요 거의 ㅜㅜ 으아아아 이번주 토요일에 다시 뵐게요 ㅠㅠ
8년 전
독자3
ㅠㅠㅠㅠㅠㅠㅠㅜ진짜 좋다ㅋㅋㅋㅋ 저도 토요일만 기다려요ㅠㅠㅠㅠㅠㅠ이거보려고ㅜㅠㅠㅠㅠㅠ
8년 전
베르디:)
토요일에 안 온 저를 용서하소서.... 이번주에 다시 뵐게요 이제부터 다시 열심히써야죠 ㅜㅠㅜㅠㅜ
8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 블레어 너무 귀여워요ㅠㅠㅠ 일리야가 지금은 철벽치지만 언젠가 넘어갈 그날을 위해ㅋㅋㅋㅋㅋ
으앙 진짜 토요일만 기다려요~ 작가님 좋은글 짱 좋아요~

8년 전
베르디:)
토요일 기다려주신다는 댓글이 많아서 제가 괜히 죄송하네요 ㅜㅜㅜㅜ 열심히 하도록 할게요!
8년 전
독자5
왜 저는 글잡에도 올려졌다는걸 이제서야 안걸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1화부터 보고왓습니덩 다늠편 기다릴께야!
8년 전
베르디:)
다음편 기다리시는데 참 오래 걸렸죠...? ㅋㅋㅋㅋ 이번주에 다시 뵐게요 ㅠㅜㅠㅜㅠㅜ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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